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유머 감각의 작가 테리 프래쳇. 우리 나라에는 <멋진 징조들>로 소개된 바 있다. <디스크월드> 시리즈는 그를 인기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히트작으로, 1983년 첫 권이 발표된 이후 올해 30번째 권이 나온 판타지 시리즈. 연간 판매량 2천만 부를 자랑하는 인기 시리즈이다.

마법사, 요정, 마녀, 드래건 등 서양 동화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자유자재로 비틀어 이야기 속에 담아낸다. 시리즈 제목인 '디스크월드'는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세상을 부르는 말로, 거대한 거북이 등 위에 코끼리 네 마리가 서서 받치고 있는 원반 같은 세계. 세계관 설정은 힌두신화에서 빌려왔으며, 여러 서양신화와 설화에 등장하는 신들이나 엘프, 드라이어드 등의 환상적 존재들을 창조적으로 각색했다.

이번에 출간된 시리즈 1권과 2권은 불의의 사고로 마법을 못 쓰게 된 마법사 린스윈드와 환상의 세계를 동경하여 관광을 온 보험조사원 두송이꽃이 등장한다. 주된 줄거리는 이 두 사람이 디스크월드를 여행하며 신과 요정, 드래건과 만나고 싸우고 도망치는 모험 이야기. 번뜩이는 재치와 날렵한 유머감각, 짓궂은 풍자와 말장난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
 
 
드디어 샀다.  1권만 나왔을적에는 영 모자란 느낌에 안 샀었는데, 2권 나온거 보고 잽싸게 일단 장바구니로. 문제는 문제인게, 아직 '멋진 징조들' 작년 여름에 산;; 도 안 읽었다는거.
 
 
 
 
 
 
 
 
 
 
 
그리고 아마존에서 산 원서 몇개도 딩굴고 있다는 거.
 
아무튼. 디스크 월드 도착하면 슬슬 읽기 시작해야겠다.
 
그러니깐, 책 소개에 '올해 30번째' 라는건?! 많이 사주면 우리나라에서도 30권까지 번역되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 대단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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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3-17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징조들이요. 전 빌려봤는데, 한 3분의 2까지는 꽤나 재밌게 술술 읽히다가, 그 뒤부터는 약간 물리더라구요. 디스크 월드도 그럴까봐 안 사고 있는데, 어떨지..

미세스리 2005-03-1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언니 서재에만 오면- 읽고 싶은 책 투성이..옆에 있는 이책도 마저 못읽고 ^^:;
 
상복의 랑데부 동서 미스터리 북스 54
코넬 울릿치 지음, 김종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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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 울리치는 에드 맥베인과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스테리 작가이다. 미스테리 소재를 취하고는 있지만 미스테리 소설로만 보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문장들과 살아있는 도시 속의 무심함 혹은 그 안의 들끓는 온갖 감정들을 잘 버무려 생생하게 그려내는 묘사력은 읽어도 읽어도 계속 감탄하게 된다.

코넬 울리치의 소설은 워낙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작품이 '환상의 여인' 과 '상복의 랑데부'와 '죽은자와의 결혼' 정도이다. 그 외에는 아동용으로 나온 소설에서 접하는 수밖에 없다. 아동용 추리소설에 워낙 불신이 큰 나이지만, 코넬 울리치 혹은 윌리엄 아이리쉬라는 이름으로 내는 소설들은 단 한번도, 그것이 아동용이라도 나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

