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학생을 위한 2007년 추천도서(고려대 공대 선정)
분야 저자
우리글바로 쓰기,논리적사고 우리글 바로쓰기 I·II·III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말 바로쓰기논리는 나의 힘논리의 기술The Elements of Style 이오덕 한효석 이수열 최훈 바버라 민토 William Strunk Jr
과학기술이야기 침묵의 봄뉴턴과 아인슈타인, 우리가 몰랐던천재들의 창조성과학이란 무엇인가괴델과 아인슈타인 E=mc2우주의 구조생산력과 문화로서의 과학기술인간에 대한 오해부분과 전체거의 모든 것의 역사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생태학, 그 열림과 닫힘의 역사 레이철 카슨홍성욱·이상욱 외앨런 차머스 팰레 유어그라우 데이비드 보더니스 브라이언 그린 홍성욱 스티븐 제이 굴드 하이젠베르크 빌 브라이슨 로얼드 호프만 도널드 워스터
수학이야기 수학의 몽상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수학, 문명을 지배하다수학, 천상의 학문수학을 만든 사람들 상·하 자연의 패턴 이진경사이먼 싱모리스 클라인존 배로ET 벨 이언 스튜어트
철학·역사 철학콘서트참을 수 없이 무거운 철학 가볍게 하기2철학과 굴뚝청소부동양철학에세이논어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장자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편지 1∼5삼국사기삼국유사 황광우 도널드 팔머 이진경 김교빈·이현구이강재 e=2>장일순오강남박은봉 김부식 일연
삶의 지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강의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학문의 즐거움간디자서전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삶의 의미를 찾아서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인권과 소수자 이야기페미니즘의 도전 신영복신영복헬레나 노르베리-호지 히로나카 헤이스케간디달라이 라마빅터 프랭클정약용 강만길박경태 정희진
경영·경제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경제학 콘서트사다리 걷어차기프로페셔널의 조건소유의 종말지식의 지배설득의 심리학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내일의 금맥 토드 부크홀츠팀 하포드장하준피터 드러커제러미 리프킨레스터로버트 치알디니짐 로저스마크 파버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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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언제나 공부를 하는 곳이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취업 준비생들은 새벽같이 열람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치러왔다. 참고서가 아닌 책을 보기 위해 도서관에 가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지는 주객전도의 상황. ‘공부방’이 아닌 도서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규모는 작지만, 특별한 다섯곳의 도서관을 찾아갔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도자기를 굽고, 공원을 산책하며, 만화책에 파묻힐 수 있는 곳.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도약 중인 신나는 도서관, 즐거운 도서관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책 테마파크

책을 들고, 미술품 한번 보고, 숲 향기 한번 마시고

이용시간: 10:00~18:00(월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
찾아가는 길: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에서 내려 119, 1500-2, 1005-5, 3, 22, 17, 3-1번 버스 이용
이용문의: 031-708-3588, www.snart.or.kr

겨울의 공원은 소슬하다. 잎을 떨군 나무들, 차갑게 굳어진 흙바닥은 가슴속까지 시리게 만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1월의 주말, 분당 율동공원의 공기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뽀얀 입김으로 가득하다. 손을 꼭 잡은 연인에서 느긋하게 유모차를 밀고 가는 부부까지 방문객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에 공원 속 공원이 있다. 책 테마파크, 성남문화재단의 운영 아래 지난해 4월 문을 연 이곳은 설치미술가 임옥상, 건축가 승효상, 시인 김정환의 합작품이다. 책을 의미하는 각 나라의 언어들이 표지판처럼 세워진 ‘바람의 책’을 통과하면, 건물의 한면 전체에 훈민정음을 새겨넣은 거대한 조형벽이 손님을 맞이한다. 벽면 옆으로는 건물을 감싸는 산책로이자 책의 역사를 그림과 문자로 새겨넣은 ‘시간의 책’이 미로처럼 이어진다. “엄마, 여기 아톰도 있어!” 벽화를 더듬으며 신이 난 아이들이 재잘대는 사이, 부모들의 카메라 셔터도 쉬지 않고 움직인다.

