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의 내일 - 내 일을 잡으려는 청춘들이 알아야 할 11가지 키워드
김난도.이재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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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요즘 가장 중요한 이슈이자 화두가 되는 말이다. 청년실업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었고 취업을 하지 못해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업 재수삼수생들이 들면서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청춘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 대통령은 이러한 청년 취업란에 대해서 청년들이 좋은 곳으로만 갈려고 한다는 둥, 고생은 젊어서 한다는 둥, 시대착오적이고 현실 왜곡적인 발언으로 여기저기서 비판을 돌리고 있다. 물론 취업란은 개인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렇게 집단적인 문제로 번지는 것은 분명히 사회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그리고 일이라는 것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돈벌이가 아니라 일생 자신의 삶을 던져야 하는 곳이므로 어떠한 인간이 되어야 하고 어떠한 삶이 되어야 하며 어떠한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해답의 장이되는 것이기에 단순한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과 삶에 대한 진지한 성철이 필요한 문제이다. 즉 일이라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삶의 향유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또 가장 고차원적인 의미있는 삶을 살기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우리 시대 청년들의 멘토로 자리매깁한 김난도 교수님이 이제는 청년들의 일에 대해서 팔을 걷어붙이고 적절한 조언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전작 두권에 비해서 좀더 구체적이면서 실제적인 조언을 닮고 있다. 솔직히 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단순히 전작과 비슷한 정도의 코멘트를 달아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눈과 청년들을 향한 애정, 그리고 일이라는 것의 의미를 철학적이며 실제적이며 창의적인 방법으로 들려주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앞에서 말한 것 처럼 일이라는 것은 언제나 생존의 수단과 의미의 수단이 공존하고 있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저자 김난도 교수는 바로 이러한 두가지 의미를 모두 담을수 있는 일에 대한 프로젝트로 이 책을 저술했다. 일에 대한 두가지 의미는 바로 제목에서도 가장 잘 드러난다. 일에 대한 가장 중요한 저자의 핵심포이트가 제목에서 드러나는데 제목은 바로 '내:일'이다. 중간에 : 를 첨가시키므로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하나의 조어와기호로써 제목은 기능하고 있다. '내:일' 첫째로 '내 일(my job)'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각자가 생존과 의미를 발견하는 삶의 터전으로써 나의 일이라는 뜻이고 두 번째는 '내일(future)'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나의 일(my job)을 통하여 내 삶의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간다는 직업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제목 '내:일' 안에는 저자가 담고 싶어하는 가장 핵심적인 '일'의 포인트가 모두 담겨져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젊은이들의 직업에 대한 개념이 과거의 평생직장의 개념과 조직문화속에서 순응하며 계단식으로 밟아가는 성공의 발판이라는 의리가 창의적이고 청년답게 변해가는 시대의 트렌드를 읽을수 있었다. 의사나 전문직 같은 사회가 인정하고 사람들이 선망하고 사회적 신분이 보장되는 직장을 버리고 진정으로 자신의 마음이 원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기가 하고 싶어하고 좋아하는 직업으로써 일을 바라보는 변화하는 직업 트렌드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책을 보면 저자가 매년 소비 트렌드를 읽는 축적된 노하루로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바로 이러한 면에서 저자의 전문적인 면들이 느껴졌다. 화이트 칼라, 블루칼라 이분법적으로 분리되는 일에 대한 단면적인 분류가 아니라 그 중간에서 행복을 느끼는 브라운 칼라가 유행하는 것이나, 답답한 조직문화에서 고정적이며 수직적인 환경에서 자유롭게 시간과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노마드워커라는 개념은 매우 유동적이며 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백분 인정하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 주었다. 정말 좋은 연봉을 주는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성공적인 삶인가. 이러한 질문은 이제 서서히 사회적 신분이 주는 안정의 관점이 아니라 개인이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개별적인 관점으로 바뀌어나가고 있다.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목수가 되려고 목수학교에 들어온 청년이나 말이 좋아서 말발굽을 만드는 힘든 직업을 선택한 10대 소녀나 외국에서 학교를 나오고 증권회사에 취직했다고 그만두고 인력거를 끄는 우리나라 젊은이는 어떠한 직업이 정말 좋은 직업인지 분명하게 대변해주고 있고 시대를 따라 변하고 있는 직업관이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도 분명히 보여주었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개념의 직장이 아니라 각자에 맞는 적절한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제시하는 일자라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일자리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1. F From White-Collar to 'Brown-Collar' 브라운칼라 청년들이 몰려온다

