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 과학잡지 에피Epi 3호 과학잡지 에피 3
이음 편집부 지음 / 이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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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키워드는 ‘지진‘이다. 기사에 따르면 지진은 통계적으로 표준편차가 너무 크고 시간적 패턴으로 봐도 주기성이 없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한 재해로 대비가 중요하다고 한다. 최근 경주와 포항 지진의 경험은 이웃 일본처럼 우리도 지진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경계심을 갖게 하고 있다.

재난과 재해를 대비함에 있어서 예측을 통한 예방에 주력할 것인지 재난이후 대비에 주력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기사였다.

책속의 서평으로 ‘고고심령학자‘라는 책을 소개한 내용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 특히 ˝그가 보지 않으면 인류 전체를 통틀어 그 별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을지 모른다.˝는 책 속 주인공의 자각은 과학자에게는 숙명이자 운명같은 정언명령(定言命令)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사소하고 무익하게 보일지라도 그 연구나 발견이 다른 누군가 혹은 어떤 상황에서는 큰 역할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큰 역할이 아니면 어떤가. 인류 전체를 통틀어 무언가를 찾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을까.

포켓사이즈에 다양한 생각과 주제을 담아 과학적 사고로 한걸음 더 끌어주는 흔치 않은 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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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8-04-23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책 알아가요:-)
 
큐피드의 과학 - 과학이 말하는 섹스 그리고 사랑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4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엮음, 김지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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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기중심적 사랑, 상호호혜적 사랑, 이타적 사랑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어릴 때부터 배우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 분류의 주체는 사람과 하나님이고, 사람이란 당연히 남자와 여자라는 사고가 바탕이 된다.


사람은 당연히 2개의 성(gender)인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책은 남성과 여성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분석함으로써 사랑에 대한 과학적 고찰을 풀어나간다. 이성애, 동성애, 온라인 데이팅, 사랑을 느끼고 빠짐에 따른 다양한 감정, 감각의 발현과 심리학적, 생리학적, 사회학적 기재와 상황들을 다루고 성(gender)의 자기결정, 매매춘 등 조심스러운 내용들을 객관적으로 살펴간다.


사실 성(gender)의 자기결정이라는 부분은 초기에는 성적 일탈로 치부하다가 교정의 일환으로 의료적인 접근과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했고, 최근에는 소수자에 대한 인권의 문제로 바라보는 경향이 커졌다. 워낙 종교적으로 사회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는 예민한 주제인지라 크게 사족을 붙이고 싶지는 않다.


성(gender)의 결정이 자기 선택적인 결정이 아니라고 했을 때, 다양한 이유로 스스로를 반대의 성이라고 여기는 남성 혹은 여성이 이성에게 사랑을 느낄 경우 이는 이성애일까? 동성애일까? 인공지능이 발달해서 인공지능에게 사랑을 느낀다면? 요즘도 일명 '덕후'라 불리는 사람들 중에는 주로 이성을 모델로 한 인형이나 로봇에게 푹 빠진 사람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타인이나 사회에 해악이 되지 않는 한 개인의 선택과 결정은 우선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며, 그에 따라 수많은 사조와 가치, 생각들이 혼재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상대적인 시대에서 사랑조차 객관화시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은 한편으로 서글프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사랑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비록 모순이 있다 해도 사랑의 역설은, 바로 그것을 문화적 담론의 가장 중요한 주제로 만든다. 레오 톨스토이가 지적하듯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의 종류는 심장의 수만큼이나 많다." 이 책이 모든 종류의 사랑과 마음을 다룰 수는 없을지언정 여러분 자신을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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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미궁 - 과거에서 미래로, 시간은 과연 흐르고 있을까?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3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엮음, 김일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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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TIFIC AMERICAN 잡지 3번째 주제는 '시간'이다. 대중을 위한 과학잡지이면서도 전문성을 놓치지 않는 내용을 다룬다는 소개에 기대를 갖고 구입했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적당한 수준의 기사들에 만족하고 있다.


'시간이 흐른다.'는 표현은 워낙 자연스럽기 때문에 하나의 자연스러운 명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게다가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는 주위에 널려있기까지 하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로 우리는 일반 대중이 과거 어느 시대보다도 더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시간'은 왕이나 일부 권력층의 전유물이 되어 권력의 상징과 도구로 사용되어 왔었다. 그런 귀한 '시간'을 이제는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공기처럼 문화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은 '시간'은 실제하는 것일까? 아니면 상상의 허구일까? 시간이 흘러간다는 건 실제로 무엇일까? 시계가 알려주니까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인지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찰의 결과이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시간'에 대해 철학적인 물음으로 시작해서 생리학적으로 인지하는 시간의 본질과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기술의 발전 과정, 그리고 시간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고찰을 다루고, 궁극적으로 시간이 존재하기 전과 시간의 종말에 대한 사유로 맺고 있다.