그렇다면 정작 도서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굽이굽이 꺾인 미로를 빠져나가면 ‘공간의 책’, 말 그대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가 등장한다.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책을 쌓아놓고 문자의 세계에 빠져든 사람들의 모습은 여느 도서관 풍경과 다를 바가 없지만, 공간의 분위기만큼은 색다르다. 분홍빛 꽃을 틔운 나무, 천장 곳곳에 자리한 색색의 말풍선들은 이색 카페를 연상케 한다. 책을 든 사람들이 자리를 잡는 것이 아니라 건물 밖으로 총총히 걸음을 옮기는 광경도 특이하다. 뒤를 따라가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도서관 뒤편의 잔디밭은 한가로이 앉아 책을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기린, 자동차 등 다채로운 조형물 사이에 돌로 만든 벤치가 놓여 있고, 그 위에는 김정환 시인의 자작시가 꼼꼼히 새겨져 있다. “일반적인 도서관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책을 주제로 한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박봉석 사서의 말처럼 책 테마파크는 도서관, 미술관, 공원이 한데 어우러져 화음을 빚어내는 공간이다. 매서운 날씨에 움츠려들지 않고 발걸음을 옮긴다면, 얼음조각 교실(1월27~28일) 등 겨울에만 가능한 이벤트도 더불어 선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마음의 양식도 쌓고 나만의 취미도 살리고

이용시간: 09:00~18:00(월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
찾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 서대문 독립공원 내
이용문의: 02-360-8600, www.sdmljalib.or.kr

미담을 소개하는 지면이나 방송을 통해 한번쯤 들어보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진아라는 이름에 “그게 누구야?”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사람이 더욱 많지 않을까. 2003년 어학연수차 미국에 가 있던 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의류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 이상천씨는 딸을 기리는 뜻으로 도서관 건립 사업에 50억원을 기부했다. 그 돈이 씨앗이 되어 이진아기념도서관은 이진아씨의 25번째 생일인 2005년 9월에 탄생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딸을 위해 만든 도서관이란 어떤 모습일까. 눈이 채 녹지 않은 서대문 독립공원을 관통해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니 붉은 벽돌의 아담한 건물이 나타난다.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이진아씨의 모습을 담은 벽화다. “책 좋아했던 딸을 그리며, 가슴에 묻는 대신 영원히 살리기로 결심하다”는 아버지의 글귀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안내 데스크에 마련된 책자를 펼쳐드니 빼곡하게 들어찬 문화 프로그램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발레스쿨, 과학놀이 등 유아 프로그램을 비롯해 도예, 컴퓨터 등 성인 강좌까지 모양새가 여느 문화센터 못지않다. 개관 당시 9개반으로 출발한 문화 프로그램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57개반으로 늘어났고, 800여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이정수 팀장의 말을 빌리자면, “특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열이 높은 지역 주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강좌를 수강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함을 느낄 필요는 없다. 일반 열람실을 없애고 자료실의 기능을 강화한 이진아기념도서관의 주인공은 누구보다도 순수하게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이들이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골랐다면, 4층 종합자료실에 앉아 책장을 넘겨보자. 독립공원을 향해 활짝 트인 창밖 풍경은 눈의 피로를 씻어주는 작은 청량제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

옛날 만화부터 유럽 만화까지

이용시간: 09:00~18:00(월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1번 출구,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내
이용문의: 02-3455-8331, www.ani.seoul.kr

