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코르크로 벽에 산을 만들어 둔 어느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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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강남역에서 약속이 있고 오전엔 다른 곳에 볼일이 있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노트북을 싸들고 집을 나섰다. 할 일이 많았고... 그래서 시간을 알뜰하게 쓰며 해야 했는데, 오전에 회사 팀장에게서 아닌 밤중의 홍두깨같은 질타(?)를 전화로 듣고 그 분을 삭이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아 다시 속이 울렁거린다. 이 얘기는 이 쯤에서 그만. =.=;

 

어쨌든, 넌 짖어라 난 내 할일을 한다는 심정으로 복귀하는 것에 성공하여 강남역 스타벅스로 왔다. 강남역에는 스타벅스가 참으로 여러 곳이 있기 때문에 대충 세군데 정도 들렀는데 다 꽉꽉 차 있었고 마지막 집에서 겨우 구석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왜 스타벅스를 고집하느냐? 라면.. 내가 기한이 다 되어가는 스타벅스 커피쿠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라고 답해보련다.

 

아뭏든, 오전의 정신적 소모로 잠시 엎드려 졸고 나서 일한다고 노트북을 열었다. 영어를 한글로 옮기는 일이라... 정신을 집중해서 해야 하는데... 아 여기 정말 너무 시끄럽구나. 그냥 시장바닥이다. 여기저기서 고성으로 웃어제끼는 여성들, 우루루 남자들끼리 앉아 굵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남성들... 큰소리로 떠드는 남녀들... 이 소리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냥 왁자지껄이 기본이 되어 있다. 지금 내가 노트북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이 안된다.

 

가끔 생각한다. 이넘의 커피집들에, 특히나 스타벅스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수다를 거리낌없이 하는 것은 어떤 문화인가. 스타벅스야 좋겠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아 싫을 수도 있겠다. 회전율이 안 좋아서. 앉으면 안 일어나니까. 그래도 파리 날리는 거보다야 낫겠지... 근데 이렇게 시끄러운 데서 잘도 얘기하고 웃고 한다. 뭔가 좀 해보려고 노트북을 펼친 나로서는, 이건 뭐 거의 소음 공해 수준에서 일을 해야 하니. 벌떡 일어나 나가자니 다른 데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아직 커피도 많이 남았고 말이다. 그대로 앉아 있자니 일을 할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없는 지경이다. 깜짝 잊고 이어폰을 잊고 나온 나를 원망해본다... 라지만 이 지경이면 이어폰도 소용없지 않겠는가.

 

굳이 외국과 비교하긴 싫지만, 외국의 스타벅스는 적어도 내가 가본 곳들은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았다. 스타벅스가 아닌 곳에서는 심지어 논문을 쓰기도 할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우리는 커피집이라고 하면 다방과 비슷한 급수로 여겨져서인지 앉아서 그저 떠들고 웃고 소리지르고.... 아. 귀 떨어지겠다, 이 사람들아. 조금만 조용할 수 없겠니.

 

할 일은 많은데, 오늘 아침부터 일진이 사납더니 내내 이렇네 라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난다. 오. 드디어 내 앞에 앉아 혼자 노트북 열고 작업하던 남자 하나 짐 싸기 시작했다. 이해한다, 아저씨. 나도 일어날까.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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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ne_Hebuterne 2017-08-20 0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의 상황이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데 어쩌죠 이런. 이유는 모르겠지만 비연님의 이 글이 좋아요.

비연 2017-08-20 17:20   좋아요 0 | URL
공감 가신다니... 좋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 조용한 세상에 살고 싶습니다 흑.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어서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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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은 전부 내가 평생 가져가야 할 칼로리로 ... ㅜㅜ

그러나 맛나다. 그게 문제다.

평생 짊어져야 할 짐이 우선은 맛나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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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8-13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저 옆의 하얀 컵에 든 음료를 보고... 막걸리냐고 물었다...ㅜㅜ
이 떄 든 생각...
1) 도대체 나에 대한 이미지가... (좌절)
혹은,
2) 대낮에 하얀 음료는 모두 막걸리로 보이는.. 너는 누구냐.

