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올린 책들이 실망스러운 책들이었다면 요번에 쓰는 리뷰는 약간 아리까리한 책들입니다. 썩 좋았다고 하긴 그렇지만 나쁘지도 않은 약간 애매한 책들입니다.

 

 

 

 

 

 

 

 

 

공포소설입니다. 제목 그대로 검은 옷을 입은 여자 유령이 등장하는 내용입니다. 내용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비극과 공포과 적절히 잘 어우러진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이미지를 상상하는 능력이 좀 떨어집니다. 뭐랄까....아무리 상세한 설명이나 자세한 묘사를 읽어도 그걸 이미지화하는데 약간 어려움을 느끼거든요.

풍경이라든지 거리의 모양이라든가 하는걸 설명을 읽고 시각적이나 공간적인 형태로 변환시키는 능력이 심히 떨어지는지라 이런 식으로 분위기에 대한 설명이나 풍경에 대한 묘사가 중요한 종류의 책을 읽으면 항상 그다지 재미가 없다고 느낍니다. 공포책을 읽으면서 그 분위기를 상상할수 없다거나 배경이 중요한 소설같은것을 읽으면서 그 배경이 되는 풍경을 상상할수 없다면 아무래도 재미가 한층 떨어질수 밖에 없는 법이죠.

그래서 전 솔직히 공포소설을 읽고 무섭다고 느낀적이 별로 없습니다. 더구나 나이 들면서 점점 더 무서워지지 않는것 같습니다. 내용은 재미있었지만 별로 무섭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간 애매한 책입니다.

 

 

이 책도 한참 망설이다 산 책입니다. 살까 말까 하던 중 반값으로 나오길래 사고 만거죠. 사실 요즘 이런 류의 일본 책이 참 많이 나옵니다. 음식으로 지쳐있던 삶의 의미를 찾는다던지, 힐링 푸드로 삶의 위로를 얻는다던지 하는거요. 술술 잘 읽히는데다 음식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기본은 하는지라 저도 참 많이 사 봤습니다.

기분이 약간 저조하다던가, 책을 읽고 싶은데 머리는 복잡하다던가 할때 이런 이야기보다 더 나은게 없거든요. 다만 요즘 하도 많이 읽다보니 내용이 거기서 거긴지라 이제 좀 질리네 싶어서 말이죠. 아직 안 읽은 책도 많은데 또 사나마나 하다 싼맛에 산겁니다.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그저 도시락 사진 한 장과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것에 대한 사연이 세 페이지 정도로 아주 간략하게 나와 있습니다. 도시락을 싸 다니는 서민들의 소소한 삶에 대한 내용인거죠. 그러다 보니 내용이 좀 싱거웠어요.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고,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한 뭐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정도의 책인거죠.

나쁘지는 않았지만 특별히 좋은 점도 발견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처음 기획의도는 잡지에 내는거였다고 하더군요. 잡지에 연재된것을 모아서 책으로 발간한거구요. 솔직히 잡지에서 한 꼭지씩 읽기에 딱 적당하구나 싶은 정도였습니다.

 

 

 

 

 

 

 

 

 

이 책 역시 살까말까 했던 책. 한때 귀농이나 텃밭가꾸기 등에 조금 관심이 생겼을때 산 책입니다. 저는 솔직히 죽어도 귀농은 못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농사란게 그렇게 속편하게 할 수있는 일도 아니고 정말 중노동이거든요. 다른 과외의 수입이 없다면 정말 힘든게 농사인지라.

그리고 시골의 한적함도 어쩌다 그런거지 매일 그런 곳에 있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끔 도시 생활이란게 참 팍팍하구나 싶을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럴때는 시골이나 귀농같은 말이 듣기 좋아 보이지만 실현할 가능성은 없는 사람이구요. 그런만큼 그 욕구또한 책으로 푸는 타입인지라 이런 종류의 책도 한때 제법 많이 사 봤습니다. 이 책은 그 끝물에 산 책인지라 이제 더 안읽고 싶다며 던져뒀다 이제야 읽게 됐습니다. 산지 벌써 3년이나 지났네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 청춘들이 좀 부러웠습니다. 저는 한번도 청춘을 제대로 즐긴적이 없어서요. 타의 반 자의 반, 돈만 벌다 20대를 다보낸지라 저렇게 걱정없이(본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방황도 하고, 색다른 시도도 하고, 대학도 다니는 청춘들이 좀 부럽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20대로 가고 싶냐면 그건 절대 아니구요. 그 시절 다시는 가고 싶지 않거든요.

