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금지"란 이 그림.얼마 전 회사를 떠난 한 선배의 책상에 붙어 있었다. 이지민의 <좌절금지>가 나오기 한참 전 부터....그 선배의 메신저 아이디도 "좌절금지"였다.긍정적 현상이었다. 왜냐구? "좌절금지" 로 바꾸기 전 아이디는 "우울모드"였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그 선배의 우울모드는 끝날 것 같지가 않았었다.이 그림은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 앞에 있는 표지판이라고 한다.절망으로 무릎 꿇고 쓰러진 사람 위에 쫙 - 붉은 줄을 긋고 경고 표시를 하고 있는 좌절 금지 표지판.그 선배의 책상에 붙어 있던 이 그림을몇몇 후배들이 복사해서 책상에 붙여 놓았다.그래서 지금은 사무실 곳곳에서 이 그림을 볼 수 있다.그 선배 환송회 때,난 이지민의 <좌절금지>를 선물했다.그 선배도, 옆에 있던 팀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이런 책이 다 있어?" 그 선배의 환송회가 9월 말이었고,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이었다. 그냥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선물했다. 그 선배가 이 책을 읽었는지는 모르겠다.아마도 안 읽었을 꺼다.읽었으면 잘 읽었다고 전화가 왔겠지.... 이지민의 <좌절금지>, 정말 재.미.있.다.특히 73~75년생들이 읽으면, 때론 웃느라 데굴데굴 뒹굴며 때론 웃다가 씁쓸함을 느끼며 때론 어렸을 때 기억에 잠기며 온갖 감상에 젖은 채로 책장을 넘길꺼다. <좌절금지>의 작가 이지민도 74년생,<좌절금지>의 두 주인공도 74년생, <좌절금지>를 키득키득 거리며 읽은 나는 73년생,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이 소설을 읽으며 문득 배수아의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가 떠올랐다. 몇살 차이 나지 않지만, 확실히 60년대생과 70년대생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엉뚱하기로 말하자면 <좌절금지>가 훨씬 엉뚱하지만,<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보다 훨씬 신선하고 따뜻하다.이지민은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을 갖고 있다.이지민의 소설에서 이유 없는 악역은 없다.잠깐 등장하는 택시 기사 하나에 까지 애정을 담아 묘사한다.기본적으로 이지민이 바라 보는 세상은 따뜻하다.이 소설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커피,하면 딱 하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가 뭐야? 깊이 생각하지 말고!" 도림 : " 디 카페인"락희(주인공) : " 음...커피란....7백원이지.""이제 각자 대답을 부연 설명해봐."도림 : "카페인을 자제해야 하니까.난 언제나 디 카페인 커피를 사놓는걸 잊지 않아."락희 : "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 원가가 7백원이래.나머지는 분위기 값이지.원가를 따져본 거야."경원(질문한 친구) : "일종의 심리 테스트인데,커피라고 말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무언가가 그 사람이 생각하는 사랑의 이미지래.커피 이즈 러브인 거지." ( 친구들 셋이서 한참 웃다가...) 도림 : "그럼 내 심리 속에는 사랑을 자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거야?" ( 이 말에 웃음을 터뜨리는 락희를 향해)도림 : " 그러는 넌.사랑에 원가 따지는 주제에."* 각주 : 그대로 옮기려니 너무 길어서 내가 드라마 대본식으로 각색했다.ㅋㅋ "커피"하면 생각나는 단어나 이미지? 수선 : " 아침에 일어나면 마시는거.안 마시면 자꾸 생각나는거."그렇다.나는 커피 중독이다.아침에 일어나면 한 잔 마셔야 잠이 깬다.그리고 하루 종일 마신다.너무 연한 커피도 싫어한다.딱 던킨 도너츠 커피 처럼 찐한게 좋다.그렇다면 나는 사랑 중독?일어나자 마자 사랑을 찾는 사랑지상주의자? 하루 종일 사랑을 받지 못하면 허전해하는 사랑 의존증? 이 심리테스트를 믿어야 하는 걸까?
수선이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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