단발머리 2017-08-13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 나는 누구인가
2) 너는 누구인가 ^^
3) 시럽은 무엇인가

비연 2017-08-13 20:34   좋아요 0 | URL
흑흑... 단발머리님 ㅠㅠ
당췌 모르는 것 투성이의 일욜 저녁입니다;;

2017-08-14 11:20   좋아요 1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4 11:34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요일이다. 어제 먹은 맥주의 기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약간 머리가 띵하다. 아침에 눈을 떠서 생각해보았다. 그냥 어제처럼 집에서 뒹굴뒹굴 할까. 오늘은 일요일인데.. 잠시 스친 생각에 화들짝 놀랐다. 해야 할 일들의 리스트가 뒤이어 주르륵... 눈 앞에서 올라오는 기분이다. 아 내가 왜 그렇게 일들을 맡았는가. 미친 거 아닌가.. 라며 자책으로 넘어가고. 끙 하고 일어나 씻고 꾸역꾸역 집 앞 투썸에 나왔다. 4,100원짜리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시켜두고 반나절은 이곳에서 뭉갤 생각을 한다. 오늘은 사람도 별로 없네. 아마 내일 하루 휴가 내고 놀러가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거다. 평상시라면 이 시간에 사람들이 제법 찼더랬는데 말이다.

 

회사 일에 정을 못 붙이니, 자꾸만 개인적인 일들을 벌이게 된다. 내가 참여해서 의미있는 일, 내가 하면서 즐거운 일들을 찾아 다닌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 역시도 흡족하지는 않다. 하게 되는 일들이 다 내가 원하고 하고 싶었던 일이라면 좋겠지만, 나중을 기약하며 다음의 일들을 기약하며 징검다리 역할로 맡게 되는 일들도 있다. 그 '나중' 이라든가 '다음' 이라든가 하는 것이 언제인지는 잘 모르는 채. 조금 답답하고 조금 피곤하고 그런 상태인 것 같다.

 

그래도 뭔가 자꾸 하니 집중은 되고 그래서 다른 잡 생각은 많이 없어지고 있다. 한가하면 자꾸만 내 속으로 파고드는 성격이라 혼자 좌절하고 혼자 꿀꿀해하고 ... 이렇게 스스로를 파먹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 라는 의도에서라면 성공적인(?) 나날들이다. 주중엔 회사 일에 주말엔 개인 일에, 뭔가 다른 생각을 할 틈 자체가 없어지는 듯 하다. 그래. 그거면 되지.

 

어제 엄마랑 맥주 한잔 마시면서 본 TV 프로그램은 삼시세끼였다.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나이지만 가끔 엄마가 볼 때 옆에서 보곤 하는 건데, 이번에 새로 시즌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득량도라는 곳에 가서 먹고 자고 설겆이하고 ... 뭐 이런. 득량도라는 섬 이름을 처음 들어보아서 찾아보니 전남 고흥과 고성 사이 점 하나처럼 있는 섬이라고 한다. 하루 두번 여객선이 왕복하는. 깨끗하고 조용해보이는 곳이라 .. 저런 곳에서 한달만 쉬었으면 좋겠구나 했다. 물론 그 섬에 사는 분들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쁘실텐데 쉬겠다 말하는 것이 좀 죄송스럽기는 하지만.. 요즘엔 여행도 다 귀챦고 그냥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자고 먹고 책보고 산책하고 하며... 한달만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아마... Burn out 상태인 모양이다.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에 지친... 이게 며칠 쉰다고, 며칠 여행한다고 복원이 잘 안 되는 그런 상태.

 

아. 일하자. 조만간 그렇게 지내보자 ... 생각만 하며. 언제부터인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 지 잘 모르겠어서... 의미라고까지 하기는 뭣하지만, 내 머릿속을 한번은 비워낼 시기가 필요하다라는 절박한 심정이 있다. 우선 지금 맞닥뜨린 일들을 해결하고.. 차분히 그럴 시간을 만들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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