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이나 지난 일들을 가지고 그건 내가 나빴다 니가 나빴다 하는 이야기들을 간혹 하게 된다.

즉, 모든 사람들이 판사가 되는 순간이다.

또한, 나도 단두대에 서기도 한다.

무의미할 뿐더러, 지리하다.

 

그래서 나의 새해 화두는,

"나나 잘하자" 내지는 "지금이나 잘하자"이다.

미련하게 전에 잘못했던 것을 떠올린다고, 반성으로 인한 개과천선이 되는것은 아니겠고,

앞으로 무엇인가 잘해보겠다고 설쳐봐야 쉽지 않은 노력에 진탕 지치기나 하겠으니,

그나마 중도를 택한 것인데,

써놓고 보니 되게 어려워보인다.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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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i 2006-02-0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니 힘내세요. (결심하자마자 털썩하시면 어쩝니까.)^^

sudan 2006-02-01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맞이 결심을 하고는 싶지만, 결심할 꺼리가 영 생각 안나서 포기했는데.

치니 2006-02-0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하연 / 한발 한발 내딛는 중. 쉬울거라 생각하면 금방 포기할 거 같아서요. 엄살이죠 ^^;;
검은비 / 네, 항상 결과는 미리 알 수가 없고, 별 것도 아닌게 될 것도 뻔하고. (정말 그렇다고 생각해요, ^-^)
엔도 / 하하, 네 심통 나는 상황도 올 수 있겠네요. 그러고보니. 제 주변은 다들 착해서 독려하는 분위기.
수단 / 저도 새해 결심인 척 말하고 있지만, 저 생각을 할 당시에는 새해 따윈 염두에 두지 못했어요. 글이란 건 이래서 약간 변조가 항상 끼어드는 듯. 헤헤.

rainy 2006-02-0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그랬어어~~

치니 2006-02-0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니 / 으흑, 나도 몰라 ~~~
 
파시 - 개정판 나남창작선 58
박경리 / 나남출판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소설이 이야기나 드라마를 담고 있다는 전제를 깐다면) 말이 안되는 이야기일런지 모르겠는데,

내가 [파시]를 읽으면서 줄곧 감탄한 이유는, 이거였다.

'참 말 되게 썼네' '드라마가 살아 있어' 뭐 그런 심정이 드는 것이었다.

얼마나 말이 안되는, 아니 말이 못되는, 이야기들이 책과 드라마에 널려 있는지,

라고 웅변을 좀 한대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웃긴건 마찬가지다,

내가 꼭 그걸 그리 많이 겪어봤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 영 아닌 거 같은 책은 들여다보지 않은 지 오래고, 티비 드라마는 최근 들어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지라.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사건들,

아귀가 꼭 맞는 내러티브와 복선,

대사 하나의 토시들마저도 사소한 틀림이 없고 단박에 그 사람의 얼굴 표정이나 행동까지 그려지는 묘사의 탁월함,

이런 점들 때문에 아마도, 읽는 내내 '드라마'라는 말을 떠올리게 되는가보다.

 

하긴, [토지]가 벌써 세번인가 드라마 화 되었다. 음음, 그럴만해.

 

아무튼, 묘미는 이거다.

박경리씨의 대하성(이런 말 있는가? 대하 소설 잘 쓰는 성격을 나 혼자 만들어내고 있음)이 통이 큰 거장의 몸짓이라면, 그의 토시 정하기 같은 걸 보면 거장의 치밀하고 섬세한 맛내기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것.

기억이 맞는가 또 가물하지만,

한 십여년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는 여성작가, 여류작가 라는 말을 꼭 작가 이름 앞에 붙이는 것이 관례였던 걸로 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여성작가 치고는...여성작가인데도...'라는 말도 서슴없이 붙였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사 그랬다가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아지겠지만, 문학계라는 소위 예술가들이 집중되어 있는 곳에서도 그런 정도의 차별은 무수히 일어나고 있었던 훨씬 옛날 옛적에도,

왠지 박경리 씨 만큼은 씨로 불리우고 남성 여성 가르지 않게 읽히고 , 그랬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성별구분이 필요없는, 할 마음조차 안드는  '사람'이 가진 힘.

그것을 가진 작가의 글은, 역시나 섣부르게 토 달 수 없는 힘이 있는 것이다.