추리소설을 처음 읽기 시작할 무렵. 누군가가 올린 이 책의 리뷰에 답글들이 줄줄이 달렸었고, 나는 일부러 스포일러도 있다는 글들을 안 보고, 이 독특한 제목의 책을 궁금해할 뿐이었다. 그리고 나서도 한참 뒤 윌리엄 아이리쉬를 알게 되었고, 환상의 여인이 3대추리소설에 들어가는 유명한 작품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읽기 전에 뒤쪽의 내용들을 보며 읽을 책을 고르는 편인데,이 책 워낙 오랜동안 벼루고 벼렀던 책이라 뒷표지로 눈 돌릴 틈 없이 흡입력 있는 첫 문장의 '첫번째 랑데부' 서부터 다섯번째 랑데부까지, 그리고 '재회' 까지 단숨에 읽어내어 버렸다.  책 읽는 중간 즈음에 읽은 뒤표지의 간단내용은 정말 깼다. 감히 스포일러 수준이라고 말하겠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 사실은 이 책을 다 읽고 역자의 말을 보고서야 알았는데;;) 제목이 상복의 랑데부라고 해서 상복이가 누구 만나나보다 했다. 처음 추리소설 읽기 시작했을 때 비슷한 시점에 본 방각환 살인사건이랑 헷갈려서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코넬 울리치란걸 알게 되었지만, 그러고 나서도 난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는 그 순간까지 '상복'이가 주인공인줄 알았던 것이다.

원제는 rendezvous in black 으로 번역이 엄한것도 아닌데, 주변에 상복이란 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착각하고 잇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다 읽고 나서도 '미스테리 소설' 한 편 읽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혹자는 애잔한 러브스토리를 읽은 것 같다고도 하고, 혹자는 그런 미스테리 스럽지 않은 점 때문에 처음 읽을 때는 실망했다고도 한다.

첫번째 랑데부에서부터 다섯번째 랑데부까지의 각각의 사건은 연결되 있는듯 그렇지 않은듯 각기 다른 살인 사건들이 벌어진다. 공통점이 있다면 여자가 있고 남자가 있고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의 '재회'라는 챕터의 제목은 의미심장하다.  이 소설의 결말을 싱겁고 허무하게만 남겨두지 않는 마지막 장치이다.

그러고 보면 코넬 울리치는 생생한 주변 묘사외에도 상황에 대해 관객을 몰두케 하는 대단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는 작가이므로 이와 같은 단편소설적인 구성에 더 잘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뭐 일단은 코넬 울리치의 작품은 뭐라도, 심지어 아동용이라도 다 좋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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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hand 2005-03-17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은 천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가 출간될 수 있도록 같이 기합이나 한 번 모을까요? 으랏차차!

하이드 2005-03-1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만 준다면야!! 기합이 아니라 기염이라도!! 어흐흥~
 
상복의 랑데부 동서 미스터리 북스 54
코넬 울릿치 지음, 김종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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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매일 밤 8시에 만났다.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달이 뜬 밤에도 뜨지 않는 밤에도. 이것은 요즈음 시작된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그랬고, 그 지난해에도, 또 그 지지난해에도 그랬다.

*처음부터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는 흡입력 강한 문장이다. '흡입력' 은 코넬 울리치문장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닌가 싶다 -11쪽

"그야 그렇겠지. 나는 사랑의 조종법을 알고 있으니까. 난 남자 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 거야. 가끔 한잔 마시는 수도 있지만, 그것이 나의 몸 속까지 스며들지는 못해. 나라는 여자에겐 방수장치가 되어 있으니까. 그러니까 다음날 아침이 되면 싹 잊어버리고 본디의 래스티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그러나 너는 여자의 사랑을 하니까 금방 빠져서 다시는 헤어나지 못하게 된단 말이야."

* 나도 어서 여자의 사랑을 해야할텐데.. -133쪽

그들은 시계 둘레에 꿀벌처럼 모여서서 각자 자기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룻 밤의 상대이든가, 매일 밤 같이 지낼 상대를. 여자를 기다리는 남자들,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들.
거의 다 젊었다. 그 중에는 조금 나이 많은 사람도 몇몇 섞여 있었으나 대부분이 젊음에 빛나고 있었다. 밤 8시에 약속하고 시계 옆에서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젊기 때문이다. 나이를 더 먹으면 그런 일은 외로워서 못하게 된다. 그러나 젊었을 때는 하루하루의 밤이 마치 크리스마스 이브와 같다. 금방이라도 풀어볼 수 있는 큰 선물이 당신 옆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비록 풀어봐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조금도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 내일 밤도 또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금방이라도 풀어볼 수 있는 다른 선물이 당신 곁으로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 선물이 오지 않게 되고 크리스마스트리의 불이 꺼졌을 때 당신은 갑자기 나이먹은 것을 느끼게 된다. -164쪽

