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그 해에 필요한 양식을 생각해 밭에 심을 곡식의 양을 결정했듯이, 우리는 반드시 필요한 현금에 맞추어 돈을 벌려고 했다. 필요한 것이 마련되었다고 판단되면, 그 해의 남은 시간 동안에는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았고, 돈을 더 벌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먹고 사는 것만 해결하고자 했으며, 이렇게 일단 기본 생활 수단이 마련되면 다른 일들에 관심을 돌려 열중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진 것은 사회 활동, 그리고 독서와 글쓰기와 작곡 같은 취미 생활이었다. 또한 그 때 농장 시설을 손보고 고치는 일을 하기도 했다. (p.37)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 부부는 도시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버몬트 시골로 들어가 살기로 한다. 이 책은 버몬트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았던 20년간의 기록인데,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 조화로운 삶이 '이 둘이었기에' 가능하다 생각했다. 스콧 니어링이 쓴 이 책의 끝에는 아내인 헬렌 니어링의 말도 실려있는데, 헬렌 역시 이 삶에 대해 동의하고 크게 만족하고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이 삶에 뛰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시골로 들어갈 당시에 헬렌의 나이는 지금의 내 기준으로 봤을 때 너무 어렸다.


헬렌 니어링은 1904년생, 스코트 니어링은 1883년생, 이 둘이 사랑에 빠진 해는 1928년, 시골로 들어간 해는 1932년.

그러니까 시골에 들어가 살자, 고 결정하고 들어가 살게 됐을 때 헬렌은 고작 20대 후반이었던 거다. 스코트 니어링은 40대 후반이었고. 사람은 저마다 다르지만, 헬렌은 정말 처음부터 이 삶을 원했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건 철저히 내 기준인데, 나는 아직까지도 좀처럼 도시의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 가 살자고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스무살 차이나는 사랑하는 남자의 결정을 따른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어쩌면 그것은 내가 헬렌을 주체적이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어쨌든 20년간의 버몬트 생활을 정리하고 다른 시골로 가서도 스코트 니어링은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삶을 마감했고, 80세의 헬렌 니어링은 혼자 시골에서의 삶을 지속했다고 한다.




나는 가끔, 어쩌면 가끔보다는 자주, 도시의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 도시의 번잡함, 그리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 가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그만큼의 크기로 도시에서의 삶을 원한다. 어디든 들어갈 곳이 있다는 것이 좋고, 누구든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 친한 사람들과 만나서 수다 떠는 삶도 좋지만, 알지도 못하는 낯선이들이 가득찬 거리도, 카페, 비행기도 좋다. 나는 헬렌이 시골로 들어가기로 결정한 그 나이보다 열 살이상 더 많지만, 여전히 '정리하고 시골에 가 조화로운 삶을 산다'는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내가 한적하고 건강한 삶을 원함과 동시에 분주한 삶 역시 원하기 때문이다.



헬렌과 스코트는 시골로 내려가 순수하게 자연에 동화된다. 고기와 술과 담배를 일절 가까이 하지 않고, 돌과 나무로 집을 짓는다. 사탕단풍나무로부터 시럽을 받아 그것으로 그나마 약간의 돈을 마련하고, 식탁에 오르는 거의 모든 것들은 자연에서 얻은 날것 그대로의 식품들이다. 그들은 아침으로는 과일만 먹고, 점심은 본인들이 농사지은 것으로 수프를 만들어 먹고, 저녁은 샐러드를 먹는다. 이 식단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딱히 환영받는 식단이 아니라서, 이곳에 쉬면서 머무르고자 했던 사람들의 발길을 빨리 돌리게도 만들지만, 열에 하나는 '정말 건강한 식단'이라며 좋아하기도 한다. 헬렌과 스코트는 하루에 네 시간 일을 했다면 네 시간 쉬는 규칙을 만들어냈다. 먹을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해야한다, 그러나 넘치게 만들지는 말자.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초와 벽난로로 빛과 열기를 해결하는 곳에서 헬렌과 니어링은 일하고 생각하고 쉬면서 살아간다. 숱하게 찾아오는 손님들과 함께 일하고 식사하기도 하며 토론하기도 즐겨한다. 자기들이 손수 지은 집의 한쪽 벽면은 책으로 채워두었고.



