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기억해야 할 죽음이 많아지는 일인가. 올해만 신영복을 보냈고, 움베르토 에코를 보냈다. 필자들의 망령으로 휩싸여가는 책꽂이를 보며, 늙지 않는 나도 늙어가는 쓸쓸함을 짐작한다.

 

만약, 세상에 나의 서재만이 남았고, 신이 나를 미워해 불이라도 낸다면, 맨 먼저 품을 책은 장미의 이름이다. 거룩한 그레고리오 성가의 단성 음률이 궁륭을 울리고, 성서를 필사하는 수사들의 펜촉 소리만 사각거리는 이태리 어느 수도원. 피비린내는 무슨 연유일까.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수상쩍은 죽음들. 그 비밀은 오래된 장서관에 있었으니, 아드소와 숨 죽여 회랑을 걸을 때 문자향은 더욱 아득했다. 이 아름다운 도서관을 지은이는 고집스런 맹인 소설가였으되, 숨결을 불어넣은 이는 구라파의 현자였구나.

 

침대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밤을 새운 건, 스무 살의 어느 날. 이 소설을 읽고, 중세역사로, 기호학으로, 철학으로, 신학으로 생각을 틔워나갔다. 시절 모를 나의 지학(志學)이었으리라. 나는 공자의 이 말을 마음에 서재를 만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늦게나마 에코를 읽고 소박한 책꽂이를 채우기 시작했으니, 그는 나의 선생이었다. 한양의 추사가 연경의 담계를 사모했듯, 나는 그를 사모했노라.

 

2015. 2. 19 바벨의 도서관으로, Umberto 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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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하코다테 항구에서 루리는 먼 바다를 보고 있었다. 푸른 해원의 기척을 피부로 감지하려는 듯 지그시 눈을 감고. 



 


-뭐해? 


-기다려.


-누구?  


-바다로 나간 남편. 


-..어.




루리가 오른손에 든 옥수수로 말할 것 같으면, 홋카이도 산 옥수수. 익히지도 않은게 설탕처럼 달다. 


홋카이도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식량자급률이 200%를 넘는 지역이다. 국토의 80%가량이 산지인 일본에서는 드문 옥토다. 비옥한 땅과 부지런한 사람들이 얻어낸 결실일까. 루리는 옥수수 세 알을 하사했다. 


 


햇살 사이로 전차가 다닌다. 




오오누마 코엔으로 가는 길. 다시, 특급 호쿠토. 




레일 양 편으로는 이런 예쁘고 여유 넘치는 동네가 흩어져 있었다. 나서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잃지 않는 지붕들. 그 위로는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 시선은 걸림 없이 지평선에 닫는다. 




오오누마 코엔역은 '설국'이나 '철도원'에 나올법한 작고 예쁜 시골 기차역이다. 기차는 1시간이나 두 시간 쯤의 텀으로 드문드문 지나갔다. 




우리는 이곳이 핫스팟임을 직감했고, 찍고자 하는 자와 찍히고자 하는 자의 몸부림이 약 20여분간 이어졌다.     




팔.. 부러진거니? 




자전거를 빌려 호수길을 달렸다.




1시간에 천엔이었던가 저렴한 요금은 아니었다. 너무도 상쾌한 바람과, 미칠듯한 체력 덕분에 30분 만에 15km를 달렸다.


-아, 이제 30분 만에 돌아가지 않으면 요금이 두배네.


-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하코다테 에키벤. 청어 스페셜. 880엔.


맛은 뭐 그냥 뭐.  








시리게 맑았다. 모국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이곳에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루리야, 모델J가 가르쳐준 사진 잘 나오는 방법이 있어.


-뭔데?


-중요한 건 시선이야. 


-어떻게? 


-지그시 어깨의 끝을 내려다 봐. 


-이렇게? 


-좀 더 내면의 페이소스를 끌어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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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 포스팅은 여행전문가 김늘보의 후원과 조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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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6-02-01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센스 대박.

ㅎㅎㅎㅎㅎㅎㅎ

˝홋카이도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식량자급률이 200%를 넘는 지역˝
˝나서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잃지 않는˝

이 문장들 앞에선 공연히 끄덕끄덕.

잘 보고, 잘 읽고

조니 부러워하다 나감니다...

뷰리풀말미잘 2016-02-02 10:03   좋아요 0 | URL
히히. 한수철님과 더불어 고즈넉한 홋카이도의 시골길을 막 달려보고 싶네요. 막.