꼴깍, 침을 삼키는 소리가 정적을 깨뜨린다. 다시 침묵. 서걱대며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다. 사법고시라도 앞둔 것일까. 하지만 웬걸, 자그마한 도서관을 가득 메운 것은 갓 열살을 넘겼을 법한 꼬맹이들이다. 아이들을 몰아의 경지로 몰고 간 것은 다름 아닌 만화책. 책장 사이의 공간이란 공간은 모조리 점령한 아이들은 양반다리를 한 채 초밥왕과 개똥이를 만나는 중이다.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안에 자리한 만화의 집은 이름 그대로 국내외 만화책을 모아놓은 공간이다. 둘리와 도우너, 또치가 손짓하는 입구를 지나 1층 도서정보실에 들어서면 3만여권의 만화책이 손님을 반긴다. SF, 무협, 추리, 로맨스 등 장르별로 꼼꼼히 분류된 ‘장서’들을 읽는 것은 물론 무료. 문을 닫기 전까지 한권이라도 더 보겠다는 각오로 무장한 아이들은 잡담 한마디 주고받지 않고 열독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만화에 대한 애정을 간직한 성인이라면, <13> <리드뱅> 등 일반 서점이나 대여점에서는 접하기 힘든 유럽 만화들이 무엇보다 반가운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공짜 만화로 충분히 배를 채웠다면 소화도 시킬 겸 계단을 올라가보자. 벽면을 장식한 <마린 블루스> <파페포포 메모리스>의 주인공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전시실이 나타난다. 발소리를 내는 것조차 부담스럽던 아래층과는 대조적으로 전시실은 시끌시끌 높낮은 목소리들이 넘쳐난다. “엄마, 얘는 외계인이야?” “진짜 웃기게 생겼다~.” 캐릭터 모형에 바짝 달라붙어 눈을 빛내는 아이들도 신이 났지만, <소년세계> <어깨동무> 등 옛날 잡지를 앞에 두고 “이게 엄마가 어렸을 때 보던 거야?”라며 은근한 향수를 표하는 어른들도 흥이 오른 눈치다. 남산 언덕의 만화세계에 입장하기 위해선 잊지 않고 두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물리도록 만화책을 보기 위한 마음의 준비, 그리고 신분증.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정(情)으로 통하는 도서 사랑방

이용시간: 09:00~18:00(월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
찾아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에서 내린 뒤 1215번 버스 이용, 홍릉초등학교 앞 하차
이용문의: 02-960-1959, www.L4D.or.kr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인간 세상 생겨났다네~.” 한복 의상을 차려입은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목소리를 뽐낸다. 15명의 아이들이 3개월 동안 연습해온 뮤지컬 <삼신할망>을 마침내 선보이는 날, 객석은 공연을 보러온 아이들과 어른들로 꽉꽉 들어찼다. 어린 배우들이 입을 모아 합창을 선보일 때마다 박수와 함께 플래시가 펑펑 터져나온다. 한껏 달아오른 공기가 콘서트장 부럽지 않은 이곳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의 시청각실이다. 청량리2동 홍릉공원 옆에 자리한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은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개관한 지 이제 반년 남짓이지만, 회원 수만 1만2천명에 일일 방문객이 3천여명에 이른다. 자그마한 신생 도서관이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을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도서관을 잠시라도 둘러본 이라면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의 가장 큰 힘은 바로 사람이다. 이우정 관장과 17명의 사서들은 “무섭고 딱딱한 도서관이 아닌 친근한 도서관”을 목표로 “백화점 수준의 서비스”를 보여주자는 의견을 모았다. 쉽게 사서를 찾을 수 있도록 유니폼을 맞추어 입었고, 사무실이 아닌 각층에 나가 직접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우선 업무로 삼았다. 뮤지컬 공연처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와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음은 물론이다. 사서들과 함께 도서관의 얼굴을 이루는 것은 지역 어르신들. 이웃 할아버지, 할머니가 일원이 되어 운영하는 도서관의 공기는 따뜻하고 편안할 수밖에 없다. “사서들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어르신들은 도서관에 자주 오는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한다”는 김정규 사서의 이야기는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이 지역사회와 맺고 있는 끈끈한 관계를 말해준다.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도서관. 그곳에는 책의 향기만큼이나 진한 사람 내음이 가득하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동화 놀이터

이용시간: 09:00~18:00(월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8번 출구, 도보로 5분 소요
이용문의: 02-3451-0800, www.nlcy.go.kr

