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선 Oslo 1970 Series 2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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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온 스노우》를 읽어보았기에, 이 책의 주인공이 '킬러'라는 것도 너무 짜증났고, 시리즈라 당연하지만 '뱃사람'과 연관된 것도 싫었다. 읽는 내내, 어디 주인공 죽이기만 해봐, 요 네스뵈 다시는 안봐! 라고 몇 번이나 부르르 떨었는데.... 이런 결말일 줄은 몰랐네. 결정적인 순록 사체 장면은-스포일러가 될까봐 말할 순 없지만- 어딘가에서 이미 본 적이 있었는데(영화였나?) 잘 기억이 안나고, 사실 결말 자체도 완전히 새롭지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끝나서 좋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다른 얘긴데, 2016년 12월 31일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샀고, 1월 1일 남동생과 일자산에 오르면서,


"요 네스뵈 책 하나 샀어. 읽어봐." 라고 하자, 이런 대화가 오고 가게 됐다.



- 누난 왜 요 네스뵈처럼 못써?

- ...... 뭐?

- 요 네스뵈처럼 써봐. 그러면 책도 잘 팔리고 돈도 많이 벌 거 아냐.

- ......................



새해의 첫 아무말 되시겠다. -_-





나는 눈을 감고 햇빛에, 그리고 햇빛이 내 살갗을 달구는 느낌에 집중했다. 그것을 즐기는 데 집중했다. 헤도네. 그리스의 신. 혹은 우상. 왜냐하면 지금 나는 성지에 와 있으니까. 자기가 생각해낸 신을 제외한 다른 신을 모두 우상이라 부르는 건 꽤나 교만한 짓이다.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마라. 모든 독재자들이 국민에게 하는 말이다, 당연히. 하지만 우습게도 기독교인들은 그걸 보지 못한다. 그 메커니즘을 보지 못한다. 자기실현적이고 자기 강화적이고 재생적인 측면이 이런 미신을 2천 년이나 지속시켰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들의 믿음에서 가장 중요한 구원이란 인류 역사상 눈 깜짝할 정도로 짧은 특정 기간에 태어나, 그것도 우연히 십계명이 들리고 간략한 영업 문구("천국?")에 대한 의견을 내세울 수 있었던 지구의 어느 작은 영토에 살았던 행운아들에게만 국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p.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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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7-01-04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의 첫 아무말... 하하하 전 다락방님의 글이 참 좋습니다. 요 네스뵈보다 더 좋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라랜드 보고 저도 펑펑 울었습니다. 아.. 다락방님 생각이 절로 나는데..으앙
태그도 딱 다락방님만 걸었어요~

다락방 2017-01-04 11:42   좋아요 0 | URL
태그에 저 걸었다는 댓글 북플에서 봤는데, 제가 읽고 좋아서 친구에게 자랑만 했지 정작 답글 다는 건 깜빡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펑펑 울지는 않았지만 진짜 가슴이 찢어졌어요. 어휴... 음, 그 엔딩은, 해피엔딩인듯 한데, 아아, 더이상 말하면 스포일러되고 ㅠㅠ 처음부터 좋았어요. 그러니까 여자와 남자가 서로 다른 사람들에겐 그냥 보통의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지만, 각자에겐 너무나 특별한 사람이 되잖아요. 거기에만 빛이 환하게 비치는... 그렇지만...
좋은 영화였습니다.


제 글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꼬마요정님. 무려 요 네스뵈보다 좋다 해주시니 흙 ㅠㅠ
새해에도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꼬마요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singri 2017-01-0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이 요네스뵈 되면 다락방님 글은 어디가서 읽습니까요;; ㅋㅋ근데 이책 이후에도 시리즈가 또 있는거에요?

다락방 2017-01-04 14:06   좋아요 0 | URL
이 책 이후는 아직 안나온 것 같은데 있는지도 잘은 모르겠어요. 시리즈라고 되어있으니 아마 또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ㅎㅎ

말씀 감사합니다, 싱그리님. 좋은 댓글이에요. 엉엉 ㅠㅠ

피오나 2017-01-0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네스뵈의 오슬로1970시리즈는 <블러드 온 스노우>랑 <미드나잇 선>이 끝이에요ㅋㅋ 올해 하반기에 해리홀레 시리즈 중에 <리디머>랑 <팬텀>이 출간될 예정이구요ㅎㅎ
그나저나 다락방님 동생분 멋지십니다!! 왜 요 네스뵈처럼 못쓰냐니... 하하하... 뭔가 사랑스런 동생분ㅎㅎ
다락방님 글은 비록 요 네스뵈같지는 않더라도... 그 어느 작가도 흉내내지 못할 감성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알고 계시겠지만ㅋㅋ

다락방 2017-01-04 16:25   좋아요 0 | URL
아, 이 두 권이 끝이군요? 해리 홀레 는 아직 집에 읽지 않은 시리즈가 몇 권 있습니다. 요 네스뵈도 아직 다 못읽었고 잭 리처 시리즈도 다 못읽었어요. 저는 사실 잭 리처에게 더 끌립니다. ㅎㅎ

아니 저한테 요 네스뵈를 기대하면 대체 어떡한단 말입니까. 저는 ‘요 네스뵈는 요 네스뵈고 나는 이유경이야...‘ 라고 해주었습니다만... 하아- 나쁜 자식..아무말이나 던지는 자식.....

칭찬 감사합니다. 아니, 제가 칭찬과 위로와 격려를 받기 위해 저걸 쓴 건 아니었는데, 여러분들이 좋은 말씀들 해주셔서 제가 또 몸둘바를 모르겠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7-01-05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블러드 온 스노우> 짜증나서 안 보고 있는데 봐야할까요?
동생분이 참 위트가 있으신 듯~ 락방님. 쓰시면 요 네스뵈보다 더 잘 쓰시죠.. 당연~^^

다락방 2017-01-05 08:32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엔 엄청 짜증났었거든요. 걍 팔아버릴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말이 예기치 않은 쪽으로 가서 뭔가 ˝응?????˝ 하면서 읽었어요. 그러니까 ... 음...... 반전 같은 건 아니고요.......어..온순한 결말이랄까..... 그렇지만 새해 첫 책인데 이런 결말 나쁘지 않지,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하하하하.

고맙습니다, 비연님.
오늘도 출근하셨죠? 저도 했습니다. -0-

비연 2017-01-05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순한 결말이라.. 흠. 급궁금해지네요. 한번 봐야겠어요.
오늘도... 출근... 했죠...............ㅜㅜ 아침에 나오면서, 아 퇴근하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출근.

다락방 2017-01-05 09:38   좋아요 0 | URL
비연님, 새해에 읽을 책으로 맞춤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읽어보세요. ㅎㅎㅎㅎㅎ

저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늘 퇴사를 꿈꿔요. 퇴사하고 싶다...... 그러나 여기 또 이렇게, 다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