2016-02-02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2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뇨리따 2016-02-02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말미잘님도 사실 매를 버는 스타일이신거죠? 이렇게 예쁘게 찍고 그렇게 훌륭한 필력을 가졌으면서, 팔... 부러진거니? 이 포스팅 후 행여 말미잘님 팔은 괜찮으신가요?

뷰리풀말미잘 2016-02-02 10:00   좋아요 0 | URL
제가 또 소신 있는 성격이라 할 말은 하는 편이라고 할까요.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상소 깨나 올렸을겁니다.

Mephistopheles 2016-02-0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만봐도 여행 끝나고 말마질님 등짝은 루리님의 시뻘건 손자국이 군데군데 나있을 것 같은데...

뷰리풀말미잘 2016-02-02 10:02   좋아요 0 | URL
루리가 귀엽게 손바닥 같은 걸 사용할까요?

Mephistopheles 2016-02-02 10:19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지금 병원에서...손가락 하나로 자판을 치고 있다는.....

뷰리풀말미잘 2016-02-05 16:19   좋아요 0 | URL
흑흑..
 

#. 1

 

바닥을 두드렸다. 울림도, 진동도 없는 대리석의 단단함이 손가락 마디로 느껴졌다. 나는 석공처럼 바닥에 엎드려 돌 틈에 낀 때를 날로 갈아냈다. 날이 모든 모서리를 긁어내는데 한 나절이 걸렸고, 바닥은 무결해졌다. 다만, 오래 된 사이를 정돈하고 싶었다.

 

이사한 첫 날, 창틀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냉기를 탐색했다. 아르곤 가스를 꽉 채운 창틈으로는 차가운 기운이 끼쳐오지 않았다. 비를 온전히 막아주는 사이 없는 천장, 기온이 치고 들어올 틈 없는 사방이 고맙다.

 

 

#. 2

 

전에 살던 대저택은 비가 샜다. 봄에 옥상에 올라가 크랙을 메꾸고 우레탄을 발라 방수작업을 해 놓고도 여름을 노심초사했다. 침대에 누울 때 마다 천장 합판이 삭아 뚫린 작은 틈이 심난했다.

 

균열은 불안을 자극한다. 그 날, 사고는 내 의식의 빈틈을 노렸고, 이후로 나는 학대당한 개처럼 틈을 두려워한다. 시간의 틈, 언어의 틈, 공간의 틈. 새카맣게 입을 벌린 불가해성 앞에서 내 땀구멍은 축축하게 젖는다.

 

의식의 공백이 불안해 술을 먹지 않게 되었고, 행간을 방황할 의미가 걱정스러워 글을 쓰지 않게 된 것은 오래 된 일. 문을 잠가 나의 영역과 세계의 틈을 봉인하고, 이어플러그를 꽃아 귀와 공간의 틈을 없애고, 안대를 써 시선과 세계의 틈을 닫은 뒤에야 나는 잔다.

 

 

#. 3

 

의사가 뭐래?

 

.

 

.

 

아버지는 입술을 닫아 소리를 두 갈래로 나눴다. 몸 바깥으로 퍼져나간 음성이 휑한 거실을 빽빽한 밀도로 채웠다. 미음으로 끝나는 울림소리의 일부는 그의 안쪽으로 무겁게 파고들었을 것이다. 나는 울림소리를 다시 울림소리로 받았고, 두 울림소리는 거의 간격 없이 공명했다. 과묵한 자들의 가히 수다스러운 침묵이 이어졌다.

 

절제하고 방사선 치료 몇 번 하면 돼.

 

이후의 말들은 꽉 막힌 공간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안으로 침잠했다. 나는 속에 더께처럼 내려앉은 말들이 답답해 내 방으로 돌아왔다. 비는 안에서 내렸다. 단단한 벽과 아르곤 창 내부로 우물처럼 고였다. 무결한 사방이, 안대와 이어플러그가 막아주지 못하는 빗물에, 나는 밤새 젖었다.

 

 

#. 4

 

열세 번인가, 열네 번째 이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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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cat=view&art_id=201512281545243&sec_id=562901&pt=nv

 

위안부 문제가 타결됐다. 아베는 사과했다. 전례 없이 일본 정부는 책임을 언급했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에 10억 엔을 출연하기로 했다. 결단을 내린 일본정부와, 타협을 이끌어 낸 한국 정부 모두에게 박수라도 쳐 주고 싶은 기분, 이었는데


셈이 좀 이상하다.

