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최가 보내온 커피는 [카페인 없는 커피]였다. 언제나 너무 많은 커피를 소비한다고 걱정하더니, 그 걱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누군가 나를 염려한다니 하늘이 노랗다. 좋아서. 가증스럽구나, 굿바이,라고 피식거리며 커피를 만지작 거리다 놀라운 사실과 조우한다. 유통기한이 지난 커피다. 에라이 요년~ 그럼 그렇지, 하고 나는 진짜 깔깔거렸다. 최는 나를 웃겨주었다. 목적을 달성하는 최는 여전히 명민하고 사랑스럽다. 너를 알아 후회한 시간이 10년이라면, 너를 알아 행복했던 시간이 또 10년인지라, 우리는 그렇게 대차대조표를 잘 맞추며 언제든 새롭게 서로를 보듬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튼 고맙다. 그러나 마시지는 않겠노라. 나 아직은 굿바이야~

부쩍 마음이 덜컹거린다. 갈비뼈의 칼슘이 빠져나가 내장기관을 단단히 고정시키지 못하는지 덜컹거리는 소리가 하루종일 따라다닌다. 마음이 덜컹거리니 당연히 실수가 잦다. 그것이 화근이 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과분한 걱정을 받는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카페인이 원흉일까? 카페인이 칼슘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고 하니 진범은 아니더라도 용의자에 올릴 수는 있겠다. 그렇지만, 최야. 나는 너의 걱정과 염려를 자양분으로 살고 싶지는 않구나. 그러면 미안하니까, 몸둘 바를 모르겠으니까. 더군다나 너의 쓰레기를 먹어 줄 용의도 없구나, 그러면 억울하니까, 그러면 정말 화나니까, 그러니 이 커피는 폐기되어야 옳다. 나 아직은 굿바이야~

12월은 바쁘다는 그러므로 11월도 바쁠 수 있다는,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을 일어난 상황보다 더 확신하는, 거기에 살아보니 그렇더라는 방점까지 마구 찍어대는 일군의 모지리들은 10월의 마지막 주말에 모였다. 어쩌면 10월의 마지막 밤, 따위의 향수가 그리웠지만 차마 제 입으로 발화할 수 없었다는 것이 진실에 가까웠을지언정, 누구도 그 사실을 발설하지는 않는다. 그런건 가끔 눈감아도 되는, 누군가에게 상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돌아서면 뭔가 짠한 정도의 심파일 수 있으니까, 그냥 모른 척 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나 아직은 굿바이인거지. 

언제나, 꼭 그렇게 시작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모지리들끼리는 좀 어려워, 아이고 어려워 정도의 이야기로 첫 대화의 물꼬를 텄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코흘리던 시절의 얼레리꼴레리 이야기로 방향을 틀었다. 착각이 서스펜스로, 환상이 엽기로 변질된 모지리들의 대화를 갈아엎은 것은 예상과 다르게 내가 아니라, 박이었다. 박은 물었다. [그 시절의 허영은 어디서 나온걸까?] 적어도 나는 박이 말한 [허영]이라는 단어를 스무 번은 곱씹었다. 그러게....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김의 말이었다. [그 시절의 허영은 詩에서 나온거지], 어맛! 이게 무슨 미친년 감나무아래서 떨어지는 감받아먹겠다는 소리인지, 우리는 거의 동시에 움찔했지만, 오다가다 눈맞았다는 이야기처럼, 그렇게 오고가는 말에 나는 마음이 또 덜컹했다.  

[그 시절의 허영은 詩에서 나온거지]라는 말때문에 자리는 빨리 끝났다.
돌아오는 길, 김이 내게 물었다. 나 좀 멋있었냐?
나는 대답했다. 모지리같다. 
김이 또 묻는다. 굿바이야 그런데 너는 그 시절의 허영이 뭐라고 생각하냐? 
나는 대답한다. 시에서 나오는 거니까, 시겠지.
김이 또 묻는다. 에헤, 진짜로 묻는거다. 진짜로.... 
나는 대답한다. 그럼 아까 한 말은 진짜 아니고?
김이 답한다. 진짜 아니었다. 그냥 해본 소리지....  