2. U Utopia for 'Nomad-Workers' 당신은 노마드 워커입니까?

3. T Towards Social Good 착한 일 전성시대, 소셜 사업을 주목하라

4. U Unbelievable Power of Fun 여유경영의 힘, 적게 일하고 많이 번다

5. R Return to Local Places 컨트리보이스의 시대가 온다

6. E Entrepreneurship for Micro-Startups 마이크로창업이 뜬다

 

이것은 그야말고 새로운 개념의 일자리이다. 평생직장, 고정된 일이 아니라 현장과 사무의 중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선택, 착한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소셜 사업, 최소한의 시간투자로 최대한의 수입을 올리는 효용성, 기술집약적인 일 등등 이 시대가 새롭게 낳은 신개념의 일에 대한 자유로운 정의는 어쩌면 인간의 자유를 최대한 확대함과 동시에 능휼또한 올리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수도 있겠다. OECD국가중 최고의 노동시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장 효율성이 떨어지는 우리나라 일의 비효율성이 이제는 선진국 수준을 향해서 변화되는 것 같은 시대의 경향성을 느낀다.

 

나에게도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언제나 고민은 한가지이다. 그동안 해왔던 것을 안정을 위해서 불편함과 비전없음을 감수하고 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것에 도전할 것인가이다. 점점 내가 어떤 길을 가야할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특히 김난도 교수님의 이 책 <내:일>은 이미 시대가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일에 대해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정말 도전을 많이 받고 새로운 용기를 얻을수 있는 책이였다. 전작의 두 책보다는 김난도 교수님의 전문적인 기술들이 많이 느낄수 있는 책이였다. 일자리가 없어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흔들리는 청춘들이 이 책을 꼭 보고 다시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사회적인 통념? 그런 것보다 자신의 마음이 더 중요해요. 마음이 원하면 몸도 원하죠. 내 마음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고, 그걸 발견했을 때 남의 시선에 상관없이 뜻대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요. (이인제 '아띠 인력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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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1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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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이라는 말이 낯설다. 그리고 경승지라는 말도 흔히 들어보지 못한 옛시대의 말들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있는 명승지에 대해 소개해주는 책이다. 책을 보면서 살펴보니 옛선비들이 명승지에서 책을 읽고 쉬면서 몸과 마음을 닦았던 곳이였던 것 같다. 주변에 훌륭한 자연 경관이 있고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게 지은 한 채의 집에서 심신의 피로를 풀고 선비정신을 가다듬었던 곳이 바로 명승이였다. 책은 이러한 나의 명승에 대한 설명에 비해 좀더 자세히 풀어 설명해주고 있다.

 

‘명승’은 흔희 아름다운 경승지를 일컫는 일반명사로 쓰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국보,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명승 등의 문화재 중 하나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쓰였다. 명승은 유적보다는 예술적, 관상적 측면에서 자연유산적인 요소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유적의 비중이 큰 ‘사적’(史蹟)과 구별된다. 저자는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했던 명승의 역사와 문화를 철저한 고증과 함께 생동감 있는 필치로 완성했다. 고즈넉한 옛 문화의 향기가 서려있는 우리 명승, 사연이 빚고 인간의 역사가 더해진 숨은 절경의 세계로 안내한다.

 

