이 녀석에 대해 쓴 100자평에 오해가 있었다. 이사를 하면서 방을 채울 뭔가를 막 사들이다보니 이케아 서랍장보다 막 만든 것 같고 한샘 책장보다 덜 견고해보이는 빨래 건조대가 좀 모자라보인건 사실이다. 하지만 몇번 빨래를 하고 이 녀석을 사용해보니 이만큼 똘똘한 건조대도 없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랐다. 그런다고 아직 내 맘을 이 녀석에게 다 준건 아니다. 이 리뷰는 100회 정도 빨래를 넌다면 다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양 날개를 펼치는 방식이 다인 기존 빨래 건조대의 답답한 외양과 다르게 이 녀석은 좁아보이는 날개로 빨래를 널 수 있게 되어있다. 얼마나 널 수 있겠어 싶었다. 수건을 두개 말릴 수 있다고 했지만 무척 작은 사이즈의 수건을 어디선가 구입해와서 널어놓은거라고 생각했다. 집에서 쓰는 수건을 널려면 택도 없겠다 싶었는데 떡하니 널리는거다. 게다가 아래부터 차근차근 널기 시작하면 왠만한 빨래량도 거뜬히 소화해낸다.
조립하기에 조잡하고 여전히 견고한 느낌이 안 드는건 맘에 안 들지만 너무 짱짱하면 외려 잘 부러지는 것처럼 적당히 느슨하고 살짝 맹한 이 녀석이 맘에 든다. 이 녀석도 내가 자길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고 눈을 몇번 찔러준건지도. 요새는 옷걸이에 거는 부분을 얌전히 접어놓아 눈 찔릴 일은 없다.
하다하다 빨래 건조대에게 맘을 줄지 고민하고 앉아있는 이사한지 한달 지난 아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