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사춘기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
김선호 지음 / 길벗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초등2학년인지라 아직 초등사춘기라는게 현실적으로 다가오질 않지만,

주변에서 3학년초부터 사춘기가 생각보다 빨리 시작되면서 엄마도 아이도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있던터라

무척 힘들어하는 경우를 보고 있자니 내게도 그리 먼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 책은 초등사춘기를 미리 준비하는 입장으로 읽어보았기에 가슴이 아닌 머리로 읽었더랬다.

아...그렇구나, 다가올 위기(?)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그런 정도였는다.

오늘, 독서동아리에서 초등3학년을 둔 분이 이 책을 너무 절실하게 읽고 있는데 무한공감과 위로가 된다는 걸 보면,

아직 현실적으로 닥치지 않은 나와는 다르게 아이가 초등사춘기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는 더 많은 도움이 되는것 같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해서 평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각 꼭지별로 초등 굴리기 비책에 정리 혹은 팁 등을 따로 둔 편집도 보기 좋다.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는 제목도 강렬하지만 '초등 굴리기'라는 표현도 처음엔 되게 세게 느껴졌다.

서문에서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다>>는 황동규 시인의 시집 제목을 인용하여

멈춰있는 바퀴가 본래 가진 자신의 모습 그대로 신나게 달릴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처럼

아이들을 굴리고 싶다고 표현을 했다는 말을 보고는 그제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그건 당연한것임에도 신경을 써서 해줘야 하는 것이 되어버린 현실에 조금 미안해진다.

 

 

 


 

​​
초등 사춘기 제대로 이해하기, 인성교육, 창의력, 그리고 감성과 직관의 융합교육이라는 꼭지로 나누어 저자의 경험을 녹여 설명한다.

깊은 이해가 필요한 이론서가 아닌 그저 학교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하나하나가 밑줄 쫙, 두고두고 새겨들을 말들이다.

처음에는 포스트잇을 활용했는데 너무 많이 필요해서 아예 연필을 옆에 끼고 밑줄 그어가며 읽었더랬다.

컬러풀한 삽화 뿐만 아니라  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강조체를 사용한 편집 등으로 가독성을 높인 점도 좋았다.

1장 초등사춘기에 관한 이야기부분에서는, 아이들을 편애하라고 강조한다.

편애라는 것이 막연히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듣고 보니 또 그게 아니다.

아이 하나하나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라는 뜻이다.



p. 25

지구에 1억명의 초등학생이 있다면, 최소 10억 개 발달단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

학생 한 명당 발달단계가 최소한 열 번 이상씩은 바뀌기 때문이다.


p. 37

초등학생의 혼란스런 생각을 정리할 열쇠는 그들의 손에 있다.

왜라고 질문하고, 경함하고, 느끼는 많은 것을 통해 하나씩 혹은 여러 개씩 묶어 정리한다.

때로는 단 하나를 정리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부모는 기다려주어야 한다.

자기의 눈동자 이와에 어디에도 답이 없듯이 스스로 혼란을 정리하는 것 이외에 어떤 방법도 없다.

부모가 대신 정리해주는 것은 부모 자신이 어린 시절 해결 못한 자기 혼란을 아이 마음속에 옮겨놓는 것뿐이다.


p. 66

자녀와 싸우는 엄마는 매우 인격적인 부모입니다.

적어도 아이가 부모에게 대들 수 있도록 지위를 높여준 것입니다.

자녀가 대들 때 계속 그럴 수 있도록 아이의 사길ㄹ 높여주기 바랍니다.

힘으로 누르고 싶은 충동을 잘 이겨내야 합니다.

감히 부모에게 어떻게 대들 수 있느냐는 권위적 설교는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부모와 싸우고 논쟁하고 자기 생각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기회를 주기 바라니다.

아이가 대들지도 못하고 찍소리도 못하게 미리 온갖 압박으로 혹ㄷ은 회유로 막아놓고 싶은 유혹을 꼭 이겨내야 합니다.

"엄마를 이긴 아이만이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2장 인성편에서는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자녀와의 거리를 조금 넓혀주면서 기다려주라고 조언한다.

그 방법으로 캠프 참가를 추천했다. 이번 여름방학에 캠프에 보낼지 말지 하던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 주었다.