독서 중, 어줍잖게 까탈을 부려쌓는 내 지적 허영심에 일갈을 주기 위해 , 알라딘의 서재지기 [나무]님이 특별히 내게 보내주신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에 슬며시 빙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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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1-26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대하 서사라는 건, 이야기를 쥐고 흔들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불가능하죠.
토지를 어느 해 겨울, 군고구마 까먹듯 야곰야곰 읽었는데, 지나치게 늘어놓았다는 아쉬움이 있긴 했어요. 어딘가에서 압축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리고, 일갈은 무슨. 고전 중심으로 읽는 치니 님 책 읽기에 감탄만 하는걸요.

치니 2006-01-2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잡으면 스케이트 타듯이 주루루 진도 나가는 책인데도, 완독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야 리뷰 썼네요. 덕분에 좋은 책, 재미나게 잘 읽었어요, 또 감사.

Fox in the snow 2006-01-26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박경리를 읽은지 10년도 넘었어요..얼마전 이청준 소설을 다시 읽고 나 자신에 조금 실망했던 적이 있어서, 어릴때 좋아했던 책을 다시 잡는 일이 선뜻 내켜지지가 않네요.

sudan 2006-01-26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지가 참 재미는 있었는데, 두 권 읽다가 포기했어요. 드라마처럼 읽히는 소설이 안 땡기는 이유가 뭘까. 정서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음.. 그냥 지적허영심이란 말인가요. -_-

치니 2006-01-27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ox in the snow님, 이청준은, 생각하면 괜히 지리합니다. 헤 ... 박경리는 그렇진 않았어요, 왠진 몰라도. 저는 [토지]도 길어서 읽지 않은 사람이라, 대하 풍을 좋아하지 않는데, 적당한 분량의 [파시]는 꽤 읽을만했어요.

수단님, 토지. 두 권이나마 읽으셨군요. 길어서 아예 엄두도 안낸 저보다는....^^;;
지적허영심이란 말이야, 드라마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쓴거구요, 요즘의 제 독선적이고도 편의적인 책 고르기 심리를 자조하는 말이었을 뿐입니다. 하하.

mooni 2006-01-3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삼국지는 다섯 번쯤 봤습니다.
이문열씨가 쓴 건 안봤지만, 대략 돌아다니는 건
이런저런 버전으로 많이 구해봤어요.
그치만, 제 주위엔 삼국지를 다 본 사람이 거의 없어요.
딱 한명 있는데, 삼국지에 대해선
두마디 건너가면 쌈 되요, 자칭 전문가인 그쪽하고
제가 의견이 안 맞아서;;;
그래서 저는 삼국지 봤다는 이야기를 할 때
좀 따되는 기분이 듭니다. ^^


그거랑, 또, 토지 이야기할 때요.
저는 토지를 안 봤거든요.
얼마전에 회사에서 누가 토지를 봤냐고 하기에
안 봤다고 했더니, 절더러 어려워서 그러는 거면,
어린이용 토지라도 보라고 권해주더군요.
뭐라 할 말이 없었어요.

뭐, 인생은 짧고, 책은 많으니까요.
좋을대로 읽고 잊으면 그뿐 아니겠습니까.

파시는 재미있나 보군요.
틈나는대로 한 번 봐야겠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치니 2006-01-31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실은 장정일의 삼국지를 노리고 있긴 합니다.
그가 [생각]이라는 책에서 여성독자들이 삼국지를 읽지 않게 된 것에 대해 저 대신 실컷 이유를 설명해준 덕분에 , 신뢰가 좀 있어서일까, 그런 사람이 번역한 삼국지는 어떨까 궁금해지더군요.
하지만 정말 길지 않은 인생에 그 많은 책 중에 언제 제 손에 잡힐런지는 의문.^-^;

파시는, 개인적으로, 다른 책의 글자들이 눈앞에서 뱅뱅 돌기만 하고 의미가 잘 안 들어오는 현상이 생길 때, 느긋하게 편안히 읽어도 좋은, 그런 책입니다.
마하연님의 리뷰가 벌써 기대되는데요? ^-^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책을 구매할 때 , 아낀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빌려 읽는 것도 내켜하지 않았다.

엄마는 우리들이 무엇인가를 사달라고 할 때 거절한 적이 거의 없을 뿐더러, 책에 있어서는 더욱 무조건적이었고, 나는 그것을 닮았는지 익숙해졌는지, 책이라는 걸 살 때 아깝다거나 아껴야 한다거나 하는 생각을 좀체로 해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알라딘의 보관함에 우수수 떨어지고 있는 책들은 300개에 육박해가는데, 통장 잔고에 매달려가며, 적립금 사용가능 시기까지 구매를 미루면서, 다음 달 카드비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는 자신을 본다.

그리고 오늘 바로 그 적절한 '시기'라는 계산 하에 모처럼 보관함에서 장바구니 이동을 시도해보다가,

10개가 5개가 되고 5개가 4개가 되는 추렴을 한다.

