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쿨렐레 배우다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겨울에도 밖에서 놀았던 덕분에 지금까지 잔병치레없이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손등은 갈라져 피가 나고, 볼은 누룽지처럼 까슬까슬했지만.  반면에 피아노학원조차 없어 악기를 배운적이 없기에 다룰줄 아는 악기는 전무하다. 피아노 학원은 청주로 나오면서 고등학교때 수행평가로 한 달, 도서관에 근무하면서 근처 학원에 세달 다닌게 전부다.

 

친구가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능숙하게 칠때면 나는 부러움과 질투, 시골에서 태어났음을 원망하기도 했다. 피아노로 가요라도 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나이 들어 학원에 다녔지만 악보를 보는 자체가 힘들었다. 결국 바이엘도 떼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 소질이 없는걸까? 

 

두 아이는 7살 무렵부터 피아노학원에 보냈다. 보림이는 초등학교 5학년까지 학원에 다니면서 체르니 40번을 중간 정도 쳤다. 성당에서 학생 미사때 반주를 하며 중학교까지 꾸준히 피아노를 쳤다. 플룻도 배우고 싶어해서 초등학교 6학년때 가르쳤다. 지금도 가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같은 잔잔한 음악을 연주해준다. 규환이는 한달 가량 피아노 학원에 가지 않고는 갔다고 거짓말을 하다 들켜 일찍 그만두었다.

 

다행히 규환이는 중학교 1학년때 사촌형이 할머니 생신에 우쿨렐레 연주하는 모습을 부러워하다 우쿨렐레를 배웠다. 처음에는 독학으로 시작했지만 도서관에서 토요일마다 배웠고, 지금은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요즘 규환이도 엄마를 위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를 들려주고 있다. 시험 공부중에 스트레스를 받을때면 우쿨렐레 연주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도서관에 온지 10개월이 지났다. 휑하던 공간에 국화랑 일일초가 만발하고 2층 휴게실에 북카페가 탄생했다. 커다란 공중전화박스가 덩그러니 있던 자리에 유아 북카페를 만들었다. 조만간 내부에 도색을 하고 자료실 벽쪽으로 원목 테이블과 의자를 비치할 계획이다. 내년도에 영유아실 설치를 위한 예산을 올렸는데 해줄지는.......당분간 도서관에 손 볼 곳은 없다. 

 

무얼할까 고민하다 우리도서관에서 목요일 저녁에 진행하는 우쿨렐레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규환이가 쉽게 하는 것을 보니 자신감도 생겼다. 지난 화요일 첫 수업을 했는데 초보 책의 진도를 반이나 나갔다. F코드, C코드만 알아도 음악이 된다. 샘께 나만의 우쿨렐레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니 우아한 장미를 그려주셨다. 시작이 반!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는 마담이 우쿨렐레를 들려주며 폴이 과거로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표정하지만 진정성있는 마담 프루스트와 우쿨렐레 잘 어울린다.

 피아노가 아닌 우쿨렐레를 선택한 폴의 행복도 내가 우쿨렐레를 배우고 싶은 이유중 하나!

 

 

 

 

 

 

 우쿨렐레는 독학도 가능하다!

 

 

 

 

 

 

 

 

 

 

 

 

2. <오만과 편견> 읽기

 

 

   베넷 씨는 재기 발랄함과 냉소적인 기질, 내성적인 기질, 충동적인 기질이 묘하게 뒤섞인 인물이라, 23년을 같이 산 아내도 베넷씨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내의 머릿속을 이해하기는 비교적 쉬웠습니다. 베넷씨의 아내는 머리도 나쁘고, 아는 것도 없고, 변덕스러운 여자였습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자기가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평생의 일은 딸들 시집보내기였고, 평생의 낙은 이웃집에 놀러 다니면서 소문 퍼뜨리기였습니다.

 

  언니는 모든 사람들을 좋게 보려고 하잖아. 누구에게도 결점을 보는 법이 없어. 언니 눈엔 세상 사람들이 다 선량하고 친절하지. 나는 지금껏 살면서 언니가 누구를 욕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어.

 

  교만은 정말 아주 일반적이고, 인간은 본성상 특히 교만해지기 쉬우며, 자기가 실제로 갖고 있는 소질이건 자기가 갖고 있다고 상상하는 소질이건 간에 자기의 소질에 대해서 자만심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우리 중에 거의 없어. 허영과 교만은 비슷한 뜻으로 쓰이곤 하지만 사실 다른거야. 허영이 없어도 교만할 수 있거든. 교만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라면, 허영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  

 

 

3. 책베개 세트의 즐거움

 

드디어 책베개 세트가 완성되었다. 하나는 외로워 둘도 아니고 왜 꼭 두개를 갖춰야 하는거야...라고 하지만 둘이 되니 꽉 찬 느낌이다. 등받이를 하기에도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 상품에 눈이 어두워 책을 급하게 선택하면 반은 후회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이제 에세이는 구입하지 말아야겠다. 가을엔 역시 소설책이 좋다. <오만과 편견> 굿!

