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땅 곤충 관찰기>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국립생태원장)


아이가 곤충을 통해 자연 속에서 놀면서 배우도록 해 주세요

곤충은 매우 지혜로운 생물입니다. 믿기지 않는다고요? 두뇌라고 해 봐야 좁쌀이나 쌀알보다 더 작을 텐데 지혜롭다니요. 그럼 이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실래요?

어느 곤충은 나무에 떨어진 새똥을 똑 닮아 배고픈 사냥꾼의 눈을 피해요. 또 어느 곤충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구별이 안 되어서 적들의 눈에 띄지 않지요.

인간 세계의 엄마, 아빠처럼 정성스레 자식을 돌보는 곤충도 있답니다. 물론 알을 많이 낳아 놓고는 나 몰라라 사라지는 곤충이 대부분이지만, 알과 애벌레 곁을 지키며 보살피는 엄마 곤충도 제법 많아요. 드물지만 아빠가 엄마보다 더 열심히 아기를 돌보는 곤충도 있고요.

어때요?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곤충이지만 험한 자연 속에서 제 목숨을 이어 가고 자손을 많이 퍼뜨릴 수 있도록 누구보다도 더 현명하고 똑똑한 꾀를 낸답니다.

지구에는 줄잡아 100만 종이나 되는 곤충들이 살고 있어요. 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다 보니 곤충의 세계는 들여다보면 볼수록 무척 신기해요.

정부희 선생님은 이런 곤충들과 그 세계를 찾아 발로 뛰는 자연학자입니다. 얼마나 부지런한지 이 땅 위에 자기 발자국을 찍지 않은 곳이 그리 많지 않을 정도예요. 정부희 선생님은 우리 강산 곳곳에서 실제로 곤충들이 어떻게 사는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사진을 찍고, 곤충들의 삶을 여러분에게 들려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곤충의 밥상》, 《곤충들의 수다》, 《곤충 마음 야생화 마음》 등 어른을 위한 곤충기를 이미 여러 권 써냈고, 이제는 자라나는 어린이에게도 신비한 곤충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눈높이를 맞추어 이 책을 냅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가 감성과 인성이 더 훌륭하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숲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지적 능력도 훨씬 탁월합니다.

아직은 뛰어놀 시간이 있는 초등학생과 이제 곧 자유학기제를 맞는 중학생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부모님께는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자연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기를 권합니다.

웃고 즐기는 가운데 아이의 지능도 높아진다니 이런 걸 두고 일거양득이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배우는 줄 몰랐는데 어느새 배웠더라.’ 제가 생각하는 가장 훌륭한 학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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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먼저 온 미래>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윤은정(평화디딤돌 사무처장)


서울까지 하루면 닿을 거리지만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그 길 위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은 평생을 나누어도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슬픔을 겪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은별이가 엄마를 잃은 것처럼 가족이 헤어져 생사를 모르게 되는 일도 흔히 일어납니다.
몇 개의 국경을 넘나들며 어렵사리 남한 땅에 도착한 탈북 가족들의 삶 역시 쉽지 않습니다. 같은 말을 쓰지만 외국어처럼 이해하기 어렵고, 어린아이가 세상을 배워 가듯 낯선 문화를 익혀 가야 합니다. 어느 어머니는 하나원에서 정착 교육을 받고 나올 때 밥가마(전기밥솥)를 선물로 받았는데 막상 밥을 하려고 보니 전기 코드가 없었답니다. 밥솥을 들고 슈퍼마켓에 가서 밥가마 코드를 달라고 하니 어리둥절해하던 주인이 밥솥 밑에 감겨 있는 코드를 찾아 주었답니다. 또 어떤 아주머니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물어보기가 부끄럽고 민망해서 시장에 가도 아는 채소만 사다가 같은 반찬만 내내 해 먹었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상의 어려움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북한이탈주민들의 근본적인 어려움은 정체성에 관한 것입니다. 은별이 반 친구들이 은별이에게 계속 묻는 것도 그러니까 ‘넌 누구냐’는 것입니다.
“전쟁을 일으킨 북한에서 왔으니까 넌 나빠!”
어느 북한이탈주민 가정의 아홉 살 아이가 공부방 친구에게 들은 말입니다. 아이들 말이라 더 직설적일 수 있지만, 고향이 북쪽이라는 이유로 북한이탈주민들은 종종 북한을 대표하는 사람처럼 대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혀 봐야 좋은 소리, 달가운 눈길을 받지 못하니까 때로는 조선족인 척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끼리는 피하거나 숨길 수가 없습니다.
4학년이 된 막내의 눈빛에서 적대감이 느껴져 걱정하던 어느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친구들 엄마는 상냥한데 우리 엄마는 늘 화난 것처럼 말하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라고 그 아이는 생각했습니다. 막내는 남한에 와서 태어났기에 우리 가족은 북에서 왔다는 말을 따로 하지 않았던 어머니는 망설이다 말합니다. 엄마와 아빠, 형의 고향은 북한이라고. 그래서 북한 사투리와 억양 때문에 엄마가 말하는 게 화난 것처럼 들리는 거라고. 그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가족의 고향이 북한이라는 말에 아이의 눈빛이 변하는 걸 엄마는 느꼈답니다. 순간에 모든 의혹이 풀리면서 엄마를 다 이해했다는 눈빛으로 변하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울었습니다.
‘진작 말했더라면 아이가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진 않았을 것을…….’