 


#. 1

 

먼저, 불필요한 오해를 예방하기 위해 정치적 입장을 명확히 하자. 나는 친일파다. 매년 일본의 각종 신사를 참배하고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태어났으면 훌륭한 일제 앞잡이가 되었을 거라는 얘기를, 루리로부터 자주 듣는다. 겸허히 동의하는 바이며, 이후 전개할 계산은 다소 일본의 국익에 편향되었을 가능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내가 추정하거나 가치 판단한 내용에 대해서는 양심적으로 밝히도록 하겠다.

 

하는 김에 용어도. ‘위안부’, ‘섹스 슬레이브’, ‘정신대중에서 위안부를 선택한다. 정신대는 틀린 말이고, 섹스 슬레이브는 폭력적이다. 위안부는 가치중립적이지 않으나 나는 폭력적인 언어를 싫어한다. 폭력은 이 모든 사태의 시작이며 핵심이기도 하므로.



#. 2

 

팩트는 간단하다.

 

일본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사과하며 10억 엔을 위안부 재단에 출연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을 인용하자면 "1993년 일본이 고노담화에서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했으나 한국은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일본 정부의 출연은 피해자에 대한 직접 지원의 성격이라고 나는 받아들였다. (언론은 디테일을 보도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20161228일 기준, ‘10억 엔은 한화로 966,990만 원이다.

 

‘10억 엔이 아니라, 10조 엔을 잘못 썼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위안부 강제 동원자들의 임금을 따져보자.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하루에 30명에서 100명 이상의 일본군을 상대했다. 물론, 증언일 뿐, 증거는 없다. 하긴, 사람이 어떻게 하루에 30100번의 행위를 할 수 있겠나. 합리적인 선에서 5번으로 보자.

 

2. 회당 비용은 싯가를 고려해 10만원으로 본다. (물론 회당 10만원을 받고 지속적으로 특수강간을 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어쨌든.)

 

3. 날을 가리지 않고 행위가 지속되었다는 증언도 있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없으므로 기각한다. 인간의 휴머니즘에 걸고, 일본군이 인간으로서 일말의 양심은 지녔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위안부의 노동은 주 5, 각종 공휴일과 연차휴가를 포함하여 월 20일로 산정한다.

 

4. 계산.

1* 10만원 * 5= 1, 50만원.

50만원 * 20= 1,000만원.

1000만원 * 3(36개월) = 36천만 원.

 

5. 일본 정부는 임금을 체납했다. 얼마나? 1945년에서 2015년까지 70년간. 840개월이다. (피해자들이 각각 위안부에서 풀려난 날 부터가 맞는 계산이지만, 나는 친일파니까 일본에 우호적으로 추정한다.)

 

6. 연이율은 약소하게 5%로 보자. 고성장 시기, 10퍼센트 대의 고금리가 판치던 시대도 있었고,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했다면 더 큰 돈을 벌었겠으나, 대상자들이 자산운용에 무능하다고, 그래서 주구장창 은행에만 돈을 넣어놨다고 가정하자.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참고하려 했으나, 2001년부터나 통계를 제공한다. 사실 무능은 이게 무능이다.)

 

36천만 원에 복리이자 5%를 적용해 70년간 묵힌다면, 세후이자는(물론 세금은 떼야지.) 인당 9,708,010,544. 만기 지급액은 10,068,010,544원이다.


여기에 집계된 위안부 피해자의 수 237명을 곱하면.


=2386118498928


이것이 약소하나마 일본 정부가 한국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금전적으로 보상해야 할 최소한의 액수다.

 

그런데, 96억 원이라. 그럼 나머지는 어디 간 거지? 10조 엔의 오타라는 나의 가설이 맞다고 해도 무려 23770억 원이 빈다. , 역시 10조 엔이 아니라 ‘100'엔의 오타였던 걸까.



#. 3


위안부를 키워드로 놓고 뉴스를 검색하면, ‘위안부 타결이라는 제목이 뜬다. '타결'위안부’, 이용수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위하는 생각 없는 것 같다."



#. 4


마침, 1228일이다. 연말에 졸속으로 타결을 이끌어 낸 꼴을 보니 올해, 이룬 업적이 변변치 않으신가. 내년에도 정치권엔 별 다른 희망을 갖지 않으려 한다. 희망은 늘 그만한 절망을 동시에 내재하므로.


