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빼고 올해 별 다섯 

글 잘쓰기로 유명한 60대의 매운맛, 글 잘 쓰네! 싶은 20대의 매운 맛, 말의 힘을 믿는 문학연구가의 구원의 글, 매운 주인공 검험 산파 아란 


나 먹는 매운맛은 안 좋아하는데, 매운맛 글은 좋아하나봐. 




서로에게 조금 덜 매워지고 있는 까만 고양이와 삼색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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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는 책들과는 꽤 다르지만, 성인이 된 후 10대 후반에서 20대에 나의 책 길을 열어준 책들 네 권을 골랐다. 




지금은 당시의 밀도로 책을 읽어내기는 힘들 것 같다. 


다양한 좋은 책들을 매일 만나지만,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에 남아 계속 떠오르는 책이라면 요즘은 이 두 권이다. 

















어제는 책의 날이었다. 





도서관에 갔더니 장미꽃을 줬다. 어제는 도서관 두 군데, 120km의 여정을 밟았다. 버스 한 번에 타고 앉아 가며 예쁜 계절의 연초록들과 바다도 잔뜩 보거나 잤지만.도서관 너무 좋고, 좋아하는 책들 잔뜩 빌려왔지만, 나갔다 왔다는 자체만으로도 넘 피곤해서 밤에 기절잠. 


어제 책의 날이라고해서 사고 싶었던 책들도 좀 샀다. 

뒤늦게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에 꽂혀서 빌리고 사고 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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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따로 자란다 위픽
안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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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 무성했던 책. 자신의 유년기 거울 같은 책이라서 다들 할 말이 많았다고 한다. 내가 마주한 나의 유년기는 이 책에 나오는 것 같은 소녀들에게도 소년들에게도 관심 없었던 유년기, 아니, 실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 유년기라는 것. 그런 유년기의 내가 지금의 내가 되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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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을 책들 


화면으로 볼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위픽 시리즈 책이 참 작다. 

단편 하나 분량도 양장으로 세련된 디자인의 시리즈로 나온다. 

도서관 다니면서 책 사는 건 좀 줄었다고 생각하지만, 끊기지 않고 계속 조금씩이라도 사고 있다. 

빌려서 읽고 좋았던 책, 바로 읽고 싶은 책 (그러나 사면 바로 안 읽음), 오래 읽어야할 것 같은 벽돌책들 (거의 아예 안 읽음) 


예전에는 아니, 이렇게 작은 책이? 싶을 정도로 작고 얇은 단편집 아닌 단편책이 아주 가끔 있었다. 

요즘은 꽤 많이 나와서 종종 읽게 된다. 책 비율도 스마트폰 보는 것 같은 비율이다. 

이전에 민음사 출판사 디자이너 나온 유튜브에서 스마트폰 스크롤 내리듯 책을 읽는 판형이라는 이야기를 본 적 있다. 


페이지수와 책 값은 당연히 연관 있지만, 분량과 가격이 그 책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긴한데, 이전 같으면 단편소설집, 앤솔로지 이렇게 여러개 묶여서 나올 이야기들이 한 권으로 만원대 가격에 힘준 디자인으로 나온 것들을 보게 되니 마음이 복잡하다. 


위픽 시리즈 디자인 굉장히 멋지다. 띠지 빼면 작가 이름 없고, 표지에 제목 아니고, 발췌라서 제목은 책등으로만 확인해야 하지만. 그래서 내가 위와 같이 책표지 사진 올려두면 무슨 책인지 알 방법이 없겠지만 ^^ 


위의 네 권은 다 바이럴, 혹은 추천 도서다. 

간만에 도서관에 신간이 와르르 들어왔는데, 그래도 어디서 본 책, 추천하는 책 빌리게 되더라고.


오늘은 아침부터 오늘 읽을 책들 고르고, 책도 다 얇으니 많이 읽을 수 있겠지. 


하루 리셋, 한 주 리셋 

이번 주는 좀 한가할 것 같다. 




배송 문제로 주로 월요일에 주문을 하는데, 오늘 책 살까 말까 어제부터 장바구니 들락거리고 있다. 

있는 책들 있으면 좀 덜 사고 싶겠지. 


다니는 도서관들 중 하나가 두 달간 리노베이션으로 휴관이라 대출 기간이 두 달이고, 대출 권수도 네 배였다. 

어제 가서 잔뜩 빌려왔다. 읽을 책은 많아. 다들 그렇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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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며칠만에 오전 시간 잘 보내고 있다. 오늘 읽을 책들도 일찍 올려본다. (라고 10시쯤 시작했지만, 쓰다보니 넘 졸려서 아침잠 자고 나오니 11시 넘었다.) 


