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의 하루
너새네이얼 웨스트 지음, 이종인 옮김 / 마음산책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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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희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이 눈물의 혜택을 받는다. 울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호머처럼 희망이 없는 사람, 견고하고 영원한 고뇌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눈물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 어떤 것도 그들의 삶을 바꾸어 놓지 못하는 것이다.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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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vs 찰튼

1989.3.21

이제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이 책의 첫 부분에 등장했던 불안한 소년은 사라졌다. 이십대 시절 내내 자신을 비꼬던 젊은이도 없어졌다.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어리다거나 젊다는 것을 핑계 삼아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해명할 수 없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내 삶과 내 주변 사람들의 삶에 축구가 미치던 절재적인 영향력은 이해하기도 힘들고 호감도 가지 않는 것으로 변했다. 오랜 세월 동안 나 때문에 기운 빠지는 일들을 겪어온 가족과 친구들은, 어떤 약속이든 결국은 축구경기 날짜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가족들은, 다른 가정에서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이 우선권을 가지는 세례식이나 결혼식이나 그 외의 모임을 나와 상의한 다음에야 계획할 수 잇따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인다. 축구는 결국 견디며 살아야 하는 장애 같은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내가 만일 휠체어를 타야 하는 처지라면 내 가족이나 친구들이 아파트 맨 꼭대기 층에서 행사를 열 계획은 하지 않을 테니, 축구 시즌 중의 토요일 오후에 행사를 열어야 할 까닭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나 또한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삶 속에서는 주변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으며, 이 사람들은 보통 1부 리그의 경기 일정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고는 싶지만 할 수 없이 사양해야 하는 결혼식 초대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조심스럽게, 집안에 일이 있다거나 마감이 바쁘다거나 하는, 사회적으로 용인 가능한 변명을 대고 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라는 것은 이런 상황에 적절하지 못한 변명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리 알 수 없는 무슨 컵의 재경기, 주중의 경기 재편성, 텔레비전 방송 일정에 맞추어 경기 직전에 날짜가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바뀌는 경우 등이 있으므로, 나는 실제로 경기 일자와 겹치는 행사뿐만 아니라 경기 일자와 겹칠 가능성이 있는 행사의 초대까지도 거절해야 한다. (혹은 내가 어떤 행사를 주관하게 되면, 관련자 모두에게 마지막 순간 내가 빠져야 할지도 모른다고 미리 말해 두지만, 잘 먹혀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때때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피할 수 없다. 이날 찰튼 전은 일정이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아주 친한 친구의 생일 파티, 그것도 딱 다섯 명만 초대받은 생일 파티와 겹치게 되었다. 일단 두 가지 이해관계가 상충할 것을 알고 나자, 나는 나 없이 홈경기가 열릴 것을 생각하는 동안 잠시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래서 친구에게 무거운 마음으로 전화를 걸어 사연을 털어놓았다. 웃으며 괜찮다는 반응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그녀의 음성과 거기에 실린 실망감과 지긋지긋한 짜증에서 절대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대신 그녀는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해." 혹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는 식의 무서운 말을 했다. 그것은 나의 정체를 드러내놓는 무시무시한 소리였다. 나는 생각 좀 해보겠다고 대답했지만, 그 대답으로 내가 전혀 생각해 보지도 않을 것이며, 나는 쓸모없고 천박한 벌레만도 못한 존재임이 밝혀졌음을 우리 둘 다 알고 있었다. 나는 결국 축구를 보러 갔다. 나는 경기를 보게 되어서 기뻤다. 폴 데이비스가 하이버리에서 내가 본 골 중에서 가장 멋진 축에 속하는 골을 넣었던 것이다. 찰튼의 공격수를 뒤따라 그라운드를 날쌔게 횡단하다가 다이빙 헤딩으로 완성한 골이었다.