인성교육을 경제교육으로 풀어내는 관점은 특히 신선했다.


p. 80

공감을 꽤 여러 번 해도 아이와 소통이 잘 안 된다고 여겨진다면, 그것은 공감(共感)이 아닌 공감(空感)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p. 124~6

모든 분야에 인성이 연관된다면, 그 중 우리 현실에 가장 많이 활요되는 분야를 찾아 교육을 시작하면 된다.

현실에서 몸으로 가장 많이 체감되는 분야는 '경제활동'이다. 그래서 초등 인성교육은 '경제교육'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초등학생이 뭐 그리 경제활동을 많이 한다고 그러냐고 되물을 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대다수 대인관계에서 오는 문제의 이면에는 '소유'라고 하는 경제활동이 잠재해 있다.

(...)

학교에서 아이들 간에 일어나는 작은 일에서부터 큰 일까지 모두 살펴보면 그 내면에는 경제활동처럼 감정의 혹은 무언가의 주고받음이 있다.

이로 볼 때 초등 경제교육은 대인관계의 주고받음이라는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자기 이익을 공정하게 획득하고

또 상대방에게 이익을 적절히 분배할 것인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

초등 경제교육을 그저 돈을 아껴서 잘 모으는 것으로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

자신이 가진 돈이든, 개인적인 능력이든, 감정이든 그 무엇이든 타인과 공유하고 투자해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는 경제교육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실패, 사람간의 이해관계, 갈등, 다툼을 어떻게 해결하고 마주할 지 알려주는 것이 인성교육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3장 창의력과 공부편에서는 "누군가를 웃기지 않고서는 창의적이라 할 수 없다"는 말은 생각의 전환점이 되었다.

아이는 평소 주변아이들에게 재미있다는 평을 들었더랬다.

내가 보기엔 그저 장난이 심하고 산만한 것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아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것이 "산만"이 될 수도, "창의적"이 될 수도 있었다!  이제 아이를 긍정적으로 보기로!

사교육, 선행학습을 지양하고 복습위주로 자기공부를 하라는 얘기는 원론적이지만

가정에서 문제집 대신 교사용지도서를 활요하라는 팁은 유용했다.


p. 192

독서공책 대신 아이 스스로 의문을 가진 것에 대한 '질문'공책을 만들게 해야 한다.

그리고 관련 내용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았는지 과정을 적게 하는 것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시대에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사 '왜'라는 질문이 생기도록 유도하는 공부습관이 중요하다.



4장 감성과 직관을 통한 융합교육편에서는 아이가 타고난 직관력을 유지, 확대시키는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보드게임 만들기, 무조건 연결하기, 이야기 만들기, 무조건 버리기, 명상 방법 등은 당장 아이와 함께 해보고 싶어질 정도로 쉽고 재미있다.

또한 사귐보다 이별에 중점을 두고 초등커플을 바라보는 관점도 신선했다.



p. 202

초등 자녀가 부모의 간섭에 내는 짜증은 스스로 내면을 정리하려 애쓰는 하나의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짜증에 즉각적인 반응으로 응대해 사태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다.

치명적인 위험이 아니라면 즉각적으로 응대할 필요가 없다.



p. 209

융합은 따로 분리한 것들을 한데 모으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서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에서 연결점을 찾고, 그러한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야 진정한 융합이다.



p. 234

창의력은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색깔을 중심으로 점차 시선을 확대해 주변 것들과 연결점을 차아가는 방향성이다.

그 연결점의 중심은 나로부터 출발하며 점차 많은 가지를 만들어가면서 더욱 견고해지고 동시에 유연성을 갖게 된다.




 

중2병, 초4병으로 명명하고 있는 사춘기. 그만큼 아이 뿐만 아니라 주변 모두가 힘들어하는 시기이기 때문일게다.

저자는 그것을 병이 아니라 아이의 뇌구조가 재편성되는 시기가 부모의 예상보다 빠르게,

미처 부모의 마음 준비가 되어 있기 전에 다가온 변화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니 언제 닥칠지 모르는 사춘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부딪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억은 전~~~혀 안나지만, 나도 겪었던 시기니까.