그냥 해본 소리가 저리 어처구니 없으면서 그럴싸 할 수 도 있는 걸 보면, 너도 사는 일이 참.....그러니까, 주식하지 말라고 내가 몇 번 말하디, 남자가 보이는 호의를 그저 호의로만 생각할 수 없니, 사랑으로는 절대 다이어트가 안되는거다, 백만 송이 장미는 아무나 피워주는 것이 아니라고, 그런 놈 있었으면 그게 우리 차지가 되겠냐, 설령 백만 송이 장미가 핀다고 치자 그럼 누구 하나는 죽어나간다고, 등 할 수 있는 욕을 일단 다 퍼붓고 나는 김을 본다. 이런, 초등학교 시절 신주머니 잃어버린 얼굴을 하고 있다. 한 마디만 더 하면 뭔가 또로록 굴러 떨어질 기세다. 아~  

나는 김에게 말한다. 아니다 나에게 말한다.
김아, 그 시절 우리의 허영은 말이다, 우리 모두, 각자의 상처가 가장 깊고 심지어 독창적이라고 생각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네 말이 반 이상은 옳을 것이다. 우리의 허영은 어느 대목 철저히 어느 詩에서 나온거지, 그렇게 그 시절 우리의 뿌리가 詩였으니까, 너나 나나, 그렇게 원하던 시인이었던 거지. 이렇게 시인하는 나 아직은.....굿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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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1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1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우 2010-11-02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질들의 대화들은 난해하지만 느낌에는 쉽게 적십니다.
시였군요, 굿바이님과 더불어 모지리들의 그 시절 허영이.

매독 걸린 친구, 세상 모든 병을 앓아보고 싶었다지요.
김승옥 얘기였는데, 무슨 소설이었던가.
그 시절 나와 같은 모지리들의 허영은 바야흐로 그 따위 아류였답니다. 하하

굿바이 2010-11-03 11:43   좋아요 0 | URL
김승옥작가는 확실히 포스가 남다르죠^^

괜히 핑계거리가 없으니, 죄없는 시를 들먹였습니다.
동우님에게도 그런 것이 있었을까, 막연히 상상해봅니다.
허영따위가 있었을까요, 그 시절은 그저 그것조차 생존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막연히 듭니다. 잘 지내시죠?
 

12월은 황군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크리스마스는 명함을 접어야한다.  

올 해 미션은 아래의 노래와 춤이다. 신비로운 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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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10-2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ㅋㅋㅋ 언니 진짜요? 완전 기대되는데요 ^-^b 저 아이스크림 사들고 방청가도 되나요? ㅋㅋㅋㅋ

굿바이 2010-10-22 15:28   좋아요 0 | URL
나를 잘 알면서~ 방청권을 원하는 위썬이 난 웃겨 ㅋㅋㅋㅋㅋ

빨간 먼지털이와 고기잡이 그물을 사야겠소!!!! T.T

굿바이 2010-10-22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으로 영상을 봤다. 굿바이식 노래가 절로 나온다.

유돈노미, 유돈노미, 셧업보이, 셧업보이, 셧업!셧업!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해도 뒤에서는 욕하겠구나.
나같은 여자 비난하겠구나.
상상만해도 두렵겠구나.
겉모습만 보고도 한심한 여자로 보는 너는 정상이구나.
춤추는 내 모습을 보고 넋을 놓겠구나.
끝나니 손가락질 하는 것도 당연하겠구나.
이런 꼴로 이런 춤을 추는 여자는 뻔하겠구나.
자신없는데 물러설 수 도 없구나.
떠들어라, 그래도 할 말이 없구나.
겉으론 뱃걸, 당연히 뱃걸, 춤출 땐 뱃뱃뱃걸!
내가 나일 수 있는게 이렇게 미안하구나.
엉엉~