헬렌과 스코트가 선택한 삶이 더 건강해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도시에서 사는 지금의 내 삶보다 스트레스가 덜할 것 같은 것 역시 자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혼자'라면 그 삶을 선택할 수 없을 것 같다. 헬렌과 스코트가 이 삶이 가능했던 것은 역시 둘이 함께였기에 가능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했다. 낮에 농사짓고 땀흘리는 거야 혼자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오늘의 노동이 얼마만큼 고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보람을 느끼고 혹은 어떤 괴로움이 있었는지를 토로하는 것 역시 삶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헬렌도 또 스코트도 상대가 없어도 이 삶을 선택하고 유지해갈 수 있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확실히 내 노동과 다음 노동 사이에 이야기 나눌 상대가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자연스레 '나였다면'을 생각해보게 된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나 혼자서라면 지금에야 한적한 삶을 원한다 해도 선택할순 없을 것 같다. 한 낮의 여유로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실컷 받아들인다 해도, 그것을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없다면, 나는 그 삶을 지속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다.


나는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혼자서 하노이 여행을 할 때 깨달았다. 내가 혼자 돌아다니며 내 발길 닿는대로 걷고, 또 내가 원할 때에 원하는 것을 먹고 마시는 것이 얼마나 신났는지, 혼자서도 흥분을 막 하게 되는거다. 짜릿해, 행복해, 너무 좋아, 꺅, 하다가, 밤에 숙소로 돌아오니, 내가 오늘 얼마나 신났는지를 나눌 사람 없이 혼자 덩그러니 놓인 기분이 너무 외로운 거다. 그러니 만약 내가 원해서 시골로 갔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당연히 일정부분 만족감과 행복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 거다.


"오늘 새소리 들었어?"

"응. 아침부터 노래하던데?"

"지금은 좀 잠잠하네. 술마실래?"

"그러자, 내가 삼겹살 구울게."


뭐 이렇게 되어야 살만한 게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그러니까,


"저녁 뭐먹지?"

"나 요즘 카레 만드는 거 엄청 잘해. 카레 만들어 먹자."

"응. 와인 딸까?"

"응. 테라스에서 저녁 노을을 보며 마시자."

"(창밖을 내다보다) 앗. 해 벌써 지기 시작해. 빨리와, 어깨동무 하면서 일단 보고, 그 후에 먹자. 이거 놓치지 말자."

"우앙 굳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살아야 시골에서의 삶이 내게는 가능해지는 것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게 또 단순하지 않은 게, '아무나'랑 함께 사는 것이라면 그것은 혼자이니만 못해...


"오늘 새소리 들었어?"

"시끄러."


이러면 어떻게 같이 살아?


"저녁 뭐먹지?"

"난 오늘부터 저녁 굶어."


이러면 .... 나는 베란다에서 맨날 혼자 저녁 먹어야 돼...그러면 이것은 함께인가 아닌가...우리 모두는 각자 고유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으니, 우리의 모든 것들이 같을 수도 없고 모두가 공통된 것을 지향할 수는 없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가 한적한 곳에 가서 살기로 한다면, 사실 이건 한적한 곳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지만, 우리가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면, 우리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에 있어서는 같은 시선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닐까. 또한 바라보는 방향 역시 같아야 하고. 그래야 우리가 서로 다른 많은 점들을 부딪치고 화해하면서 함께 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이 말이다.



