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파는 아이들 문학의 즐거움 37
린다 수 박 지음, 공경희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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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파는 아이들](린다 수 박/공경희 옮김, 개암나무)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독서토론] 일곱 번째 책
-스포일러 주의

난민에 관한 책이다. 남수단의 내전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반납해야 하던 날에 학교에 가져갔다. 아침활동 시간에 책 못 가져온 아이들은 가져가라고 [얼굴 빨개지는 아이], [아라온호 극지 대탐험], [태양을 훔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이 책을 두었더니 [얼굴 빨개지는 아이] 외에 다른 책들은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 책 좋아하는 아이 한 명이 이 책을 보더니 ˝난민에 대한 책이에요?˝라고 물었다. 표지만 보고 추측해서 놀랐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러면 안 가져갈래요. 무서워요.˝라고 했던가. 무섭다고 한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난민이라고 하면 내전에 의한 난민이 많으니 전쟁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무섭다고 하는 건가 싶다.

1985년 살바와 2008년 니아의 시선이 교차되며 서술된다. 이 두 아이는 적대 관계에 있는 부족이지만, 2008년에 이르러서는 우물로 화해하게 된다. 다른 나라의 전쟁, 내전에 대해 잘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하게는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 맞겠다. 지금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을 하고 있지만, 잘 알지는 못한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으며 깨달은,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아닌, ‘이권 다툼일 뿐인 전쟁‘일 거라는 추측만 한다. 남수단 내전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몇 년 전이었나, 난민 문제로 나라가 들썩거렸던 일이 있다. 그때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던 거로 기억한다.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은 여성들을 차별하고 무시하므로,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난민으로 받게 되면 그 사람들의 문화에 따라 (특히 여성들이) 위험해질 거라는 의견이 있었다. 유럽 나라들에 테러가 많아진 것도,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난민으로 받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었다. 기독교 내에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분이 그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영상을 만들었고, 내가 처음 그 영상을 봤을 때 그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난민을 받으면 손해를 보는 무리가 만든 내용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난민에도 혐오라니, 우리나라는 혐오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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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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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장자크 상페/김호영 옮김, 열린책들)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독서토론] 아홉 번째 책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학생 때였던 것 같다.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읽었다. 작가 이름은 또렷하게 기억났다. 장자크 상페. 왜인지 모르겠다.
그림책이다. 그림에 숨어 있는 글(?)을 읽는 재미도 있다. 마르슬랭 까이유가 ‘붉은 조약돌‘이라는 뜻인 걸 그림 속 글에서 찾았다. 아마 예전에 읽었을 때도 읽었겠지만, 도무지 생각나지는 않는다.-그래서 기억보다, 기록이 중요하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런 내용이었지, 하며 읽었다. 동성 친구 간의 변하지 않는 우정, 몇 년만에 만나도 어제 봤던 것 같은 우정, 말 없이 가만히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우정. 진정한 우정이란 어떤 건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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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온전히 편안해진 건 아니었다고 그때 인선은 말했다. 그후로도 여전히 복잡했고, 어떤 점에선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고. 하지만 잠시도 견디기 어렵던 미움은 그날 밤 거짓말처럼 사라졌으므로, 이제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명치에 걸려 그토록 이글이글 타던 불덩이가 무엇을 향한 것이었는지. - P8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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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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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이꽃님, 우리학교)

제목부터 매우 자극적이다. 문득, 표지의 두 소녀가 누군지 궁금하다. 누가 주연이고, 누가 서은일까. 혹은, 마지막에 등장한 제3의 인물인가.

다 읽는 데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뒷이야기가 너무 너무 궁금해서 도저히 중간에 끊고 내일 읽어야지, 할 수 없는 책이었다. 이런 책은 [백파선]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던 건, 이 책에 깔려 있는 ‘억울함‘이라는 감정이 내게 크게 와닿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법원에 간 적도 있고, 변호사를 선임했던 적도 있어서, 주연이가 겪는 일들이 남일 같지 않았다. 내가 그 일을 겪으며 제일 힘들었던 것은, 내 말을, 나를 안 믿어준다는 거였다. 상대방 말이 거짓인데, 증명할 방법이 없어서 너무 답답했다. 이제 와서 말이지만, 경찰에서도 내가 가해자인 양 굴었고, 지방법원에서는 판사도 나를 안 믿어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황했다. 결심 공판에 안 갔던 건, 그 사람들이 나를 해할까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한켠에는 판사가 나를 믿지 않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을 따라 살다 보면 결국 자신을 잃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다 내가 범인이라고 생각한대요.˝(41쪽) 같은 말을 계속 듣다 보면, ˝너도 네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니?˝에 그런 것 같다고 답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딱 그랬는데. 난 분명히 안 했는데, 상대방 측에서 계속 내가 했다고 하니까 진짜 내가 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마치, 실험실에서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는 사람들 아홉만 있으면 실험대상자도 2가 아니라고 답한다는 실험처럼.

