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식사 1 - 몸에서 질병을 몰아내고, 암세포를 파괴하고, 다이어트에 좋은 최강 음식
김순렬 지음 / 리더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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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박사가 전하는 최강 음식이다. 몸을 이룬 오늘 섭취한 음식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어제 섭취한 음식이 오늘의 몸이 된다. 오늘 섭취한 음식은 건강한 음식이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액상과당, 인스턴트 음식, 초가공식품, 가공육, 동물성 지방, 과식, 매운 음식, 엉터리 건강상식, 영양제 과복용에 대해 질타한다. 독이 되는 음식들을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죽은 음식을 먹고 있지 않는지 제대로 살펴보게 한다.

질병이 보내는 신호는 적신호이다. 암세포를 만드는 요인들도 살펴보아야 한다.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주는 음식들이 소개된다. 한의학적으로도 접근한다. 질병 예방을 위한 음식들과 좋은 생활습관도 제시한다. 더불어 약재로 손쉽게 즐겨 마실 수 있는 차도 소개된다. 금은화차와 생강, 대추, 갈근, 결명차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과용하지 않는 적절함으로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해지는 것인지 두루 소개된다.

식사를 하셨는데 진짜 식사를 하였는지 묻는다. 몸이 아픈 신호를 무시하면 안된다. 갑작스럽게 복통을 호소하면서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분주하게 보낸 여름날이 있다. 복강경 수술을 하고 긴급 환자가 되어 수술 후 나머지 검사들을 하였던 여름날을 잊을 수가 없다. 생애 처음으로 수술방을 들어갔고 감당하기 힘든 혼자만의 고통을 경험하면서 회복 과정에 다짐을 하였던 것들이 있다. 식단과 생활 습관, 운동습관, 마음공부, 일기이다. 가짜 음식들을 멀리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체중은 감량되었으며 피검사 수치도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근육운동도 하지 않았는데 달리기와 계단오르기를 꾸준히 하면서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건강도서도 꾸준히 탐독하면서 이 도서도 정독하면서 추가시킨 정보들이 많아진다.

촘촘하게 건강 정보들이 차곡히 쌓여간다. 최근 연구결과도 도서들을 통해서 습득한다. 마약에 가까운 가공식품이라고 언급한다. 영양제 맹신을 지적하면서 진짜 음식을 섭취하라고 한다. 프리바이오틱스 해독 주스를 만들어 마시는 방법도 설명된다. 신선초, 당근, 사과, 블루베리를 어떻게 조합해서 마시면 되는지도 알려준다.



염증 제거에 효과가 있는 한방차와 약재도 소개된다. 폐암 예방에도 좋은 금은화와 전립선에 좋은 보리, 완두콩, 현미도 소개된다. 전립선 예방에 최고로 좋은 것은 운동이다. 더불어 유제품과 동물성 지방이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도 연구 자료와 함께 설명된다. 꾸준히 섭취하는 식재료들이라 한 번 더 확인하는 시간을 가진다. 바나나에 대한 효능과 다양하게 설명된다. 색깔별에 따라 바나나의 효능도 달라진다. 초록색 바나나와 노란색 바나나, 갈색 반점 바나나, 완전 갈색 바나나의 효능이 달라진다. 삶은 달걀이 얼마나 효능이 좋은지도 언급된다.

불면증에 좋은 음식들도 소개된다. 위암을 발병시키는 최악의 음식들과 거친 나물을 어떻게 섭취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위암 예방에 좋은 밀싹과 파슬리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간헐식 단식과 운동에 대해서도 거론된다.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고자 노력하는 과정에 만나본 도서이며 2권이 곧 출간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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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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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생각하게 한다. 잘 살기 위해 노력하였을 하루에는 타의에 의해 노력한 흔적은 어느 정도였는지도 생각해 본다. 유원이라는 여학생의 하루는 자의에 의한 노력들보다는 타의에 의해 노력하였던 날들이 더 많아 보인다. 기억도 나지 않는 사건이 있다. 화재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유원은 언니에 의해 아파트 11층에서 던져진다. 던져진 유원은 어린 나이라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주변인들에게 들었던 사건, 생존자, 자신을 받아준 아저씨가 있었다는 것, 언니는 생존자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긴 끈처럼 묶여진 삶을 살게 된다. 그 사건과 자신은 보이지 않는 끈이 되어서 꼬리표처럼 언제나 붙어있는 삶을 살게 된다.


