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대체 내 유머 감각이라는 건 상식적일 수 없는가, 라는 회의에 또 빠져들고만다.

남들이 모두 유머에 탄복했다고 하는 책을 읽으면서 정작 나는 시들하게 픽픽 대고만 있어야 할 때 드는 이런 회의감은,

[인더풀] 식으로 보자면 , '보통적인 감성을 느끼고 싶은 강박증' 정도라고 불러주어야 할까.

그런데 그 '보통적'인건 또 뭐냐. '상식적'인건 또 뭐냐.

미치지 않고서야 도무지 배겨날 수가 없는 이 세상,

도무지 무엇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분간도 안되는 이 세상,

뭐가 보통이고 뭐가 비범이고 뭐가 꼴통 짓인지 ... 으... 더이상 생각한다는 자체가 우습지.

아마도 그래서 이런 글을 썼을거 같다는 막연한 짐작.

어차피 세상 모두가 정신병을 얼마간 가지고 있다고 대전제를 깔면,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무제한이다.

주인공도 무제한,

다만 우리의 이라부 선생은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 격으로 어느 장면에나 빠짐없이 출연해주셔야 하는데,

아 이 선생, 초반 생각보다 지루하니 큰일이다, 내겐.

 

이건 어쩌면,

'의외의 것들에 목을 매는 강박증'인가. 아하하하.

 

무거운 [토마스 만] 때문에 괜히 시름이 쌓여서 가볍고 싶다고 골랐던 책이, 약간의 시간 낭비로 인식되는 것도 참 몹쓸 마음이다.

시간 낭비는 무슨.

시간이야 ,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가벼운것도 하고 무거운 것도 하고 쓸데없는 것도 하고 쓸데있는 것도 하라고 있는 것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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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 in the snow 2006-01-0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감각뿐 아니라 다른 감정선 역시 보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저이기에, 치니님의 탄식이 마음에 와닿아요.

치니 2006-01-04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저도 다른 감정선 역시...-_ㅠ
잠시 탄식하다가 또 도로 생긴대로 살지 뭐 , 게으른 자기중심주의로 빠지는게 일상이어요.

rainy 2006-01-0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땜에 책이 땡겨^^

치니 2006-01-0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 / 알라딘에서 먼저 뵈었어요 , 저는. ^-^ 그림도 잘 보고 있었구요. 인사드릴 짬이 없었는데, 어쩌다보니...인사는 그곳에서 했네요.
저의 냄새는, 쿰쿰 , 맡아보니 구리네요. 흙.

레이니 / ㅋ 언니가 읽으면, "이것들, 나의 병에 비하면 새발의 피로군, 음하하" 이럴지도 몰라 ~

sudan 2006-01-04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괜히 마음이 편해져요. (특이향 취향이라는 소리 듣는 사람. -_- )

치니 2006-01-0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옛말에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 이래서 나온거군요 .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