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다 표지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그리고 미리보기로 본 이미지도 너무 예뻐서 산 책입니다. 따뜻한 음식이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좋은 주제에 걸맞게 책 디자인이 정말
멋집니다. 종이질도 딱 좋고, 일러스트도 딱 맞고, 표지 디자인과 제목도 참으로 적절하게 잘 만들어졌다 싶더군요.
요런 음식을 통한 힐링계열의 책이나 영화가 일본에는 유독
많습니다. 그리고 참 섬세하게 잘 그려내죠. 이런 일상의 잔잔함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기술은 일본이 최고인것 같습니다. 정말 레이스처럼 사소한
사건과 소소한 일상을 섬세하게 짜내려가는 솜씨는 볼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많이 보니 좀
질리는군요. 근래 몇 년 사이에 이런 책들이 정말 많이 나오거든요. 한 두권 볼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것 같기도 하고 군침도
돌고 참 괜찮네 싶었죠. 그런데 사다보니 이젠 어느새 사고 싶어서가 아니라 습관처럼 사고 있더군요. 꽃노래도 길게 들으면 질린다고,계속 보다보니
그게 그것같고 이게 이것같고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게 흥미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에 더해 이제 제가 예전만큼
음식을 많이 밝히지 않는것도
한 이유인것 같습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약간 위가 줄었어요. 나이가 드니 예전만큼 많이 먹고 싶지도 않고요. 식탐이 줄어드니까 글로도
그렇게 많이 보고 싶다는 감정이 덜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을때 특히 저녁을 막 먹은 직후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것도 같아요.
해피해피 브레드는 겨우 4개짜리
단편으로 아주 짧은 이야깁니다. 더구나 일본음식도 아니고 주로 빵에 대해서 나오는데 저도 빵을 좋아하긴 하지만 아주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빵에서 저 정도
감정을 느끼려면 그걸 주식으로 먹고 사는 국민들이나 느낄수 있는게 아닐까 싶어서 살짝 의아했거든요. 설명을 들어도 맛있는줄 모르겠고요. 차라리
하얀 쌀밥에 우메보시 얹은 밥상에 대한 설명이 더 절 자극했을것 같습니다. 빵냄새가 아무리 좋아도 밥이 더 좋더라구요.
오늘의 요리는 하나의 요리에 대한
짧은 단편들의 모음입니다. 기이하게도 이 책 역시 일본 정통 요리가 아닌 음식이 많이 등장합니다. 프랑스 요리인 포토푀가 등장하는데 전 집에서
이런걸 시도해볼려고 한적조차 없어서 약간 공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설명만으로는 그렇게 어려운 요리가 아니란걸 여러번 보고 들어서 알고 있지만
딱히 먹고 싶지는 않거든요.
맛이란것은 오히려 상상을 할 수 없으면 봐도 공감이 가기 어렵더군요. 제가 익히 아는 음식이야기가 더 오감을 자극하는 법인지라 약간 감동이 덜
느껴지더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단편치고는 퍽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편을 별로 안좋아해서 거의 안보는 편인데 요즘 일본의 단편집을 조금 봤더니 제법 마음에 드는게 있습니다.
이래저래 책은 참 예쁜데, 내용도 참
예쁜데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는 시덥잖은 평을 하게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책이란게 읽는 당시의 기분도 상당히 반영하는 편이라서 지금
제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요리 한 그릇으로 해결되는 인생사가 어딨냐?라는 상당히 삐뚤어진 마음상태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