북한이탈주민들이 진정 ‘먼저 온 미래’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고향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우선 돼야겠지요.
제가 탈북 가족들을 만나며 함께 느낀 아픔과 안타까움, 그럼에도 기대하는 희망이 『먼저 온 미래』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반가웠습니다. 은별이 가족이 고향을 떠나 남한에 오기까지의 고된 여정과 남한에 와서 새로운 사회에 적응해 가는 모습은 탈북 가족들이 실제로 겪는 일들입니다. 이 책을 통해 북쪽이 고향이란 이유로 북한 이탈 주민들에게 던져지는 오해와 편견, 그리고 차별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꿉니다. 북한이탈주민들도 좀 더 행복한 삶을 찾아 은별이네처럼 국경을 넘는 결단을 합니다. 은별이 가족처럼 북한이탈주민들을 진정 ‘먼저 온 미래’라고 여긴다면, 우리는 은별이 가족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지요. 어린이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2만 8천여 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을 마음속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진정한 이웃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데 『먼저 온 미래』가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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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모두에게 배웠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백창화(숲속작은책방 책지기)

 

“우리가 찾는 그 아이, 흔히 볼 수 없는 그 아이”
사뿐사뿐 아이가 담장을 따라 걷습니다. 화들짝 놀란 엄마의 목소리가 뒤따르겠죠.
“안돼”.
후다닥 달려서 울타리를 뛰어 넘는 아이, 그보다 먼저 엄마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달려옵니다. “안돼”.
이얏, 끙 끙...어느 새 아이는 커다란 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네요. 손사래를 치며 내쉬는 엄마의 한숨 소리.


언젠가부터 우리 어린 아이들은 맘대로 걷거나 뛰거나 솟구쳐 오르는 걸 잊었습니다. 대신 아이들은 이 모든 걸 글로 배우지요. 가만히 책상 앞에 앉아서 엄마가 이끄는 대로, 선생님 목소리를 따라.


배운다는 것, 그건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학자 엄기호 씨는 ‘어느 순간 공부가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외려 삶을 질식시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공부 중독-위고출판사)고 합니다. 학생들은 ‘배우긴 배우는데 뭘 배우는지 모르겠고 배웠기는 배웠는데 할 줄 아는 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이렇게 공부를 통한 배움과 성장이 사라진 현실에서 고미 타로의 그림책은 아픈 울림입니다.


고미 타로 책은 원래 좋아합니다. 무겁지 않고 단순한 그림, 그 속에 반짝반짝 빛나는 독특한 아이디어는 마치 머릿 속에 반짝 전구가 켜진 듯한 느낌을 받게 하지요. ‘모두에게 배웠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걷는 건 고양이에게 배우고, 뛰어넘는 건 강아지에게 배우고, 나무 타기는 원숭이에게 배운 아이. 일상이 곧 배움이며, 삶이 곧 성장인 이 맑은 아이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늘을 나는 건 배우지 못했지만, 작은 새에게 노래 부르는 걸 배웠다고. 원래부터 생각하고 배우는 걸 좋아하는 아이, 자유롭게 세상을 배워가는 이 아이는 아무래도 훌륭한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그렇게 자라주었으면 하고 꿈꾸는 아이의 모습이 여기 있습니다. 넘어지면서 배우는 아이, 거침없이 달리며 성장하는 아이, 책상 앞에서 머리로만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들판에서 비바람 맞으며 꽃피울 줄 아는 아이, 무엇보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아갈 줄 아는 아이, 그러나 세상에 흔히 없는 그 아이. 우리가 찾는 그 아이를 만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얼까, 책을 덮고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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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지구촌 아름다운 거래 탐구생활>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원순(서울시장)

 

기아와 난민, 테러와 전쟁이 끊이지 않는 지구촌은 지금 많이 아파요. 그건 우리 인류 사회가 서로 돌보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우리 어린이들이 꿈을 펼쳐 갈 이 땅엔 아직 희망이 많이 남아 있어요. 바로 '나눔'이라는 존재 때문이에요. 나눔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죠.


