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권력 - 인터넷을 소유하는 자 누구이며 인터넷은 우리를 어떻게 소유하는가
제임스 볼 지음, 이가영 옮김 / 다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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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컴퓨터가 부족해서 다른 대학 컴퓨터라도 써서 연구할 필요가 있었다는 이유 하나와, 미국 국방부가 통신망이 망가졌을 때 핵억지력을 유지할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산물로 생겨났다는 인터넷이 현대인의 삶에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 줄 누가 알았을까. 그런데 이러한 인터넷을 소유하는 자는 누구이며, 인터넷은 우리를 어떻게 소유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퓰리처상 수상자인 저자는 그에 관해 명쾌하게 파헤치며 이 책을 통해 전달한다. 





21세기 권력

The System

제임스 볼 지음

도서출판 다른


“ 인류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인터넷이라는 시스템을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체를 파악해 이를 바로잡고 통제하는 일이다. “ 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인터넷의 태동과 변천, 그리고 그 뒤에 숨어있는 여러가지 사실들을 Part1에서 '기술'적인 면을, Part2에서 '돈' 에 관련된 측면에서 훑고, 마지막 Part3 에서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해서 다룬다. Part1 에서는 다시 설계자, 망 사업자, 관리자 라는 세 파트로 나누어 설명하며, Part2 는 ‘투자자’, ‘광고업자’ 의 두가지로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다. 


인터넷에 대한 여러 각도에서의 지식을 전달함과 더불어 저자는 보도기자 출신의 감각으로 여러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신원 정보와 결제 정보는 온라인 세상의 권력과 지배력(그리고 물론 돈) 을 한 곳으로 모으는 큰 힘이 되었고,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대형 인터넷 기업들은 결국 이런 정보들을 가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라고 주장하며, 사용자들이 거대 인터넷 기업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온라인 시대를 사는 시민들이 누군가(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광고업자, 그리고 어쩌면 정부)가 자신을 감시하는 상황에 너무 익숙해있는 것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과거의 동인도 회사와 유사한 '디지털 식민주의' 가 도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이 가능했던 건, 지금까지 우리가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어려운 금융 용어를 들으면 흥미를 잃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기술 용어를 써가며 네트워크 기반 구조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걸 재미있어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가 어렵다고 생각하고 피하려 하기 때문에, 힘 있는 사람들은 질문을 받을 걱정 없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 p348



 '시스템 전체를 봐야 한다' 라는 것과 인터넷을 움직이는 무형의 동력원들, 즉 새로운 기업 투자 모형, 새로운 수익 창출 모형, 새로운 연결과 투명성 모형 등이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하라고 말하는 저자는, '굳이 자세히 알 필요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의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터넷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 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야 금융위기 때처럼 어려워 보이는 겉모습에 속아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다. 두번째는 기술기업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취급하는 것이다. 기술기업은 사명을 가지고 움직이는 새로운 기업이 아니라, 이윤을 좇는 평범한 기업이다. 세 번째는 오늘날의 기술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전에 썼던 방법이 오늘날에도 효과가 있으리라는 기대를 버리는 것이다. 


- p352



이 책을 읽으며 인터넷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으로 변화의 첫 걸음은 뗀 셈이려나. '더 나은 인터넷 세상을 만들기 위한 최고의 안내서' 라는 위키디피아 공동설립자 지미 웨일스의 추천사를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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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교육 프로젝트 - 게더타운 공식 파트너사의 행사, 전시 교육공간 구축 노하우 메타버스 시리즈
변문경 외 지음 / 다빈치books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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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라는 키워드도 어느새 IT업계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친숙해진 개념이 되어간다.  활발히 이용되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는 게더타운, 이프랜드, 제페토, 로블록스, 인게이지 등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중 게더타운의 활용에 관한 내용을 담은, ‘게더타운 공식 파트너사의 행사, 전시, 교육공간 구축 노하우’가 담겨있는 책이다. 




메타버스 교육 프로젝트

변문경, 김경한, 박찬, 이정훈 지음

다빈치books



게더타운(Gather Town) 은 한 마디로 Zoom 에 아바타를 더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PC기반의 플랫폼으로 유튜브, 페들렛, 가상전시관과 호환이 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990년대 2D 탑뷰 방식의 게임이 연상되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으며, 조작도 마우스 클릭만으로 모든 공간을 살펴볼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고. 한번 구축해놓으면 25인 이하가 사용할 때는 유지비용이 없다.


