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말 - 은둔 시절의 마지막 인터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권진아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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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읽을 기회가 더 많았을 텐데 정작 읽지 못했다. 돈도 시간도 있었던 때 말이다. 지금 다시 헤밍웨이는 뭔 일이야. 헤밍웨이의 글쓰기 방법에 대해 많은 칭찬을 한다. 그가 쓰는 단어들에 대한 칭찬이다. 쓰고 난 후는 또 어떤가. 문학 작품으로서 읽히기보다는 글쓰기의 교범 같은 작품으로도 소개된다. 그래도 작가 아닌가. 


헤밍웨이 다시 살펴보기를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단편을 다시 읽어봤다. 좋다. 


다 읽고 나서 보니 EBS에서는 헤밍웨이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여준다. 그가 작품을 썼던 곳들을 찾아다니며 작품과 주거지, 여행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사적이고도 공식적인 답을 전한다. 


이 책은 또 어떤가. 


마음산책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책이다. 생전에 그가 남긴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이 번 책에서는 4개의 인터뷰가 실렸다. 그의 성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 작품은 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개성 있는 인터뷰를 통해 이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말년의 인터뷰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다소 좀 긴장감은 떨어지고 힘은 덜 실렸다. 작가로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그리고 글쓰기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는 그의 말에 공감한다. 작가의 작품은 독자 스스로 각자 해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걸 작가의 의도에 따라서 해석하고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이 책은, 사냥과 낚시를 즐겨 하고, 술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열정을 다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들을 다시 찾게 만든다. 그가 남긴 작품들이 어디에서 나오고 무엇을 배경으로 했는지 좀 더 이해가 되면 주인공의 삶과 헤밍웨이의 삶이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말이다. 


145페이지의 본문 분량이 짧다. 헤밍웨이의 삶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다. 그의 삶이 쉽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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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읽다 - 공자와 그의 말을 공부하는 법 유유 동양고전강의 3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유유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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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가 어떤 책이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논어 '선진'에 들어 있는 문장들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생각을 읽어 볼 수 있다. 


"공자는 많은 제자들을 두었지만 결코 통일된 교재와 고정된 수업, 똑같은 교육 방법을 쓰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모두에게 일제히 적용되는 평가 기준도 없었습니다. 공자의 제자들은 그의 문하에서 다양한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논어'에 등장하는 많은 제자들이 저마다 뚜렷한 개성의 소유자였다는 사실입니다. 공자는 그들이 자신의 개성을 잘 보존하고 발휘하도록 이끌었습니다."-63쪽


배움에 대해서, 정치에 대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공자와 제자들이 나눈 대화를 통해 삶의 방향을 찾아 볼 수 있다.


"공자는 안회에게 특정한 일들을 못 본 척, 못 들은 척하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강조한 것은 선택을 통한 절제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취향을 높임으로써 낮은 차원의 동물적 유혹과 자극을 멀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더 높은 차원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습니다."-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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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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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질문하지 않는 인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창의력을 밖으로 끄집어낼 수 없다. 질문할 때에만 고유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최진석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은 질문에 관한 책이다. 창의성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고 갈망하지만 그것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어떻게 우리 안에 있는 그 감춰진 것을 튀어나오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는다. 남이 이미 결과로 내놓은 것들을 갖고 학습하는 일은 잘 하지만 정작 우리 스스로가 호기심과 궁금증을 갖고 질문하지 않는다. 질문은 창의성을 튀어나오게 하는 동력이다.


이 책은 최진석 교수가 건명원에서 진행한 5회의 강연 내용을 묶은 책이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지 않고 이미 결과로 나온 답을 갖고 배우는데 열심히 해서는 우리는 더 깊어지고 높아질 수 없다. "철학의 생산은 곧 사유의 독립을 의미합니다."