이런 사건에서는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내가 소속감을 느끼는 대상이 아스날 팀보다는 하이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경기가 크리스털 팰리스나 웨스트햄의 홈에서 있었다면, 그곳 역시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비록 내가 광적인 팬일지라도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무슨 까닭일까? 왜 나는 런던의 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아스날의 경기는 반드시 봐야 하면서, 같은 런던의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아스날의 경기는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심리학자들의 용어를 빌리자면, 요기에 작용하는 판타지는 뭘까? 단 하루저녁이라도 하이버리에 가지 못해서, 행여 리그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경기-반드시 재미있다는 보장도 없다-를 놓치게 된다면 큰일이라도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내 생각에, 해답은 이렇다. 나는 놓친 경기의 다음 경기를 볼 때, 응원가라든가 관중들이 어떤 선수에 대해 느끼는 반감 등을 이해하지 못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곳, 내 집 이외에 절대적이고 의심의 여지없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그곳이 낯설게 느껴질까 봐 두려운 것이다. 나는 1991년 코벤트리 전과 1989년 찰튼 전을 놓쳤는데, 그때는 외국에 있었다. 처음으로 홈경기에 가지 못하게 되자 기분이 이상했지만, 하이버리에서 몇백 마일이나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어 그런 대로 참을 만했다. 딱 한 번, 아스날이 홈경기를 하는데 런던 안의 다른 곳에 있은 적이 있다. (1978년 9월에 우리가 퀸스파크 레인저스를 5-1로 이기고 있었을 때, 나는 빅토리아에서 프레디 레이커스 스카이트레인 비행기표를 끊으려고 줄을 서 있었다. 스코어와 상대 팀을 모두 기억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얼마나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때 나는 가만히 서 있지 못할 정도로 괴로웠다.

하지만 언젠가는 하이버리에 가지 못하는 날이 올 것이며,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병이 나거나,(하지만 나는 독감에 결렸을 때나 발목이 삐었을 때나 그 밖에 이곳저곳이 아플 때, 화장실에 자주 가야 하지만 않는다면 어떤 경우에라도 하이버리에 갔다. ) 장차 아이가 처음으로 축구경기를 하거나 학교에서 연극을 할 때나, ( 학교 연극에는 꼭 갈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걸 빼먹을 정도로 미치광이라서, 그 아이가 2025년쯤 햄스티드의 안락의자에 앉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정신과 의사에게, 어린 시절 내내 아버지가 자기보다 아스날을 더 중하게 여겼다고 할까 봐 두려운 마음도 든다.) 가족의 장례식이 나, 일 때문에...

그렇다. 경기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생기는 두번째 문제는 바로 일이다. 남동생은 현재 정규 근무시간 외에도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잇다. 지금까지는 남동생이 일 때문에 경기를 놓친 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것이다. 이번 시즌이나 다음 시즌 중 어느 날, 누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 회의를 요청하고 그 회의가 8시 30분이나 9시까지 끝나지 않는다면, 남동생은 머스가 상대 팀 풀백을 괴롭히는 곳에서 3,4마일 떨어진 자리에 앉아 메모지를 노려보고 있게 될 것이다. 아무리 못마땅해도 달리 방법이 없으니, 남동생은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참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이유에서, 나는 결코 남동생 같은 일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그런 일을 하게 된다면, 나도 남동생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기를 바란다. 어쩔 줄 몰라서 미친 듯이 발길질을 하고 입을 내밀고 난리법석을 떨어서, 성인으로서의 생활이 요구하는 바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지 않기를 바란다. 작가는 보통 사람들보다 운이 좋은 편이지만, 언젠가 나도 재난에 가까울 정도로 불편한 시각에 어떤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토요일 오후에만 만날 수 잇는 사람과 단 한 번밖에 기회가 없는 인터뷰를 해야 할 수도 있고, 마감 날짜 때문에 수요일 저녁에 워드프로세서 앞에 앉아 있어야만 할 경우도 생길 것이다. 제대로 된 작가라면, 작가 여행을 가기도 하고 토크쇼에도 출연하는 등 온갖 위험천만한 일을 하게 되는 법이니, 나도 언젠가는 그런 일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이 책을 발행하려고 하는 출판사 사람들이 제정신이라면, 이런 식의 강박증에 대해 글을 쓰게 해놓고서, 그들의 출판을 위해서 축구를 못 보게 할 수는 없을 테니까.