병신년(丙申年)이다.



#.


연합뉴스 기사를 인용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08081281&isYeonhapFlash=Y

 

기시다 외상은 회견 후 청와대를 방문, 박 대통령을 예방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또 공동회견 후 일본 취재진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법적책임 문제에 대해 "법적입장(최종 해결됐다)는 과거와 아무런 변함이 없다"면서 일본 정부 예산 출연에 대해서도 "배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물론 배상이 아니다. 어쩐지 금액이 말도 안 되게 작더라니. 그런데 그렇다면, 타결도 아니다.


관련된 외교부 공무원들과 행정부 고위공직자들과, 함부로 나불거리는 기레기들 임금을 몽땅 차압하고, 매일 가혹하게 3년간 고문을 가한 뒤, 70년 후 1000분의 1쯤 되는 액수를 기금인가 뭔가를 조성해 생색내면서, ", 이제 타결되었다." 라고 말하면 유희남 할머니처럼 정부가 하신대로 따라가겠다.”고 할 수 있을까. 7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도를 닦아 해탈에 이르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모든 외교적 자산을 동원해 노력을 경주했다"면서 "책임 인정, 사죄, 일본의 책임조치라는 3대 요소에서 큰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에서 일본 측이 제시했던 이른바 '사사에 안'보다 진전된 결과라는 평가로 해석된다.


늘 궁금했는데, 이런 기사에서 평가로 해석하는 주체는 과연 누구일까?

 

이제, 두려운 것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지극히 당연한 반발을 돈독 오른 노인네들이라고 평가로 해석하려는 발상이다.

 

마음껏 평가와 해석의 자유를 누리시라. , 책임을 다 한 후에 말이다. 그것이 자유에 대한 도의라고 배우지 않았던가2조 3770 남았다. 그리고 일본 정부가 늘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순간에도 물가는 오르고 있으며, 복리이자는 꼬박꼬박 붙고 있다는 사실이다. 숨 쉴때 마다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역사적 저금리에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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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12-28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내 골치아픈 이 문제를 털어버리려는 심산이었겠죠. 누구라도 알겠지만.
박정희 정권 때도 그렇고 왜 이 문제가 박근혜 정부 때 또 이런 식으로 타결될 수밖에 없는가 참...

뷰리풀말미잘 2015-12-29 09:31   좋아요 1 | URL
다 털고, 업적입네 하겠죠. 아무리 털어버리려 해도 털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결코 털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쉽게 털어버리고 있어요.

Mephistopheles 2015-12-29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병신년이 안왔건만...벌써부터 병신년스럽네요. 리허설인가요..??

병신년을 쭉 살펴보면......그때의 국가 원수가 이승만, 선조가 있더군요...아하하...

이분들은 국가원수의 자리에서 나라와 국민을 버리고 ˝토˝끼셨던 분들이죠..

뷰리풀말미잘 2015-12-29 13:10   좋아요 0 | URL
네, 이름처럼 험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무식하군 2016-04-06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친일파시군요. 그럼 님은 쪽바리인가요?

뷰리풀말미잘 2016-04-06 17:37   좋아요 0 | URL
.. 친일파는 맞는데 쪽바리는 아니에요. 쪽바리면 굳이 친일파일 필요가 있나요. 대체로 디폴트가 친일일텐데.

세뇨리따 2016-05-13 09:5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네요, 쪽바리면 디폴트가 친일이겠네요 ㅋㅋㅋㅋ, 하 이다지도 신랄한... 이분 자주좀 오셧으면 좋겠네요. 우문 현답은 언제봐도 전율돋는 레파토리니까요

뷰리풀말미잘 2016-05-13 10:19   좋아요 0 | URL
일부러 어그로 끄시는 것 같아요. ㅎㅎ
 


특급 호쿠토는 곡선레일에서 원심력에 순응해 한쪽 바퀴가 들리는 기차다. 삿포로에서 하코다테까지는 구불구불한 해안선 구간. 호쿠토의 틸팅방식은 속력의 손실을 최소화 해 그 거리를 세시간 반 만에 주파한다.


곡선마다 몸이 둥실 떠오른다. 신난다. 철덕후가 왜 생기는지 알겠다.   