헬렌과 스코트는 바라보는 방향이 같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같이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자연으로 돌아와 채식만 하는 삶을 오래 함께 유지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전기가 없어도, 가스가 없어도.. 그래도 그 둘이 즐겁게 또 건강하게 살 수 있었다면, 그것은 그 둘이 서로 원하는 바가 일치했던 게 아닐까 싶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시골에서의 삶을 즐거이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헬렌과 스코트가 그랬듯이, 그것이 '채식만' 하는 삶이라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술도 담배도 고기도 없는 삶...


아침 과일

점심 수프

저녁 샐러드



아침에 과일을 먹으면서 우리는 흔히들 같이 먹는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마시지 않았다. 또한 마른 자두는 물론 사과 소스를 가볍게 떠 먹는 일도 없었다. 토스트와 커피, 그것에 따라 나오는 콘플레이크나 부풀린 밀도 먹지 않았다. 우리의 아침밥은 과일이었다. 오직 과일만 많이 먹었다. 과일은 철에 따라 딸기, 나무딸기, 검은 딸기, 월귤로 바뀌었다. 우리는 숲이나 밭에서 딸기를 따서 한 사람이 한 그릇씩 먹었던 것 같다. 멜론과 복숭아도 제철이 되면 따 먹었다. (p.147)



나는..도무지 이 삶을 살아낼 자신이 없구나. 한적한 시골로 간다고 했을 때 내가 원하는 건, 상다리 부러질 정도로 육덕진 아침 식사인데.... 그리고 같이 저녁에 술도 마셔야 인생이 즐거울 것 같은데.... 저 식단보고 나는 넘나... 아아, 나는.... 이런 걸 추구하는 남자랑 함께 살 수 없다...그 사람이랑 시골에 가서 사는 삶은 꿈도 꿀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스코트는 이 식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열에 아홉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그 아홉이야...나는 다른 하나가 될 수 없어..아홉이야.....  나는 호텔 조식을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그런데 난처한 일이 생겼다. 밥상에 앉은 사람들이 너나없이 충격을 받은 것이다. 커피, 시리얼, 베이컨, 달걀, 토스트, 팬케이크, 시럽 따위가 눈에 띄지 않아서이다. 다만 사과와 해바라기 씨, 검은 당밀 음료만이 놓여 있었다. 이런 먹을 거리는 많은 손님들을 서둘러 제 갈길로 가게 했다. (p.205)


버몬트 사람들의 보수주의를 잘 보여 주는 일로 꼭 말해야 할 것이 있다. 스무 해 동안 살면서 우리는 흰 밀가루, 흰 빵, 흰 설탕, 파이, 과자의 문제점에 대해 이웃들과밤을 새면서 수없이 많이 토론을 했다. 그리고 채소를 날 것으로 먹는 것이 건강에 좋으며, 썩어 가는 동물의 시체를 먹는 것은 역겨운 일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입이 닳도록 얘기했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그 스무 해 동안 우리의 충고에 따라 먹는 습관을 바꾼 집은 하나도 없었다. (p.171)


숲 속 농장을 방문한 수많은 사람 열 가운데 아홉은 다음과 같이 말하거나, 마음에 새기고 떠났다.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이것은 좋은 생활 방식이다. 이런 삶의 방식은 그이들에게는 훌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가 그 생활을 참고 견뎌야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그이들보다 건강에도 좋고 값도 훨씬 덜 드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그 사람들도 인정했다. 우리가 자기들보다 훨씬 건강하고, 편안한 옷을 입고 만족스러운 집에서 살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유를 누린다는 사실도 그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이들 스스로는 이런 생활을 따를 수 없었고, 그러게 하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p.208)




그러니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시골에 가서 사는 삶을 받아들일 수 있다. 단, 다른 즐거움이 동반되어야 한다. 맛있는 먹을거리, 그리고 술... 지금은 내가 술이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자기 전에 한 잔씩 마시면서 오늘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내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어. 그 삶이라면 좋은 영화를 놓치고, 다른 많은 친구들을 만나는 걸 확 줄여버리는 그 삶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돈 많이 벌지 않는 것도 내가 다 할 수 있어. 그렇지만,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어도, '술도 고기도 금지' 라고 한다면, 그건 시골에서 같이살 수가 없다..도시라면 살 수 있어. 왜냐하면 나는 나가서 다른 사람이랑 술과 고기를 먹으면 되니까...