 

 

 

 



 
 
무스탕 2014-10-28 12:02   댓글달기 | URL
정성이는 연초에 바이올린이 배우고 싶다고 그러다 한동안 조용하다 요즘 다시 바이올린 타령을 시작했어요.
독학을 하겠대요 -_- 바이올린이 독학으로 가능한 만만한 녀석이 아닐텐데..
하고 싶다면 주말이라도 학원엘 보내주겠다 했는데 구태여 독학을 하겠다고, 얼른 시작하자고 조르고 있어요.
자기가 정말 하고 싶다면 일단 중고 악기를 사줘서 네가 해 보라 하려고요.
이러다 저도 정성이한테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연주를 들을수 있을지도 몰라요. ㅎㅎㅎ
 

소슬한 가을밤, 청주 인근에 있는 가덕 마야사에서 혜민스님을 만났다. 친구가 "혜민스님 청주 온다는데 갈래?" 하는 말에 난 그날 모임도 잊고 덜컥 약속을 해버렸다. 이면에는 그 모임에 대한 내키지않음이 작용했다. 아이 엄마들과의 모임인데 아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책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닌, 한, 두명의 시댁 식구들 흉보는 대화가 주이기에 대화가 겉돈다. 시간이 아까운 생각도 든다. 나이가 드니 모임은 책과 영화, 여행을 좋아하는 소수 인원의 사람이 좋다.  

 

어쨌든 혜민스님을 꼭 만나고 싶었다. 야외 강연이라 겨울 파커를 꺼내입고 두툼한 무릎 담요를 챙겼다. 청주에서 불과 12킬로 정도 떨어진 시골마을로 올라가니 산속의 아담한 절이 보인다. 입구에서는 방금 쪄낸 따끈따끈한 콩설기와 아메리카노를 한잔씩 나눠준다. 혜민스님을 보는 것도 영광인데 귀한 대접을 받은 느낌이다. 카톨릭 신자만 아니었다면 절에 다녀도 참 좋겠다.   

  

혜민스님은 생각보다 자그마한 키에 동그란 얼굴, 동그란 눈썹, 볼에 패인 보조개가 참으로 귀여우셨다. 밝은 미소와 광채나는 얼굴은 맑고 고운 글에 나타난 그대로였다. 겸손하면서 때로는 막내 동생처럼 투정도 부리며 우리를 들었다 놓았다한다. 목소리는 의외로 남성적이네. 우울증, 자존감, 열등감을 주제로 했는데 지금까지 들었던 강사(?)중 최고다. 짧은 시간이지만 공감대가 형성되어 웃고 울었다.

 

서두에 꺼낸 화가 날땐 내 안의 화를 알아차리고 심호흡을 5번 한다는 내용은 카카오 스토리나 책을 통해서 들었기에 혹시 아는 내용을 계속 말씀하시려나 하며 우려했지만 이어지는 진솔한 이야기들, 퐁당퐁당을 함께 부르며 율동도 하는 동심의 시간, 눈을 감고 음악을 들으며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명상의 시간은 참으로 감동이었다. 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친한 친구 10명을 만들어 자주 만나라고 한다. 유럽 룸메이트였던 친구가 "자신은 평생을 함께 할 10명의 사람을 관리하고 있다" 는  말이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덜 친한 다수의 사람보다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열명이 있다면 인생이 외롭지 않겠다. 나는 누가 있을까?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를 좋아하고 "내가 참 좋아, 이만하면 됐어"를 수시로 말해주기, 다른 사람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기, 공감하기, 사소한 성공의 경험 맛보기, 봉사하기 등 사례를 들어 재미있게 들려준다. 오늘 올라온 혜민스님의 카카오 스토리 글에는 자존감이 주제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사소한 친절을 베풀면

내가 본 나의 모습이 참 좋아 보입니다.

 

자존감이 낮아 힘들어하시는 분들은

한번 친절을 베풀어보세요.

 

내가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매일 아침 혜민스님의 카카오 스토리 글을 읽으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평안해진다. 어제까지는 하찮게 여기던 사소한 것들이 오늘은 소중하게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어느새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보는 것도, 바닥에 떨어진 잎새를 보는 것도 행복으로 다가온다.