“봄비가 내렸습니다. 강아지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돋아났습니다.” 소곤소곤 동화를 들려주는 어머니와 호기심으로 눈을 빛내는 아이. 여느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24시간을 채우고도 모자랄 이야기보따리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 역삼동 옛 학위논문관 자리에 들어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진 책의 놀이터다. 부모의 손을 잡거나, 또래끼리 무리를 이루어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이 가장 많이 향하는 곳은 어린이 자료실. 동화책과 그림책이 모자람없이 준비되어 있는 까닭도 있지만, 공간 자체가 아이들의 몸에 맞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신발을 벗은 채 편안히 앉을 수 있는 마룻바닥, 동그랗게 배열된 테이블, 낮고 넓게 만들어진 서가와 발 받침대 등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에서 섬세한 배려가 묻어난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는 공간인 ‘그림책 나라’가 별도로 마련된 것도 그 같은 맥락이다. 근처에 이사온 뒤 매주 한두번은 꼭 도서관을 찾는다는 소연이 어머니는 “책의 종류가 다양하고 보관 상태도 좋다”며 “애가 도서관에 가자고 하도 졸라서 요새는 힘들다”며 고충(?)을 털어놓는다. 어린이 자료실 맞은편의 외국 아동 자료실은 성인들에게도 매력적이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각국 동화책들이 서가를 장식한 가운데, 자료실 한편에서는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외국문화여행’이 진행 중이다. 현재 여행의 목적지가 된 곳은 터키. 전통 민담집부터 <내 이름은 빨강>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낯선 세계의 안내서로 마련됐다. 파트너가 되어줄 아이가 없다 해도 망설일 필요는 없다. 그림책을 놓고 투닥대는 아이들의 정겨운 소음이 귀를 간질이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동화 속 세계 이상의 행복감을 안겨줄 테니까.

글 : 최하나
사진 : 오계옥  
사진 : 서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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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커즈와일의 미래예측 <특이점이 온다> 외
2007.02.02 / 편집부 

30년 후면 나도 사이보그?
레이 커즈와일의 미래예측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의 상상력은 끝이 없어 보인다. 종이자료를 디지털화한 ‘커즈와일 읽기기계’를 발명해 시각 장애인에게 새 세상을 열어줬던 발명가 커즈와일은 인간의 육체인 뇌를 디지털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뇌 속 기억도, 뇌가 느끼는 감성도 모두 디지털로 완벽히 포획된다는 것.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무너진 사이보그도 곧 등장한다. 나노로봇을 이용해 심장을 수선하고 뇌도 재이식하면서 수명도 무한갱신된다. 그 시점은 100년 후도 아니고 2040년. 물론 이런 미래예측들엔 최신 과학정보에 근거한 꼼꼼하게 논증이 뒤따른다. 커즈와일은 검증된 미래학자다. 1985년 저서에서 “1998년이면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것”이라 예언했고 이는 1997년 인간과 컴퓨터의 체스대결에서 컴퓨터 딥블루가 승리하면서 입증됐다. 1990년대 중반 세계가 월드와이드웹으로 연결된다는 예측도 현실이 됐다. 그러나 이번 책의 주장들은 워낙 급진적인 만큼 “세상을 보는 눈을 바꾼 책”이라는 지지에서 “특이점 세일즈맨”이라는 비판까지 반응이 다양하다. 2005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가장 블로깅 많이 된 책’ 13위는 이런 논란을 반영한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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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7-02-04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일까????
 

책장에 꽂힌 박물관
콜렉터를 위한 기획 도서 바람
2007.01.22 / 박수진 기자 

웹이라는 저장고에 자신의 취향을 수집, 소장하는 요즘 시대, 대중 취향의 냄새에 예민한 출판사들이 잇달아 소장할 수 있고 소장하고 싶은 책들을 내놓고 있다.

한 소녀는 수학여행 때 구입한 부엉이 기념품이 너무 좋았다. 오죽했으면, 부엉이를 키워드로 30년간 수집해온 공예품을 동원해 부엉이 박물관을 만들었다. 어느 인테리어 사업가는 우연히 맞닥뜨린 아프리카 구루족 가면 문양의 매혹에 빠져 제주도와 서울 대학로 두 군데에 아프리카 박물관을 열었다. 소유욕의 저장소 박물관. 현대인들의 수집욕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웹이라는 저장고에 자신의 취향을 수집, 소장하는 요즘 시대, 대형 박물관에서만 역사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은 꺼내들기조차 민망하다. 그리고 대중 취향의 냄새에 예민한 출판사들,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연말 연초, 소장할 수 있고 소장하고 싶은 책들이 서점가에 등장해 눈길을 끈다. <셜로키언을 위한 주석달린 셜록홈즈>(이하 <주석달린 셜록홈즈>) <다빈치의 세계> <셰익스피어의 시대> <대장정, 세상을 뒤흔든 368일>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이하 <지도로 보는 세계사>) 등등. 제목만으론 얼핏 유사성을 찾기 힘든 이 책들은 강력한 두께, 문자를 압도하는 비주얼, 독특한 판형, 그리고 소유욕을 부추기는 양장본 커버로 치장하고 우리 눈을 뒤흔든다.

