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나의 첫 번째 한국사 1 : 선사 시대와 고조선 - 열어 보는 플랩북 크레용하우스 한국사 그림책 1
정혜원 지음, 김옥재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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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등학교 2학년 되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 중에 그림으로 보는 삼국지,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가 있다. 물론 가볍게 다루고 있지만 생각보다 글밥도 많고, 시리즈라 5권이나 된다. 그런 아이에게 이 책이 어떤 반응일까 싶어서 슬쩍 먼저 읽어보라고 권해봤다.

"@@아, 이거 한국사 관련 책이래. 세계사처럼 우리나라 역사 이야기래"

"엉. (매우 무관심)"

"(무관심에 상처 받음) 아이 왜~~ 이거 플랩북이래."

"플랩북? 그럼 한 번 봐줘야지~~"

하고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더니, 들고가서 읽는다. 지 방에서 읽었는지 어디서 읽었는지, 아이가 딴 데 보는 사이에 스윽 몇 쪽 들춰보니, 플랩커버들이 열려져 있었다! 맨 마지막까지! ㅋㅋㅋ 읽었다는 증거를 발견하고는 왠지 기분이 좋았다.

"@@아, 이 책 재밌어? 별점 몇 줄까?"

"음. 별점? 세 개 반!"

"오~ 뭐가 재미있었니?"

"엉, 플랩"

만화도 읽고 동화도 읽는 아이에게도 한국사는 쉽지 않은 주제이다. 이걸 이야기로 접근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이 책은 이야기적 접근은 아이라, 책 내용면에서는 크게 흥미를 느끼진 못한 것 같다. 그러나 플랩북으로 만든 시도 자체는 매우 훌륭한 접근법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한국사의 순간 순간들이 아이에게 하나의 이야기로 다가오게 하면 어떨까 싶다. 단군 왕검에 대한 설명 보다는, 단군 왕검을 하나의 친근한 캐릭터로 아이들이 느낄 수 있게 말이다. 혹은, 빗살무늬 토기를 이용하던 한 꼬마어린이가 등장하면 어땠을까?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제일 중요한게 캐릭터 설정이다. 확실하고 분명한 캐릭터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설득력을 줄 뿐 만 아니라, 친근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역사적 인물들이 혹은 빗살무늬토기 같은 역사 유물들이 내 생활과 유리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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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위의 아이 햇살그림책 (봄볕) 36
비베카 훼그렌 지음, 강수돌 옮김 / 봄볕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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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야 물론, 그냥 생활방식일 뿐이야."


마법의 문장을 얻었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공격적인 말로 나의 모습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려고 들면, 이 말을 꺼내면 그만일 듯 하다. 내 생활방식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당신이 나의 선을 넘고 있다는 것이라고 에둘러 말하는 거다. stop it. 선을 지켜주세요.


비단 공격적인 언사가 아니라도 그렇다. 우리 문화는 상대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관심이 많다. 어제 직장 동료와 식사하는 도중에 누가 그러더라. 아직 싱글인 동료에게 "그래서 언제 결혼할 건데? 계획은 있을거 아냐" 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말이다. 알아서 잘 할거에요, 라고 슬쩍 동료를 도와주었으나, 마뜩찮은 표정들에 또 놀랐다. 왜 다들 자기 기준에서만 생각하지?


천장 위의 아이, 세삼은 참 복받은 생명이다. 천장 위에서 시간을 보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다 이해해주는 가족들을 만났으니 말이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켜보는 미덕이 우리 동료들에게도 있었다면, 마주보는 마음이 얼마나 편안할까? 책을 읽으며 어른들의 세계도 생각해보고, 내가 갖추어야 할 미덕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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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금지한 임금님 작은 곰자리 45
에밀리 하워스부스 지음, 장미란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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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 중에 "개인적으로는..." 시작하는 이야기들은 어쩐지 불편하였다. 누군가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할라치면, '아니 생각이 다 개인적이지, 뭐.' 라고 투덜거리기 일쑤였다. 내 생각이 너무 어려서였을거다. 왠지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들은 비겁해보였다.