"나는 사이코라고요, 그거 기억하시죠?"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다 그런 거라니까요! 난 수요일 밤에는 절대로 낭독회를 할 수 엇ㅂ어요!" 그러면 나는 조금 더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10년 넘게 봉급쟁이로 살면서도, 경기를 놓칠 수밖에 없는 입장들을 모두 피할 수 있었던 것이 정말로 우연이나 운 덕분일까?(보통의 경우, 사람들이 사교 생활을 즐겨야 한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던 극동 무역회사의 상사들조차도, 나에게는 아스날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인정해주었다.)그렇지 않으면, 강박증 덕분에 소망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충격적인 것이니까. 만약 정말 강박증 때문이라면, 십대 소년 시절 내가 갖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선택의 자유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되며, 1968년의 스토크 시티로 인해 나는 사업가나 의사나 진짜 저널리스트가 되지 못한 것이 된다. ( 다른 많은 팬들처럼 나 역시 스포츠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하이버리에서 아스날과 윔블던의 경기를 봐야 할 시간에, 어찌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경기에 대한 기사를 쓸 수 있단 말인가? 또 내가 사랑하는 경기에 대해 글을 쓰면서 많은 돈을 받는 것은 몸서리가 나도록 두려운 일 가운데 하나다.) 나는 운 좋게도 내가 선택한 작가라는 직업 덕택에,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하이버리에 갈 수 있는 자유를 누리는 편이 훨씬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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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아저씨의 꿈 외 | 도스토예프스키 | 박재만, 박종소 옮김 |양장본 | 512쪽 | 194*130mm

올해의 독서 목표는 도스토예프스키였다.

비록 중편 모음 이지만 '아저씨의 꿈'과 ' 네또츠까 네즈바노바'로

3월을 시작할 수 있어 좋았다.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중에서는 홀대받는

 

작품들이긴 하지만 술술 넘어갔고,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 도스토예프스키는 도스토예프스키다.

 

42. 감상적 킬러의 고백 |원제 Diario de un killer Sentimental |루이스 세뿔베다 |

 정창 옮김 | 양장본 | 190쪽 | 188*128mm (B6)

 뜬금없이 오랜만에 읽게 된 세뿔베다의 소설. 미스테리적인

재미가 있고, 남미판 레옹같은 느낌도 살짝 든다.

세뿔베다의 소설답게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43. 정체성 | 밀란 쿤데라 지음 | 이재룡 옮김 | 178쪽 | 188*128mm (B6)

 

책을 덮으며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은 결국 나 이외의 사람들이 

나를 보는 모습을 엿보는 것일 뿐이라는 결론을 섣불리 내리고

우울해져버린다. '무관심' 이 유일한 공통의 열정이라는 것은

그만큼 '정체성'을 찾기 힘든 세상이라는 이야기이리라.

 

 

44. 작은 별 통신 | 요시토모 나라 | 김난주 옮김 |반양장본 | 176쪽 | 223*152mm (A5신)

 원서로 가지고 있을때 상상했던 내용과는 조금 다름.

 번역본에 실망하는 것은 나의 허영일까, 나라의 한계일까 ?

 

 

45.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상 ) | 아고타 크리스토프 |

용경식 옮김 |반양장본 | 220쪽 | 210*148mm (A5)

이 책은 같은 제목 아래 (상)(중)(하)로 나뉘어 있지만

다른 소설이다. 분명 다른 소설이다.

근데, 세권 다 읽고 나니 원체가 정말 다른 책들이었고,

그렇다고 보면 또 연결되는 이 책의 주제로 볼 때 이 세권은

다 다른 책이지만 하나의 책이다. 라고 우기고 싶다.

 

46.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중 ) | 아고타 크리스토프

| 용경식 옮김 |반양장본 | 236쪽 | 210*148mm (A5)

 이 세계에선 별로 많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죽거나. 혹은 미치거나 외에는.

 

 

47.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하 ) | 아고타 크리스토프

 | 용경식 옮김 |반양장본 | 220쪽 | 210*148mm (A5)

클라우스와 루카스의 이야기는 힘겹게 힘겹게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그러니깐 결국은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니고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리고 끝끝내 밝혀지는 '끝없는 고통'의 모습을 하고 찾아온 ' 진실'은

'속임' 없이는, '거짓말' 없이는 견뎌내기 힘들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지 않은척 살아왔지만, 문득 문두드리며 찾아온 '진실' 앞에 그 가면은 다 무너져버리고,

가면을 벗은 연약한 존재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

정말 감동적인 책이었다. 단숨에 읽어내린 세권!