사회는 자신에게 호의적이었다. 다행히 무난한 삶으로 이어진다. 겉으로 보이는 삶과 내면의 삶은 다르다. 유원은 진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죽은 언니의 죽음을 잊지 않으면서 언니가 살아온 날들처럼 살아내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언니가 싫고, 자신을 구해준 아저씨의 방문의 의미를 알아버린 지금은 분노하는 감정도 혼자서만 간직할 뿐이다. 끝나지 않을 아저씨의 방문과 돈을 요구하는 뻔뻔함은 지속된다. 자신의 목숨값이 이렇게 기나긴 세월 함께 하고 있음을 유원은 알게 된다. 충분한 보상을 받았던 아저씨의 발걸음이 지금도 계속된 이유도 드러난다.


자식의 죽음을 견뎌낸 부모. 

어느 한 부분이 폭삭 늙어버린 부모. 147


유원의 부모가 거절하지 못하는 반복된 아저씨의 요구와 방문을 유원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었을까? 11층에서 떨어지는 아이의 무게가 무거웠을 것이라는 말과 지금 자신이 느끼는 아저씨의 무게를 언급한다. 유원의 솔직함과 용기가 필요하였을 순간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유원은 아저씨의 검은 속내에 계속 이용당하면서 부모와 마찬가지로 살고 있었을 것이다. 방송 출연을 요구하고 거짓된 영상물을 조작하자는 제안까지도 하는 아저씨이다. 사회가 말하는 선행을 한 아저씨가 진짜 모습이었는지 보여주는 소설이다.


떨어지는 아이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아저씨의 딸의 말에는 어떤 진의가 숨겨진 것인지 전해진다. 무책임한 아저씨의 삶의 역사가 전해진다. 유원의 집에서 머무는 날들의 여러 모습들에서도 드러난다. 치킨 사업을 하면서도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태도와 일맥상통하는 모습이다. 아저씨의 아내와 자녀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진짜 아저씨의 삶은 고스란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수현과 수현의 남동생 정현의 치열한 삶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는 자녀들이다. 불행하였던 이유들을 제대로 보았던 남매이다. 유원을 속일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드러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비밀도 반전이 된다.


다양한 봉사. 단기 알바. 정치기사 댓글.

내가 나로 이루어지게 된 어떤 이유들처럼,

수현도 어떤 기점이 있을까. 그게 궁금했다. 128


꽤 흥미롭게 읽은 소설이다. 살아남았으니까 죽은 사람의 몫까지 두 배로 살아야 한다는 주변인들의 말의 의중을 감당하려고 노력한 유원의 흔적이 무거워 보인다. 등에 무거운 것을 매달고 살아온 날들을 정리하고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도록 목소리를 내는 소설이다. 무거웠던 아저씨의 무게도 정리하고 자신을 보면서 죽은 언니를 떠올리는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과 눈길까지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전하는 소설이다. 유원이 멀리 바라보고 있는 것들, 미래의 날들, 현재의 순간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발걸음을 걸어나가게 주변인들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을 전한다. 그렇게 자신의 이름, 유원으로만 살아가도록 모두가 응원하여야 하는 이유가 열거되는 작품이다.


거기에 내가 넘어져서 끌리고 베여도 화를 내는 게 무의미한 거야. 내가 돌멩이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무의미한 거고, 돌멩이가 내 감정을 이해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도 무의미한 일...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 행동의 의미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어서 오히려 백가지로도 천 가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그런 인물 270


