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기다리고 있다.
계절의 흔들림에 종지부를 찍고 짧게나마 정착하게 해 줄,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 호우시절. 그 비가 오신단다. 

비를 기다리던 소년과 여인의 마음이 스크린을 뚫고 고스란히 전달됐던,
올해 가장 감성 돋게 만든 어느 여름날의 감성우화, <언어의 정원>. 

구두를 만드는 소년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미각 장애로 맥주와 초콜릿 맛만 느끼던 여인의 감각을 깨워주던, 레인.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 호우시절. 그리고 가을이 오면.
당신도 꼭 인사를 해 줘. 안녕, 나의 가을~  
이 비가 가을을 호출하면 널 만나러 갈게. 비처럼 가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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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불쑥 고개를 들이밀었다. 흘러간 여름이는 지나간 연인일 뿐.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으로. 새로운 연인 앞에서 책을 펴야 하는 것, 새 계절에 대한 예의다. 만나고 싶다.  


1.《영년

박흥용이다. 그것도 '국가'라는 화두를 들고 왔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지금-여기에는 국가가 없다. 아무리 국가가 지질할손, 국가기관을 움직여 댓글 따위로 공작을 하진 않는다. 국가의 탈을 쓴 기업이, 그것도 사회는 염두에 두지 않는 이익집단이 권력을 쥐고 흔들 뿐이다. '국가'라는 사회적 계약이 지켜지지 않는 시대, 우리는 지금 다시 국가를 사유해야 한다. 우리는 이 사회적 계약을 재고해야 한다.내 파란 세이버》로 처음 만났던 박흥용, 믿고 보는 이름이다. 






2.《먹거리와 농업의 사회학

먹거리를 맛과 먹는 문제로만 여기는 건, 가축이나 하는 짓이다. 먹거리에 대한 사유야말로 인간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유다. 먹어야 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거대농식품체제는 우리를 그것으로부터 떨어뜨려놨다. 그래야, 지배하기 쉬우니까. 아니나다를까, 우리는 풍부해진 먹거리 앞에 그만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입과 혀를 속여서라도) 맛있으면 그만이고, (사진찍기에) 예쁘고 그럴듯하면 그만이었다. 그 결과, 식사 대신 사료를 먹게 됐다. 제대로 먹기 위해, 사료가 아닌 식사를 하기 위해, 먹거리의 사회학을 길어 올릴 때다. 




3.《안나와디의 아이들

어찌 이 책을 외면할 수 있을까. 절대적 가난(빈곤)은 지금 지구가 처한 가장 시급하고 명백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누구나 그렇게 알고 있지만, 아무도 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또한 가장 큰 문제다. 도시빈곤 르포트타주의 걸작이라는 이 책은 그것을 가슴 아프게 상기시킬 것이다. '팩트'라는 씨줄과 '문학적 감성'이라는 날줄로 엮은 이 책에서 가난과 불평등이 그들이 게으르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닌 세계화와 기업의 욕심으로 빚어낸 구조적 결과물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 뭄바이라는 경제적으로 떠오르는 신흥도시는 그것을 함축적이고 압축하여 드러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바뀔 수 있을까. 



4.《건축만담

건축은 종합예술이다. 사람의 일상과 생활을 지배하는 중요한 오브제다. 사람은 건축을 만드나, 건축이 사람을 지배한다. 하지만 한국 대부분의 대도시에 건축이 없다. 돈이 되겠다싶어 쌓아올린 건물만 덩그러니 서 있다. 미학이나 미적 감각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흉포함 그 자체다. 그것은 곧 우리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러니 건축을 통해 삶을 성찰하거나 사유할 수가 없다. 다른 생각과 방식이 끼어들 틈이 없다. 《건축만담이 필요한 이유이리라.  





5.《불륜예찬

제목이 먹고 들어간다. 옳고 그르고를 차치하자. 왜 우리는 불륜이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을까. 그렇게 배워왔고 길들여졌다면,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불륜이 왜 나빠? 섹스는 감추고 숨기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알려주고선, 슬쩍 뒷북 치는 게 더 나쁜 거 아냐? 차라리 뻔뻔하게 불륜예찬이라고 선언하는 책은 어떤 내용을 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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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아 비브르(Savior vivre). 


'삶을 즐기며 삶답게!'라는 뜻의 프랑스를 대표하는 말이다. 

아마도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즐겨쓰는 말 중의 하나이리라.

 

이 말을 듣는 순간, 아니 정확하게는 그 뜻까지 알고 난 뒤, 

당신의 향을 온몸으로 흡입한 듯 저릿했다. 


'대박 나세요'라는 흔한 말 대신, '부자 되세요'라는 천한 말 대신,

지금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삶을 삶답게 살라는 말이 아닐까. 

 

그러니까, 아마도 그것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서 사랑하며 사는 것.

더불어 슬픔이 있고 아픔도 있으며 불행마저 함께 복작복작 잘 버무려진 삶. 


거기에, 예술이 있으며 詩가 있고, 뭣보다 삶이 있다. 그리고 당신. 

맛있는 것을 나눠먹고 서로의 잔에 술을 채워주며 싱거운 이야기에 낄낄대며 배를 잡고 실컷 웃고 헤어지면서 "안녕, 또 만나"라고 건네는 것. 이보다 좋은 삶이 있을라고. 


당신의 삶이 그러니 중요하다.

우리의 삶이 그래서 함께한다.


당신의 향기에 나는 여전히 취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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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삼 깨닫는 것이 있다.

 

촉각에 대한 것이다.
촉각의 지평이 확대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글을 읽을 때,
나는 내 몸을 스멀스멀 감싸는 어떤 에로틱함을 느낀다.

 

몽글몽글한 그 느낌, 그 짜릿한 촉각의 향연.
귀로 듣고, 눈으로 보면서 느끼는 촉각에 나는 그만 황홀경에 빠지고야 만다. 아~!

 

향도 마찬가지다.
온 몸을 저릿하게 만드는 그녀의 향은 에로틱, 그 자체.

 

그 향은 나를 만지고 더듬는다. 그리고 느끼게 한다.
섹스만큼이나 아름다운 향이다. 향이 촉각이라는 것 또한 요즘 내가 새삼 깨달은 것이다.

 

그것이 한여름 밤의 꿈인들 어떠랴.
나는 그 느낌으로 한 시절을 지내고 있음을.
비도 촉각이 될 수 있는 어느 한 시절을 관통하고 있음을.

 

나는 당신이, 고마운 것을. :)
커피 마시는 당신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다.
당신만의 커피잔이 되어 그 입술의 감촉을 고스란히 흡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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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그럴 때, 있을 수 있잖아.


세상이 날 향해 등을 돌릴 것 같은,

아무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을 때.


그럴 때에도, 나는 니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고 싶어. 


그러니까, 세상 따위 내동댕이쳐도 돼.

내가 너의 세상이 될게. 너는 나의 세상이고.

 

있잖아. 

가끔은 정말이지, 떨어져 있는 시간에도 니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



날 매혹시킨 너의 향기가 그렇게 그리워.

놀이동산 대관람차, 너만의 향기를 흡입하며 키스... 키스 그리고 키스.


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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