<어둠을 금지한 임금님>도 그렇다. 무대포 독불장군같은 내 스타일로는 비겁해보이기 그지없었다. 본인이 어둠을 무서워한다고 어둠을 없애겠다는 심보도 고약하고, 어둠을 없애고 싶어하는 건 자기 자신이면서 꼭 백성 핑계를 댄다. 사람들이 어둠이 나쁜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언론 플레이라니, 어린이 책에서 보기드문(?) 아주 제대로 야비한 방법을 사용한다. 고 임금님 주위 신하들도 치사하다. 남(임금님)의 의견을 자기 생각인 것인 마냥 떠받들고 추진하는 모양이라니. 규모는 다르지만, 히틀러 밑에서 자기 생각 없이 그저 명령만 따르던 독일군이 떠오른다.


애초부터 임금님이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혔으면 어땠을까? 물론 반대에 부딪혔겠지만 어떤 토론이든 갈등이 먼저 아니겠는가. 모두 다 자신의 생각을 숨기는 이 책에서, 당당하게 행동하며 어둠을 지켜낸 사람들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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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 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
제레드 쿠니 호바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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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그러나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ㅎㅎ

중간중간 과학 용어가 나오면서, 순간순간 생각이 안드로메다로 흘러가는 것을 꾹꾹 부여잡으며 책을 읽었다. 책을 읽는 도중에 가족들이 떠드는 소리에 집중이 안되었는데, 읽기와 듣기는 본질적으로 뇌의 같은 영역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고는 혼자 빵 터져서 웃기도 하였다. 

텔레비전을 켜놓고 공부를 하면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든지, 어떤 때는 노래 들으며 공부를 해도 잘 되다가, 어떤 때는 영 집중이 되지 않는다든지, 우리가 어느정도 실생활에서 느끼고 있었던 것을, 이 책에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영어학습 부분이었다. 1~2년전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아무리 공부해도 기억에 남지 않던 단어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외우는 것도 쉬워졌고 이해하는 것도 훨씬 속도가 났다. 이게 왜 그런가 싶었는데, 우리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는 기본기가 매우 중요하며, 학습에서의 속도란 기본기를 갖춘 상태에서만 스위치가 켜진다는 것이다. 또한 단어는 상황과 맥락이 나와 닿아 있어야 그 의미를 가지고 기억이 되고 이는 한 두번으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3번 이상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오래간만에 두고두고 읽을 좋은 책을 만나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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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폭포와 탐별 소원어린이책 7
정설아 지음, 신은정 그림 / 소원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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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한 학기 한 권 읽기할 책을 찾아보다가 서평단에 신청하게 되었다. 탐별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했고, 거울폭포는 또 무엇인지, 무엇을 비추는 것인지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눈에 확 띄는 표지도 그렇고, 처음부터 흡입력 있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하면, 주인공이 욕심이 많다는 것을 아직 인정하지 못하겠다. 아이가 그렇지 뭐, 가족들도 잘하는게 없구만 뭐 애한테만 이렇게 요구하는게 많은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동생 진우랑 싸우면 "누나가 참아", 언니랑 싸우면 "언니한테 왜그래?" 라니. 무슨 규정이 그러냐, 무조건 지는 싸움이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속상해졌다. 게다가 할아버지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족이라니. 무슨 가족이 이모양이야...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할아버지가 태양이야 뭐야? 라며 주인공에 빙의해서 읽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ㅎㅎ


이런 어린이의 삶을 자세하게 담은 부분은 재미있었는데, 마지막 부분은 약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겠다, 하는 생각도 잠깐 하였다. 물론, 남의 것을 탐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은 분명하게 전달이 되지만, 욕심을 버릴 정도로 소중한 것의 존재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면 나는 여전히 '탐'하는 사람이라 어려운 걸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라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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