악인을 연기하고 싶다는 정현의 기나긴 생각들과 이유들도 인상적이다. 수현이 릴레이 시위를 하면서 참고 견딘 더위와 도시의 열기를 잊지 않게 한다. 생명을 살리는 것에는 다양한 움직임들이 감지된다. 사소한 봉사, 사소한 몸짓이지만 이 행위가 누군가를 살리는 것임을 잊지 않는다면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사회문제에 열심히 움직이는 수현의 의지와 열정은 분명히 빛이 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보게 된다. 유원이 카페 에어컨과 시원한 음료, 디저트까지 먹으면서 릴레이 시위하는 수현의 모습과 응원하는 행인의 관심까지도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담아낸다. " 나는 조금 더 내 삶을 양보하지 못했다. 그럴 자신이 없었다." (131쪽) 더불어 아저씨와 카페에 들어갔을 때 노트북을 하고 있던 여자가 도움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수신호하는 모습도 놓치지 않게 한다. 타인이지만 등을 돌리고 눈을 감지 않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관심과 호의, 시위하는 한 사람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문구를 읽고 응원하는 말 한마디는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부모가 하지 못한 용기를 유원은 아저씨에게 전하게 된다. 아저씨의 무리한 요구들을 들어줄 수 없다는 의중을 분명하게 전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삶에는 용기도 필요하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상황에서 유원이 홀로 해결한 모습에 대견함이 느껴진다. 수현과 정현도 다르지가 않다. 부모가 하지 못한 것들을 수현과 정현, 유원은 스스로 자신의 삶으로 살아내는 모습이 전해진다. 스스로 하나씩 해결해 가는 모습에 응원하게 된다. 꿈꾸는 세상을 응원하게 된다. 죽은 언니의 투명인간 소설이 코믹하지만 묘하게 슬퍼지고 처연하고 말한다. 언니의 세상을 이해하는 언니보다 한 살 더 많은 동생 유원이 생각하는 것도 보여주는 소설이다.

그 일을 계기로 아빠랑 따로 살게 됐으니까... 

내가 너한테 고마워. 훨씬 사람답게 살았거든. 221


언니 투명인간 소설. 

적당히 행복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두 배나 행복하게 살라는 거야.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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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SF를 쓰는가 -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에서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양미래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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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애트우드 작품을 좋아한다. 『시녀이야기』, 『고양이눈』, 『도둑신부』, 『그레이스』, 『오릭스와 크레이크』, 『홍수의 해』, 『눈먼 암살자』 등이 있다. 부커상을 수상한 『눈먼 암살자』와 『증언들』도 인상깊게 남았던 작품이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에서라는 부제로 글을 담고 있다. 작품을 집필하기까지 구도를 짜는 과정들이 그려진다. 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소설들과 상황들이 영향력을 주었는지도 글에서 만나게 된다.


케이시 애커, 마틴 에이미스, 주제 사라마구, 커트 보니것 등 진지한 작가들이 열거된다. 언급되는 작가들과 이외의 많은 소설들과 작가들이 촘촘하게 채워진다. 유스토피아 장편소설 『시녀이야기』, 『오릭스와 크레이크』, 『홍수의 해』 3편이 언급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바타, 돈키호테, 모비딕, 우주 전쟁, 프랑켄슈타인 등까지 확장을 시킨다. 말로의 희곡 <포스터스 박사>의 "지옥은 한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어느 한 곳에 국한되어 있지 않으니, 우리가 있는 곳이 지옥이오. 또 지옥이 있는 곳에 우리는 늘 있게 마련이라오." (125쪽) " 벗어날 수 없는 곳은 전부 지옥이야" (387쪽) 글귀도 긴 시간 부여잡게 한다. 이와 관련된 작품들도 생각나게 한다. 천국에 대한 작가의 사유에도 같은 발걸음으로 보폭을 유지하게 된다. 성경의 글귀에서 비밀스러운 의미를 무수히 유추하게 된다. 스스로 찾아내는 곳에서 천국과 지옥도 존재한다.


소설들이 전하는 상징성은 SF 소설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농장』의 돼지, 양, 움직임, 말들이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조지 오웰의 『1984』 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도 언급된다. 아끼는 책장의 책들도 언급되는 만큼 그 소설들의 후폭풍도 가름하게 된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와 아스 쾨슬러의 『한낮의 어둠』까지도 소개된다. 읽은 작품들은 이해하기가 쉽지만 읽지 않은 작품들은 맥락이 자꾸만 끊어진다. 언급되는 작품들을 읽고 다시 한번 더 읽을 책이 된다.


17세기 뉴잉글랜드에 정착한 청교도들은 처음에는 유토피아 주의자였다. 뉴잉글랜드 식민지 개척자들은 신의 도시로 간주... 식민지에서 처음으로 지어진 공공시설은 교도소와 교수대였다. 유토피아의 이면에 존재하는 디스토피아를 인정한 셈이었다. 137


< 아웃랜드 시리즈 > 7까지 모두 시청을 하면서 불편했던 이유들이 상기되는 글귀이다. 기독교인들의 한 손에는 성경이 있었지만 다른 한 손에는 자식을 때리는 매와 채찍과 총과 칼이 있었고 교도소와 교수대, 죽은 시체를 매달아 놓는 문화까지도 아웃랜드 시리즈에서 목도하면서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장면들이 가진 의미까지 이해하게 된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쉼없이 관조하면서 작품들을 다시 읽게 한다. 종교에 존재한 디스토피아의 흔적들을 찾는 여정으로 길안내가 된다. 역사 속에 등장한 불편한 진실들이 디스토피아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매끄럽지 못한 것들이 현대사회에서는 어떤 형식으로 존재하는지도 디스토피아를 찾는 과정으로 연결된다.