한국에서 아직도 낯선 명승이라는 곳을 찾아서 발굴하고 열려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 저자는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로 7곳에 불과한 국가지정 명승을 100여개가 넘는 곳으로 지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단원 김홍도가 그림을 그리고 놀았던 곳, 송강 정철이 어슴푸레한 그윽한 달빛을 받으며 감상에 취해 즉흥해서 읊었던 시를 지은 그곳 명승을 역사와 문화의 시간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상세하게 우리를 안내한다. 발로 발품을 팔려 직접 발굴한 명승지라서 저자의 글에는 그것에 대한 상세함 묘사와 경험이 묻어난다. 화사한 사진은 실제로 그 명승이 어떠한 모습이며 그것을 둘러싼 자연환경의 화려함을 잘보여주고 있다. 퇴계 선생과 두향의 전설이 담긴 구담봉, 올돋은 선배의 모습으로 고려에 끝까지 충절을 지킨 길재의 향기가 있는 채미정 등 저자는 옛 선현들의 충절과 향취의 모습을 명승지를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색감으로 한국인이라 할지라도 잘 알지 못하는 우리나라 명승의 모습을 저자는 발굴하여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될수 있도록 노력한다. 역사의 시간의 과거 묻쳤지만 그 시간의 나이테는 문화유산을 통해서 지금도 우리에게 알려준다. 잊혀졌던 명승이라는 유적지를 통해서 과거 우리 옛선현들의 향취와 충절, 그리고 고뇌와 학문이 옹골차게 박혀있는 역사의 나이테를 보여주고 있다. 고결하고 아름다운 선현들의 정신과 울려펴졌던 가야금과 시냇물소리, 그리고 청아하게 퍼져나가는 시읊는 소리가 이 책을 읽으면 지금도 들리는 듯 하다.

 

이 책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 산하에 묻혀있어 발굴되기를 기다리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한 발견이 얼마나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풍부하게 해주는지 깨닫게 되었고, 어떤 소명감을 가진 저자와 같은 사람들이 묻혀져 있는 우리 문화의 유물들을 발견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이 생겼다. 역사는 사라지지만 문화유산은 사라진 역사에 숨결을 불어넣어 줄 뿐아니라 생생하게 복원시켜주고 그 향취마저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역사의 흔적이라고 할수 있는 문화유산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다시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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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처음으로 알라딘의 신간평가단에 선정되어 6개월동안 활동을 하였는데 다른 어떤 서평단보다 양질에 있어서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고, 특히 신간평가단들의 투표에 의해서 책이 선정되는 방식이 가장 매력있지 않았나 싶다. 내가 투표하지 않았던 책들도 선정이 되었어도, 모두가 좋은 책들이였고 읽고나서 정말 많은 도움을 얻었다. 주로 철학서적에 편중되어서 읽었던 나의 독서편력이 이번 신간평가단을 통해서 역사와 문화등 다양한 인문서적으로 넓힐수 있었던 것 같다.

 

마감일이 있어서 억지로라도 읽고 써야하는 것도 공부가 되었던 것 같다. 12기 인문/사회/문화 분야에서 내가 읽은 것중에서 베스트 5를 선정하려고 한다. 모두가 좋은 책이였지만 특히 나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되었던 책중에서 골랐다.

 

1. <눈물닦고 스피노자>, 신승철, 동녘

 

스피노자는 근대로 넘어오면서 반드시 넘어야할 철학자이다. 유대교에서 파문당한 이단아, 렌즈를 깎으면서 생계를 유지했던 철학자, 범신론을 주장했던 철학자등으로 알려져 있다. 나도 몇번 스피노자를 읽어볼려고 시도했지만 여느 뛰어난 철학자들의 저서가 그러하듯이 스피노자의 책은 특히나 어려웠다. 이 책은 내가 투표한 책은 아니지만 소설형식으로 쓰여진 이책을 통해서 스피노자의 중요한 개념들을 많이 배울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이 곧 신이라고 알려진 범신론적인 개념은 스피노자에게서는 조금 다른 방향이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어려운 스피노자를 소설형식으로 만들어 철학적 개념과 철학치유의 방법의 지평을 연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책이였다.

 

 

2. <건축을 위한 철학>, 브랑코 미트로비치, 컬처그라퍼

 

교보문고에 들었다가 건축에 관한 이 책을 보고 관심이 갔다. 마침 신간평가단에서 읽을 책으로 선정되어 관심을 가지고 읽어나갔다. 철학과 건축은 내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두 분야이다. 이 책은 건축과 철학을 하나의 구조로 보고 동일한 시선에서 서로를 설명해준다. 제목만 보고 건축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 책을 읽으면 간단하게 철학사가 정리가된다. 건축보다는 오히려 철학사를 정리할수 있었던 책이다. 특히 고대 존재론에 대해서 이해의 실마리가 트이는 진기한 경험을 하였다.  