2010-10-22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2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風流男兒 2010-10-22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뭐 매년 엄청난 미션이!!!! 올해 저도 방청권좀 굽신굽신

굿바이 2010-10-22 15:27   좋아요 0 | URL
셧업보이~ 셧업보이~ 셧업~ 셧업~ !!! ㅋㅋㅋㅋㅋ

춤추는 뱃걸~ 배나온 뱃걸~
이런 꼴 이런 머리모양으로 춤을 추는 굿바이는 뻔해~

날 감당할 수 있다면 방청권을 주겠소~ 우하하 ㅜ.ㅜ

동우 2010-10-23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굿바이님의 미션.
부군 황선생님 앞에서 저런 공연,굿바이님이라면 가능하구말구요.
쬐끔 엿보아 압니다. 하하

다음 책부족에서 리바이벌 기대합니다.

굿바이 2010-10-24 23:46   좋아요 0 | URL
동우님, 리바이벌이라뇨...죽여주십시오 ㅜ.ㅜ

같이 사는 사람에게 늘 부족한 사람이라서, 어쩌다 장난으로 하는 부탁에도
이렇게 마음이 철렁합니다. 저렇게 흉내를 낼 수는 없지만, 빨간 먼지털이라도 머리에 쓰고 있으면 잠깐 웃겨줄 수는 있을 것 같아요ㅋㅋㅋ

토깽이민정 2010-10-23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하하 언니 멋져!!!
나도 감히 생각해보지 못한 이런 거대한 미션을...

언니가 이번에 잘하신다면
저도 내년 봄에 울 신랑을 위해서 연습을 해야 하나... ㅋㅋㅋ

아이 참... 웬디랑 다정히 손잡고 방청하러 가지 못하는 이 신세가 안타까울 뿐... ㅋ

굿바이 2010-10-24 23:49   좋아요 0 | URL
걱정말거라!!!!! 설마 저런 것을 내가 따라할 수 있겠니? 그러니, 내년 봄에 민정이는 쉬운 걸로 해도 된다고 ㅎㅎㅎ

점점 몸도 마음도 둔해지는 것 같아서 좀 서글프지만, 마음이 둔해지는 건
좀 좋을 때도 있는 것 같아. 역시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어 어찌나 고마운지....

 

지갑을 잃었다. 정확히 도둑맞았다. 신고를 했다. 지구대에서 순경이 왔다. 진술서를 쓰기 위해 지구대에 갔다. 경찰차를 탔다. 경찰차는 안에서 열 수 없는 구조였다. 그래서 오랜만에 남자가 열어주는 차에서 내렸다. 좋아할 것이 없는 순간 나는 이런 것을 위로라 생각했다. 이 사건을 두고 사기인지, 강도인지 경찰관들끼리 잠깐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았다. 상부에 전화를 해서 무슨 코드같은 것을 받아적고 진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묻는다. 답했다. 사건의 정황을 묻는다. 되도록 시간과 사건을 정확히 전달하려고 애썼다. 지갑의 상표를 묻는다. 기억나지 않는다. 내용물을 묻는다. 돈과 상품권, 카드와 쿠폰, 그리고 사진.... 나는 사진이라고 말하는 대목부터 목이 메인다. 유일한 사진, 엄마와 아빠와 내가 부산에서 찍은, 아주 어린 굿바이가 빨간 털모자를 쓰고 찍은 유일하게 행복해 보이는 사진인데, 나는 설명할 길이 없다.  

그리고, 세례성사때 받은 성모상 팬던트가 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또 나는 울컥거렸다. 그 팬던트는 참 오랜 시간 나를 위무했던, 내 유년시절 갑자기 집안에 노란 딱지가 붙거나, 밤기차를 타거나, 학교를 휴학해야 하는 기간동안 나를 달랬던 것이었다고 하려니 기가 막힌다. 