초등사춘기 뿐만 아니라 초중고학년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 학습방법, 인성교육 등 다양한 면을 다뤄서 많은 부분 도움이 되었다.

다만, 제목에서 느껴졌던 초등사춘기 대처법이나 해결방법에서 많이 확장된 육아교육서 같은 느낌이 들었고,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긴 하나 이것이 초등사춘기와 무슨 상관이지? 이런 의문을 품으며 읽었더랬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이다.

사춘기 자녀를 둔 지인은 전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다른 인물의 말이나 저서의 내용을 인용한 부분들이 상당히 많이 나와서 읽으면서 저자 자신의 말을 추려내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었다.


결국,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말은 결국 서문에 다 집약되어 있는 것 같다.

책을 읽기 전에 읽어본 서문과, 완독 후에 다시 읽어보는 서문의 느낌이 많이 다르다.

 


엄마가 ‘직관‘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뜻은 엄마도 사춘기 자녀처럼 잠시 ‘논리성‘을 내려놓으라는 말입니다. 아이가 얼마나 뚫고 나가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깨뜨리고 싶은지 먼저 느껴보세요. 우리 아이가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만 머물 듯, 마치 엄마의 손바닥 안에서만 노닥거리다 초등 사춘기를 보내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발밑에도 내려가 보고 흙 좀 묻힌다고 큰일나지 않습니다. 부모 어깨 위에 올라타서 세상을 다 맛본 것처럼 우쭐거린다고 거만해지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할 아이들입니다. 더욱 거칠어 보이는 세상으로 말이지요. 사춘기 시절 엄마를 이겨보지 않으면, 세상에 나가서도 이겨볼 꿈조차 꾸지 못합니다.
- P10

"편애를 하세요. 너희 둘 똑같이 사랑한다는 말은 부족합니다. 형보다, 동생보다 내가 더 사랑을 받아야 되는데, 똑같이 사랑한다고 하니 만족할 리 없습니다."
(...) 자존감은 철저히 이기적이다. 최고의 사랑을 받았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늘 배고프다고 징징댄다.
- P21

발달단계를 앞당기려는 시도는 식물의 줄기를 끌어올려 뿌리를 햇빛에 노출시키는 것과 같다. 조금 빨리 큰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말라죽게 만든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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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느게 좋으니?‘라는 책으로 나왔다가 절판되고 새로운 번역가의 작품으로 재출간된 책이다
오늘 이임숙샘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마음‘ 강연회에서 알게 된 책이다
우연인가? 며칠전 도서관에서 데려왔던지라 바로 읽어줬다

같은 그림 같은 내용 전혀 다른 번역의 맛
시인이기도 한 이상희님의 ‘네가 만약...‘의 번역은 감상위주라면 ‘넌 어느게 좋으니?‘는(영어교사이신 분이 번역했다고 하는데 책정보를 찾아볼수가 없다 ㅠ) 많은 이야기들을 꺼내놓을 수 있게 만든다

기억을 더듬어 ˝어느게 좋은지˝로 읽어줬다
그 편이 아이들과 이야기하기 좋았다
문득 차라리 원서로 읽어주면 더 좋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한참을 찾아봤더랬다
번역자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과
(어쩌면 그런 이유들로 ‘곰사냥을 떠나자‘ 원서는 재밌는데 번역본이 재미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영어교육의 목표가 바로 이런 맛을 즐기기 위해서라는 걸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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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 독깨비 (책콩 어린이) 47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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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는 초등 중학년 이상은 되어야, 그리고 아름다운 아이 본편을 읽어야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는 아직 독서연령이 되지 않아 어렵겠지만, 내가 읽고 싶어 택한 책이다.

작가의 전작 '아름다운 아이'와 '아름다운 아이 줄리안 이야기'를 아주 의미있게 읽었더랬다.

독서동아리에서 함께 읽기로 '아름다운 아이'를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아 줄리안 이야기에 이어

크리스와 샬롯의 이야기까지 출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끊기지 않고 이렇게 쭈욱 이어서 만나볼 수 있어 좋다.

전작들처럼 곳곳에 숨어있는 음악들을 찾아 듣는 즐거움도 있다.


http://blog.aladin.co.kr/iphooni/9404952

 

처음엔 크리스가 누구였더라 한참 기억을 되짚어봤다.