화요일의 하코다테는 햇빛만 고요하게 고이고 있었다. 사실, 수요일이나 목요일의 하코다테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간간히 태평양의 청량함만, 푸른 기운으로 끼쳐왔다. 멀리 보이는 산이 하코다테 야마. 저기서 세계 3대(ㅋ..)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유명한 라멘집'아지사이'의 시오(소금)라멘이다. 맑고 향기로운 육수에 푸짐한 고명. 

 




하코다테의 흔한 교회. 항구를 돌아다니다 발견함. 




하코다테의 흔한 교회. 2 


해가 저물고 날은 어둑어둑. 교회 뒷 편으로 돌아갔을 때, 나는 문득 스릴러 영화의 각본이 떠올라 루리에게 하이라이트 부분만 얘기해줬다. 

 

"주교님, 이 시간에 여기는 무슨 일이시죠? 꺄아아악-!" 


두둥, 하코다테, 프랑스 정교회의 비밀! 어때? 루리는 어쩐 일인지 조금 인상을 썼던 것 같다.


 

프랑스 정교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영국 정교회 예배당이 있었다. 


"신부님, 이 시간에 여기는 무슨 일이시죠? 꺄아아악-!" 

 

하코다테, 영국 정교회의 비밀!

 

"고만해라."


"응.."

 


레스토랑.

 

"쉐프님. 이 시간에.."

 

"그만하라고." 



여기서 케이블카를 타고 하코다테 야마(山)에 올라갔다. 우르르 탄 한 무리의 한국 관광객들이 좋은 자리를 낼름 선점하고 시끄럽게 떠든다. 아, 야마돌아. 



하코다테의 야경은 나폴리, 홍콩과 더불어 세계 삼대 야경이라고 불린다. 말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이겠지만, 근거가 없진 않다. 


루리와 하코다테 산을 걸어 내려왔다. 한 시간 반이나 걸렸고, 산에는 불빛이 하나도 없어서 목숨을 걸다시피 해야 했다. 사진으로 찍은 것들은 먹색으로만 남았으니, 아아, 정녕 아름다운 것들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 영혼을 압도할 듯 솟은 삼나무 군락, 산을 휘감아 끊임없이 뻗은 좁은 길, 장엄한 그믐 밤의 적막. 



아홉시 하코다테에는 차도, 인적도 없다. 


"와 체감시간이 새벽 두시야." 루리가 말했다. 




"저, 점장님 이 시간에 여기는 무슨 일로.. 꺄아아.."


"...."


"..." 





그 유명하다는 '마루카츠 수산'의 스시. 누구는 인생 스시라고 극찬을 하던데 내 입맛에는 별로..




혼마구로 일점 시식하신 루리. 




폭풍 먹방. 붉은 멜론. 이걸 뭐라고 하더라.. 





홋카이도 명물인 대게, 털게. 성게. 


소금냄새 짭짤한 시장의 풍경. 우리는 아무 가게에나 들러 카이센동을 시켰다. 



(본 포스팅은 김늘보의 후원과 허가로 제작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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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7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8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붉은돼지 2015-12-2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루리님 ^^ 이제는 먹방 연기까지 ㅋㅋㅋㅋ

2010년인가 여름에 홋카이도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하고다테 야경은 똑 같군요...사람들 엄청 많았던 기억도 나구요... 무슨 해자로 둘러싸인 별모양의 성도 있었던 것 같구요...<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의 엄마아빠가 꾸역꾸역 처묵처묵하다가 결국 돼지가 되어버렸던 그런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었던 기억도 나구요..그 곳에서 라멘을 먹었던가...

김늘보님의 후원과 허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뷰리풀말미잘 2015-12-28 13:09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아름다운 야경이죠. 저 야경을 온전히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산에 가로등 하나 켜 놓지를 않더군요. 역시 꼼꼼한 자들입니다. 해자로 둘러싸인 별모양의 성ㅋㅋ은 `고료카쿠`인 것 같습니다. 저도 가 볼까 하고 역에 내려봤는데 너무 늦은 시간(7시)이라.. 가는 버스도 없고 가 봤자 볼 것도 없다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하코다테 시장 안쪽 아지사이 라멘집인듯 한데. 바로, 위에 올린 사진이 거기에요.

김늘보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Mephistopheles 2015-12-28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말미잘님 아주 간만에 어인 일로 페이퍼를 꺄아아악~

뷰리풀말미잘 2015-12-28 13:09   좋아요 0 | URL
그렇게 하는 거 아니거든요!

Mephistopheles 2015-12-28 13:10   좋아요 0 | URL
쳇. 알게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