열혈 청춘들의 캠퍼스 텃밭 가꾸기. 웬지 모르게 약간 삐딱한 심사가 저를 지배하던 순간에 본 책이라 그닥 공감을 할수 없어서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읽을때 제 마음이 그렇게 좋지 않았거든요. 이 책과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이라는 책을 같이 읽었는데 제 기분이 맞아, 인생 믿을 놈 하나 없는 세상이야-라는 심정일때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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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인간과 동물도감이라는 제목을 보고 생물학에 관한 책인가 하고 봤는데 뜻밖에 에세이집이라기에 호기심이 들어서 산 책입니다. 산 김에 다른 에세이집 아버지의 사과편지도 같이 샀구요. 작가 소개를 읽어보니 드라마를 위한 취재여행중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셨더군요. 그래서인지 책 내용중 비행기 공포증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웬지 심란하달지 싱숭생숭 하달지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에세이집이니 그저그런 잡다한 글입니다. 그 중 많은 내용이 가족, 특히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내용에서 아버지에 대한 비중이 특별히 높다기보다 웬지 작가의 글 전체의 배경에 이버지에 대한 애증이 묻어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웬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은것처럼 느껴집니다. 정작 따지고 보면 분량면에서는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만.

이 글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어딘지 한심해 보이는 모습이 많습니다. 자신의 컴플렉스를 아내와 아이들에게 푸는 남자, 때때로 폭력도 쓰는 남편, 결코 좋은 아버지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짠하게 가슴을 울리는 모습이 있습니다. 힘든 세상살이, 고된 사회생활, 녹록치 않은 삶을 온 몸으로 벼텨낸 사람에게 느껴지는 그런 연민과 가슴 찡한 감동이 있습니다.

분명히 한심한데 그 한심함이 사랑스럽달지 가엾달지 하는 그런 감정을 일으키더군요. 저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원만치 못했던 관계로 아버지가 등장하는 에세이에 그닥 공감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글로 쓸때는 대개가 아주 훌륭한 분일 경우니까요. 그런 글을 읽으면 웬지 흥, 그래 너 좋겠다-싶은 질투와 진짜 아버지랑 이런걸까-하는 의구심이 동시에 들어서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데 이런 어찌보면 한심한, 그리고 현실적으로 저희 시대의 보통 아버지에 가까운 이런 얘기 좋더군요. 좋은 얘기보다 이런 한심함이 더 심금을 울리더란 말이죠. 역시나 청개구리 심보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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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작가의 책을 길게 그리고 많이 읽다보면 아무래도 지루해지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작가라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기 마련인법이죠. 소설도 그런 법인데 에세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것이 일상을 떠난 여행에 대한 에세이라도 반복되면 그 자체가 일상이 되어 버리니까요. 오기사님의 책도 슬슬 그런 느낌이 든다는 생각이 든 이 시점에(전작인 나한테 미안해서 비행기를 탔다는 좀 실망스러웠거든요) 나온 두 권의 책은 그런 생각을 시원하게 날려 버리는 책이었습니다.

특별한 여행지가 아니라 오기사가 발붙이고 사는 대한민국의 서울을 다른 책과 청혼이라는 무려 한 여자에 대한 사랑고백을 다룬 책이었으니까요.

전 타인의 사랑타령에는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 이 책은 패스할까 했으나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청혼이랍시고 널 위해서라면 일요일엔 일을 하지 않겠어-라는 멘트를 날리다니. 역시나 오기사, 마음에 드는구려 싶었습니다.

사랑타령이라 달달하니 보기 싫을까 걱정했지만 그런 정도는 아니었구요. 어찌보면 담담하달수 있는 두 연인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진짜 청혼을 하면서 저런 멘트를 날렸을까 궁금해하며 웃기도 했고요.

두분이 결혼을 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만일 했다면 이제 결혼이라는 전혀 새로운 여행을 떠나게 되겠죠. 그 여행에서는 또 어떤 재밌고 멋진 책들이 나올지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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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안본건 아니지만 리뷰를 쓰기 싫어서 본 책을 머리맡에 쌓아둔채 게으름을 부린게 거의 한달이 다 되어가지 싶네요.

게으름은 저의 고질병이자 불치병이자 유전병입니다.

여튼 마음에 들었던 책이지만 비싼 팝업북을 사 모으는 중인지라 중고로 사려고 벼르다 50%세일이라는 말에 감격하며 바로 배달시킨 가마슈 경감 시리즈 2 - 치명적인 은총입니다.

쓰리 파인즈에 일어난 두번째 살인사건. 모두가 모인 경기날, 호수 한가운데서 감전사를 한 여인. 쓰리 파인즈에 독기를 몰고 왔던 여인의 죽음이지만 모두들 심란하기한 이 마을로 가마슈 경감이 사건해결을 위해 돌아옵니다.

