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생활의 변화 중 한 가지는 잉여 시간의 위치(?)가 변한 것이다. 예전엔 퇴근 후와 주말에 온전히 쉬고, 책읽으면서 푹 쉬는 느낌이 들었다면 올해는 원격 수업 준비로 퇴근 후와 주말에 푹 쉬지 못하고, 책을 읽을 여유가 사라졌다.

여유가 생기면 멍때리기 일수. 책을 펼쳐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 인스타그램도 잘 안한다. 컴퓨터를 하도 오래 해서 디지털기기는 쳐다도 보기 싫다. 문득, 산업혁명 때 노동자들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러다이트 운동이 이래서 나온 건가. 난생처음 접하는 신문물을 다 갖다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

마우스질을 하도 오래 하니 몸이 오른쪽으로 기운 것 같고, 필라테스도 한동안 못해서 밖에서 파워워킹만 하는 중이다.


그러다 그냥 예스24북클럽을 가입했다. 작년 말 리디북스를 보다가 책종류가 마음에 들지 않아 탈퇴했는데, 예스는 어떨지.


하지만 역시 잉여 시간의 변동은 차분하게 책을 읽을 수가 없다. 병렬독서를 하는 나에게, 아 뭐랄까 금단현상같은 이 초조함. 책을 읽고 싶은데 읽지를 못해! 눈이 아무 것도 하기 싫어한다! 👁

궁여지책으로 파워워킹을 하면서 음악 대신 책을 듣기로 했다.

책을 듣는다(?) 뭔가 소리없는 아우성같은 역설적인 느낌이다. 음악 듣는 게 지겨워서 그냥 시도했다. 첫 시도는 #돈지랄의기쁨과슬픔 책을 검색하다 ‘지랄’이란 단어에 꽂혔다.
코로나19=지랄이니까 😅


책 내용은 적당히 재밌고, 공감도 되었다. 게다가 북클럽이 읽어주는 음성이 예전 남녀탐구생활 성우 목소리 같았고, 작가님 글도 그 프로그램같은 웃긴 글이 많아서 마치 남녀탐구생활을 라디오로 듣는 것 같았다. ㅋㅋ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것처럼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텐데. 거대한 산업 및 경제 등 국가적인 흐름 말고, 개인의 일상 생활도 어떤 변화가 분명 있을 것이다. 방역수칙같은 공통적인 개인 생활 말고, 각 개인마다 사적인 생활의 변화말이다.


한동안 잉여 시간의 변동을 적응하지 못한다면, 나는 예전처럼 책에 흠뻑 집중하지 못할 것이고, (👁 이 쉬고 싶다.) 책을 못읽는 금단 현상을 듣는 방식으로 한동안 이어나가겠지. (오늘 파워워킹은 아무튼식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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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20-09-28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통 집중이 안되네요. 집에서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어서 편한 점도 많지만 근무시간과 휴식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졌달까. 그냥 좀 불안하고 초조한 상태가 계속되는 것 같아요. 휴식시간을 대부분 넷플릭스 보면서 멍때리는데 쓰는 것 같은 요즘입니다..

지유 2020-09-28 08:35   좋아요 1 | URL
아 저도 넷플릭스요. ㅋㅋ ㅠㅠ 재택근무도 며칠했지만 밀린 업무 하느라 오히려 더 바쁘더라고요. 그냥 마구 피곤합니다. 😭
 
희한한 위로 -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른다,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강세형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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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점점 들면서 세계가 좁아지는지,
에세이는 공통점이 있어야 완독하게 된다.

이 책 직전에 두 권의 에세이를 다 읽지 못하고 덮었다.

가끔은 에세이를 읽을 때 ‘내가 왜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지?’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이 생기려고 하면, 얼른 ‘이 건 소설이야’라고 되뇌기도 한다. 어차피 남의 인생은 나에겐 소설이니까.


이 책을 읽던 도중 교통사고가 났다. 경미한 사고였지만, 계속 자책을 하던 도중 날 향해 메세지를 던지는 책도 아닌 이 책으로 희한한 위로를 받았다.

난 좀 남다르다는 이야기를 아닌 척하면서 하는 이야기도 아니었고, 평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적당히 사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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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휩쓴 세계사 - 전염병은 어떻게 세계사의 운명을 뒤바꿔놓았는가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17
김서형 지음 / 살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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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에 대처해온 역사를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란 궁금증으로 만난 책


165년 로마에서 천연두가 발병되어 1979년 WHO가 소멸 선언을 하기까지, 1814년이 걸렸네. 😅
코로나는 어떻게 될까?


1849년 뉴욕에서 하수 처리 시설 공사 찬반 논쟁에, 시공간이 달라도 비슷비슷하게 사는 모습을 느꼈다. 마스크 논쟁도 그렇고.


딱히 전염병에 대처하는 교훈은 얻지 못했지만, 역사적 관점, 우주적 관점이 잠시 생겼다.
아, 언젠간 코로나도 역사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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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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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환타지 추리소설.

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 정신없는 대화, 만담 또는 말장난같은 대사가 이어진다. 멍청한 캐릭터도 등장한다.

 

그런데 읽다 보니 몰입감은 있었는데,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가볍다. 정신없는 대화는 나도 후다닥 읽었다. 심각하게 점찍듯이 읽을 필요가 없는 그런 대화, 연극을 보면 배우들이 빠르게 후다닥 치고받는 그런 대사다.

 

나름의 반전도 있고 재밌었는데, 다 읽고 보니 추리소설보다는 호러소설이라고 하고 싶다. 생물(?)이 죽는 과정과 장면의 묘사가 상상이 되는데, 엽기적이다. 그래도 꿈과 현실 세계가 이어진 상상과 각각의 캐릭터들도 나름 귀여운 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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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08-3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옛날에 읽었는데 귀여운 표지에 비해서 너무 잔혹해서 헉 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유 2020-08-31 00:17   좋아요 1 | URL
ㅋㅋ 그쵸^^ 근데 뭔가 캐릭터들이 바보같아서 웃기기도 하고 그랬어요. : )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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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정세랑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작년에 읽었던 책이 <옥상에서 만나요>였다.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고, 이 작가에 열광하는 팬심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가 트렌드에 둔감한 독자라 그런가? 유행에 민감하고 싶지는 않지만, 적어도 동시대에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라, 다시 한 번 도전!(책을 읽는데 도전이라니...^^;)

이 책은 장편이라 <옥상에서 만나요>보다는 재미있었다. 여전히 내 취향은 아니고, 소설 속의 앞 일을 잘 눈치채는 편이라 큰 감흥은 없었지만,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는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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