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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Yellow River II ( 대황하 ll)
소지로 (Sojiro)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1990년 1월
평점 :
품절
전자음악이 발달하고 시각을 자극하는 뮤직비디오까지 등장하면서 귀로 음미하던 종전의 어쿠스틱한 사운드는 좀 더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사운드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요즘처럼 정신이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인간의 자율신경계를 자극하지 못하면 대중들에게 쉽게 잊혀지게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고 각박해질수록 사람들은 예전의 향수에 쉽게 젖어들기 마련이며 무엇보다도 자연적인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마련인 것입니다.그러한 경향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뉴 에이지라고 불리는 새로운 음악적 장르까지 생기면서 심지어는 웰빙음악이라는 형태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소지로의 사운드는 그러한 음악적 경향에 가장 근접한 음악이 아닐까 합니다.이태리어로 ‘거위새끼’를 의미한다는 오카리나를 직접 만들어서 음악을 하는 그의 사운드에서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베어나오는 것 같습니다.그것은 아마도 그의 자족하는 생활자세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본의 NHK와 중국이 공동제작한 대황하의 배경음악을 맡아 줄 사람으로 많은 뮤지션들이 거론되다가 그를 선택한 것은 NHK에게는 커다란 행운이었다고 할 것입니다.소지로는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대사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였음인지 전체적인 사운드는 화면을 따라가면서 거기에 ?上?만들어진 것처럼 아주 안정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트랙의 황하기행에서는 제목에서 연상이 되듯이 오카리나의 독주로 시작되다가 서서히 고음으로 처리되는 신디사이저와 드럼의 연주가 황하를 끼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여행자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두 번째 트랙의 이방민족의 사운드는 기본적으로 황하기행에서와 유사한 멜로디로 진행되는데 후반부에 가서는 잔잔히 이어지는 피아노와 부드러운 비트의 드럼소리가 오카리나와 절묘한 어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세 번째 트랙의 부처의 길에서는 기본적으로 신디사이저가 주를 이루는데 부처의 구도의 길을 표현하듯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펼쳐보이는데 중간에 등장하는 경쾌하고 발랄한 부분은 이 곡이 주는 분위기와 달라서인지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네 번째 트랙의 황하문명찬가에서는 영롱한 피아노 음색으로 이어지다가 오카리나가 이를 이어받듯이 연주되는데 거대한 황하문명에 대한 경의를 표하듯 사운드는 아주 조용하고 잔잔하게 흐릅니다.
다섯 번째 트랙의 석별의 시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슬픔이 베어나오듯 오카리나의 청명한 음색이 허공을 가르면 그 뒤를 피아노가 받쳐주는 식으로 연주됩니다.마치 하나의 여행지에서 다른 여행지로 이동하면서 여행자들이 못내 아쉬워하며 길을 재촉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여섯 번째 트랙의 대황하에서 연주되는 오카리나는 황하를 가로지르는 새들의 구슬픈 소리를 담은 듯하며 낮게 연주되는 피아노는 굽이치는 황하를 떠오르게 합니다.
일곱 번째 트랙의 춤추는 용은 제목이 그래서인지 드럼비트로 시작하여 경쾌하고 신나는 오카리나의 연주가 이어지는데 아마도 이 음반에서 유일하게 가장 밝은 느낌의 연주가 아닐까 합니다.
여덟 번째 트랙의 영화회고록은 일곱 번째 트랙과는 달리 이 음반에서 가장 조용한 곡일 것 같은데 아마도 회상이라는 이미지에 걸맞는 사운드를 연출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홉 번째 트랙의 태양을 향한 흐름은 이 음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약간 다른 느낌을 주는데 그건 아마도 도입부를 피아노로 시작했거나 아니면 각종 방송용 배경음악으로 쓰여진 이유 때문일지도 모릅니다.개인적으로 이 음악을 들으면 해가 지는 캠퍼스를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뒷모습이 느껴집니다.
마지막 트랙의 아득한 발해를 끝으로 2장짜리 대황하의 여행은 끝이 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유도 없이 첫 번째 앨범보다 두 번째 이 앨범이 더 끌리는 것 같습니다.눈을 감으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광대한 황하를 따라 가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