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 과학잡지 에피Epi 1호 과학잡지 에피 1
이음 편집부 지음 / 이음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빨간 표지에 검은 색 타이포그라피의 단순한 디자인과 손안에 들어오는 크기. 무엇보다 '창간호'라는게 구매욕을 자극했다.

과학기술과 삶을 함께 다룬다는 소개 글을 읽으면서 무언가 따듯하고 촉촉한 느낌의 과학비평들이 다 수려니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예상대로 대중에게 알려진 과학기술들에 대해 비틀어 보는 느낌의 기사들이 많았고 과학 기술의 발전에 묻혀 잊혀질 수 있는 불평등과 소외 등 사회문제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머스크의 화성 식민화 계획은 오랜 역사를 갖고 되풀이되는 하나의 사회문제를 보여주는 신호이다. 부유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일상의 관심사로부터 단절시킬 때 어떤 일이 생길까? 머스크는 지구를 돌보거나 고쳐서 이곳에 남는 대신 혁신을 통해 지구를 떠나기를 원한다. 파괴적 혁신 계층에 속한 수많은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머스크는 지금 이곳의 세계에서 완연히 동떨어진 환상과 과학소설 속에 사는 것을 더 좋아한다. 머스크는 유토피아적이다. 이 용어의 원래 그리스어 뜻인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세계에 혐오감을 느낀 그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를 꿈꾼다.

지금은 굳건한 지식뿐 아니라 그것과 대조되는 비지식의 출현 배경을 이루는 사회, 정치, 법률, 문화의 심층 구조에 천착하는 과학기술학 말이다. 우리에게는 왜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지속적 반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비로소 우리는 집단적 앎을 튼튼하게 하고 심지어 더욱 강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우리가 공공적 지식 생산이라는 어려운 임무를 맡겼던 인간 제도들을 해체하려는 사람들에 맞서 반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망설이고 있는 질문이야. 알파 센터우리로 출발한 초대형 우주선은 불의 사고로 정지했고 탑승자들은 전부 죽었어. 우리가 마지막으로 수신한 통신에 따르면 그래.
...
한편 지구에 남아서 그 사람들을 원망하고, 인공지능에게 보살핌을 받으면서 실시간 방송으로 자존감을 유지해가는 너희가 있지. 알파 센타우리로 가다가 죽은 사람들의 소식을 공표하면 희망이 생길까? 아니면 더 큰 절망만 안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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