 48. 신데렐라의 함정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 지정숙 옮김 |반양장본 | 395쪽 | 204*132mm

나는 20살 처녀, 억만장자의 상속인입니다.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교묘하게 위장된 살인사건입니다.

나는 그 사건의 탐정입니다. 또 증인입니다. 그리고 피해자입니다.

게다가 범인이기도 합니다. 나는 그 네 사람 모두입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요?

미스테리 독자들의 호기심을 이보다 더 끄는 광고문구를 본 적이 있었던가?!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49. 구름빵 | 백희나 글. 그림, 김향수 사진 |양장본 | 37쪽 | 282*204mm

일단은 그림이 예쁘고 독특한 눈 요기거리를 먼저 찾게 된다.

간혹 좋아하는 키워드가 나오면 ( 도서관, 비, 구름 등등)

 예쁜 그림을 즐기기 위해서 사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간혹 정말 재기발랄하고 내용도 기발하고,

그림도 예쁜 책을 만나게 된다

 

50. 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

| 중남미여성문학선집| 송병선 옮김|반양장본 | 229쪽 | 195*150mm

알차고 재미있는 버릴게 없는 책.

 너무너무너무너무 맘에 들어버렸다.

 

 

51.모치모치 나무 | 다키다이라 지로 그림 , 사이토 류스케 글,

김영애 옮김|양장본 | 32쪽 | 288*247mm

근래 읽은 동화책중 가장 눈이 즐거웠던 책이다

 

 

 

52.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 | 409쪽 | 223*152mm (A5신)

 기발하고 아깝지 않은 책.

편애하지 않으려고 노력기울이면서 봐야할 책.

 

 

53. 기생충의 변명 | 서민| 반양장본 | 219쪽 | 223*152mm (A5신)

재미있고, 유익하다! 뭐가 더 있어야 합니까?

 

 

 

 

54. 상복의 랑데부 | 코넬 울리치 | 반양장본 | 320쪽 | 204*132mm

 역시 코넬 울리치.

 

코넬 울리치는 에드 맥베인과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스테리 작가이다. 미스테리 소재를 취하고는 있지만

미스테리 소설로만 보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문장들과

살아있는 도시 속의 무심함 혹은 그 안의 들끓는 온갖 감정들을 잘 버무려

생생하게 그려내는 묘사력은 읽어도 읽어도 계속 감탄하게 된다.

 

 55. 코끼리를 쏘다 | 조지 오웰 | 박경서 옮김 |반양장본 | 310쪽 | 201*150mm

 그다지 기분 좋지만은 않았던 에세이집

그가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러나 행동하는 지식인, 부랑자들과 가난한 자들에게 따뜻한

 애정과 사랑을 보내는,과 같은 수식어가 붙는 작가는 아닌듯하다.  

그리고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를 비난한다고 하는데,

그의 글을 보면 영국인 중상류의 위치에 있는 자신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자신의 민족에 대한 좀 과하다 싶은 애정이 엿보이는데,

그가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를 비난한다고 하니, 오십보소 백보라는 말이 생각난다.

 

56. 커피 이야기 | 줄리아 알베레스 지음 | 송은경 옮김 |반양장본 | 96쪽 | 216*151mm

정치적으로 올바른 커피 이야기

별로 재미는 없지만, 왠지 경건하게 만들고 반성하게 만들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을 회의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뭐, 새들이 노래 불러준다고 그 커피나무에서 딴 커피가 나에게

노래를 불러줄 것 같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커피는 '카페씨토' 이기보다는

'카페인물' 이었기에. 차마 감히 상상하지 못하는 커피의 맛이 되겠지만,

 빠르게 좀 더 빠르게, 많이 좀 더 많이, 더 수익이 되게, 더 마케팅을 잘해서,

 팔리는 커피들. 특히나 그것이 재배되는 과정조차 누군가를 착취해서라면

진한 커피 한모금 홀짝일때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가보다.

 57. 잔혹한 사랑 | 패트리샤 콘웰 | 정한술 옮김 |양장본 | 406쪽 | 210*148mm (A5)

 패트리샤 콘웰 시리즈를 다 모았다. 감사합니다 .ㅜ.ㅜ  잔혹한 사랑은 이 전에 읽었던 책들보다는 별로였지만, 왜 스카페타 시리즈를 처음부터 차례로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  스카페타가 마크를 잃고 황폐해지기 전의 모습이 나온다.      