황군에게서 받은 10년이 된 쪽지가 있다고 하려니 다리가 휘청인다. 황군이 준 쪽지가 내게 얼마나 대단했는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것은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맞거나, 의심을 당하거나, 억울한 순간, 무슨 타이레놀처럼 나를 진정시켰던 것이었다고 말하려니 손이 떨리기 시작한다. 

지금은 저세상으로 떠난 친구가 건네준 외국 화폐가 들어 있다고, 살아보겠다고 태평양 건넜던 친구랑 반씩 나눠가졌던 2달러 화폐가 있다고, 조카가 글씨를 배워 처음 써준 메모지가 있고, 부도난 회사의 명함이 있고, 외국으로 도망간 선배의 연락처가 있고, 이혼하고 잠수 탄 친구의 주소가 있고, 함께 좋은 세상 만들자며 건낸 카드가 있고...... 

그러나 진술서에는 현금과 상품권의 액수만 기입되었다. 명품이 아닌 지갑은 그저 빨간 지갑이라고 적혀있었다.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너무 많은 것을 갖고도 허기져했다. 복수는 늘 이런 식이다.
아니 깨달음은 또 늘 이런 식이다.
바람 좋은 날, 바람 빠진 마음으로 더듬는다. 잃어버린 것들과 아직 남아있는 것들을.
세속은 늘 이렇다. 어긋나는 모든 것들이 물결치는,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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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5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6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리 2010-10-15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니... 지갑에 그 많은 추억들을 담고 다니셨군요.
그래도 그래도 말이죠, 마음 속에는, 기억 속에는 살아 있잖아요.
그러니까... '다시는' 못보더라도 '언제나' 함께 하는 것들이니까요.
이게 위로가 될까 싶지만, 잃은 만큼 분명 얻는 것도 있을 거예요. 힘내요.

굿바이 2010-10-16 01:03   좋아요 0 | URL
고마워,블리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참 많이 놀랐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늘 곁에 있어 소중함을 몰랐던 것들, 이번 기회에 좀 더 반성하고, 좀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그러니, 잃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정말, 이렇게 깨닫는 나는 참....무능하다.

멜라니아 2010-10-16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굿바이님.. 어떻게요?

등 쓰다듬어 드릴 뿐....

굿바이 2010-10-18 00:21   좋아요 0 | URL
잘 내려가셨죠? 먼 길 다녀가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제 사정이 좀 어수선해서 서울 오셨는데, 해드린게 없네요. 천천히 하겠습니다. 뭐든 천천히 하겠습니다^^

2010-10-16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8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8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우 2010-10-20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 진작에 읽어 굿바이님 지갑을 잃어버린걸 알고 있었지요.

읽으면서 생각하였었는데, 굿바이님의 지갑에는 참 많은 것이 들어 있었다는.
그리고 내 지갑을 펼처보았습니다.
오로지 가득한 물질주의.
그나마 가난하기 짝이 없는.
내게 굿바이님의 지갑속 저 무형이 것들은 어디에 보관되어 있을까.
예제 흩어져 있을 그것들.
어디에 있는지 까맣게 잊기 전에 먼저 찾아 버려야 할 많은 것들.
언감생심 굿바이님은 아직 멀었고, 내 낫살쯤 되어야 중얼거릴 대사랍니다. 하하하

굿바이 2010-10-20 22:37   좋아요 0 | URL
너무 많은 걸 손에 쥐고 항상 모자라다고 툴툴거렸더니 벌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동우님의 가난한(?) 지갑을 자꾸 축내서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언제 초라한 밥상이라도 한 번 대접해 드려야할텐데요...
 

