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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 ㅣ 우리 시대의 인물읽기 2
노무현 외 지음 / 행복한책읽기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어떤 제목을 붙이고자 해도 부담스럽다. '노무현' 에 대한 책의 리뷰를 쓴다는건.
아빠집에 가면 노무현에 대한 책이 몇권 있다. 들고 간 책보다 거기에 있는 책들을 먼저 읽느라 읽어보기도 했다. 감성에 호소하던 이 전에 읽었던 몇몇책에 비해, 이번에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에서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이 책은 지지자로서( 그렇다. 난 Yellow다) 읽기에 술술 잘 넘어가는 책이다. 뭐 책을 만들때 그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책을 기획하지는 않을테니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있게 지켜보지도 않는 정치적 관점에서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은 힘들고 읽는 사람도 짜증날게다. 그러니 나는 이 책을 '전기문'을 좋아하는 ( 그렇다고 이 책이 전기문이라는건 아니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현재의 이 사람을, 뉴스에도 매일 나오는 이 사람이 나와 관계없는척 떨어뜨려놓고 봐야지 생각했다.
우선 이 책의 구성은 인간 노무현|정치인 노무현|노무현 읽기| 그리고 부록으로 노무현 연구자료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 노무현'에서는 당시만해도 시사평론가의 직함을 달고 있던 유시민 의원의 인터뷰( 아, 이 책은 민주당 국민경선이 막 시작할 무렵에 쓰여졌다. 그러니깐 소위 '노풍' 이 불기전 이 책이 아무리 희망적이고자 하여도 다들 기대하지 않던 그 때) , 그리고 정혜신 심리학자의 '심리학자가 본 노무현', 장남인 노건호가 쓴 '아들이 본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노무현의 자전적인 글로 이루어져 있다.
유시민의 생각이 중간중간 들어있고, 노무현과 유시민의 대화로 이루어져있는 인터뷰에서는 유시민의 인터뷰 실력이 돋보였다. 꼭 집어야 할 질문들과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고자 하는. 그리고 두 죽이 맞는 배짱의 만남을 글로 읽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그다음에 나오는 정혜신박사의 글은 (워낙 평소에 이사람의 글과 토론회에 나와서 하는 말들에 공감하고 잘한다고 생각했지만서도) 대략 좋은( 너무 좋은) 쪽으로의 해석과 때로는 감정적인(혹은 감성적인) 이야기들은 뭐랄까 심리학자의 글 같지는 않다 싶긴 했지만, '바보와 배짱있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 역시 좋았다.
정치인 노무현에서는 정치비평, 현장비평, 언론비평, 인물비평에 각각 손혁재, 강민석, 최민희, 문성근의 글이 있고, 노무현 비판적 읽기 에서는 이광호의 글이 있다.
노무현 읽기에서는 노무현이 나오는 만평들을 모아 놓았고 (현직 정치인에 대한 책에서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노무현에 이롭고 좋은 만평들만 나왔다는 점이 단점이락 할까? 어짜피 찌라시의 꼬인 만평같은거 있어봤자 맘만 상하긴 하겠지만 중도적이거나 비판적인 만평이 없는건 신선한 시도의 장점에 비해 좀 유감스럽긴하다) 그리고 무협 노무현. 역시 인터넷에 떠도는 이런류의 소설 혹은 만화를 많이 봤었지. 그리고 노무현이 여기저기 기고했던 글들이 모여있고, 노사모란 챕터에는 명계남의 글이 있다. 마지막으로 노사모나 노하우에서 많은 히트수를 기록했을 네티즌 글모음이 나와 있다.
다 읽고 나니 여기저기 이미 본 글들이 많기는 했지만, 12,000원이란 돈을 투자하기에 결코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