 

 

 

 

 

3. <서양미술사 3>, 진중권, 휴머니스트

 

진중권은 유명한 논객이자 미학자이다. 특히 그의 본업은 미학자인데 미학자로써의 그의 업적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책이나 강의는 현란할 정도로 화려하고 톨찰력이 뛰어나다. 대중적은 책 몇권만 읽어봐도 그것을 알수 있다. 서양미술사 시리즈는 미학자 본업으로써 진중권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책이라고 할수 있다. 세번째 서양미술사 책은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 알려주는데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알아먹기 쉽지 않을 정도로 현란하고 깊이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현대예술의 특징과 현대 예술에 있어서 비평의 중요성을 알게되었다. 형태가 형상이 없고 무정형성의 관념으로 가득한 현대적 정신의 외침을 들을수 있는 책이다.

 

 

 

4. <구글신은 모든 것을 알고있다>, 카이스트 교수, 사이언스북

 

카이스트 교수 3명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과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과학은 전문영역에 갇혀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책은 어려운 복잡계와 생명, 그리고 양자세계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매우 흥미로웠고 특히 복잡계 네트워크는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매일 접할수 있는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이론이였다. 일상을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지 알수 있었다. 정말 볼만한 괜찮은 과학책이다.

 

 

 

 

 

 

5. <사이언스 이즈 컬처>, 스피븐 핑커외, 동아시아

 