불면의 밤은 안개때문이었다.  
한강 위를 떠도는 힘없는 안개는 강이 꾸는 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강은 그렇게 태생적으로 북쪽을 기억하며 겨울을 꿈꾸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깊고 날선 대기와 허연 것들이 꿈틀거리는 하늘을. 
 
조바심이 났다. 쥐며느리처럼 몸이 말렸다. 눈이 내릴 것만 같았다.
다행히 밤은 강을 다독거렸고, 강의 꿈들은 서서히 걷혔다.  
철지난 옷을 입고 떨고 있는 내게 10월은, 그러니 자비다.

목련 전차,를 읽는다.
그리운 것들이 월담을 하는 밤.
내 곁을 지키는 그 환한 불빛, 목련 전차, 나아 가신다.  
 

 

 
 
 
 
 
 
 
 
 
 
 
  
 
 
----------- 부분 접기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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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 2010-10-12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머, 이 글을 읽으니 저도 또로록 말려버릴거 같아요. 어제는 정말 눈이라도 올거 같은 하늘이었는데 오늘은 어쩌려나.

굿바이 2010-10-14 10:27   좋아요 0 | URL
허리도 안좋은 사람이 또로록 말리면 우짜노^^
눈오면 정종이랑 오뎅이랑 먹으러 가자~~

굿바이님에게 2010-10-12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울퉁불퉁 박하향이 난다.
슬픔을 지평선으로 삼다니...


푸른 키 낮은 곰솔 바닷가는 고개 하나 너머에 있다..

마음의 화적떼들이 자주 다녀가는 곳이다..
...

그 집의 지붕 위로 막 터진 별자리 하나가 제 남은 일생을 건다."



박하향 나는 당신..
입안만이 아니라 온몸을, 정신을 깨우는 박하향 같은..


책 장 뒤의 저 글들을 읽으며
우리 사는 이 생이 생각나..
어제는 차 안에서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더라..

당신이 쓰는 이토록 아름다운 글들이 ..
당신에게

푸른 키 낮은 곰솔 바닷가 이기를..

저는 바랍니다..

굿바이 2010-10-14 10:28   좋아요 0 | URL
이렇게 고마운 글을 거져 받습니다. 염치없고 고맙고.....
 
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기대하고 옹호하는 일은 매번 어렵고 조심스럽다.
특히, 혼자만의 호감이 아닌 좀 더 여러 사람의 호감을 기대하며 누군가를 옹호하는 일은 더 까다롭고 심지어 정치적이다. 그럼에도 여느 때와 다르게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운 이유는 내가 주목하는 책이 주위 사람들에게는 깃털만큼의 무게감도 없을 것이라는 확신때문이다. 존재감이 없다는 것은 서글프기도 하지만 자유롭기도 한 일이다.  

10월, 누군가와 함께 읽을 수도 있고, 언제나처럼 혼자 읽을 수도 있는 책들의 목록이다.   

 : 책은 개화기 광고부터 아파트 이름의 사회적 의미까지 다루고 있다. 광고에 사용되는 언어와 이미지만큼 시대의 욕망을 쉽게 읽어낼 수 있는 코드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가끔 이 시대의 천박함을, 이 시대의 욕망을 읽는데 광고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책이 어디까지 몰두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심 궁금하다.  

 

 

 

 

: 배타적 대중화주의에 대한 학문적 반격.
중국이 저지르는 소수민족에 대한 폭력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또 얼마나 다른 지 모를 일이다. 위치우위의 글이 현재 중국을 사는 사람들에게만 의미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경계해야 할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하기 때문이다.  

 

 

 

 

: 공간과 시간이라는 주제, 할말이 많을 것 같지만 대답해야 할 사람을 순식간에 꿀먹은 벙어리로 만들 수 있는 주제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어느 공간 어느 현재라는 시간을 살아내고 있지만, 누군가에 의해, 역사에 의해 이미 규정된 시공간을 의심하고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름만으로도 기죽이는 철학자들의 시공간에 대한 사유가 적혀있다고 하니 아니 반가울 수가 없다. 