 

 

카카오 스토리에서 마음에 와 닿는 글들........

 

어렸을 떈 좋았는데 지금은 별로인 것들.

에어컨 바람, 뷔페 음식, 공포영화,

비행기 타기, 대도시, 밤새 놀기....

 

어렸을 땐 싫었는데 지금은 좋은 것들.

잡곡밥, 걷기, 명상, 혼자 있기,

모차르트, 운동, 차 마시기...

 

나도 모르게 변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변하고 있어요.

 

머리가 똑똑해 옳은 소리 하면서

비판을 자주하는 사람보다

가슴이 따뜻해 무언가를 나누어주려고

궁리하는 사람,

친구의 허물도 품어줄 줄 아는 사람,

타인의 고통을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이 되세요.

남을 진정으로 위하고

남이 잘 될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까?' 고민하는,

그런 선한 마음은

나를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잡념도 없어지고, 보약이 따로 없습니다.

오늘, 기분이 나쁘다면,

비록 작은 일이라도

누군가를 도와줄 생각을 하십시오.

 

혹자는 혜민스님의 글에 진정성이 부족하고 대책없는 긍정성만 보여준다며 평가 절하한다. 그러나 각박한 현실에서 이런 곱고 밝은 마음을 갖는 자체만으로도 에너지를 얻는것이라 생각한다. 아이에게, 남편에게, 직장 동료에게 밝은 빛으로 부드럽게 대한다면 서로 보기싫어 등 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 스스로 자존감을 키우는 사람, 남을 도와주는 사람...그 방법을 알려주는데 뭐가 대책없다는 걸까?

 

일단 혜민스님을 만나볼 것. 10월 27일에는 부산에서 강연을 한다.     

 

 

 

 

 



 
 
하늘바람 2014-10-22 13:04   댓글달기 | URL
오모 부러워요

세실 2014-10-22 14:50   URL
요즘 혜민스님 강연 많이 하더라구요^^
기회되시면 꼭 가보세요~~ 강추합니다!

pek0501 2014-10-23 14:17   댓글달기 | URL
아, 이 페이퍼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여러 번 읽게 만들어요.

제가 생각해 보니 딱 아홉 명의 친한 친구가 있네요. 세 그룹 그리고 한 친구...
열 명이 되려면 한 명이 부족한데... 나. 세실 님 끼울까 보다... ㅋㅋ

세실 2014-10-23 16:36   URL
저도 페크님이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감사합니다^^

어머 페크님 영광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노력하겠습니다^^
아직은 만나기전이니까 열한번째로? ㅎㅎㅎ

우리 수능 끝나면 꼭 만나요^^
페크님이
...
...




보고 싶어요~~~~~
 

 

1. 읽은 책

 

토요일 오전에 친구와  커피 마신것 빼고는 주말 내내 집에 있었다. 집안일도 미룬채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침대에 누워 베개 두, 세개 받치고 구운 감자(과자)를 먹으며 책을 읽는 맛은 소소한 행복이다. 일요일 오후에는 옆지기와 주로 자전거를 타는데 지난 주말엔 '싫어! 책 읽을거야!' 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루키의 에세이는 처음에는 재미 있었는데 몇 권 읽고 나니 내용이 중복되는 느낌이다. 그만 읽어야지 했는데 이번엔 소설이 출간되었다. 하루키의 팬은 아니지만 신간이 나오면 왠지 궁금해지는 작가중 한명이다. 제목처럼 이 책의 주인공은 대부분 실연 당하거나 여자와 헤어진, 현재 솔로인 남자들의 이야기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편집이다. 

 

아내가 죽은뒤 혼자 생활하는 연극배우 가후쿠와 운전기사 미사키의 일상을 담고 있는 <드라이브 마이 카>에는 죽은 아내의 불륜이 거론된다. 아내가 죽은뒤 아내의 남자와 친구가 된 설정은 이해는 안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는 이 또한 일상이다. 

 

어떤 것이 아내의 마음을 사로 잡았는지, 그것까지는 모르겠어. 인간이 그렇게 세세한 핀포인트 수준에서 행동하지는 않으니까.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다는 건, 특히 남자와 여자가 관계를 맺는다는 건, 뭐랄까, 보다 총체적인 문제야. 더 애매하고, 더 제멋대로고, 더 서글픈거야.        

 

<독립기관>에서 독신주이자 도카이는 능력있는 성형외과 의사다. 그의 여자친구는 주로 유부녀이거나, '진짜' 연인이 있는 여자들로 한정되었다.