본편에서 그리 비중있게 다뤘던 인물이 아닌것 같았기 때문이다.

'크리스 이야기'는 크리스의 어떤 하루동안 일어난 일들을 중심으로 우주의 중심 오기와의 일화와 겹쳐 서술했다.

크리스토퍼는 오기와 태어나자마자 만난 첫 친구로 함께 유년기를 보냈으나 멀리 이사를 가서 이제는 연락도 자주 못하는 사이가 됐다.

오기가 없는 그저 평범한 하루지만 여전히 크리스의 삶속에는 오기가 자리잡고 있다.

깜박 잊은 준비물을 다시 가져오겠다고 한 엄마, 그러나 엄마는 오지도 않고, 하루 종일 연락도 되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 혹시 오기에게 무슨 일이 생겨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오기네 가족에게 간 것은 아닐까 상상하며

자신보다 오기와 오기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엄마에게 서운해 했다가

자신때문에 사고가 난 것인줄 알고 미안해했다가 하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가 잘 묘사되었다.

되돌아보면 오기와 같은 평범하지 않은 아이와 친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친구로 받아들이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다.  나만 받아들인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다.

방과후 밴드에도 오기와는 다른 차원의 평범하지 않은 친구 '존'이 있다.

밴드부 형들이 존을 제외한 다른 밴드결성으로 크리스를 유혹하지만, 크리스는 고민과 갈등끝에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하는 결정을 한다.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던지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고민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아이가 학교를 갔다 오는 매일이 같은 일상처럼 보이지만 크리스의 하루는 참 다사다난하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그 안에서의 갈등과 고민속에서 어제보다 오늘 더 조금씩 성장한다.

내 아이도 학교에서 이런 복잡한 여러가지 일들을 겪고 있겠구나...다녀오면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해줘야지.

그리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렇게 조금씩 매일 성장하고 있구나 믿어야겠다.



p. 34

오기가 빠진 것 말고는, 다시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기가 없어도 재미있었다. 아무도 우리를 빤히 쳐다보지 않았다.

아무도 불편해하지 않았다. 겁먹은 사람도 없었다.

재커리와 알렉스와 노는 건 쉽고 편했다.

문든 재커리와 알렉스가 이제 우리와 함께 놀지 않으려는 이유를 깨달았다.

오기와 친구로 지낸다는 건 때론 힘이 든다.

다행히 오기는 왜 안 왔느냐고 캐묻지 않았다. 그래서 기뻤다.

오기와 친구로 지낸다는 게 힘들 때도 있다는 걸 오기에게 무슨 말로 설명해야 좋을지 나는 알지 못했다.


 

p. 52

"크리스, 엄마가 뭐라고 했으면 좋겠어? 오기네 가족은 우리 친구야.
너한테 오기가 좋은 친구인 것처럼, 엄마한테도 아줌마는 좋은 친구야.
친구가 우리를 필요로 하는데, 당연히 그 친구를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어?
내가 편할 때만 친구가 될 수는 없어.
좋은 우정에는 어느 정도 수고가 따르는 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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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홀릭 2017-07-10 00:03   좋아요 0 | URL
샬롯은 아직 읽고 있는중
리뷰잘써서 내껀 완전 부끄러움^^;;

2017-07-10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미있네... 458개월후엔 보관도서 다 구매할 수 있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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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세트 - 전2권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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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어떤 내용인지는 몰라도 이런 회사가 있다면 한번쯤 사건을 의뢰해 보고픈 생각이 든다만,

이 회사는 개인적 원한관계를 풀어주는 흥신소 성격이 아닌 사회악을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처단하는걸 목적으로 어떤 이익도 추구하지 않는다.

주인공 정동언은 화천에서 작은 수목원을 운영하는 서른 살 청년이다.

소위 금수저. 독립운동가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았던 그는 중학생 때 자신이 친일파의 자손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은 후

대인기피 증상이 생기고 스스로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정동언에게는 모든 식물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다.


식물과의 교감을 채널링이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식물들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는걸로 이해하고는 마치 'What women want' 영화처럼 머리가 어지럽지 않을까 했는데

그보다는 PC통신 채팅방이나 카톡과 비슷하다.

