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자의 길 길은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이 길을 만들기 이전에는 모든 공간이 길이었다. 인간은 길을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 길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길이다. 하나의 사물도 하나의 길이다. 선사들은 묻는다. 어디로 가십니까, 어디서 오십니까. 그러나 대답할 수 있는 자들은 흔치 않다. 때로 인간은 자신이 실종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길을 간다. 인간은 대개 길을 가면서 동반자가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인간은 동반자의 짐을 자신이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어떤 인간은 자신의 짐을 동반자가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길을 가는 데 가장 불편한 장애물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장애물이다.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일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지혜로운 자의 길은 마음 안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길은 마음 밖에 있다. 아무리 길이 많아도 종착지는 하나다.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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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추적추적 오고, 내심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월요일. 조금 늦게 일어났다. 수험생의 천적은 나태와 슬럼프. 이제 죽어라 달려야 할 때인데, 어느새 또 다시 풀어지는가 보다.

오늘, 오전에 설문조사를 부탁하며 교회에서 두 분이 오셨다. 저번에 했던거였다. 그래서 정중하게 저번에 했어요..하고 돌려보냈다. 후훗. 매일 웃자는 스티커 한 장 주고 갔다. 그 스티커를 보니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웃는 거 하나는 자신있다. 친척들이 내 별명을 하하호호라고 지을만큼 잘 웃는다. 왜 웃냐고? 그냥 웃는게 좋으니까.

선원에서 마음 공부 한 지 벌써 6년이 되어간다. 6년동안 스승님 말씀하실 때나, 선생님, 스님 말씀하실 때 늘 웃는 얼굴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밝은 표정이어야 마음도 녹아내린다고... 처음엔 잘 안되더라도 계속 노력하면 얼음도 물이 되고, 우리 성품도 조금씩 밝아질거라고..  안 되는 것부터 차근히 돌려나가는 게 바로 마음 공부라시며 그 분들은 너무나 인자하고 맑게 웃으시며 말씀해 주셨다.

나름대로 노력한 것 같은데, 마음이란 참으로 신비하여서 어렵다. 빛보다 빠른 내 생각, 생각들을 지키고 돌아보고 다스리는 건 무지 무지 어렵다. 그래도 돌아보니 제법 성과가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

편견이 심하고 고집 세고, 싫은 사람한텐 지나치게 냉정했던 내가, 이제는 조금씩 마음을 열고 중도로 놓으려고 노력하고, 상황에 맞게 고집 부리고, 사람들에게 상냥하게 인사한다. 후훗..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사하는 마음과 하심하는 마음을 내려고 노력한다. 팔다리가 성한 게 감사하고, 살아있다는 게 감사하고, 부모님 다 계신게 감사하고, 가족간에 화목하여 감사하다.

그리고 조금은 아주 조금은 지혜가 생긴 듯도 하여 기쁘다. 내가 지은 덕과 공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절감한다. 물론.. 내가 지은 업도 어디 안 가지만...^^;;

좀 더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더 인욕하고 정진해야겠다. 또 다시 각오를 새롭게 한다.

그럼 하기 싫은 공부 하러 가야겠지~ 무엇보다 자기가 잘 안 되는 걸 해내는게 성품을 바꾸는 기본이라는 사실을 또 다시 명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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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7-04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모에 웃기까지 잘하면 왔다죠^^ 게다가 지혜까지 생기셨다니, 미모와 지혜, 미소를 겸비한 최강 알라디너시군요

꼬마요정 2005-07-05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태님... 저건 정말 지 자랑인데.. 그렇게 같이 장단 맞춰주시면 진짠 줄 알걸요.. 오히려 더 정진하시오..라고 꾸짖어 주셔야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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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 티 벳 명 상 음 악 / 자 경( 慈 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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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씨앗이 되게 하라 당신의 마음에 어떤 믿음이 움터나면 그것을 가슴속 깊은 곳에 은밀히 간직해 두고 하나의 씨앗이 되게 하라. 그 씨앗이 당신의 가슴속 토양에서 싹트게 하여 마침내 커다란 나무로 자라도록 기도하라. 묵묵히 기도하라. 사람은 누구나 신령스런 영혼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거칠고 험난한 세상에서 살지라도 맑고 환한 그 영성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면 그릇된 길에 헛눈을 팔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소중하고 귀한 것일지라도 입벌려 쏟아버리고 나면 빈 들녘처럼 허해질 뿐이다. 어떤 생각을 가슴속 깊은 곳에 은밀히 간직해 두면 그것이 씨앗이 되어 싹이 트고 잎이 펼쳐지다가 마침내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씨앗은 쭉정이로 그칠 뿐 하나의 씨앗이 열매를 이를 때 그 씨앗은 세월을 뛰어넘어 새로운 씨앗으로 거듭난다. 법정스님의『버리고 떠나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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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인연이길...     - 법정스님


진심어린 맘을 주었다고 해서 작은 정을 주었다고 해서
그의 거짓없는 맘을 받았다고 해서 그의 깊은 정을 받았다고 해서
내 모든것을 걸어버리는 깊은 사랑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를

한동안 이유없이 연락이 없다고 해서 내가 그를 아끼는 만큼
내가 그를 그리워 하는 만큼 그가 내게 사랑의 관심을 안준다고 해서
쉽게 잊어버리는 쉽게 포기하는 그런 가볍게 여기는 인연이 아니기를

이 세상을 살아가다 힘든 일 있어 위안을 받고 싶은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이 세상 살아가다 기쁜 일 있어 자랑하고 싶은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내게 가장 소중한 친구
내게 가장 미더운 친구 내게 가장 따뜻한 친구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따뜻함으로 기억되는 이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지금의 당신과 나의 인연이 그런 인연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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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사랑을 품게 한당신을 온종일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후회스럽지 않은 사랑이라 여깁니다. 당신과 저에 사랑을... 가슴에 묻고 또 묻으면 이 사랑에 두께가 두둑해질때 그때는 당신을 위해 사랑만을 위한 사랑을 하겠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에서 모든 마음 열어 놓고 긴 하품도 뒤로 하고 날이 새도록 얘기를 주고 받고 싶습니다. 피하고 싶지 않는 이 사랑 모른체 하고 싶지 않은 이 행복 스스로 지쳐 쓰러질 때까지 당신만을 위한 사랑을 하렵니다.


 출처 :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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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5-06-1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정 스님의 조근조근한 저 말씀들이 실상의 문제에서는 왜 그리도 힘든지요.
좋은 글이네요.

꼬마요정 2005-06-17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조금만 시선을 교정한다면 그리 어렵지도 않을텐데... 성품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더운 날씨지만,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