 

 

58. 남아 있는 모든 것 | 패트리샤 콘웰 | 양장본 | 448쪽 | 210*148mm (A5)

앞의 두 작품과 비교해본다면 '검시관'이 법의관으로서의

스카페타의 직업에 대한 세세한 부분이 적절히 묘사되고

그녀의 성품과 일적인 갈등, 고뇌가 부각되었다면

'잔혹한 사랑'에서는 직업적인 면보다는 옛연인이 나타나는등

주변의 인간관계와 사건이 더 많이 나온다.

59.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마르크 레비

| 김운비 옮기 |304쪽 | 223*152mm (A5신

 당신을 믿습니다. ㅜ.ㅜ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Kel님 덕분에 또 새로운 작가를 만났다.

 유령과의 로맨스이지만. 이 로맨스는 아빠가 십오년후에 아들에게도

들려줄 수 있는 그런 로맨스 이야기이다. 가볍게 읽히지만,

그 여운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60. 흔적 | 패트리샤 콘웰 | 양장본 | 414쪽 | 210*148mm (A5)

 

 스카페타 시리즈 세권을 하루에 하나씩 읽었다.

이제 번역된 본으로는 두권만 더 읽으면 다 읽는다.

 흔적은 추리소설적인 면에서도 그리고 가슴 아프긴 하지만 스카페타의 개인사에

대한 얘기들도 재미있다. 검시관과 함께 best가 아닌가 싶다.

61. 피버 피치 | 닉 혼비 | 이나경 옮김 | 반양장본 | 377쪽 | 223*152mm (A5신)

 비록 표지는 촌스러울 지언정 정말 배꼽잡으면서 본  책이다.

 닉혼비의 자기성찰은 100% 성공에는 까마득히 못미치지만,

  그 시도만으로도 보통이 아니다. 짝짝짝

 * 특기할만한 점 : 마르크 레비를 만났고, 아끼고 아끼던 코넬 울리치의

 '상복의 랑데부를 읽어버렸다. 우씨

닉혼비의 축구이야기 '피버 피치'도 꽤나 재미있었고 ,

3일내내 읽어버린 스카페타 시리즈들도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 '흔적'은 특히나 더. '기생충의 변명' 을 드디어! 읽었고,

저자를 협박해서 책을 받아냈다고는 말 못해 -_-a

'코끼리를 쏘다'는 머리로는 좋은데, 가슴으론 불편했던 독서경험을 주었고,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정말 꽈꽝

번개맞은 것 같은 느낌의 책. ( 정말 권해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벤트 상품으로 받은 '노무현' 의 책은

나의 독서목록에서 좀 쌩뚱맞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을 읽은 것도 뿌듯뿌듯

* 이달의 추천 도서 ★★★★★

닉혼비의 '피버 피치'  - 자기 성찰을 시도해보고 싶으신 분. 말재주에 현혹되고 싶으신 분들께

마르크 레비의 '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 

- 가벼운 로맨스물에서 뭔가 남기를 바라는 분들께

코넬 울리치 ' 상복의 랑데부 '  - 전통적인 추리소설과는 다르지만 주제가 있고,

숨을 멈추게 하는 재미있는 추리를 원하는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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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4-01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권 읽었다고 우겨본다 . 그러나 얇은 동화책 두권은 넣어야 하는걸까? 물론 그림책이라고 작가가 덜 노력을 기울였을리 없지만, 난 ;;; 책읽는 10분과 리뷰쓰는 2-3분 빼고는 별 생각이 없으니 상당히 찔린다;;

서재지기 2005-04-0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7번 <잔혹한 사랑>부터가 (table)안에 들어가 있네요. 이 테이블 크기가 800으로 지정이 되어있어, 옆으로 늘어나 보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div등의 태그도 있어서 제가 뺐습니다. 맘에 드시기를 바라며.. ^^

하이드 2005-04-0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왜 그렇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예뻐졌어요. 고맙습니다!!>.<

울보 2005-04-0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그저 부러움만,,저도 열심히 노력해보겠습니다,,

놀자 2005-04-02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_+ 대단해요~!
님 직장 다니는거 맞는거에요...????
어찌하면 이리 많이 읽을 수 있는지...ㅡ.ㅡ;;;; 신기할 따름..;;

하이드 2005-04-0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다지 알차거나 만족스럽지 않은 목록입니다요. 3월에는 -_-a

마태우스 2005-04-05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권 중 제 책이 포함되었다니...영광입니다^^
 
피버 피치 - 나는 왜 축구와 사랑에 빠졌는가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렇게 재미있을수가 털썩.

