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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금지 랜덤소설선 2
이지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좌절금지"란 이 그림.
얼마 전 회사를 떠난 한 선배의 책상에 붙어 있었다.
이지민의 <좌절금지>가 나오기 한참 전 부터....
그 선배의 메신저 아이디도 "좌절금지"였다.
긍정적 현상이었다.
왜냐구? "좌절금지" 로 바꾸기 전 아이디는 "우울모드"였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그 선배의 우울모드는 끝날 것 같지가 않았었다.

이 그림은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 앞에 있는 표지판이라고 한다.
절망으로 무릎 꿇고 쓰러진 사람 위에 쫙 - 붉은 줄을 긋고 경고 표시를 하고 있는 좌절 금지 표지판.

그 선배의 책상에 붙어 있던 이 그림을
몇몇 후배들이 복사해서 책상에 붙여 놓았다.
그래서 지금은 사무실 곳곳에서 이 그림을 볼 수 있다.

그 선배 환송회 때,
난 이지민의 <좌절금지>를 선물했다.

그 선배도, 옆에 있던 팀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
"이런 책이 다 있어?"

그 선배의 환송회가 9월 말이었고,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이었다.
그냥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선물했다.

그 선배가 이 책을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안 읽었을 꺼다.
읽었으면 잘 읽었다고 전화가 왔겠지....

이지민의 <좌절금지>, 정말 재.미.있.다.
특히 73~75년생들이 읽으면,
때론 웃느라 데굴데굴 뒹굴며
때론 웃다가 씁쓸함을 느끼며
때론 어렸을 때 기억에 잠기며
온갖 감상에 젖은 채로 책장을 넘길꺼다.

<좌절금지>의 작가 이지민도 74년생,
<좌절금지>의 두 주인공도 74년생,
<좌절금지>를 키득키득 거리며 읽은 나는 73년생,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이 소설을 읽으며 문득 배수아의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가 떠올랐다. 몇살 차이 나지 않지만, 확실히 60년대생과 70년대생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엉뚱하기로 말하자면 <좌절금지>가 훨씬 엉뚱하지만,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보다 훨씬 신선하고 따뜻하다.

이지민은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을 갖고 있다.
이지민의 소설에서 이유 없는 악역은 없다.
잠깐 등장하는 택시 기사 하나에 까지 애정을 담아 묘사한다.
기본적으로 이지민이 바라 보는 세상은 따뜻하다.

이 소설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

"커피,하면 딱 하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가 뭐야? 깊이 생각하지 말고!"

도림 : " 디 카페인"
락희(주인공) : " 음...커피란....7백원이지."

"이제 각자 대답을 부연 설명해봐."

도림 : "카페인을 자제해야 하니까.난 언제나 디 카페인 커피를 사놓는걸 잊지 않아."
락희 : "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 원가가 7백원이래.나머지는 분위기 값이지.원가를 따져본 거야."

경원(질문한 친구) : "일종의 심리 테스트인데,커피라고 말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무언가가 그 사람이 생각하는 사랑의 이미지래.커피 이즈 러브인 거지."

( 친구들 셋이서 한참 웃다가...)

도림 : "그럼 내 심리 속에는 사랑을 자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거야?" ( 이 말에 웃음을 터뜨리는 락희를 향해)
도림 : " 그러는 넌.사랑에 원가 따지는 주제에."


* 각주 : 그대로 옮기려니 너무 길어서 내가 드라마 대본식으로 각색했다.ㅋㅋ

"커피"하면 생각나는 단어나 이미지?

수선 : " 아침에 일어나면 마시는거.안 마시면 자꾸 생각나는거."

그렇다.나는 커피 중독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한 잔 마셔야 잠이 깬다.
그리고 하루 종일 마신다.
너무 연한 커피도 싫어한다.
딱 던킨 도너츠 커피 처럼 찐한게 좋다.

그렇다면 나는 사랑 중독?
일어나자 마자 사랑을 찾는 사랑지상주의자?
하루 종일 사랑을 받지 못하면 허전해하는 사랑 의존증?

이 심리테스트를 믿어야 하는 걸까?

수선이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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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4-11-21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 " 커피? 뜨거운거. 식은 커피는 차라리 안마시지. "



이거....이거... 연애를 길게는 못할 스타일아닐까요? 후다닥 불꽃튀다가 금방 식는. 그나저나 다시 충전 되셨나 보죠? 글 올리신걸 보면. ^^V


kleinsusun 2004-11-21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 가장 길게 해보신게 얼마쯤?ㅋㅋ

울팀 김대리는 1달을 못넘겨요. 지금도 어디서 선을 보고 있을 듯...

충전하고 있어요.근데 이번 감기 장난 아니네요.감기 조심하세요!

플레져 2004-11-2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지형에서 이지민으로 이동한 그녀가 부디 성공하기를 바래요. 제게 커피는, 불면증! 한 잔 이상 마시면 잠을 못잔답니다. 커피 중독에서 헤어나온 후 3년간 끊었다가 다시 마시면서 생긴 버릇이에요. 한 잔 이상은 안됨. 커피 금지! 추천 놓고 갑니다~ ^^

kleinsusun 2004-11-2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 중독에서 해방되셨어요? 우와......대단한 의지력!!! 짝짝짝.

의사한테도 커피를 줄이라고 경고 받았는데, 정말 어렵네요.

나의 커피 탈출기 이런거 쓰신거 있나요? 좀 갈켜 주세요!ㅋㅋ

플레져 2004-11-2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안먹어요. 넘 시시하죠? 그냥 생각나도 안 마셔요. 정말 시시하넹... ㅎㅎ근데 그런 날들이 하루 이틀 쌓이면 어느날 커피 대신 유자차를 마시는 나를 만나게 된답니다...^^

비로그인 2004-11-22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나도 안 마신다라... 전혀 시시하지 않죠. 거의 impossible하게 느껴지는 군요. 마음이 일면 몸이 반드시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

kleinsusun 2004-11-2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 다녀 왔어요. 의사가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경고하더군요.

감기에 나쁘다고.... 그래서 유혹을 뿌리치고 녹차라떼를 마시고 있어요.

플레져님의 놀라운 의지에 다시 한번, 짝짝짝!

icaru 2004-12-24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커피란...담배의 대용품... 생을 관조해야 할 상황이 아닐 때에...생을 관조하게끔 하는 위력을 갖는...각성제!! ㅋ

님~!! 님의 문체가 귀엽고, 깨물고 싶게 발랄해서... 70년대 후반생으로 봤더라는 복순언니..ㅋ

저도 73과 75에 끼인 년생이그덜랑요..~ 님 반가워용

코마개 2005-02-21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난 커피 하자마자 자판기 생각했는데. 하긴 나의 사랑에 대한 인식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음이 사실이예요. 그나저나 이 책 읽으면 좌절이 금지 되나요? 제가 지금 깊은 좌절의 늪에 빠져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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