지식의 최전선에 서있는 탁월한 성과를 올린 학자들의 대담집을 엮은 것이다. 가장 앞서있는 지식인들의 화려한 지식의 향연은 현재 우리의 세계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정표를 보여주고 있다. 문학, 과학, 철학, 예술 등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볼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한 대담마다 다소 호흡이 짧아서 아쉬운 감이 있지만 각 분야에서 최고의 학자들의 목소리와 생각을 들을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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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딘 연대기
알리스터 맥그라스 지음,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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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에서 판타지 소설 <에이딘 연대기>가 나왔다. 제목을 보건데 알만한 사람은 누구나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제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알리스터 맥그라스’였기 때문이였다.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기독교 신학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람이고, 또 최근에 <만들어진 신>을 필두로 해서 다시 점화된 무신론 논쟁에서 리처드 도킨스를 반박하며 유신론의 입장에 서있는 과학자이자 기독교 신학의 변증가로써 유명한 사람이다. 과학과 신학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두분야 모두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루고 또 현대에 가장 논쟁의 대상이 되는 과학과 신학사이에서 모두 활동할 수 있는 매우 탁월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소설을 쓰다니..일단 이에 대한 나의 반응은 놀라움이였다. 과학은 통계와 실증의 학문이고 신학은 철학과 함께 인문학의 가장 중심적인 위치에 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소설은 이 두분야와는 좀 거리고 멀다고 생각하고 저자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소설의 분야까지 확장하는 놀라운 지성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목이 C.S. 루이스의 <나니와 연대기>와 비슷하듯이 구성과 내용도 비슷하다. 특별히 기독교적인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지니고 있는 전체적인 틀은 마찬가지로 20세기의 뛰어난 기독교 변증가로 여겨지는 C.S. 루이스의 <나니와 연대기>와 매우 흡사하다. 두사람 모두 비슷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두사람 모두 아일랜드의 벨파스트 출신이고 옥스퍼드에서 공부했으면 케임브리지 대학과 관련이 있는 것도 같다. 아마도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C.S. 루이스에게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선택받은 이들, 2부 쫓겨난 자들의 싸움, 3부 어둠은 무너지리라. 로 구성되어 있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주인공 피터 그랜트와 줄리아 그랜트는 방학을 맞아 조부모가 있는 옥스퍼드의 집에 머물게 된다. 분수정원에서 알수 없는 광채에 이끌리어 에이든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는 오랫동안 악의 세력에 지배를 받게 되었는데 한 예언을 따라서 그 악의 세력에서부터 자신들을 지켜줄 구원자가 올것이라고 그곳 백성들은 믿고 있었다. 줄리아와 피터는 자신들을 구원자로 여기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고 낯설었으나 차츰 어둠인 세력들인 세 영주와 싸우며, 또 ‘왕의 왕’에 받은 부름에 순종하여 차음 구원자가 되어간다. 피터와 줄리아는 에이딘을 악의 세력에서 구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게된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로 여전히 여러 가지 문제투성이였다. 다시 어려움에 처하게된 에이딘은 피터와 줄리아 그리고 이복동생 루이자를 구원자로 불러들인다. 에이딘 백성들이 끌려가게된 케미아 광산에서 그곳 군인들고 케미아의 괴물들은 굴녹의 감시하에 ‘신물’을 찾는데에 동원되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피터와 줄리아, 루이자는 ‘신물’을 가져 나오게 된다. 케미아가 더욱 어두워지고 에이딘의 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게된다. 그렇게 몇 달이 흘러 ‘페라스’라는 한 사나이가 ‘왕의 왕’의 천사로 등장해 피터와 줄리아를 속이고 그곳 백성들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굴녹들이 피신한 인신처를 공격하여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다시 ‘신물’을 빼앗아 간다. 모험 끝에 다시 줄리아는 신물을 찾아오게되고 피터는 바다에서 페라스와 싸워 이기고 루디아와 백성들에게 돌아온다. ‘상처입은 많은 약자들의 무리들’은 루다아의 격려 속에 어둠의 뿌리속으로 들어간다. 빛과 어둠의 대결, 선과 악의 대결, 그러나 들리는 것은 ‘노래’ 뿐이라는 것을...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이 책 <에이딘 연대기>는 현직 신학자인 맥스라스가 성경적인 세계관, 성경에서 보여주는 여러 가지 진리의 주제들은 판타지의 형식으로 녹여서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야기기 아름답고 신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고, 모험과 성장, 믿음과 현실, 선과 악의 갈등,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있다. 에이딘에서는 승리를 거두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한 문제들, 이러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서 저자는 아마도 현실과 믿음의 세게, 영혼과 육신에 대해서 다리를 놓고 그 사이에 있는 인간의 갈등과 삶, 그리고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려운 것은 단정적이고 닫힌 신학적인 결론이 아니라 현실에서 끊임없이 싸워야하는 불가해한 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므로 언제나 생각한 것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신학자가 쓴 판타지 이야기를 통해서 인생의 궁극적인, 그리고 믿음의 궁극적인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속에 묻어둔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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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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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은 조선시대 문장을 전공한 분으로 우리나라 조선시대 지식사회에 대한 전문가이시다. 특히 문장론에 관한한 그의 글은 매우 탁월하다. 그동안 정민 선생님이 펴내신 책들을 많지는 않지만 읽어보았다. 옛선현들의 글을 연구하는 학자여서 그런지 이분의 글도 옛조선시대 선비들의 그윽한 글의 향취가 많이 묻어나 있었다. 내가 읽은 정민 선생님의 최고의 책은 <한시미학산책>이다. 이 책을 읽고 어찌나 진한 고전의 문장 향기가 짙게 나던지 그만 정민 선생님의 글에 취해버렸다. 그래서 다른 출판사에서 다시 개정판이 나오기 전, 절판되었던 <한시미학산책>을 구석구석 뒤벼서 겨우 한권을 발견하여 금덩이를 캐낸 기분으로 책을 가져왔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다산 정약용의 지식경영법>은 다산 정약용이 짧은 기간동안 전무후무한 지식작업을 할 수 있었던 방법을 10가지로 정리해서 들려주는데 이 책 또한 정민 선생의 내공이 묻어나는 역작이였다. 직접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역시 인문학자답게 깊은 내공과 인문의 향기가 직접 전달되어 또한 그 향내에 취해서 바로 이분의 팬이 되었다.

 

솔직히 초기 저작에 비해서 정민 선생님의 후기 저작들은 다소 짧은 글을 모아노은 단편집이다. <일침>이라던지, <삶을 바꾼 만남>같은 책들은 선현들의 글을 짧게 해석한 글을 모은것과 인터넷에 올린 것을 묶은 책들이였다. 물론 정민 선생님의 내공이 묻어나는 책이지만 초기의 저작에 비해서 깊이있는 내공과 문장의 매력이 조금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이 책 <오직 독서뿐>은 허균, 안정복, 박지원, 홍길주에 이르는 조선 최고 지식인들의 독서 전략과 그들이 경험한 실제적인 독서의 묘미에 대해서 원문의 짧은 글을 인용하고 정민 선생님이 해설을 다는 매우 짧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단편이지만 역시 조선시대 선비들의 글의 향취가 묻어있고 동양정신의 특유의 실제성, 통일성, 경험성들이 담겨져 있다. 서구의 공부법과 독서법을 보지만 역시나 그들 특유의 분석적인 측면이 강하여 깊은 울림이나 여운이나 몸을 움직여 책을 읽고자하는 실천적 힘보다는 방법론에 치우친 경향이 많다. 하지만 우리 선현들의 독서법은 깊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안전하고 건강하다.