시선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 시선의 높이를 올려야 한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은 중진국에 머물러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지식의 습득보다 인격적 성숙은 난이도가 훨씬 높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올라가는 것보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가는 난이도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리는 것도 선진국으로 올라서도록 해주는 대부분의 조건이 인격적 차원의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대답은 기능이지만, 질문은 인격입니다. 창의성은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인격이라는 토양에서 튀어나오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삶의 깊이와 인격적 성숙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중요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241쪽


이 책은 최진석 교수의 전작, <인간이 그리는 무늬>와 함께 읽으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생각의 도구들을 좀 더 가깝게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기업의 운명도 다르지 않다. 독립적인 사고를 통한 창의성의 부재가 결국 회사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다. 베끼는 것만으로 답이 없다. 생각을 통해 나의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결국 다른 나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주도권을 찾아오는 것이다. 


"철학적이고 문화적인 높이에서 국가의 진로가 결정되어야만 진정한 독립적 삶이 보장됩니다. 그 독립적 결정에서라야 지속적인 풍요와 번영이 보장됩니다. 독립적이지 못한 곳에서 형성된 종속적 풍요와 번영은 항상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주도권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죠."-71쪽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에 좀 더 집중하며 살자는 생각이다. 그것은 경쟁에 뛰어드는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경쟁은 행복한 삶을 주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는 진보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경쟁 구도 속으로 들어가는 한, 우리는 그 경쟁이 벌어지는 판을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새로움, 고유함, 선도력은 시도되지 못 합니다. 누구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경쟁 구도 속에서는 승리자고 패배자도 모두 행복하지 않고 피곤할 따름입니다."-262쪽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용기라는 것이 뭔지, 기존의 틀에 갇혀 살지 말라는 메시지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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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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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무코다 이발소>에서는 뭔가 독특한 재미를 기대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 큰 재미는 보이지 않았다. <남쪽으로 뛰어>는 어떤가. 


도마자와라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웃들의 일상을 소소하게 그린 작품이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야스히코를 중심으로 함께 지내는 사람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이 담겼다. 사실 일상에서 뭔가 특별한 재미라는 게 결국 살아가는 일들의 대화에 있지 않을까. 


도시로 나가 사는 자식들과 그들이 고민하는 일들을 부모들도 함께 고민하고 마을의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6개의 작은 주제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발소, 축제, 신부 이야기, 영화 촬영, 범죄를 저지른 한 이웃의 자식 이야기 등이다. 


커피 한 잔 하면서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 그러나 도시로 떠나는 자식들로 인해 점점 작아지는 마을의 회생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부모 세대들의 분투기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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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4 : 걷다 나는 오늘도 4
미쉘 퓌에슈 지음, 루이즈 피아네티보아릭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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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걷는다. 의도적으로 걷는다. 일부러 멀리 걸어서 식당을 간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 의자에 바로 앉기보다는 걷다 들어와 앉는 게 더 좋다. 그러한 일상이 왜 필요한가를 미셸 퓌에슈가 이야기한다. 차를 타고 다니며 우리의 몸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걷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편리한 교통수단과 전자기기들은 우리의 공간과 시간을 지배하고 있다. 


"거리 감각을 되찾고, 시간과 공간에 대해 좀 더 직접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다. 사실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도구들을 이용하다 보면 주변 세상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좀 더 생생하게 지배할 수 있는 힘을 빼앗기는 것이다."-42쪽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단순한 것들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놓으려고 한다. 단순한 것들에 대한 감각을 되살리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걷는다는 단순한 행위. 어딘가를 향해 두 발로 걸어가는 이 행위로 우리는 세상과 직접 대면하게 되고, 이것은 그 자체로 이미 뛰어난 철학적 경험이다."-8쪽


도시를 걸으며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마주한다. 걷는 것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한다. 그리고 우리 몸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누군가 발을 맞춰 함께 걷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행복한 삶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삶의 행복이다. 걷는 것은 기분 좋은 피로감이다.


"걷다 보면 공간과 시간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까지 새롭게 만나게 된다. 걷는다는 것은  건강 유지(혈액순환, 소화, 근육과 관절 유지)에 꼭 필요한 몸의 기본적 쓰임새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64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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