보통 메타버스라고 하면 아름다운 아바타와 3D그래픽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게더타운은 그러한 화려한 그래픽과는 거리가 멉니다. 대신 누구든 jpg나 png이미지 파일을 업로드하여 공간을 만들 수 있고, 커스터마이징도 쉽습니다. 

- p10


최근 교육 현장에서 Zoom 을 활용한 원격 수업에 대한 회의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아바타가 등장하는 게더타운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1장에는 학교, 영재교육원, 교육적인 목적의 행사를 기획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초등학생 대상의 가상 전시 행사 사례에 대한 기획부터 실행의 모든 과정을 담아 설명하고 있다.  




2장에는 게이미피케이션이 포함된 현대백화점 안전타운, 안전교육장의 기획부터 실행까지를 소개하고 있으며, 3장에는 메타스쿨이라는 주제로 학교 현장에서 게더타운을 활용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아이의 온라인 학습 방법에 변화가 주어질까 궁금해서 책을 펼쳤던 터라 가장 관심있던 장이기도 했다. 




4장에는 게더타운 플랫폼을 활용해 메타버스 행사, 개회식, 시상식, 과학전시회등을 진행하는 노하우가, 5장에서는 게더타운과 라이프로깅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라이프로깅은 라이프(life, 삶) 과 로깅(logging, 일지, 기록) 의 합성어로 SNS와 전자기기를 활용해 일상 전체를 기록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매일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것부터 유튜브나 블로그의 브이로그까지 많은 활동들이 라이프로깅에 포함된다. 이런 라이프로깅에 쌓인 데이터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내에서 이루어지는 채팅을 분석해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해 맞춤형으로 소식을 전달해준다거나, 감정 분석을 적용해볼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다만 로그 데이터 수집에 대한 개인정보 동의는 민감한 문제다. 최근 읽었던 <21세기 권력> 의 내용이 오버랩되면서 서비스 개발자로서의 마음과 이용자로서의 시선이 교차하기도 했다.



메타버스에 관한 소개를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실제 구축사례를 담은, 실무를 위한 사례집이다. How-To Books 처럼 자세하게 따라해볼 수 있는 예제가 제공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최신 경향과 트렌드를 간략하게 살펴보기에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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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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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뒷면에 적힌 한줄평들 중 <뉴욕저널오브북스> 는 이렇게 말했다. '요 네스뵈가 그리는 세상은 황폐하거나 곧 황폐해진다. 그는 자비라곤 없는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라고 말이다. 후반부를 읽는 지금 이 문장에 절절히 공감한다. 정신이 너덜너덜해지는 기분이라고 할까. 이렇게 독자를 휘몰아치다니 작가의 구성력과 필력에 다시 감탄하게 된다. 모임에서 함께 읽고 독서토론을 해보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결은 다르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를 읽을 때의 느낌이 떠오르기도 했다. 


오프가르 농장, 작은 집, 헛간 하나, 외곽의 벌판 몇 군데, 저게 도대체 뭐람? 네 글자로 된 이름, 식구 중 두명이 살아남은 집안의 성(姓). 다른 걸 모두 떼어냈을 때,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수천 년동안 가족이 협동의 단위로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에? 그래, 그렇지. 아니면 단순히 실용적인 이유 외에 또 다른 것이 있는가? 부모, 형제, 자매를 하나로 묶어주는 뭔가가 핏속에 있는 건가? 사람은 신선한 공기와 사랑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 두가지가 없어도 절대 살아갈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는 것. 나는 그것을 느꼈다.