[필요한]책이 우선이냐, [보고싶은]책이 우선이냐, [이로운]책이 우선이냐, [심심풀이]가 우선이냐,

이런 저런 계산들을 해보면서.

 

이러언...정말 우울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로또 한번 구매해 보지 않은 내가 하늘에서 벼락처럼 돈 떨어지지 않나 기대도 할 깜냥이 못되고, 겨울 출퇴근이 날로 싫어져서 죽겠는 마당에, 일을 더 열심히 해 볼 요량도 아니다.

 

1개를 원하여 1개를 얻으면 마땅히 기쁘겠고, 1개를 원해도 그마저 얻지 못하면 슬프겠고, 1개를 원했는데 2개를 얻으면 기쁘면서 불안하리라.

책 욕심에 대해선 누구에게도 당당할 것 같은 이 나라 분위기가 나같은 바보를 만들었을지도.

책도 적당히, 다른 모든 욕심처럼 적당히 부려야.... 지 않을까 하는 , 다시 우울한 계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말 책조차 읽지 않고, 무념무상 하는 시간 , 일주일만 딱. 그럼 이제 우울한 계산 안할래 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은데. 흐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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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1-2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한 계산 끝에 무슨 책 고르셨는지 궁금한 걸요.

치니 2006-01-2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 결국 [재미있는]쪽이 우선이 되었죠, 헤헤
[생각의 역사]만 쿠폰을 좀 염두에 두었고...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연인들],[진짜 좋은게 뭐지?]는 몽땅 작가만 보고.


치니 2006-01-21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배부르시겠다. 그렇게 세워두면 배부른 느낌이던데요, 저는. ^-^

sudan 2006-01-2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우린, 방학이 필요해요. 딱 일주일만 놀다왔음 좋겠어요. 흑흑.

rainy 2006-01-2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우리 참.. 안해보던 짓.. 많이 한다..
계산.. 얼음.. 땡.. 안해보던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 때로.. 쥐날 것 같다..
담날 20일 즈음에 내가 책 다섯권 쏠테니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

치니 2006-01-21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요새 글을 안 쓰셔서 얼마나 서운한지 모르시죠, 모르실거에요 암암. 흑. 방학하시면 바로 쓰실거죠? ^-^

검은비님, 떠나고 돌아오는거는 회사에서도 많이 하기 때문인지, 집에서 처박혀 있고 싶은 때가 더 많아요. 인간이 그렇죠, ^-^;; 하지만, '책도 낭비 같은 곳', 저도 가고 싶어지네요... 만화는 가끔 봅니다, 게임은 아직...^^;;

레이니 언냐, 리스트는 무슨 리스트! 당신은 아직도 멀었어! ㅋㅋ
 
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대체 내 유머 감각이라는 건 상식적일 수 없는가, 라는 회의에 또 빠져들고만다.

남들이 모두 유머에 탄복했다고 하는 책을 읽으면서 정작 나는 시들하게 픽픽 대고만 있어야 할 때 드는 이런 회의감은,

[인더풀] 식으로 보자면 , '보통적인 감성을 느끼고 싶은 강박증' 정도라고 불러주어야 할까.

그런데 그 '보통적'인건 또 뭐냐. '상식적'인건 또 뭐냐.

미치지 않고서야 도무지 배겨날 수가 없는 이 세상,

도무지 무엇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분간도 안되는 이 세상,

뭐가 보통이고 뭐가 비범이고 뭐가 꼴통 짓인지 ... 으... 더이상 생각한다는 자체가 우습지.

아마도 그래서 이런 글을 썼을거 같다는 막연한 짐작.

어차피 세상 모두가 정신병을 얼마간 가지고 있다고 대전제를 깔면,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무제한이다.

주인공도 무제한,

다만 우리의 이라부 선생은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 격으로 어느 장면에나 빠짐없이 출연해주셔야 하는데,

아 이 선생, 초반 생각보다 지루하니 큰일이다, 내겐.

 

이건 어쩌면,

'의외의 것들에 목을 매는 강박증'인가. 아하하하.

 

무거운 [토마스 만] 때문에 괜히 시름이 쌓여서 가볍고 싶다고 골랐던 책이, 약간의 시간 낭비로 인식되는 것도 참 몹쓸 마음이다.

시간 낭비는 무슨.

시간이야 ,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가벼운것도 하고 무거운 것도 하고 쓸데없는 것도 하고 쓸데있는 것도 하라고 있는 것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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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 in the snow 2006-01-0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감각뿐 아니라 다른 감정선 역시 보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저이기에, 치니님의 탄식이 마음에 와닿아요.