리더(Reader)에서 콜렉터로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는 12만 원이라는 숨 멎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예약주문만으로 1천5백 부를 판매하는 성과를 보였다. 세계적 사진작가 얀 베르트랑의 항공사진을 모은 다큐멘터리 일러스트집 <하늘에서 본 지구>는 프랑스에서만 판매부수 1백만 부를 넘기며 한국 출판시장에까지 진출해 ‘고가 마케팅’ 붐을 일으켰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이런 책들이 독자에게 먹히고 계속 출간계획이 잡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예전에 리더(Reader)라고 불렸던 독자들이 점차 콜렉터(Collector)로 변하고 있다." 콜렉터의 속성 중 하나는 단연 마니아성이다. 이 책들은 콜렉터로 변모한 독자들의 의식을 파고든다. <주석달린 셜록홈즈>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셜로키언’이라 불리는 셜록 홈즈 광팬들에게 홈즈의 사무실이 위치한 베이커가 221번지는 로망의 장소다. 그들은 혹시나 창틈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뒷짐진 채 잰 걸음으로 방 안을 서성이는” 홈즈의 그림자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홈즈를 연구하는 이들 중에는 아직도 홈즈가 생존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주장의 근거는 홈즈의 죽음을 시사지 ‘타임스’가 보도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는데, 믿거나말거나 그래서 홈즈는 셜로키언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다. 셜로키언들은 홈즈의 흔적이라면 무엇이든 찾으려 애쓴다. <주석달린 셜록홈즈>는 이 점을 간파하고 책 속에 홈즈의 자취가 느껴지는 실사 사진을 곳곳에 배치했다. 홈즈와 왓슨, 또는 홈즈가 맡은 사건 의뢰인이 마차를 타고 지나던 체링크로스역의 사진, 홈즈 사무실이 위치한 베이커가를 지나는 사륜마차 사진 등이 그런 것들이다. 번역자가 “과한 듯도 하다”고 말하는 1천 개의 주석도 마니아들에겐 그저 감사 거리다. 이 세세한 주석 구절들을 통해 홈즈에 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 묘사된 그의 손 비비는 버릇이 평소 습관인지, 코카인 중독으로 인한 손 떨림인지, 1888년은 홈즈와 왓슨이 알게 된 지 몇 년째인지 등등 별 걸 다 말이다. 이미 몇몇 출판사에서 홈즈 전집이 출간됐지만 <주석달린 셜록홈즈>의 기획, 출판은 소장용 시장인 ‘마니아 틈새시장’의 미래와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다. 홈즈만으로 끝내겠다는 것도 아니다. <빨강머리 앤> 등이 <주석달린 셜록홈즈>에 이어 ‘주석 달린 고전 시리즈’ 차기작으로 대기 중이다. 짐작컨대 앤의 대사 하나 하나를 기억하고 앤의 주근깨 수까지 헤아리며 앤 피겨 구매에 월급을 다 털어 넣었던 마니아들을 침 흘리게 할 만하다. <지도로 보는 세계사>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기획된 구석이 있다. 유명 추리소설인 <캐드펠 시리즈>를 읽으며 12세기 왕권전쟁이 일어난 곳이 정확이 어디인지 궁금해 잠 못 이루던 이들, 15세기 30년간 일어났던 장미전쟁의 흐름을 한 눈에 꿰고 싶어 했던 역사 폐인들의 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지도로 보는 세계사>를 기획한 출판사 생각의 나무 임윤희 차장은 “마니아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대가 기획의 시초였다”고 말한다.