 

그가 높이 평가하는 것은 머리 회전이 빠르고 타고난 유머 감각을 지녔으며 뛰어난 지적 센스를 갖춘 여자들이었다. 화제가 부족하고 자기 의견이라는 게 없는 여자들은 외모가 뛰어날수록 오히려 도카이에게 좌절감을 안겼다. 어떤 수술로도 지적 스킬을 향상시킬 수는 없다. 재치 있고 스마트한 여자들과 식사하면서 대화를 즐기고, 혹은 침대에서 살을 맞대고 두서없이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 시간을 도카이는 인생의 보물처럼 소중히 여겼다.

 

그런 도카이에게 진심으로 사랑하는 유부녀가 생겼다. "그녀의 마음이 움직이면 내 마음도 따라서 당겨집니다. 로프로 이어진 두 척의 보트처럼. 줄을 끊으려 해도 그걸 끊어낼 칼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어요." 라며 마음을 표현하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집을 나갔다. 결국 상처받은 도카이는 우울증에 걸리고 죽음에 이르렀다.

 

모든 여자는 거짓말을 하기 위한 특별한 독립기관을 태생적으로 갖추고 있다. 는 것이 도카이의 개인적인 의견이었다. 어떤 거짓말을 언제 어떻게 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모든 여자는 어느 시점에서 반드시, 그것도 중요한 일로 거짓말을 한다. 중요하지 않은 일로도 물론 거짓말을 하지만 그건 제쳐두고, 아무튼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때 대부분의 여자들은 얼굴빛 하나, 목소리 하나 바뀌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그녀가 아니라 그녀 몸의 독립기관이 제멋대로 저지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그녀들의 양심이 상처를 받거나, 그녀들이 평안한 잠이 방해받거나 하는 일은-특수한 예외를 별도로 친다면-일어나지 않는다.

 

가끔은 나도 사소한 거짓말 혹은 선의의 거짓말을 하지만 모든 여자가 거짓말을 위한 독립기관을 갖고 있을까? 하긴 동료중에 유난히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몇명 있는데 모두 여자다. 이 책에는 여자가 먼저 죽거나, 배신을 하는 점도 특이하다. 도카이의 이기적인 행동을 보며  '이런 카사노바는 죽어도 싸지' 하며 내심 샘통이라고 했지만 왠지 하루키에게 말린 느낌이다. 일본의 문화가 그런걸까? 아님 하루키의 사고가 그런걸까? 섹스, 불륜이 아무렇지도 않게 묘사된다. 마치 일상처럼......  

인생이란 묘한 거야. 한때는 엄청나게 찬란하고 절대적으로 여겨지던 것이, 그걸 얻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버려도 좋다고까지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혹은 바라보는 각도를 약간 달리하면 놀랄 만큼 빛이 바래 보이는 거야. 내 눈이 대체 뭘 보고 있었나 싶어서 어이가 없어져.

 

 

 

요즘 이슈가 된 중국의 부자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35세까지 여전히 가난한다면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그건 당신 자신의 탓이다' 를 두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박웅현에게 질문했다. 박웅현은 그 기사에 대해 성공한 사람의 오만이라고 일축하며 어쩔수 없는 '가난'도 있다. 삶의 가치를 부로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 책을 거론했다.

 

비싼 사립 대학교 등록금을 벌기 위해 피자가게, 이마트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고로 죽은 대학생의 이야기는 참 서글프다. 영구임대아파트, 대출 사기단, 미혼모 등 가난이 되물림되는 나라에서 성공하기는 더 힘들어졌다. 한겨레 임지선 기자의 노력으로 탄생한 이 책은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는 부제가 달려있다.

 

지금까지도 힘들었는데 앞으로가 더 힘들 것 같아요.

내 앞에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던 스무 살 대학 새내기의 얼굴을 기억한다. 그는 서울까지 올라와 소위 명문대에 입학한 걸 후회하고 있었다. 값비싼 등록금 앞에, 교재비 앞에, 하다못해 몇 만 원짜리 모꼬지 비용 앞에서도 그는 한없이 초라해졌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가난은 깊어졌고 옆자리 친구와의 격차는 도드라졌다. 시궁창 같은 현실보다 더욱 두려운 것은 미래에도 나아질 리 없다는 절망이다. 세수도 하기 힘들 정도로 깊은 우울과 무기력이 그를 덮쳤다.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품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만져지지 않는 것들과 불러지지 않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건널 수 없는 것들과 모든, 다가오지 않는 것들을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른다.

 

책의 첫 문장이 좋아 가끔 생각나는 책.

김훈의 글은 시처럼 정돈되어 있고, 여러 의미를 함축한다. 건조하면서 담백하고, 간결해서 좋다.   