그래서, 내가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이냐?

내가 혼자일 때 원하는 것은?


도시.


그렇다면 내가 살아하는 사람과 함께일 때 원하는 것은?


그건 시골이든 도시든 상관없지만, 고기랑 술도 함께...



이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그렇게는 못살겠는데' 하게 되었으므로 내가 이 책을 읽는 것이 쓸모없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나는 이렇게 사는 사람의 이야기가 늘 궁금했다. 어떻게 그 생활을 유지하는지, 그게 궁금했어. 또한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도 새삼 되새겼다. 내가 다른 누군가와 함께 같은 공간에서 사는 것,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 다른 사람의 나와 다른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대로의 의미가 있다.


나 역시 큰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내가 원하는 바는 헬렌과 스코트보다 훨씬 크고 많긴 하지만(술과 고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어마어마한 고기나 어마어마한 술을 마시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하실에 돈을 쌓아놓고 살고 싶은 것도 아니다. 나는 돈이 좋고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필요하다는 것은, 내가 먹고 마시는 데 부족하지 않을만큼 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나는 돈이 있으려면 내 노동이 필요하다는 것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헬렌과 스코트가 시골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먹고 살기 위한 노동을 반드시 하고, 또 먹고살만큼의 자원이 오늘 내게 준비되었다면 여유롭게 취미 활동을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가끔 나에게 묻는다.

나는 종국엔 채식주의자가 될까?

시간이 흐르면 사람도 변하는데, 나는 채식주의자로 변하게 될까?

나는 술을 끊게 될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술도 너무 좋고 고기도 너무 좋다. 그리고 술과 고기를 앞에 두고 사랑하고 친근한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도 너무 좋고. 그래서 가급적이면 오래, 가능하다면 눈감는 날까지 그렇게 즐겁게 살고 싶다. 그러려면 건강해야 하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계속해서 내 몸이 보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열심히 걷고, 운동하고,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즐거운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내가 내 건강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제는 후렌치후라이를 너무 먹고 싶었고, 여기에 맥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맥주는 내가 즐겨 마시는 술도 아니고 딱히 좋아하지도 않지만, 감자튀김에 맥주 너무 간절했고, 또 그렇다고해서 커다랗게 술판을 벌이고 싶지도 않았어. 집에 가서 와인 마시자, 감자튀김 사가자, 생각했지만, 감자튀김은 식으면 너무 맛이 없지... 나는 문제 해결에 뛰어난 사람. 혼자서 마시는 술과 감자튀김을 모두 이뤄낼 방법을 찾았고, 그래서 그렇게 했다.






치킨 한 조각, 감자튀김, 맥주 한 잔을 앞에 두고 멍하니 멍때리면서 혼자 즐겼다. 아, 너무 좋으네. 지금 KFC 에서는 맥주를 할인중이라 한 잔에 2천원. 그래서 저 한 상차림이 6,100원이었다. 저렇게 한 번 더 먹어도 12,000원.


멍하니 바깥을 보면서 먹고 마시다가,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을 이어폰을 통해 들으면서 계속 마셨다.

혼자서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어. 앞으로 종종 여기를 들러야겠어.



나는 이 지상에서 당신과 술과 고기가 필요하다.






