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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대체 내 유머 감각이라는 건 상식적일 수 없는가, 라는 회의에 또 빠져들고만다.
남들이 모두 유머에 탄복했다고 하는 책을 읽으면서 정작 나는 시들하게 픽픽 대고만 있어야 할 때 드는 이런 회의감은,
[인더풀] 식으로 보자면 , '보통적인 감성을 느끼고 싶은 강박증' 정도라고 불러주어야 할까.
그런데 그 '보통적'인건 또 뭐냐. '상식적'인건 또 뭐냐.
미치지 않고서야 도무지 배겨날 수가 없는 이 세상,
도무지 무엇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분간도 안되는 이 세상,
뭐가 보통이고 뭐가 비범이고 뭐가 꼴통 짓인지 ... 으... 더이상 생각한다는 자체가 우습지.
아마도 그래서 이런 글을 썼을거 같다는 막연한 짐작.
어차피 세상 모두가 정신병을 얼마간 가지고 있다고 대전제를 깔면,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무제한이다.
주인공도 무제한,
다만 우리의 이라부 선생은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 격으로 어느 장면에나 빠짐없이 출연해주셔야 하는데,
아 이 선생, 초반 생각보다 지루하니 큰일이다, 내겐.
이건 어쩌면,
'의외의 것들에 목을 매는 강박증'인가. 아하하하.
무거운 [토마스 만] 때문에 괜히 시름이 쌓여서 가볍고 싶다고 골랐던 책이, 약간의 시간 낭비로 인식되는 것도 참 몹쓸 마음이다.
시간 낭비는 무슨.
시간이야 ,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가벼운것도 하고 무거운 것도 하고 쓸데없는 것도 하고 쓸데있는 것도 하라고 있는 것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