불멸의 존재가 아닌 인간에 있어서 시간이란 한정된 재화인 동시에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 이어질 개념이자 실존적인 어떤 것이다. 내게 주어진, 혹은 남은 시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시간이었다.

과학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분석해가는 힘든 여정의 작은 발자국들이 모여서 그 대상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시간의 종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시간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우주에서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생명체라는 위치에 대해 더욱 감사하게 된다. 시간이 점점 부족해진다는 특징은 생명체의 존재에게는 필수적이다. 우리가 살아가려면 시간이 한 방향으로 흘러야만 한다. 복잡한 구조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기간과 크기라는 개념도 있어야 한다. 사건의 과정이 존재하려면 원인과 결과라는 순서도 필요하다. 육체가 순서라는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내려면 공간도 필요하다. 이런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면 우리가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의 끝은 상상이 가능하지만, 아무도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의식하는 것처럼 이를 직접 경험할 일은 없을 것이다.

먼 후손들이 시간의 종말에 다가갈 때, 후손들은 점점 더 적대적인 우주에 맞서야 할 테고 애써본들 달리 피할 방법도 없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시간의 종말에 그저 앉아서 당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가해자다.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에너지를 열로 바꾸며 우주의 쇠락에 일조하고 있지 않은가. 시간은 없어지겠지만 우리는 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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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생물 - 과학잡지 에피Epi 2호 과학잡지 에피 2
이음 편집부 지음 / 이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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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의사들은 탈북자들에게서 희망을, 그리고 데이터를 본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이번 호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탈북자들의 질병과 건강 상태에 대한 데이터야 말로 통일을 염두에 둔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연구해야할 분야 중 하나라는 사실은 미쳐 생각지 못했었다. 특히 북한의 영양공급 상태가 안좋다는 단순한 사실을 통해 남한으로 온 탈북자들이 급격하게 바뀐 섭식으로 인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를 고민해 본적은 없었다. 그냥 잘 먹으면 좋은거지라고 낙관적으로만 생각했는데 갑작스런 영양 공급과잉이 생화학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는 못 미쳤었던거다. 게다가 질병문제는...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북한 이주민들이 대량 남하할 경우 무엇보다도 보건 건강에 대한 준비야말로 남한과 북한 모두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 준비가 아닐까 싶다.
그밖에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결정과정에서 나타나는 대의민주주의과 숙의민주주인의 문제점을 다룬 기사도 참신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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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 과학잡지 에피Epi 1호 과학잡지 에피 1
이음 편집부 지음 / 이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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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표지에 검은 색 타이포그라피의 단순한 디자인과 손안에 들어오는 크기. 무엇보다 '창간호'라는게 구매욕을 자극했다.

과학기술과 삶을 함께 다룬다는 소개 글을 읽으면서 무언가 따듯하고 촉촉한 느낌의 과학비평들이 다 수려니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예상대로 대중에게 알려진 과학기술들에 대해 비틀어 보는 느낌의 기사들이 많았고 과학 기술의 발전에 묻혀 잊혀질 수 있는 불평등과 소외 등 사회문제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머스크의 화성 식민화 계획은 오랜 역사를 갖고 되풀이되는 하나의 사회문제를 보여주는 신호이다. 부유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일상의 관심사로부터 단절시킬 때 어떤 일이 생길까? 머스크는 지구를 돌보거나 고쳐서 이곳에 남는 대신 혁신을 통해 지구를 떠나기를 원한다. 파괴적 혁신 계층에 속한 수많은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머스크는 지금 이곳의 세계에서 완연히 동떨어진 환상과 과학소설 속에 사는 것을 더 좋아한다. 머스크는 유토피아적이다. 이 용어의 원래 그리스어 뜻인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세계에 혐오감을 느낀 그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를 꿈꾼다.

지금은 굳건한 지식뿐 아니라 그것과 대조되는 비지식의 출현 배경을 이루는 사회, 정치, 법률, 문화의 심층 구조에 천착하는 과학기술학 말이다. 우리에게는 왜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지속적 반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비로소 우리는 집단적 앎을 튼튼하게 하고 심지어 더욱 강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우리가 공공적 지식 생산이라는 어려운 임무를 맡겼던 인간 제도들을 해체하려는 사람들에 맞서 반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망설이고 있는 질문이야. 알파 센터우리로 출발한 초대형 우주선은 불의 사고로 정지했고 탑승자들은 전부 죽었어. 우리가 마지막으로 수신한 통신에 따르면 그래.
...
한편 지구에 남아서 그 사람들을 원망하고, 인공지능에게 보살핌을 받으면서 실시간 방송으로 자존감을 유지해가는 너희가 있지. 알파 센타우리로 가다가 죽은 사람들의 소식을 공표하면 희망이 생길까? 아니면 더 큰 절망만 안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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