말썽꾼도 덧붙여서요. 니콜이 다시 등장하길래 최고의 말썽꾼이 다시 왔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더 큰 말썽꾼이 숨어있더군요. 그 뒤에는 상상도 못한 사람이 숨어있구요. 과연 가마슈 경감이 이 함정을 피할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함정은 피한다 하더라도 그가 받은 상처도 걱정스럽구요.

평온하고 사랑스러운 마을이지만 사람사는 곳인지라 말썽도 있고 살인사건도 있는 스리 파인스. 다음 이야기도 무척 기대되지만 이 뒤로 통 나올 생각을 안하네요. 50%세일로 산 주제에 라는 생각에 출판사를 원망하지도 못하겠습니다.

덧글. 제가 어쩌다 팝업북에 빠지게 됐는지 저 조차도 아리송할 따름입니다. 평소 그림이나 사진보다 글을 더 좋아하는지라 글 많고 두꺼운 책만을 사랑하던 저였는데. 이런 글은 몇 자 없고 비싸기까지한 책에 빠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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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다 표지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그리고 미리보기로 본 이미지도 너무 예뻐서 산 책입니다. 따뜻한 음식이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좋은 주제에 걸맞게 책 디자인이 정말 멋집니다. 종이질도 딱 좋고, 일러스트도 딱 맞고, 표지 디자인과 제목도 참으로 적절하게 잘 만들어졌다 싶더군요.

요런 음식을 통한 힐링계열의 책이나 영화가 일본에는 유독 많습니다. 그리고 참 섬세하게 잘 그려내죠. 이런 일상의 잔잔함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기술은 일본이 최고인것 같습니다. 정말 레이스처럼 사소한 사건과 소소한 일상을 섬세하게 짜내려가는 솜씨는 볼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많이 보니 좀 질리는군요. 근래 몇 년 사이에 이런 책들이 정말 많이 나오거든요. 한 두권 볼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것 같기도 하고 군침도 돌고 참 괜찮네 싶었죠. 그런데 사다보니 이젠 어느새 사고 싶어서가 아니라 습관처럼 사고 있더군요. 꽃노래도 길게 들으면 질린다고,계속 보다보니 그게 그것같고 이게 이것같고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게 흥미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에 더해 이제 제가 예전만큼 음식을 많이 밝히지 않는것도 한 이유인것 같습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약간 위가 줄었어요. 나이가 드니 예전만큼 많이 먹고 싶지도 않고요. 식탐이 줄어드니까 글로도 그렇게 많이 보고 싶다는 감정이 덜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을때 특히 저녁을 막 먹은 직후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것도 같아요.

해피해피 브레드는 겨우 4개짜리 단편으로 아주 짧은 이야깁니다. 더구나 일본음식도 아니고 주로 빵에 대해서 나오는데 저도 빵을 좋아하긴 하지만 아주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빵에서 저 정도 감정을 느끼려면 그걸 주식으로 먹고 사는 국민들이나 느낄수 있는게 아닐까 싶어서 살짝 의아했거든요. 설명을 들어도 맛있는줄 모르겠고요. 차라리 하얀 쌀밥에 우메보시 얹은 밥상에 대한 설명이 더 절 자극했을것 같습니다. 빵냄새가 아무리 좋아도 밥이 더 좋더라구요.

오늘의 요리는 하나의 요리에 대한 짧은 단편들의 모음입니다. 기이하게도 이 책 역시 일본 정통 요리가 아닌 음식이 많이 등장합니다. 프랑스 요리인 포토푀가 등장하는데 전 집에서 이런걸 시도해볼려고 한적조차 없어서 약간 공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설명만으로는 그렇게 어려운 요리가 아니란걸 여러번 보고 들어서 알고 있지만 딱히 먹고 싶지는 않거든요. 맛이란것은 오히려 상상을 할 수 없으면 봐도 공감이 가기 어렵더군요. 제가 익히 아는 음식이야기가 더 오감을 자극하는 법인지라 약간 감동이 덜 느껴지더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단편치고는 퍽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편을 별로 안좋아해서 거의 안보는 편인데 요즘 일본의 단편집을 조금 봤더니 제법 마음에 드는게 있습니다.

이래저래 책은 참 예쁜데, 내용도 참 예쁜데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는 시덥잖은 평을 하게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책이란게 읽는 당시의 기분도 상당히 반영하는 편이라서 지금 제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요리 한 그릇으로 해결되는 인생사가 어딨냐?라는 상당히 삐뚤어진 마음상태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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