표지가 촌스럽다고 외면하지 마세요. 표지는 아무리 봐도 정말 촌스럽고 구매욕을 떨어뜨립니다. 작가는 닉 혼비입니다. 닉 혼비의 일생에 걸친 사랑에 대한 고백입니다.

전 축구에 대해 쥐뿔도 모릅니다. 한 팀의 선수가 열한명이라는것도 책 뒷부분에 나왔기 때문에 그나마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기억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월드컵때야 신명나서 응원하러 돌아다니긴 했지만 그러니깐 어제 우즈베키스탄과의 축구가 '월드컵이야?' 물어볼 정도로 빨리 달아오른 관심이 빨리 식어버리기도 했지만.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전히 '축구'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팀이 몇명인지도 헷갈려 하는 골때리는 저에게 FA컵이라든지, 아스날 팀이라든지 하는건 먼나라보다 더 먼나라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영화 '풋볼 팩토리'에서 생각하다 만 '서포터즈' 에 대해 좀 더 길게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긴 했네요. 영화에서 이해 안갔던 부분들은 닉 혼비의 자기분석?을 읽으면서 와닿았습니다.

무언가를 먹고 자는 것보다 더 좋아할 수 있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이해하기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깐 눈 뜨면 생각나고 하루종일 생각나고 자기 전에도 아른거리는 그런 존재가 있어본 사람만이 그 대상이 ' 축구'가 아니라도, 닉 혼비를 이해할 수 있을겁니다.

그러고보니 그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군요. 그렇군요. 이 책은 아홉살때 처음 만난 아스날팀과의 삼십여년에 이른 열렬한 사랑 이야기군요.

닉 혼비는 책머리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 [피버피치]는 팬이 된다는 것에 관한 책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쓴 책을 여러 권 읽어보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하려는 이야기는 그것과는 다르다. 또 훌리건이란 단어 말고는 달리 적당히 지칭할 말이 없는 사람들이 쓴 책도 읽어보았지만, 매년 축구경기를 보는 수백만 명 가운데 최소한 95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평생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우리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에 적힌 세세한 사항은 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지만, 일하다가, 또 영화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10년 , 15년, 혹은 20년 전에 본 왼발 발리슛이나 오른쪽 코너킥이 떠오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되기를 바란다."

닉혼비와 아스날과의 첫만남은 절망적입니다.

' 나는 축구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마치 훗날 여자들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될 때처럼, 느닷없이 , 이유도 깨닫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축구에 빠져들고 만 것이다. 그 사랑 때문에 앞으로 겪게 될 고통이나 분열 상태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었다. ( ...) 나는 고작 스토크를 상대로, 1-0으로 , 그것도 상대 골키퍼가 막아낸 페널티킥을 도로 차 넣어 근근이 이긴 팀과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다.'

닉혼비는 '고통으로서의 오락'이었고, 저항할 수 없었던 축구에 대한 경험을 특유의 말발로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며, 때로는 동정심을? 자아내며 조곤조곤 풀어나갑니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훌리건들에 대한 이야기들. 밖에서 보는 모든 문제는 폭력적이고 인종차별주의자인 노동자계층으로부터 나왔지만, 그 외에 경기장 안에서 서포터즈로 인생의 모든 시간표를 경기표에 맞추어서 보냈던 진보주의자인 닉 혼비의 눈으로 보는 문제들은 무지한 나의 시야를 넓혀주기도 합니다.

아무튼 처음부터 끝까지 '한심한 건 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닉혼비가 맘에 안 들 수도 있겠지만, 1,2년도 아니고, 30여년동안 꾸준히 하이버리의 아스날의 편에 있었던 그와 서포터즈들에 대해서는 좀 더 이해하거나 포기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으니, 그의 이 책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평소 축구에 관심이 많거나, 입담 좋은 작가의 글을 좋아하거나, 평소에 닉 혼비의 팬이었거나, 호흡이 짧은 글을 좋아하거나, 책의 양이 많을수록 좋다거나, 주변의 맹목적인 누군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자학이 아닌 자신에 대해 진정으로 비평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닉 혼비는 시도했고, 어느정도 성공했습니다.