소위 '해방된' 현대 서구 여자들이 밟고서 있는 이 빙판 얼마나 얇은 걸까? 이 여자들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 이 여자들 얼마나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는 걸까? 이 여자들이 강물에 빠지기라도 하면 그 안에서는 무얼 보게 될까? 144

시체 매달기는 일찍이 영국에서 자행된 적 있고, 집단 돌팔매 처형은 아직도 몇몇 국가에서 행해진다... 모두가 가담해 버리면 책임은 어느 한 개인에게 부과되지는 않는 법이다. 146


현대 여성들의 빙판 두께와 어디까지 허락되는 여정인지도 골똘하게 살펴보게 된다. 여성의 곤경이 어느 정도까지 추락하는지, 추락한 세계에서 여자가 보게 될 것들까지도 짐작하게 된다. 양면성으로 한국 사회에서 여자에게 요구하는 것들과 실제적으로 얄팍한 주머니를 건네는 사회의 부조리를 떠올리게 한다. 평등한 사회를 가로막고 핀셋으로 골라서 기회가 박탈되는 불평등한 사회의 현대 여성을 무수히 열거하면서 작가의 질문들은 아직도 유효한 것임을 확인하게 한다.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과 셜리 잭슨의 단편소설 『제비뽑기』에 대한 내용도 언급된다. 잊었던 장면이 다시 살아나는 제르미날의 장면이다. 착취당한 여성들의 하나 된 행동에는 이유가 존재한다. 그 여성들의 기나긴 숨죽임이 작가의 소설이 집필되기까지 영향력을 주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질문이 쏟아진다. 작가가 던지는 질문들을 하나씩 주워서 펼쳐보게 한다. '우리'란 정확히 누구를 의미하는 것인지 질문한다. 그들은 누구인지도 확인시켜준다. 유전자 보유 계층과 유전자 빈곤 계층으로 분리되는 계층은 귀족 사회와 유사성을 띤다. 행복에 대한 작가의 글귀도 여러 번 읽게 된다. 행복에 대한 질문을 무수히 하였을 작가를 떠올리면서 작가의 소설 『도둑 신부』 2권을 펼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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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에세이 - 우리가 함께 쓴 일기와 편지
샬럿 브론테 외 지음, 김자영 외 옮김 / 미행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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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소설 작가의 세 자매의 일기와 편지, 에세이를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세 자매의 모습도 실려있다. 각주 설명과 그림 자료들이 실려있어서 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일상적인 모습을 전하는 일기글과 편지글, 프랑스어로 적힌 에세이까지도 구성된다.

죽은 앤을 기억하면서 적은 글과 시는 몇 번을 읽게 한다. 죽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본다는 것, 고통스럽게 힘들어하는 것을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찾아온 갑작스러운 죽음을 보게 한다.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기도의 의미를 온전히 느끼게 된다. 어둠과 폭풍, 홀로 감내하는 지치는 싸움들을 무수히 떠올려보게 된다.

현재의 모습과 지난날들을 회상하기도 한다. 미래에 그려질 모습들도 궁금해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계획한 것들이 무산되기도 하고 무산된 이유도 거론한다. 빚을 청산하고 경제적 활동을 하는 모습과 힘겨운 경험까지도 회고한다. 할 일도 많고 쓸 글도 많지만 열심히 한다고 글에 남긴다. 일기나 편지글보다도 에세이는 더 강열한 어조로 전해진다. 주제가 던진 의미들을 함께 관조하게 한다. 고양이에 대한 글과 인도인 과부의 희생에 대한 글은 인상 깊게 자리잡는다. 과부의 단호한 발걸음이 향한 장작더미가 가진 의미는 남편의 죽음을 뒤따른다는 의미이다. 관습의 의미와 법이 가지는 의미가 절대적인지 다시금 의문을 제시하게 하는 상황이다. 의구심을 가지지 않고 답습하는 문화의 단면을 엿보게 된다. "인도제국은 부유하고 강력하나 그 모든 부와 권력에도 불구하고 노예이다. 다이아몬드와 황금이 넘쳐난들, 그것이 오만하고 잔혹한 지배국의 전횡하에 놓여 있다면 다 무슨 소용인가? "(63쪽)

애벌에 대한 에세이도 흥미롭다. 나비의 삶을 완전한 영적인 삶에 비유하면서 애벌레는 어리석고 물질적인 삶이라고 언급한다. "세속적인 일들이 그를 압도한다. 육체가 욕망하는 것이 영혼이 갈망하는 것을 방해한다. 악한 인간은 유혹에 저항하지 않아도 되므로 더욱 평온한 삶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104쪽) 영적인 삶과 물질적인 삶에 대한 착각들을 대비시키는 내용이다.