상쾌한 가솔린 불꽃 같은 파란빛을 녹인 듯한 하늘에 은빛 반점이 하나 - 탄호이저가 노래한 저녁의 샛별이 돋보였다. 그 빛은 아직 마르지 않은 수채화의 그림물감처럼 하늘을 뚫고 지구로 흘러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 밑에 마치 하늘의 빛을 비친 듯이 빛나는 도로가 곧장 뻗어 있고, 그 위로 그녀의 소형 로드스타가 달려갔다. (중략) 그 로드스타는 어떤 형사라도 따라가지 못하리라. 그것을 운전하는 여자는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날개가 있다. 속도계 따위를 읽을 필요가 없다.
콘크리트의 탄도를 날아가는 총알처럼 하늘을 향해, 하늘로 통하는 다리를 향해, 아니, 덧없이 즐거운 랑데부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흐카프가 우승기처럼 발람에 펄력였다. 머리칼 역시 어깨에 늘어져 있던 부분이 뒤로 날아갔다. 그녀는 마치 현대의 발키리처럼 칠흑같은 어둠 속을 지구의 둥근 표면을 따라서 날아갔다. -207쪽

그녀의 다리는 그때까지 그곳에 조용히, 그리고 얌전하게 버티고 서 있다. 금빛으로 빛나는 보도에 뿌리를 내린 듯이. 그리고 그 앞을 무수한 다리들이 행렬을 이루고 발을 질질 끌며 계속 지나간다. 끝없이, 끊임없이, 뒤꿈치를 대고, 이름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다리이다. 그것은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너무도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실의에 찬 다리. 생기있고 가쁜한 다리. 성급하게 길을 서두르는 불안한 다리. 거의 일할 생각이 없는 늘쩡늘쩡한 다리. 사나이의 멋없고 투박한 다리. 발 끝에만 지탱하고 있는 애처롭게 활과 같은 선을 그린 여자의 다리. 다리, 다리, 다리.... 그 다리의 난무는 보도 표면의 한 조각이 모습을 드러내어 그것을 중단하는 일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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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변명 대학병원 건강교실 6
서민 지음 / 단국대학교출판부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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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은 사서 볼껄.  주위 사람에게 막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 왠지 알바 멘트 같다 )

'기생충' 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전무하다고 해도 좋다. 무언가 새로운걸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그것도 이렇게 얼굴 시뻘게지며 꺽꺽거리고 웃을 정도로 재미있게. 이 책의 저자가 '기생충' 이 아니라, '수학' 이나 ' 과학'  교과서도 썼었더라면 난 고등학교때 물리와 화학과 담 쌓고 살지도 않았을테고, 1장만 죽어라고 판 '수학' 책도 베고 자는데에만 이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재미있고 유익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고백하자면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무슨 상관이냐고? 그러니깐 나는 '고소공포증'이란 단어를 쓰기만 해도 지금 손에 땀이 나고 머리가 띵해지는 거다.

뭐랄까, '기생충 공포증' 이란건 생각해본 적 없지만, 뭔가 길고 미끈한거에 대한 공포증은 있었나보다. 아, 난 '공공포증'도 있어서 학교다닐때 '피구'와 같은 잔인한 놀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튼. '고소공포증' 이란 단어만 써도 땀이 질질 나는 나는 '기생충 공포증' 이 있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재미있게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읽었다.