박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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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3-31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Phantomlady 2005-04-01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넣었습니다 ^^*

반딧불,, 2005-04-01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태우스 2005-04-01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넣겠습니다......

2005-04-01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5-04-0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Beetles 2005-04-0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에 싸라락..^^

OLIVIA 2005-05-05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고 보관함에 넣으려면 리플로 신고해야 되는 분위기. -_-;
저두요 ^^

hnine 2005-10-12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bout a boy도 재미있었어요 별로 어렵지도 않고.
'혼비' 라는 이름으로부터 왜 저는 딱딱함 부터 느껴야 했었는지 ^ ^
예..맞아요 호흡이 짦은 글이라는 것도. 동감입니다.
 
흔적
패트리샤 콘웰 지음 / 시공사 / 1996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법학 학위를 가진 의사다. 무엇이 생명을 주고 무엇이 생명을 앗아가며, 또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살기 위한 방편이었던 경험은 어느덧 나의 스승이 되었다. 이상주의적이며 논리저깅었던 젊은 날의 내 모습은 이제 찾을 수 없다. 더러운 세파가 순진했던 내 마음을 철저히 오염시켜 버린 것이다. 생각이 있는 사람은 세상의 진부한 상투어들을 진실로 받아들일 것을 강요당할 때 절망에 빠진다. 이 세상에 정의란 없다.  로니 조 워델이 저지른 일은 그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을 것이다."

첫페이지부터 무시무시한 장면이 나오는건 이제 익숙해지겠는데, 몇 페이지 넘기기도 전에 갑자기 늙어버린 스카페타의 자조적인 모습을 보는 것은 배신감마저 느껴진다.  왜? 폭탄테러로 마크가 죽었으니깐, 그녀의 마크가 죽었으니깐.  갑자기 나오는 '마크가 죽었다'는 말은 그녀와의 거리감을 이해하게 해준다.

'흔적, 'Cruel & Unusual' 이 전의 스카페타와 그 이후의 스카페타가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스카페타는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변해있다.

스카페타 시리즈만은 순서대로 읽기를 권하고 싶다. 변하지 않는건 악마의 다른 모습인 것 같은 살인마들과 멈추지 않는 범죄의 고리만은 아니고,악마의 탈을 쓴 악마들과 혹은 천사의 탈을 쓴 악마들을 상대하는 '스카페타' 이고 그녀의 몇 안되는 주변 사람이다.

잔인한 살인마. 거구의 그는 사형을 앞두고 있고, 전기의자에 앉는다. 그런 그를 스카페타의 팀은 검시한다. 그 이후의 유사한 패턴의 살인들에서 '그'의 지문이 나타난다. 지문은 위조되었고, 죽은 그가 범인인지도 알 수 없다. 그리고 사형수의 지문을 가지고 있는 '그'는 거리를 활보하며 살인을 계속하고 '법'의 편에 서 있는 이들을 농락한다. 살인마. 일정한 패턴이 없는 정신병자. 진정한 악마. 담력과 두뇌를 갖춘 미모의 남자이자 가라데 유단자인 템플 브룩스 굴트. 이 다음편을 먼저 읽어버린 나는 이짐승이 앞으로 스카페타와 어떻게 악연을 만들어가는지를 알고 있는지라, 꽤나 흥미롭게 그의 등장을 읽어냈다.

'흔적'에서 스카페타는 처음으로 무수한 곤경에 처한다. 진정한 친구인 마리노 검사에게 취조를 받아야하는 일도 생기며, 기소를 당해 법정에 서기까지 한다. 그와 같은 함정은 스카페타의 가장 가까운 직원들에 의해 파졌고, '법'의 편에 서 있다고 자부하는 더러운 인간들도 한몫했다.

2편부터 세편을 내리 읽고 있는데, 이 작품이 가장 재미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인 '검시관'을 다시 읽는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결벽한 일벌레 스카페타 검사는 상당히 중독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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