-p734


아. 정말 가족이란 무엇인가. 주인공 로위는 정말 징글징글할 듯... <커커스리뷰>의 한줄평도 옮겨둘 수 밖에 없다. '단란한 가족과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환상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가 철저하게 깨부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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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권력 - 인터넷을 소유하는 자 누구이며 인터넷은 우리를 어떻게 소유하는가
제임스 볼 지음, 이가영 옮김 / 다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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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인터넷이라는 시스템을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체를 파악해 이를 바로잡고 통제하는 일이다. “



Part2 의 제목은 ‘돈’ 이다. 파트는 또한 ‘투자자’, ‘광고업자’ 의 두가지로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다. 골드러시 시대 같은 인터넷 업계의 현재 분위기 때문에라도 인터넷 스타트업 중 상당수는 벤처 캐피털의 투자를 받아 최대한 빨리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되었다. (p152)


이렇게 투자를 받아 회사를 키우는 데 집중하다 보면, 결국 회사 지분의 대부분이 투자자에게 넘어가게 되고, 투자자들이 회사 경영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투자를 받게 되면,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거두어야 하는 압박 때문이라도 사생활을 침해하는 맞춤형 광고 등 인터넷의 유해한 면과 관련이 있다. 


인터넷은 신원 정보와 결제 정보가 중앙집중화된 것을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 이 신원 정보와 결제 정보는 온라인 세상의 권력과 지배력(그리고 물론 돈) 을 한 곳으로 모으는 큰 힘이라는 것이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대형 인터넷 기업들은 결국 이런 정보들을 가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라고 주장한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형 데이터베이스 기술 도입을 옹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구상의 다른 슈퍼컴퓨터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들고 다니게 되면서, 사람이 거대 인터넷 기업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주장 또한 눈여겨보게 되는 지점이다.


아이폰은 완벽한 슈퍼컴퓨터입니다. (…) 우리가 화면의 아이콘을 클릭하는 순간부터 그 슈퍼컴퓨터는 우리가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같은 앱 제작자를 위해 일합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세계의 다른 모든 슈퍼컴퓨터와 소통할 수 있는, 엄지 손가락과 두 귀 사이의 생체 컴퓨터만 남은 존재가 됩니다.


- p173


문득 디스토피아 소설 <뉴로맨서>의 세계관도 떠오르고,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또한 맞물리면서 소름이 돋는다. 아직은 데이터만 종속되고 있지만 상상 속 일들이 또한 멀지 않은 미래가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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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권력 - 인터넷을 소유하는 자 누구이며 인터넷은 우리를 어떻게 소유하는가
제임스 볼 지음, 이가영 옮김 / 다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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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에서 공격이란, 시스템을 관리하는 사람이 미처 막지 못한 틈, 집으로 예를 들면 잠그지 않은 문이나 창문의 틈으로 침입하는 것을 말한다. "



온라인 세상은 국가, 기업, 해커, 일반 인터넷 사용자 사이의 끊이지 않는 분쟁으로 가득차있다. 


온라인 시대를 사는 시민들은 누군가(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광고업자, 그리고 어쩌면 정부)가 자신을 감시하는 상황에 너무 익숙해있다. 그러다보니 개인정보침해에 대한 고발이 이어져도 "또..." 라고 반응하며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되는 듯 하다. 


미국 NSA와 영국 정보통신본부는 ‘널리 쓰이는 인터넷 암호화 프로토콜을 무력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시도’ 한 끝에 ‘대량의 암호화된 인터넷 데이터를 … 열람 가능한 형태로’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p246) 그리고 이 사실에 대해 보도금지 요청을 했다고 한다. '도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야 할 경찰이 모든 건물의 잠금장치에 어떤 약점이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바로잡기는커녕 잠금장치를 더 약화시키려고 노력한 것'이다. 이런 것들만 보더라도 인터넷은 평화와 거리가 멀어진 셈이다. 중간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21세기 전쟁의 최전선은 인터넷이고, 이 전쟁터에서 정부는 무법적이고 위험한 방식을 선호나는 태도를 보여왔다. 어쩌면 이는 원래 미국 공무원과 학자들로 이루어진 닫힌 네트워크였던 인터넷이, 괴짜들이 모인 비주류 네트워크로, 그리고 자본주의의 밝게 빛나는 희망으로, 그러다 갑자기 사회의 핵심 기반시설로 너무 빠르게 변화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인터넷이 이처럼 빠르게 모습을 바꾸는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에 무관심했고, 미래를 내다본 사람은 더더욱 적었다. 

- p268


사생활을 지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조차 없고, 큰 기업과 정부를 이길 수 없다는 무력감이 팽배한 세상, 이것이 광고자본주의가 만든 세상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비슷한 무력감에 물들어있을 것 같다. 아니 이미 물들어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는 것일까. 저자의 결론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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