그런데 나눈다는 것은 단지 내 것을 손해 보는 것이 아니에요. 나눔은 다른 이의 것을 정당하게 인정해 주는 것에서 시작해요. 다른 이의 노동을, 다른 이의 가치를, 다른 이의 꿈을 내 것처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 바로 나눔의 시작인 것이죠. 그것이 바로 공정무역이 지키려는 마음이기도 해요. 지구촌의 미래는 아직 밝아요. 왜냐하면 이제 여러분이 알게 되고 함께하게 될 공정무역으로 조금 더 평화롭고 조금 더 사랑이 넘치는 곳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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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내 인생의 알파벳>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영주(풀빛미디어 편집장)

 

산을 오를 때는 얼마나 높은 산을 오르는지 모를 때가 있다. 빽빽한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산새 소리에 귀 기울고, 발아래 이름 모를 꽃을 구경하다가 드디어 가파른 바위를 기어올라 정상에 서면 확 트인 시야에 놀라게 된다. 어느새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왔던가!
이 책도 그런 면이 있다. 끝까지 다 읽고, 내용을 돌이켜보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불우한 상황의 소녀가 떠오른다. 하지만 책을 연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사춘기 소녀의 위트와 사랑이 가득하다.
“제가 엄마를 위해 특별 음식을 만들었어요. 엄마의 기분이 좀 좋아지라고요.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려고 제가 재료도 다 샀고 3시간 걸려서 요리했어요.”
살짝 과장해서 말했지만 그래야 할 상황이었다.
(중략)
“그렇지만 내가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 온기가 우리 가족을 떠나 버리기 전에 (……) 미국 사람들은 생명과 자유, 그리고 행복 좇기를 좋아한다고 알고 있어. 혹시 네가 행복을 좇아서 행복을 찾았다면 그 방법 좀 알려줘.”

주인공 캔디스는 주위에 행복할 거리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학교에서는 모자란 아이라고 친구들에게 - 평소 자신이 동경하던 친구한테도 - 놀림당하고, 늘 우울한 엄마는 어두운 방에만 앉아 있다. 먹고살려고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아빠는 무선조종기에만 관심이 있다. 심지어 펜팔 친구조차 답장이 없다.
“문제 가정이라는 말을 아는지 모르겠다. 바로 우리 집 얘기다.”
캔디스는 자신의 집을 문제 가정이라고 스스럼없이 표현하지만 유일한 친구 더글라스처럼 다른 차원에 사는 자신을 꿈꾸지 않는다. 이 책은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은 암울한 환경을 바꾸려는 열두 살 소녀의 노력이 담긴 성장소설이다.
이 책의 가슴 아픈 소재 중 하나는 영아돌연사증후군이다. 병력이나 현장조사로 설명이 안 되는 영아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뜻한다. 발생하는 사례의 85%가 생후 2~4달 사이에 일어나며, 생후 6달 미만 영아에게서 나타나는 것이 95%이다. 캔디스의 여동생 스카이도 안타깝게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세상을 떠난다, 캔디스의 방에서. 이때 캔디스의 나이는 여섯 살, 모두 캔디스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지만 캔디스는 이후 입을 닫았다.  캔디스는 동생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도, 스카이의 눈동자 색도, 마지막 모습도 또렷이 기억한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지만, 그것이 부모의 슬픔을 덜어주지는 못했다.
호주의 유명 아동문학가 배리 존스버그는 ≪내 인생의 알파벳≫으로 2013년 호수 어린이평화문학상, 2014 빅토리아 프리미어 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여태껏 가족의 아픔을 이렇게 유머러스하게 이겨낸 작품을 만난 적이 없었다.
캔디스는 작문 숙제를 하려고 A(Assignment, 과제)부터 Z(Zero-hour, 결전의 시간)까지 자신을 소개하는 24개의 단어를 선택한다. 그 단어마다 행복한 가정을 열망하는 주인공의 상황과 행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280쪽이라 어린이 책치고는 두껍지만, 이 책의 재미에 빠지면 오히려 두께를 기뻐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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