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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Kern - More Than Words : The Best Of Kevin Kern - Remastered, 재발매
케빈 컨 (Kevin Kern) 연주 / 알레스2뮤직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미국 디트로이트 태생인 케빈 컨은 정통 음악을 공부하고 연주활동을 하던 중, "리얼 뮤직"의 사장인 Terence Yallop의 눈에 띄어 데뷔 앨범 In The Enchanted Garden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순수하면서도 투명한 듯한 그의 연주는 일상 생활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많은 위안을 안겨다 주었으며, 수많은 비평가들도 그의 음악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음반은 그러한 그의 음악 여정을 수록한 음반으로, 데뷔앨범인 In The Enchanted Garden에서부터 5집인 Embracing The Wind까지의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에서 발췌한 베스트 형식의 음반으로, 2003년 내한공연 당시 한정반으로 제작되어 한동안 구하기 어려웠던 음반으로, 올해 5월 국내 공연에 맞추어 새롭게 재발매한 음반이다.
1번째 트랙을 장식하는 Through The Arbor는 케빈 컨이 1995년 어느 여름날 아침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 작곡한 곡으로, 여름 아침 하얗게 부서지는 햇살이 나무들 사이로 번지는 상쾌한 풍과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마음을 영롱한 피아노 터치로 담아낸 아름다운 곡이다.
2번째 트랙의 Children At Play는 이번 앨범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곡으로 이웃집 아이들이 뒤뜰에서 노는 소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경쾌하게 울리는 피아노와 투명한 기타 선율이 마냥 즐겁게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3번째 트랙의 Kristen's Serenade는 Paul Mccandless의 오보에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전반부에서는 어쿠스틱 기타가 오보에를 받쳐주다가, 중반부에서는 오보에의 자리를 피아노가 대신하면서 현악 파트가 가미되었다가 다시 후반부에서는 오보에가 전면으로 등장하는 식으로, 전적으로 오보에의 아름다운 소리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오보에라는 악기가 주는 편안함이 잘 드러난 곡이라고 하겠다.
4번째 트랙의 Return To Love는 모 방송국 드라마였던 '가을동화'에 삽입되어 더 유명해진 곡으로, 클라리넷과 어우러진 피아노 연주는 아주 서정적이면서 멜랑꼴리한 분위기의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상념에 잠긴 듯한 클라리넷에 이어 번져 나오는 피아노와 현악 선율은 문득 첫사랑의 기억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감미로운 곡이다.
5번째 트랙의 Dance Of The Dragonfly는 아주 경쾌한 곡으로 아이리쉬 포크 멜로디에서 영감을 받아 한번에 즉흥연주로 녹음을 마쳤다고 한다. 비가 오고 난뒤의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잎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방울의 울림처럼 기분좋은 곡이다.
6번째 트랙의 Childhood Remembered는 프랑스 영화감독이자 영화음악 작곡가인 미셀 르그랑의 음악적 스타일과 비슷하게 시도해 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프렌치 무드 팝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곡이다. 마치 한편의 프랑스 멜로 영화의 배경음악을 듣는 기분이다.
7번째 트랙의 Sundial Dreams는 1번째 트랙의 Through The Arbor와 비슷한 분위기의 곡으로, Through The Arbor와는 달리 현악 사운드가 귀에 들어온다. 케빈 컨은 자신의 아내인 Dam과의 결혼식에서 이 곡을 사용했을 정도로 많은 애착을 가진 곡이라고 한다.
8번째 트랙의 Love's First Smile은 사랑으로 충만한 미소를 머금은 케빈 컨의 모습이 연상되는 곡으로, 격정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감상적이지도 않은, 적정한 감정을 조율하며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9번째 트랙의 Le Jardin은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여서 많이 알려진 곡으로, 피아노를 기본으로 바이올린의 애잔한 선율과 첼로의 우수어린 선율이 한데 어우러져서, 아주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10번째 트랙의 Out Of The Darkness Into The Light은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테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곡으로, 피아노 위로 흐르는 애조띤 오케스트레이션은 다시 한번 우리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한다.
11번째 트랙의 Through Your Eyes는 앞서의 곡들과 달리 피아노보다는 기타 연주가 듣기 좋은 곡으로, 물방울 튀듯이 퉁겨져 나오는 기타 사운드 위로 피아노가 살짝 얹히면서 연인들끼리 서로 눈으로 주고받는 사랑의 대화를 담아내고 있는 것만 같다.
12번째 트랙의 In My Life는 비틀즈의 곡으로, 케빈 컨이 언제나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연주한다고 한다. 그들의 편안하고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오는 음악이 케빈 컨의 음악적 취향과도 맞아 떨어지기 때문일까. 다시 한번 비틀즈라는 뮤지션의 위대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오빠생각으로 이 앨범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이 곡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수록한 보너스 트랙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케빈 컨의 애정이 뭍어나오는 곡이다. 단조로운 듯한 멜로디이면서도 뭔가 애틋한 감정이 배어나오는 곡으로 잔잔하게 흐르는 케빈 컨의 피아노의 피아노 연주는 든든한 오빠를 그리는 동생의 마음을 풀어내고 있는 것만 같다.
이처럼 이 음반에 수록된 곡들의 대부분은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휴식과도 같은 음악으로 자리한다. 그러한 음악적 스타일에 걸맞게 알레스 특유의 공을 들인 흔적이 많이 보이는 음반이기도하다.
자그마한 선물박스 같은 곳에 시디와 북클릿 그리고 케빈 컨의 연주모습이 담긴 사진이 1장 들어있는데, 사진의 뒷면에는 "아련한 기억 속, 당신의 소중한 추억을 ?아드립니다"라는 글이 실려있다. 그 말처럼 케빈 컨의 이 음반을 들을 때면 아련한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과 함께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음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