하나의 챕터, 하나의 전시관

책 속에 스토리는 없다. 대신 손으로 만져지는 정보들이 가득하다. 청아 출판사의 <셰익스피어의 시대> <다빈치의 세계>는 책의 각 챕터가 박물관의 전시관 역할을 한다. <셰익스피어의 시대>에선 책장을 넘기며 셰익스피어 생존의 증거들을 만질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아버지가 쓰레기를 불법으로 쌓아놓아 받았다는 벌금형 선고문서를 직접 펴볼 수 있고, 1564년 4월 거행된 셰익스피어의 세례기록도 마치 동사무소에서 떼보는 양 확인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결혼 허가증서, 딸 수재너 셰익스피어와 쌍둥이 햄넷, 주디스의 세례등기, 햄넷의 어린시절 사망으로 인한 매장 등기부 등은 셰익스피어 후손들의 삶까지 읽게 한다. 런던에서 활동하던 셰익스피어의 저택 계약서 관련 문서를 보는 게 무슨 재미냐는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문서들은 대문호가 살던 시대, 그의 주변을 흐르던 공기를 짐작케 한다. <다빈치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르네상스맨'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무한한 관심사와 삶의 궤적들이 X축, Y축 좌표 사이에서 한 치의 오차 없이 그려진 느낌이다. 다빈치의 고뇌, 성취, 좌절 같은 '평전'류의 정보보다는 예술가, 과학자, 해부학자, 기하학자, 지도제작자, 비행기계 설계자, 군사 기술자 등 숨 찰 만큼 다방면의 지식인으로 시대를 앞서가던 다빈치의 지적 요소들이 페이지마다 종횡으로 펼쳐진다. 현존했더라면 '모나리자'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을 거라는 '무릎을 꿇고 있는 레다와 백조' 습작, 그가 설계한 낫으로 움직이는 전차와 탱크 등을 실컷 만지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의 바다에선 결코 얻어낼 수 없는 고급스러운 입체 정보들이 한 권의 책 안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삽화의 유혹



삽화는 대부분 글의 도우미다. 읽는 이에게 책과의 거리감을 좁혀주는 안내인이라고 할까? 하지만 때로는 문자를 압도하는 절정의 삽화들이 행간의 의미에 풍부한 이미지를 수혈해 독자를 더욱 끌어당긴다. 이미지만으로도 한 권의 책이 되는 삽화, 소장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당연하다. <대장정, 세상을 뒤흔든 368일>(이하 <대장정>)은 파워풀한 삽화의 에너지가 발산되는 책이다. 중국 판화가 선야오이가 6년의 공력을 들인 926컷의 판화 삽화가 국민당의 습격을 피해 길을 떠나야만 했던 중국 인민 30만명의 한 걸음 한 걸음을 굵은 선으로 웅변한다. 선야오이는 약 1만 킬로미터, 코스마다 설산과 초지가 기다리는 대장정 길을 두 번 오가며 생생한 소재들을 수집해 페이지마다 거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림을 그려냈다. “양쪽 군대의 전투는 치열했다”라는 평범한 한 줄의 문장은 무더기로 쌓여 있는 홍군의 시체, 치켜뜬 눈으로 이 광경을 목도하는 국민당 어느 병사의 눈빛이 더해져 가슴을 서늘케 한다. 동지들의 시체가 둥둥 떠다니는 핏빛으로 변한 샹강을 바라보는 혁명 지도자 주덕라이의 비분에 떠는 눈빛은 스크린에 새겨졌던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의 타는 듯한 눈빛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대장정>의 절절한 926컷의 삽화들은 이렇게 1934~36년, 당시의 사진이 표현하지 못하는 인간의 표정을 담아 재현한다. 그 삶의 증거를 소유하고 싶은 이들에겐 매혹적인 책이다. <주석달린 셜록홈즈>의 경우도 비슷하다. 마치 홈즈의 짝패처럼 여겨지는 시드니 패짓의 삽화뿐 아니라 W. H. 하이드, 댄 스미스, 밀턴 워슈컬, 필 메이, 익명의 삽화가까지 홈즈를 펜으로 형상화했던 거의 모든 삽화가들의 삽화를 동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삽화가들이 각각 느꼈던 자기만의 홈즈, 셜로키언이 아니어도 흥미진진하다. 자, 당신의 책장엔 무엇이 꽂혀 있나? 원한다면 세계의 다양한 역사적 자료가 담긴 박물관을 지금 책장에 꽂을 수 있다.