치니 2006-01-04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저도 다른 감정선 역시...-_ㅠ
잠시 탄식하다가 또 도로 생긴대로 살지 뭐 , 게으른 자기중심주의로 빠지는게 일상이어요.

rainy 2006-01-0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땜에 책이 땡겨^^

치니 2006-01-0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 / 알라딘에서 먼저 뵈었어요 , 저는. ^-^ 그림도 잘 보고 있었구요. 인사드릴 짬이 없었는데, 어쩌다보니...인사는 그곳에서 했네요.
저의 냄새는, 쿰쿰 , 맡아보니 구리네요. 흙.

레이니 / ㅋ 언니가 읽으면, "이것들, 나의 병에 비하면 새발의 피로군, 음하하" 이럴지도 몰라 ~

sudan 2006-01-04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괜히 마음이 편해져요. (특이향 취향이라는 소리 듣는 사람. -_- )

치니 2006-01-0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옛말에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 이래서 나온거군요 . ㅋㅋ
 

요즘 제일 좋은 사람 - 미리 거창하게 말하지는 않으나, 적시에 (!) 밥 사주겠다고 (혹은 해주겠다고)하는 사람.

(물론, 이런 사람 없어요 -.,-)

요즘 좋은 사람 - 제 때에 밥 사주겠다고 나서는 건 좀 어렵지만, 그래도 만나면 밥 사주겠다고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좀 있어요 -.-)

요즘 별루인 사람 - 만나면 밥 사줄 것도 아닌데, 자꾸 밥 먹었냐 밥 뭐 먹을거냐 걱정만 해주는 사람.

(이런 사람 제일 많아요 -_-;)

요즘 정말 별루인 사람 - 안사주고 안해줄 거면서도 이렇게 먹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만 하는 사람.

(이런 사람 좀 있어요, 꽤 난감해요 -_-;;)

요즘 정말 쉣인 사람 - 밥 사준다고 해놓고 그 약속 2순위나 3순위로 밀어놓은 채 그 시각이 되면 뒤로 빼는 사람.

(이런 사람 나를 처절하게 해요. -_ㅠ)

 

궁상은 항상,

추위와 배고픔에서 시작된다.

추위는 그래도 집안에서는 해결이 되고, 밥 때문에 영 골치다.

혼자인데 직장을 나가니 생활은 해야 하고 매일 매일 외식을 하기는 싫은 나같은 인간에게는,

밥만 안 챙겨먹어도 되면 세상 살 맛이 다 날 것 같다. 이런 엉뚱한 절박함이라니.

 

오늘은 모처럼 [요즘 좋은 사람] 범주에 드는 과장님이 쏜다고 해서 밥을 떼웠으나, 영 개운치가 않다.

제길헐.

지갑 걱정 때문에 1초에 한번씩 눈 밑이 어두워지는 사람을 앞에 놓고 마냥 즐거워라 할 만한 뻔뻔함은 없고, 내 지갑도 텅텅이니.

 

오늘의 결심.

밥을 못먹더라도 , 먹더라도, 더이상 신경 좀 쓰지 말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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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5-12-29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는 약속. 쉽게 하면 안 되겠군요.^^

치니 2005-12-29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이러는 저도 잘 그래요, 언제 한번 보자, 언제 한번 일잔하자, 등등.
(밥은 사무쳐서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 이말은 안해요 ㅋㅋ)
언제 한번...이거 조심해서 사용하자 마음은 매번 먹는데 말이죠.

치니 2005-12-29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나무님 덕분에 하루 아주 푸짐하게 닭갈비 상 받았습니다.
나무님이 요리한걸 페이퍼에 올리시면, 같이 살고 싶어져요 . ㅋㅋㅋㅋ

치니 2005-12-30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ndo님, 또 라뇨. 아마 알라딘에 설문 올리면 줄서야 될걸요. ㅋㅋ

blowup 2005-12-3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흐뭇한 일이^^
제가 두 분 중에 고르면 되는 건가요?(후후)

sudan 2006-01-0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namu님 말고, 그냥 치니님 뒤에 줄 설거에요. 방금 같은 결심 했거든요.
(근데, 전 왜 이 페이퍼를 지금에서야 본거죠?)

치니 2006-01-03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안그래도 이 페이퍼를 쓰면서, 떠오르는 분들 중, 가장 저와 흡사할 분이 수단님. 그 근거가 무에냐고 하신다면, 음... 정확히 답할 수 없지만요.
이젠 좀 덜 신경 쓰고 지내고 있습니다. 아주 무심해지는 그날이 오길 .. 으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