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같은 우연의 일치
생각하는백성 편집부 지음 / 생각하는백성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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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긴 지하철 여행이 지루할까 해서 근처 헌책방에서 충동적으로 산 책이었다. 뭔가 신비롭고 재미있을 듯해서 샀지만, 되팔았다. 나름대로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지만, 그럭저럭 심심할 때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과연 역사는 우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그리고 정확하게 예견될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그런 우연적인 요소와 예언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역사를 다루고 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또 예견되고 있다. 유명한 타이타닉 호의 침몰도 예언되었고, 영화로까지 제작된(글루미 선데이) '검은 일요일'에 얽힌 이야기, 미국 대통령과 제로의 법칙 등은 우연이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것들은 우연적으로 일어난 일일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다른 법칙의 작용이나, 다른 세계에서 관장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배우는 필연에 의한 역사 중에서도 혹시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연적인 요소가 가미되지는 않았을까? 과연 현재 미국 대통령인 부시는 제로의 법칙을 비켜날 수 있을까?

이 책은 일화로 꾸며져 있기 때문에 재미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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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청목정선세계문학 60
보카치오 지음, 민동선 옮김 / 청목(청목사) / 199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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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으로부터의 해방 - 성의 자유!

데카메론이란 10일 동안의 이야기란 뜻이다. 실제 이 책은 중세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흑사병이 돌자 열 명의 젊은 남녀들이 언덕으로 피신하여 10일 동안 주고 받는 이야기들을 적어놓았다.
르네상스 이전 종교가 사회를 지배할 때의 관점으로 본다면 여기 적혀 있는 많은 이야기들은 어떻게 보면 비도덕적이고, 외설적이고, 지나친 쾌락의 추구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외설이라기 보다는 인간이 신으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신에게 예속된 인간이 아닌 정체성과 이성을 지닌 한 개체로 독립하여 자신이 스스로 쾌락이나 성의 자유를 쟁취하여 누리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풍자와 해학들이 인간을 신으로부터 해방시키고 독립된 개체로 인정받게 하는 소중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있다.

이 책은 고전이다.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고, 재미있는 부분도 많다. 책은 독자들이 읽기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외설이라 생각하기 보다, 그 시대상황을 이해하고, 한 번쯤 깊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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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서정오 지음 / 현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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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화. 우리는 얼만큼 우리의 신화에 대해 알고 있을까. 우리는 단군신화나 주몽신화, 박혁거세 신화 등 문헌에 나오는 건국 신화가 아닌 옛 선인들, 조상들의 입에서 입으로 흐르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화에 대해서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그리스나 로마 등 외국의 신화에 대해서는 열광하면서 정작 우리 고유의 신화를 외면하는 것은 사실 좀 어이없는 일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요즘 그런 문제점을 자각하여 고치려는 일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이 책은 매우 괜찮은 시도이면서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들이 듬뿍 담긴 소중한 책이다. 읽으면서 내심 감탄했다. 이 책에는, 어릴 적 할머니 다리 베고 누워 옛날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보채던 때 들었던 이야기들과 비슷한 정취를 가지고 있는 정겨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삼신할미 이야기나 바리데기 공주 이야기는 너무 유명해서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밖에 대별왕, 소별왕 이야기나 활인적선의 신 내일과 장상의 이야기 등은 잘 모르는 분이 많을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인데도 말이다.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신화를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해서 결국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일단 너무 재미있어서이기도 했지만, 반드시 읽어봐야지란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읽은 후 참 뿌듯했다. 조금은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나라, 우리 강산, 우리 신화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며, 다른 나라의 어떤 신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뿐 더러 정서에도 맞아서 더욱 기뻤다.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한 번쯤은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이 참에 몇 권 더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해야겠다. 물론 가족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적극 권하고.

이번 겨울 방학은 정말 신이 난다. 연인 서태후,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등 계속해서 내 마음에 드는 책만 골라서 읽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모두들 이 책의 정취에 푹 빠져 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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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
한국역사연구회 / 청년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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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라고 한다면 딱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다. 고려의 건국부터 정치, 경제 이야기도 해야 할 것이고, 이 책의 1편에서 다루고 있는 사회, 문화 이야기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고려시대 사람들은 그들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치열하게 살았다. 지금보다 생산력이 부족하고, 전쟁도 많이 겪었으며, 화려한 문명의 이기도 없었지만 발전을 이루며 살았다. 그리고 그들의 후손이 지금의 우리이다.

역사는 발전한다고 한다. 고려시대보다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가 훨씬 발전된 시대이다. 비약적인 생산력의 증가로 인해 곡물의 부족으로 굶주림에 허덕이지는 않는다. 각종 문명의 이기들 때문에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보낸다. 고려 말 문익점이 목화씨를 가져오기 전에는 베옷으로 겨울을 나던 고려인들에 비하면 아주 안락하고 풍족한 삶이다. 그러나 사람 사는 것은 같다. 고려시대에 일어났던 일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일어나고 있다. 각종 정치적 비리들과 세금 포탈, 종교의 부패와 국가에 대한 불신 등은 고려시대에만 일어났던 일이 아니다.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연일 신문의 제 일면을 장식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우리에게 고려시대의 사람들도 우리와 같이 살았으며, 우리와 같은 피가 흐르는 우리의 조상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잘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즉, 이제까지 우리가 멀다고 느꼈던 고려의 역사는 실은 우리 안에 숨쉬고 있었고, 현 우리 사회의 밑바탕이 되었으며,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의 서문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란 말을 하고 있다. 격동하는 우리 사회에서 우리의 뿌리를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요즘 중국이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이 위치한 '집안'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한다.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에 편입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북한이 고구려 고분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키려고 하자 그것을 무산시켰다고 한다. 일본의 역사 왜곡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의 역사는 언제쯤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하루라도 빨리 그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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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 왜
강만길 외 지음 / 서해문집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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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통념으로 굳어졌거나 혹은 까다로운 주제의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요즘 들어 식민 사관을 부정하고 우리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일이 많은데, 이 책 역시 그러한 의도가 담긴 책이며, 그런 시도는 참으로 반갑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제 영웅주의를 강조해 온 식민사관이 구시대적이고 잘못된 역사 인식이라는 것을 안다. 당연한 일이지만, 조금 늦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모두 23가지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고구려의 평양 천도에서부터 박정희식 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허구성까지 모두 우리가 익히 들어온 주제이거나 안다고 생각해 본 것들이며, '왜 신라에만 여왕이 있었을까?' 등 흥미로운 주제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것들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었다. 식민 사관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알고 있었던 게 많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었다.

고구려는 왜 멸망했을까? 우리는 단순히 고구려 내부의 분열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음모가 있었다. 일본의 동양사학자들은 한일합병을 조선 내부의 분열이 불러 온 필연적 결과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고구려 멸망을 이용했다. 사실 고구려의 내부 분열은 외침의 연상선상에서 이해해야 했다. 중국의 주도면밀하고 교묘한 정책에 의해 고구려는 내부 분열을 일으켰고 결국 멸망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식민 사학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배자에 의해 잘못 인식된 역사를 바로 알리려는 글들이다. 박정희 시대를 다룬 글이나, 이승만 시대의 보도 연맹 학살 사건 등을 다룬 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강자에 의해 은닉되어 온 역사, 왜곡되어 온 역사를 바로잡는데 큰 역할을 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좋은 글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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