다시' '기생충'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전무하다'로 돌아가서 이 책을 읽고 인류와 공존하는 사랑스럽고 어여쁘며 평화로운 이 기생충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이 나의 '기생충 공포증 '을 단번에 고쳐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선모충을 보면서 뭔가 아르데코풍인걸? 하거나 회충을 목에 감을래 꽃뱀을 목에 감을래 하면 어떡할까 고민따위를 해보는 정도의 치료는 되었다고 본다.  저자를 포함한 기생충학자들의 열정과 기생충에 대한 애정에 어느정도 감염된 탓이다.

'기생충'은 의외로( 이 '의외로' 라는 부분이 나의 기생충에 대한 무지를 증명해준다. ) 실생활과 밀접해서 살면서 써먹을 일도 몹시 많을듯하다. 저자가 그렇듯이 삽겹살 구워 먹으면서 바싹 익히지 않고 덜 익었을때 먹어도 된다 면서 권해주기. 예전엔 기생충때문에 그랬는데, 요즘은 없단다. 그냥 먹어도 된단다.  물론 나는 아주 배가고플때가 아닌 이상 바싹 익은걸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애완견을 기르는 나로서는 애완견의 기생충편에서는 당장이라도 병원에 데리고 가서 약 먹이고 주사 맞히고 그러고 싶기도 하고.

근데 정말 궁금하다. 많이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들 보고 뱃속에 기생충 들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뭔가 근거가 있는 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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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3-16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증.. ㅋㅋ~ 재밌습니다.
참,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리면 많이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들은 체질입니다. 그들은 가만히 앉아 숨만 쉬는 행위를 해도 칼로리를 소비해요. 반면에 그들보다 조금 먹고도 더 찐 사람들은 유산소운동을 해야만 칼로리를 소비하게 되죠. 기생충이 들어서 살이 안 찐다는 얘긴 낭설입니다. 으음.. 제 얘기가 틀렸다면 마태우스님께서 오셔서 반박 댓글을 달아 주시겠죠.

하이드 2005-03-1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xxx님의 말로는 그 이유가 가장 재미있어;;; 라고 합니다. 재미없죠?

마태우스 2005-03-1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말씀을 듣고 다시 글 남깁니다. 생각을 해보니 과거에 배가 나온 것이 풍채 좋다고 표현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죠. 마른 것이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던 그시절, 사람들은 배가 나오기 위해 노력을 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배가 안나오면 안타까워하고, 그 이유를 찾으려 했겠지요. 뱃속에 거지가 들었냐는 표현도 그 중 하나일테고, 당시 유행하던 기생충도 그 누명을 나누어 가졌을 겁니다. 좋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 책은 지금 보면 여러 모로 미흡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복도 되고, 문장도 영 매끄럽지 못한데다 종이질과 표지가 별로 마음에 안들어요. 다시 책을 낸다면 더 잘쓸 수 있을텐데, 라고 생각을 하지만, 막상 내고 나면 일년쯤 후 또다시 후회를 하겠지요. 그런 것이 제가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런 미안한 마음이 있기에 책을 어느 분이 돈을 주고 산다면 말리고 싶고, 차라리 제가 드리겠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어쨌든 감사드려요.

2005-03-17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17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 우리 시대의 인물읽기 2
노무현 외 지음 / 행복한책읽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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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목을 붙이고자 해도 부담스럽다. '노무현' 에 대한 책의 리뷰를 쓴다는건.

아빠집에 가면 노무현에 대한 책이 몇권 있다. 들고 간 책보다 거기에 있는 책들을 먼저 읽느라 읽어보기도 했다. 감성에 호소하던 이 전에 읽었던 몇몇책에 비해, 이번에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에서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이 책은 지지자로서( 그렇다. 난 Yellow다) 읽기에 술술 잘 넘어가는 책이다. 뭐 책을 만들때 그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책을 기획하지는 않을테니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있게 지켜보지도 않는 정치적 관점에서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은 힘들고 읽는 사람도 짜증날게다. 그러니 나는 이 책을 '전기문'을 좋아하는 ( 그렇다고 이 책이 전기문이라는건 아니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현재의 이 사람을, 뉴스에도 매일 나오는 이 사람이 나와 관계없는척 떨어뜨려놓고 봐야지 생각했다.