˝무슨 소리야. 사람들이 믿으면 그게 사실이 되는 거야. 팩트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65쪽)
진실이요? 백번 천번도 넘게 말했습니다. 전 아니라고요. 아무도 안 믿더라고요. 그때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세상은 진실을 듣는 게 아니구나. 세상은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구나.(142쪽)

이게 너무 맞는 말 같아서 씁쓸했다. 사람들은 사실을 보지 않는다. 자기가 믿고 싶은 사실만 본다. 내가 항상 인용하는 최현우 마술사의 말을 또 인용한다. ˝보는 것을 믿는 것 같지만, 믿는 것을 본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히 11:1). 사람들이 믿고 싶은 사실을 보도하는, 지금처럼 자극적인 내용만 보도하는 언론의 폐해도 너무 잘 보여줘서 체증이 좀 내려가는 것 같았다.

가난하면 애를 낳지 말지.
하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을 내뱉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말에 상처 입은 엄마는 찢어진 가슴을 하염없이 치면서 자신을 탓할 것이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며 지내 온 착한 딸에게 가슴이 미어지도록 미안할 것이다.(83쪽)

댓글에서 많이 보는 글이다. 평소, 가난하면 애를 낳지 말아야 한다는 글을 보고 생각 없이 넘겼는데, 무의식적으로 이 글에 동의했던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그 사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른 사람을 따라 똑같이 손가락질했던 건 아닐까. 가난하면 애를 낳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을, 제3자가 해도 괜찮은 걸까.

그래서 주연을 가해자로, 아직 판결이 나지도 않은 사건의 범인으로 정해 버렸던 걸까. 언제부터 변호사가 유무죄를 판단했지? 변호사는 믿어 주는 사람이 아니던가?(153쪽)

변호사나 판사처럼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최전방에 있는 사람들은, 특히 더 자신의 경험에 매몰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얼마 살지 않았지만, 지금껏 살아보니, 내가 겪은 경험으로 정신적 충격을 입으면, 그 충격의 여파로 각도가 휘어진 렌즈를 쓰게 되는 것 같았다. 내가 억울함을 매우 크게 느끼는 것도, 법원 이야기만 나오면 마음이 지릿한 것도, 다 같은 이유에서일 거다. 아무리 흐릿해지도록 닳고 닳을 때까지 말한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겪지 않은 때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누구나 다 판단한다. 기독교인으로, 판단은 하나님께만 맡기길 매순간 기도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 두 개의 반전도 너무 충격이었다. 그 아이는 거짓 증언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던 건지. 오히려 주연이가 순수하게 보일 정도로 등장인물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했다. 주연이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잘못과 실수를 아무에게도 수용받지 못한 주연이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니겠다. 기억을 되찾더라도 증거는 안 될 텐데, 얼마나 답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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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 다산 정약용, 편지로 가르친 아버지의 사랑
정약용 지음, 한문희 엮음, 홍금희 그림 / 함께읽는책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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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정약용/한문희 엮음, 함께읽는책)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독서토론] 네 번째 책

이 책은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쓴 편지를 엮은 책이다. 3부로 나눠져 있다. 1부는 독서와 공부, 2부는 생활과 실천, 3부는 정약용에 대한 소개이다. 개인적으로 ‘해야 한다‘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물론 정약용은 대단하고, 배울 점이 많은 학자임에 틀림없지만),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책이기도 하다. 권일한 선생님이 독서토론 책에서 이 책을 어떻게 풀어가실지 매우 궁금하다.

목차를 이제 찬찬히 보니 이론(1부)과 실제(2부)였다.ㅋㅋㅋㅋㅋㅋㅋ

어릴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약용의 부모님은 정약용을 어떻게 교육하셨는지 궁금하다. 정약용도, 정약전도 대단한 사람이라(정약용이 워낙 대단해서 정약전이 묻힌 느낌이 있다.) 부모님이 어떤 분이셨을지 궁금해진 것이다. 형제가 다 유배지에서 책을 쓰다니, 위기 관리 능력도 탁월했던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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