채널링을 개설하고 일대일 혹은 다수의 수목들과 대화를 하고, 염사도 전송할 수 있다.


이 부분이 바로 이외수 소설의 특징이지 않을까 싶다.

아주아주 오래전 '칼'을 읽은 후 이외수 소설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도인같은 작가의 이미지도 그렇지만 소설속에도 그런 부분들이 등장한다.

처음엔 신선했다. 와~ 이런 기발한 생각이라니!

정말 있을법한 얘기같아서 흥미로웠다.

동물학대자, 일진, 교묘하게 아동학대하는 어린이집 선생님, 돈과 권력에 눈이 먼 언론인, 교수, 정치가들을 차례로 응징한다.

특히 녹조라떼의 장본인 MS라고 나오는 정치가는 꼭 누구라고 말하지 않아도 누군지 다 알수 있어 소설 속 응징의 일들이 현실이 되길 바라면서 읽었다.

거기까지는 그랬다.

채널링에 이젠 몇겁의 전생을 겪은 외계인의 등장에는 조금 황당하기도 하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했던 내용인지라 그런지 중복되는 내용이나 앞서 일어난 일에 대한 부연설명이 너무 자주 등장해서 읽는데 흐름이 깨지곤 했다.

정동언의 오랜 그리고 유일한 친구 박검사의 아재개그 역시 너무 자주 등장하거니와 이해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지 그걸 다시 설명해주는 지나친 친절함이 불편했다.

그리고 정말로 '통쾌한 복수'를 기대하며 읽었으나 기대했던 것 만큼 보복의 수위가 높지 않아서 사실 실망스러웠다.

좀더 따끔한 더 통쾌한 더 잔인한 복수를 기대했는데 말이다.


나무를 비롯한 식물들의 신비한 능력에 인간이 참으로 미약한 존재이구나 느끼기도 했다.

식물이 정말로 그런 능력들을 가지고 있을까?

CCTV처럼 일거수 일투족을 다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오싹해진다.

다행인걸까? 우리집에는 베란다 밖 나무들 말고는 없다는 거. ㅎㅎ



백량금의 설명에 의하면, 대부분의 인간들이 염사 불능 상태에 빠지는 이유가 머리로 어떤 문제에 접근하려 드는 습관때문이다. 머리로 접근하면 대상에 대한 실체도 볼 수 없으며 대상에 대한 본성도 느낄 수가 없다. 머리는 측은지심도 느낄 수가 없으며 아름다움도 느낄 수가 없다. 머리는 알기 위해서 존재하는 도구이지 느끼기 위해서 존재하는 도구가 아니다. 사랑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대상에게 머리로 접근하면 당연히 합일이 불가능해진다. 아름다움도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대상과의 합일은 오로지 마음으로만 가능하다.
- P24

인간은 과연 만물의 영장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생존 경쟁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약육강식이라는 말도 자주 사용한다. 그리고 그것을 당연한 법칙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에게 당연한 법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글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정글의 법칙은 동물들에게나 통용되는 법칙이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는 지능이 높아서가 아니다. 만물을 멸살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서도 아니다. 지구상에서 오로지 인간만이 만물을 사랑할 수 있는 가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다.
(...)
인간이 정말 만물의 영장이라면 약자가 쓰러져 있을 때 강자가 잡아먹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인간이 아니라 동물이다. 쓰러져 있는 약자를 보았다면 강자가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고 비록 느리더라도 목적지까지 함께 갈 수 있어야 만물의 영장이다. 그래야 인간이다.
- P42

"세상에는 악한 사람들보다는 착한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하지만 이런 놈들이 벌을 받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 착한 사람도 금방 악한 사람 흉내를 내면서 살고 싶어집니다."
- P161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봄이 오기 전 꽃을 시샘하여 분다는 꽃샘바람. 이름은 예쁜데 심성은 야멸차다. 하지만 삼십 년 사랑온 내 인생 경험만으로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겨울은 새봄을 이기지 못하고 어둠은 광명을 이기지 못한다. 악담은 덕담을 이기지 못하고 짝퉁은 진퉁을 이기지 못한다. 탐욕은 청빈을 이기지 못하고 미움은 사랑을 이기지 못한다.

그런데 왜 세상은 엉망진창일까.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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