 

<오직 독서뿐>에서 전하는 우리 선현들의 독서방법중에 가장 인상적이 였던 부분은 천천히 다독하며 깊이 읽으라는 조언이다. 나를 비롯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독에 대한 생각이 많다. 그런데 나도 책을 읽으면서 많이 읽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깊이 읽어서 저자의 정신을 깨닫고 그 정신과 영혼으로 내안에 깊은 울림을 받고 결국은 인격과 삶이 바뀌는 부분까지 나아가야지 독서의 유용성을 경험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삶을 바꾸는 독서를 위해서는 깊이 읽어야 하고 깊이 읽기 위해서는 천천히 그리고 같은 책을 많이 읽는 다독의 경험이 필요하다. 책을 한번읽었다고 저자가 평생에 걸쳐서 쌓은 지식을 다 흡수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같은 책을 여러번 읽을수록 이상하게 그때마다 다가오는 감동과 수용하는 지식을 달라진다. 이것은 독자의 경험과지식이 많아지면서 책을 흡수할수 있는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고, 그때그때마다 고민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그 고민의 부분에 따라서 책의 수많의 지식들중에 그에 맞는 부분이 독자에게 깊이 다가오는 것이다. 우리 선현들의 독서는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 몇십번이고, 몇백번이고, 읽는 다독의 방법은 깊이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깊게 공감되는 부분은 책을 좋아하면 책에 대한 외관또한 좋아한다는 부분이였다. 나는 책이 좋다. 책을 주문하면 기다려지고 책을 받으면 냄새맡고 이러저리 돌려보며 만져본다. 그리고 심지어 책을 만질때는 손을 씻고 만지는 버릇까지 생겼고 아내가 책을 팔꿈치고 누르면 얼른 책을 빼버린다. 이것이 진정으로 책을 좋아하는 자들의 태도인데 이것을 책을 좋아한 옛선현들이 이렇게 언급한 부분을 읽으면서 책중독자는 책 자체를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흡이 짧아서 전체적인 독서에 대한 깊은 옛선현들의 사상과 실천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고자하는 마음에 썩 흡족하지는 않으나 사람에 따라서 주제에 따라서 분류되어 있어서 단편이지만 그 단편들이 나름대로 계통이 있고 체계가 있어서 만족스럽기도 하다. 오직 독서뿐! 제목처럼 정민 선생님도 독서를 강조하고 옛선현들도 독서를 강조한다. 오직 독서만이 산만한 정신을 오롯이 세우고 바른 가치관을 세운다. 인터넷을 통해서 현대인의 지각이 산만하다고 했던 서양철학자의 말을 참고하지 않더라도 현대인들은 즉흥적으로 지각은 산만하다. 화면에 떠오르는 수많은 상들은 단 몇초만에 바뀌고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떨어뜨린다. 오직 독서만이 깊이 생각하고 우리의 정신을 세워서 결국 우리의 삶을 세우는 것이다. 정민 선생님을 통해서 옛선현들의 독서를 듣고 배우는 귀한 책이였다. 오직 독서뿐!

 

인터넷 시대가 될수록 독서의 소중함은 더 절실해진다. 어려서부터 손가락을 움직여 지식을 얻지만 깊은 사유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독서뿐이다. 귀 밝고 눈 맑은 젊은이의 예지는 게임으로는 결코 습득되지 않는다. 빨리 가고 싶은가? 속도를 늦춰라. 서두를수록 목표에서 멀어진다. 책을 통해서만 생각은 깊어진다. 책 안에 원하는 대답이 있다. 또한 책 읽기는 읽기는 글쓰기와 맞닿아 있다. 잘 쓰려면 많이 읽고 제대로 읽어야 한다. 한 단락 한 단락을 날마다 세 끼 밥 먹듯 새겨, 정신의 균형과 건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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