그 여자는 나를 휘저어놓고, 들뜨게 한다. 종종 그 여자를 달로 보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꼭 그 마음만큼 그 여자를 달에서 도로 데려오고 싶어진다. 나한테는 이 지상에서 그 여자가 필요하다. 그 여자는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졌고 영리하며 재치있다. (p.178-179)





조화로운 삶은 마음이 맞는 부부나 단체가 시도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무엇보다 함께 이루려는 목표를 갖고, 생활에 필요한 일들에 달려들어 해낼 수 있는 능력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나처럼 나이 든 사람으로서는 혼자 해내는 게 쉽지 않다. (p.217 헬렌 니어링의 말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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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5-31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승전술고기.....
다락방님글을 읽고 있자니 술과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 하나 떠올랐어요. 그 사람 이름이 장비라고 하는데.....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8-06-01 08:0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다락방은 장비입니까? ㅋㅋㅋㅋㅋ

그래도 예전만 못해요. 예전엔 술도 고기도 진짜 엄청 먹었는데 이제는 나이 들어그런지 예전만큼 못먹어요. 슬퍼.. ㅠㅠ

세실 2018-05-31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로우가 숲속에 2년 살았을때 외로웠던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데 정말? 의구심이 들더라구요.

어머 KFC에서 맥주도 판매하는군요~~~
술, 고기 저도 좋아해요.
어제 소고기에 엑스오 양주 마시는데 그냥 막 술술~~~
이런게 행복이죠^^

다락방 2018-06-01 08:02   좋아요 0 | URL
감정이라는 게 모두 다같이 같은 크기로 느끼는 게 아니라서, 어떤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고는 생각해요. 제 경우에는 ‘심심하다‘는 감정을 못느끼고 살거든요. 그렇지만...음..... 2년간......음.....제 기준으로 생각해도 ‘정말?‘ 이라고 되묻게 되네요. 어쩌면, 자신의 선택에 대해 당당하고 싶어 그렇게 말한 건 아닐까 싶고요.

KFC 가 전 지점이 다 가능한건 아니지만 맥주를 팔더라고요. 혼자 간단하게 맥주하거나 또 친구랑 둘이 간단하게 2차하기에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게다가 맥주에 곁들일 최고의 안주, 치킨과 감자튀김이 있잖습니까! 우하하하하. 너무 좋아요! 네네, 먹고 마시면서 사는 게 행복인 것 같아요. 헤헷.

단발머리 2018-05-31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어링 부부의 건강 식단 참 좋기는 한데, 저도 적응 못하는 아홉에 들것 같네요.
술도 고기도 좋아 우리는 떠날 수 없는건가... 이 도시를...........

다락방님 추천 한 상차림 참 근사하네요.
저희 동네 KFC는 문 닫고 맥날만 성행한다는 슬픈 소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6-01 08:16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도시를 무척 좋아해요. 여행을 간다고 해도 도시로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집 밖을 나섰을 때 커피와, 영화와, 술과, 고기를 손쉽게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도 많았으면 좋겠고요. 낯선 이들이라도.
물론 직장생활에서 사람에 치이거나 할 때면, 시골로 가서 한적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제가 그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까 라고 물어보면 아닐 것 같더라고요..휴..

KFC 에서 혼맥하는 시간은 정말 좋았습니다, 단발머리님.
인간은 먹고 마시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 같아요! >.<

비연 2018-05-31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FC에서 맥주를!

다락방 2018-06-01 08:17   좋아요 0 | URL
그러합니다! 닭과 감자튀김이라니, 환상의 조합 아닙니까!!

2018-06-01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1 0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1-01-13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년전에도 오늘과 같은 고민.. 난 채식주의자가 될까? 아니야.. 안될거야...
새벽세시 저 문장 좋아요 ㅋㅋ 저두 밑줄 그어놓음. 달에서 다시 데려오고 싶대.. 어쩔 ㅠ 레오야 ㅠㅠ

다락방 2021-01-13 08:36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속 시끄러우니까 달로 보내버리고 싶은데 그렇지만 또 없으면 안되니까 다시 데려오고 싶어. 이 지상에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