우선 이 책의 구성은 인간 노무현|정치인 노무현|노무현 읽기| 그리고 부록으로 노무현 연구자료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 노무현'에서는 당시만해도 시사평론가의 직함을 달고 있던 유시민 의원의 인터뷰( 아, 이 책은 민주당 국민경선이 막 시작할 무렵에 쓰여졌다. 그러니깐 소위 '노풍' 이 불기전  이 책이 아무리 희망적이고자 하여도 다들 기대하지 않던 그 때) , 그리고 정혜신 심리학자의 '심리학자가 본 노무현', 장남인 노건호가 쓴 '아들이 본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노무현의 자전적인 글로 이루어져 있다.

유시민의 생각이 중간중간 들어있고, 노무현과 유시민의 대화로 이루어져있는 인터뷰에서는 유시민의 인터뷰 실력이 돋보였다. 꼭 집어야 할 질문들과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고자 하는. 그리고 두 죽이 맞는 배짱의 만남을 글로 읽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그다음에 나오는 정혜신박사의 글은 (워낙 평소에 이사람의 글과 토론회에 나와서 하는 말들에 공감하고 잘한다고 생각했지만서도) 대략 좋은( 너무 좋은) 쪽으로의 해석과 때로는 감정적인(혹은 감성적인) 이야기들은 뭐랄까 심리학자의 글 같지는 않다 싶긴 했지만, '바보와 배짱있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 역시 좋았다.

정치인 노무현에서는 정치비평, 현장비평, 언론비평, 인물비평에 각각 손혁재, 강민석, 최민희, 문성근의 글이 있고, 노무현 비판적 읽기 에서는 이광호의 글이 있다.

노무현 읽기에서는 노무현이 나오는 만평들을 모아 놓았고 (현직 정치인에 대한 책에서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노무현에 이롭고 좋은 만평들만 나왔다는 점이 단점이락 할까? 어짜피 찌라시의 꼬인 만평같은거 있어봤자 맘만 상하긴 하겠지만 중도적이거나 비판적인 만평이 없는건 신선한 시도의 장점에 비해 좀 유감스럽긴하다) 그리고 무협 노무현. 역시 인터넷에 떠도는 이런류의 소설 혹은 만화를 많이 봤었지. 그리고 노무현이 여기저기 기고했던 글들이 모여있고, 노사모란 챕터에는 명계남의 글이 있다. 마지막으로 노사모나 노하우에서 많은 히트수를 기록했을 네티즌 글모음이 나와 있다.

다 읽고 나니 여기저기 이미 본 글들이 많기는 했지만, 12,000원이란 돈을 투자하기에 결코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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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3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03-17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었었어요. 근데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하나도.... 이 시리즈, 행복한 책읽기에서 나온 건데요, 첫 주자가 장정일이었어요. 노무현이 두번째, 이런 시리즈를 계속한다기에 그런 줄 알았는데 노무현이 마지막이었다는.... 저 역시 장정일과 노무현에 관심이 있어서 샀는데, 예를 들어 <상식 혹은 희망, 이회창>이었다면 안샀겠지요. 님의 리뷰를 읽으니 대선 당시가 떠오르네요. 반대편이 되면 나라가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굴던 그 시절.... 변화라는 것은 워낙 천천히 오는 거라, 뭐가 그리 변했는지 감이 오지 않는군요. 가끔씩, 아주 가끔씩 '세상이 달라지긴 했구나'라는 걸 느낄 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 눈으로 보는 일상은 그전과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2년 후, 저는 또다시 반대편이 되면 큰일날 것처럼 생각을 하겠지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하이드 2005-03-1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3도 나왔어요. 김기덕.책도 엄청 두꺼워졌구요, 종이질은 여전히 좋구요. ^^ 아, 가격도 18,000원으로 올랐지요.

마태우스 2005-03-1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1만8천원이나.... 으음....고려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