 

 

 

 : 강준만교수의 책이다. 나는 언제나 그의 다작이 안쓰럽고 존경스러웠다. 팍스아메리카나와 글로벌미디어를 다룬 이 책은, 보지 않고도 순도 100%의 신뢰를 보낼 수 있다. 이 주제에 관해서라면 강교수의 심지를 나는 믿는다. 그의 오랜 독자로서 이 분야와 관련해 그가 허튼소리를 하지 않을 거라는 무서운 믿음이 있다. 그렇다고 광적인 믿음은 아니다.  

 

 

 

                                         

: 댄 쾌펠의 신작은 특별히 사랑스럽다. 아마 마이클 폴란의 책들을 좋아하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고, 이것도 트랜드가 되는 것 같아 어딘지 불편하기도 하지만 어찌되었건 공정무역에도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먹고 쓰는 모든 것, 특히 매일 먹어야 하는 음식물은 이미지로서의 존재와 다른 엄청난 음모(?)가 숨어있기 쉽다. 바나나라면 그 음모의 규모가 더 클 것 같다. 달콤하니까.  

 

 

 

: 불법으로 도굴된 고미술품의 행방을 보여주는 책이다. 돈이 되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자명한 이치일 것이다. 돈이 되는 것, 그것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은 어쩌면 지상의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무엇인가 흔적을 남기려고 하는 인간의 욕심이 또 그렇게 죽어서도 편할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죽은 자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My Money, My Soul, 돈과 영혼이라니! 지은이에 대한 사전지식도 없고, 제목이나 표지에 홀려 책을 집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책의 목차를 보건데 어떤 부분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이 시절, 돈이라는 화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내게 요긴한 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우연히 만난 그대가 내 삶을 요동치게 했던 것 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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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10-08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썼어야 하는데! (제가 쓴 거랑 완전 비교되지 말입니다. 흑)
멋진 굿바이님.

굿바이 2010-10-08 15:32   좋아요 0 | URL
치니님! 인문도서에는 장미인애의 화보집같은 책이 없어요 T.T ㅋㅋㅋ (울다가 웃었어요! 헉! 큭^^)

風流男兒 2010-10-0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서평단의 나름 새 임무인가효. 흠 멋진데요 ㅎㅎ

굿바이 2010-10-09 10:35   좋아요 0 | URL
새로운 임무는 언제나 조마조마 떨려^^ 특히 트랜드를 아주 많이 놓치는 나는 정말 그래!

cyrus 2010-10-08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나온 강준만 교수가 신작을 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강준만 교수의 저작도 나름 읽어볼만한데^^;;
좋은 신간도서 페이지 잘 읽었습니다^^ㅋ

굿바이 2010-10-09 10:37   좋아요 0 | URL
강준만교수님이 워낙 부지런하셔서 ^^

저도 다른 분들의 주목신간을 구경갈까 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멜라니아 2010-10-0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바나나는 샀고, 광고 이름에 관한 책을 읽고 싶어요

제가 읽을 책을 고르는 일도 책을 기대하는 기분이 좋은데
남이 골라 놓은 책을 보면서
그 사람이 가진 현재의 관심을 엿보는 것도 재밌어요


굿바이 2010-10-11 09:31   좋아요 0 | URL
현재의 제 관심은....다이어트????? 마음도 몸도 감량할 것들이 참 많네요.

아참! 바나나는 어떠셨나요? 불편한 이야기일 것 같으나, 그래도 확인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2010-10-12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k 2010-10-1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 같은 날엔 향이 좋은 커피 한잔과 같이.. ~~
멋진 굿바이님이 생각나서..




굿바이 2010-10-12 16:53   좋아요 0 | URL
짐작은 하지만, 당신이 누구이건, 이 음악을 제게 보내주셨다면,
저 역시 당신이 사랑이었고, 또 사랑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