사진 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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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화> 전 2권 로저 에버트 지음/ 윤철희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4년 전 번역 출간된 로저 에버트의 영화평론집 <위대한 영화>의 2권이 나왔다. “위대한 영화 베스트 100”이 아니라 “위대한 영화 중 100편”에 관한 글이라는, 머리말의 세심한 일러두기를 독자가 유념한다면 저자는 더욱 기뻐할 것이다. 엄지손가락과 별점의 ‘대마왕’처럼 간주되는 평론가지만 에버트는 랭킹과 리스트 작성을 “멍청한 짓”이라고 일축한다. 그럼 왜 하냐고? 글쎄. 어물전 주인이 비늘 다듬기 싫다고 안 할 수야 있나, 정도가 에버트의 입장이다. 이 책에 실린 100편의 영화 중 99편은 이른바 ‘데렉 말콤 테스트’를 거쳤다. 데렉 말콤은 <가디언>에 오랫동안 기고한 평론가인데 “이 영화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는 상상을 견딜 수 있을까, 없을까?”를 자문하며 영화를 분류했다고 한다. 테스트를 통과 못하고도 수록된 영화는 20세기 초 미국의 인종주의가 반점처럼 박혀 있는 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이다. 2권의 번역은 1권보다 매끈하고 정확하다. 이번 기회에 1권의 거친 번역을 꼼꼼히 바로잡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로저 에버트가 <시카고 선 타임스>에 영화평을 기고한 지 올해로 무려 40년이다. 이 성실한 평론가는 “강한 자가 오래 남는 것이 아니라, 오래 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 간혹 궤변에 인용되는 구절이긴 하지만- 을 증명한다. 그의 관록 덕에 <위대한 영화>의 독자는 <스카페이스>가 <소프라노스> 같은 후예들에 섬광이 가려졌으나 본디 얼마나 충격적인 영화였는지 등등의 통시적 고찰을 즐길 수 있다. 일간지 평론가, 그것도 매체에 따라 독자층이 구별되는 유럽과 달리 10대에서 할아버지까지 보편적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미국 일간지의 평자로 단련된 그의 글은 쉽고 유머러스하며 적당히 허풍스럽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 “이 영화는 감상을 금지시켜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되풀이해 감상하며 매혹될 것이다.” 또한 그의 글은 아이디어가 선명하다(그래서 마케터가 인용하기도 그만이다). 덤으로, 에버트의 평에는 풍부하고 오랜 취재 경험만이 얹어줄 수 있는 흥미로운 팁이 있다. 초라한 단역으로 커리어를 마감해가던 버스터 키튼이 1965년 베니스영화제 회고전에서 갈채를 받으며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박수소리는 근사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라고 화답한 사실을 에버트가 회고할 때 우리는 솔깃해진다. 무엇보다 로저 에버트는, 빠른 대신 얄팍해도 좋은 것이 저널리즘 비평이라고 내심 믿는 게으른 글쟁이들에게 만만히 인용될 평론가가 결코 아니다. 이 책의 독자는 그의 통찰력을 이를테면 <당나귀 발타자르>의 시점 묘사에서, 에릭 로메르 영화의 풍미 분석에서,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니콜라스 케이지 연기 품평에서 확인할 것이다.

글 : 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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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1-1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잘 읽었습니다. 비평에도 관심 많으세요? 저는 어떻게 하면 비평의 세계에 들어갈수 있을까 기웃거리는 단계입니다. 서재에 종종 오곤 했어요. 또 오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07-01-14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할놈의 택배회사 때문에 어제 올 책이 월요일날 온다더군요..^^
그 중에 저 두권도 포함되었습니다..^^

키노 2007-01-1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라님/안녕하세요. 그래요.저두 기웃거리다 말았는데 ㅎㅎㅎㅎ 라라님에게 한수 배워야 겠는데요^^
메피스토님/역시 신청하셨군요. 저는 지금 재는 중입니다. 신청할지 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