<가족 각본>은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썼던 저자 김지혜의 책이다. 

가족의 언어와 행위 대부분이 "성별"에 기반함을 깨닫고, 

성소수자 이슈가 만들어내는 균열을 쫓아 한국의 가족제도를 추적하는 글. 


1장의 며느리 이야기부터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기이한 가족 지위 '며느리' 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의 유교 가부장제도 종교와 도덕의 관념으로 여성의 종속을 정당화하고 가족문화가 근대로 이어져 보편화 되면서 여성이 혼인제도를 통해 가부장적 가족들 사이에서 유사 노비적 존재로서 '교환'되는 측면이 있다." 여성의 지위는 종속적인데 역할은 능동적이어야 한다. 아내이자 며느리에게 높은 수준의 대처능력과 판단력이 요구되며 어려울 때에도 가족들을 이끌고 돌봐서 생존 관리하는 능력과 경제적 수완이 기대된다. "주도성이 요구되는 종속 상태라는 모순적 위치" 


쓰면서도 너무 ㅈ같긴한데, 다른 말로 포장이 안되고, 포장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가부장제하에 여성이 종속적인 상태라는 것은 조금만 관심 있으면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동시에 주도성이 요구된다고 하니, 무슨 말인지 알겠고, 그 모순이 확 와닿는다. 


오랜만에 읽는 마츠모토 세이시 <모래시계> 지금 읽으면 어떨지 기대된다. 


무레 요코의 <이걸로 살아요>는 글은 여느글처럼 가볍지만 (경박한 가벼움 아니라 아니라 통통 튀는 가벼움) 내용은 다른 

에세이들보다 묵직한 느낌이다. 오래 쓰는 물건, 반려 물건과 환경에 관한 이야기.


어제 읽은 정보라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는 목차가 물속 생물들로 이루어져있다. 문어, 대게, 상어, 개복치, 해파리, 고래. 첫 단편인 문어부터 거의 시작하자마자 


"그러니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우리는 농성을 하고 있었다. 

고등교육법 개정안, 일명 강사법이라고 하는 것이 제정되었고, 예상대로 대량 해고 사태가 일어났고, 잘려서 열받은 선생님들이 대거 노조에 가입했기 때문에 우리 노조는 잠시 부흥기를 맞이한 것 같았지만 그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잘 모르겠고, 고등교육법 시행령과 대학 강사 제도 운영 매뉴얼에 따라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학교들 중에서 몇몇은 불분명한 채용 기준을 제시하며 예전에 하던 대로 학과에서 내정한 자기 사람들을 꽂아 넣고 자격을 갖춘 다른 학교나 전공 출신 강사들을 밀어내려 했고, 강사를 많이 자르고 적게 뽑았기 때문에 강사들이 주로 담당하던 교양 과목은 숫자가 대거 줄어들었고, 그리하여 학생들은 수강 신청을 할 수 없어서 담당 강사와 담당 학과에 수강 정원 증원을 요청하고 그래도 여전히 수강 신청이 안 되니까 교양 수업 대신 타 학과의 1학년이나 2학년 전공 수업을 신청하기 시작했고, 그리하여 인문계나 외국어문계 학과에서 개설한 수업들의 수강 정원이 갑자기 늘어났으며 그중 전공 기초 과목을 절반 이상 타과 학생들이 채웠고, 그래서 강의실이 터져나가고 수업의 질은 떨어지고, 강사의 업무량은 폭증했고, 한 학기쯤 시행령과 운영 매뉴얼에 따라 공개 채용과 임기 보장 등의 규정을 지키는 시늉을 하던 대학들은 강사법 제정 이후 몇 달 지나고 나니까 그렇게까지 법 규정을 꼼꼼하게 지키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슬금슬금 자체 규정을 정하거나 학과 내규를 들먹이면서 연줄과 인맥에 의존하여 쉽게 쓰고 쉽게 버리던 이전의 주먹구구식 강사 채용 방식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던 와중에..." 


아니, 이게 소설이여, 아무튼 데모하는 고대 정보라 강사님 대자보여.  

이전에 아, 취향이 아니야. 말하기 시작한 건 소설에 칼럼 써서였는데, 이 소설도 비슷하지만, 이 소설은 또 좋네. 

'그러니까 어떻게 된 일이냐면' 하고 시작하고, 타령하듯 줄줄 이어지는 게 술술 읽힌다. 내용은 고구마지만. '문어'가 제목이고, 시작하자마자 그걸 왜 먹었냐고 취조당하는 인물이 나오는 이 소설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서 말이다. 




그제 산 블루베리는 그릭 요거트와 살구 콩포트에 그래뇰라와 함께 뿌려 먹었다. 

넘 맛있었고, 후식으로 라면 먹고 싶은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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