고양이 모습을 관찰하면서 인간의 본성이 가진 악함에 대해서 언급하는 글이 인상적이다. 위선과 잔혹함, 과도한 이기주의와 배은망덕한 모습을 조목조목 짚어보게 된다. "위선, 잔혹함, 배은망덕함이 악인만이 가지는 특성이라면 악인의 분류에는 모든 인간이 포함된다고 난 답할 것이다." (69쪽) 형제가 형제에게 글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친오빠에 대한 각주의 설명글을 통해서 『폭풍의 언덕』 소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해럴드의 초상, 헤이스팅스 전투 전날』 글도 강열하게 자리잡는다. 왕과 전쟁을 깊게 관조하게 한다. 왕은 감옥의 죄수이며 신하들이 그의 간수라고 언급하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현대사회에서도 유사한 모습들이 떠오른다. 꽤 재미있게 읽는 내용이 된다. 꾸준히 사유하고 글쓰기를 반복하였을 나날의 흔적들을 마주할 수 있는 글들이다.

적들이 부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영토는 그의 것, ...숲도 그의 것... 자신의 군대를 바라보았다... 용감한만큼 충성스러웠다... 시대가 평화로웠더라면,... 왕궁에 갇혀 향락에 의해 망가지고, 아첨에 속는 호화스러운 노예에 불과했을 것이다... 국민 중에서 가장 자유롭지 못하고, 스스로 행동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하는 사람... 주변에 모든 이들이 그가 길을 잃고 헤매게 만들기 위해 분투... 그는 감옥에 갇힌 고귀한 죄수였고, 신하들이 그의 간수였다. 82

무모함이 사라졌고... 거만함이 사라졌고...

오만이 사라졌고... 부당함은 사라졌다. 82 (전투 전날)

모두가 나만큼 넉넉하고 나만큼 낙담하지 않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꽤 살 만한 세상을 누리게 될 것이다... 어제는 오늘과 너무나도 똑같은 날이었지만 아침만큼은 굉장했다.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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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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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 『각각의 계절』을 인상 깊게 읽으면서 작가의 작품들을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언니가 공원에서 살해되면서 용의자와 목격자, 남겨진 가족들과 학교 학생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누가 죽였을까? 왜 죽였는지 추리하기 시작한다.


봄날을 빼앗긴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이가 있다. 봄날을 왜 빼앗긴 것인지 의문을 찾고자 복수가 시작되는 주문, 레몬, 레몬, 레몬. 갑자기 가족의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범인이 누구인지, 왜 죽었어야 했는지 이유도 모른 채 덮어버린 사건이 있다. 용의자와 목격자들이 흐려지는 형체처럼 사라지면서 남겨진 가족도 멀리 이사를 가고 남겨진 여동생도 전학을 가버린다. 피해자 가족들의 삶은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소설은 펼쳐놓는다.

사랑하는 가족이 갑작스럽게 죽으면 남겨진 가족들은 어떠한 시간들을 보내게 되는지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아기 엄마가 자살하는 이유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서 어린 아들의 교통사고로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아이 엄마의 자살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르게 된다. 남겨진 가족들이 어떻게 치열하게 이겨내야 하는지, 이겨내지 못하여 자멸하는 어둠속으로 깊게 빠져드는지도 전해진다.

이 소설의 피해자 엄마와 여동생도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자신들이 일상을 찾은 듯하지만 어느 누구도 괜찮지가 않았다. 어느 순간 갑자기 불꽃이 활활 타오르듯이 현실을 혼동하기 시작하는 엄마와 여동생의 선택들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죽은 큰 딸의 이름은 개명하는 움직임과 둘째 딸의 얼굴을 성형시키는 움직임은 끔찍하고도 오싹하게 전해진다. "무서울만큼 다연은 말라 있었다." (42쪽) 바싹 마른 몸으로 살아가는 여동생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상징한다. 언니의 죽음은 그렇게 남겨진 가족들의 인생까지도 혼탁해지면서 여동생의 복수를 향한 발걸음을 뒤따르게 한다.



목격자의 진술과 형사의 수사 진행 상황을 통해서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정학시킨 학생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전해진다. 치킨을 배달하는 목격자였던 한만우의 인생도 놓치지 않게 한다. 부자의 아들과 생의 전선에서 치열하게 살아간 만우의 인생은 공평하게 법과 사회가 보호하였는지도 조목조목 상황들을 대비시킨다.

범인일 거라고 추정하면서 학교 학생들은 두 편으로 나뉜다. 또 다른 추정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목소리가 더 크고 의견 표명이 거침 없었기에... (다른 쪽) 조심스럽고 목소리는 작고 낮았다... 주장에 더 끈질기고 집요하게 설득되는 느낌 " (56쪽) 목소리가 크다는 것의 의미는 상징적이다. 진실인지는 중요하지도 않은 사회에서 모순적인 공방이 이 상황에서도 전개된다. 부조리한 사회에서 약자, 가난한 자, 권력이 없는 소외계층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형사가 만우를 대하는 태도가 두드러진다. 따지고 다그치고 집에 찾아와서 이 가족을 괴롭힐 상황들이 불편해진다.

만우가 형사에게 진술하는 모습이 꽤 위태롭다. 불리할 수 있는 진술들이 이어진다. 억지를 부리면서 짜집기하는 형사의 모습도 낯설지가 않다. 범인을 잡는 것인지,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것인지 의심스러워진다. 범인은 누구였을까? 누가 언니의 머리를 가격했는지 밝혀진다.



사회가 얼마나 어정쩡한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이 소설을 통해서도 엿보게 된다. 만우 가족의 이야기가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가난한 가정환경과 난쟁이 엄마, 아버지가 다른 두 남매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였는지 만우에게 고스란히 남겨진다. 만우가 치열하게 배달 일을 하면서 살아간 이유와 여동생이 좋아하는 꽈배기를 사서 가져다주는 이유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아버지처럼 사라지지 않는 존재가 되어야 했을 만우의 십 대 이야기와 위협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휘어졌는 법과 사회가 두드러진다. "오빠가 죽어라 돈 버는 게, 아빠들처럼 안되려고... 안 사라질라고 그런 거 아닌가." (143쪽)

육종이라는 암으로 무릎을 절단한 상황까지의 안타까운 사연과 장애인의 노동과 만우의 죽음까지가 짙고 무겁게 전해진다. 만우집에 가까이에 있는 종교시설은 어떤 의미로 있었는지도 질문을 쏟아붓는다. '신을 믿지 않지만 시는 믿는다'는 묵직한 글귀가 무겁게 자리잡는다.



윤태림의 시를 유심히 바라보게 한다. 태림이 들려주는 말에는 범인과 피해자가 죽은 상황과 끈, 태림이 피해자와 같은 상황으로 죽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가 조명된다. 태림이 쓰는 시와 종교적 말들은 진실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진짜 범인이 누구였는지 알게 해준다. 지옥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이유도 태림을 통해서 알게 된다. 이 부부의 사라진 아이와 피해자 언니의 죽음도 같은 슬픔이 된다.


소중한 가족이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진다. 죽음의 원인도 범인도 모른다는 것은 남은 가족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없는 흐지부지한 덮개로 가리는 사건이 된다. 가혹한 삶에 던져진 이들이 이겨낼지 이겨내지 못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회는 강제적으로 사건을 덮는다. 작가가 레몬리본을 상기시킨다고 언급하는 인터뷰를 보면서 세월호 사건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작가의 깊은 의중과 시선을 소설을 통해서 여러 번 여러 날을 되새김질하게 한다. 밝은 말투와 생기 있는 얼굴, 두터운 외투에 가득해지는 육체가 회복이며 치유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사라지지 않기를 희망하게 된다. 자신의 삶과 인생은 죽어버렸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지 않도록 남은 가족들 모두를 불러보게 한다. 만우의 여동생, 만우의 엄마, 다언의 엄마, 다언.

어떤 삶은 이유 없이 가혹한데,

그 속에서 우리는 가려한 벌레처럼

가혹한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 145

휴지처럼 우리 자매도 죽었다...

나는 내 삶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잃었다.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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