 

 

 

 

2. 주문한 책

 

요즘 옷을 산 기억은 없는데 책은 수시로 구입한다. 직장이 바뀌어서 옷을 사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는데 책은 사지 않으면 허전하다. 아니 불안하다. 책베개 하나로는 외로워보여 하나 더 선택한다는 합리화를 하며 어느새 장바구니에는 5만원이 초과된 책이 들어있고, 주문을 눌렀다. 창문넘어 100세 노인을 샀으니 카프카의 꿈을 신청했다. 장서의 괴로움을 선택할걸 그랬나?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다. 특히 기관의 리더는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선택을 번복하거나, 선택을 하지 못해 직원에게 다시 물으면 무능력해 보인다. 선택을 하고 난 뒤에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합리화 내지는 주문을 건다.    

 

 

 

  김훈의 자전거여행 개정판이 출간된다.

  주말이면 옆지기와 자전거를 타러 가는데 여행 삼아 떠나는 자전거 여행도 좋을듯.

  주변 풍경을 더 찬찬히, 꼼꼼히 볼수 있을테니까.

  얼마전, 옆지기와 청남대 버스타는 곳까지 간적이 있다. 코스모스 가득

  피어있는 길도 걷고 막국수도 먹고, 맛있는 핸드 드립 커피까지 마셨다. 편안했던

  기억이다. 이 책 읽고나면 자전거 여행을 계획할수도.....

  자전거여행2를 구입하면 파우치와 미니 태슬을 준다기에 두 권 모두 주문했다.

 

 

 

 알라디너 몇 분이 강추한 책. blanca님은 심지어,  

 "아직 <오만과 편견>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이 책에서 누릴 즐거움이 부러울 따름이다." 라는 말을 남기셨다.

 아득한 옛날에 읽어 책 보다는 영화의 장면만 떠오르는데, 다시 읽으면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밀당을 즐기는 맛도 누릴수 있을듯. 소장 가치도 충분하다.

 

 

 

 

  

 소설가 김영하의 에세이는 낯설어 구입을 망설였지만 책베개를 얻으려면 이 책을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난 김영하의 팬이라고 자처했기에 구입하는것이 예의일지도...

 그러나 에세이는 솜털처럼 가벼워, 읽고나면 허무해진다. 이젠!

 

 

 

 

 

 

 

 

 사서라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을 하나 정도는 읽어주는게 센스겠지.

 본인도 의외의 수상이라고 하지만 탈 만 하니까 탔을 것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 번역된지도 꽤 오래된다. 이 작가의 책은 주로 문학동네에서 번역되었으니

 문학동네 대박 났다.

 

 가끔 드는 생각인데 나, 대학때 대체 뭔 책을 읽은거니?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은, 마치 복권 한 장 사고 기다리는 것처럼 설레인다. 책은 읽을때보다 주문하고 기다릴때가 더 행복하다. 내가 주문한거고, 다른 무언가가 올리도 없는데 왜 설레이는걸까? 책 쇼핑 중독인가? 어쨌든 주문 했다. 패브릭 파우치가 떨어질까 조바심내며.....



 
 
hnine 2014-10-15 00:04   댓글달기 | URL
지금 올리신 책들만 가지고 이야기를 해도 한참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더구나 취향이 비슷하다면 만나서 절대 화제가 떨어지지 않을거예요. 김훈의 <바다의 기별>의 첫문장, 좋네요. 아마 김훈 식으로라면 저 문장에서 방점은 ˝기어이˝에 찍히지 않을까 혼자 아는 척도 해봐요 ^^
<오만과 편견>을 저는 고등학생때 읽었는데 무척 기대를 많이 했던 것에 비해 무슨 연애담, 결혼담만 계속되냐고, 그당시 오만하게 판단했었지요. 영국 사람들은 제인 오스틴에 대해 거의 열광적이라서, 그것에 대한 반발로 더 제인 오스틴 작품을 안읽기도 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면 아마 다른 느낌이겠지요?
파트릭 모디아노는 어린이책도 썼더라고요. 어쩌면 한권쯤 읽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세실님도 책베개 기다리시는구나 ^^

세실 2014-10-15 10:58   URL
그래서 5공주를 만나면 헤어질때 늘 아쉬워한답니다. 어쩜 그리도 할말이 많은지......
책이라는 공감대는 대화를 풍성하게 해줘요.
무라카미 책도, 현시창도.....오만과 편견까지....ㅎㅎ
책에는 안찍혔지만 기어이에 찍어도 좋을듯요^^ 개정판 나올때 꼭 찍어달라고 건의할까요?

이 가을에 오만과 편견 읽으면 달달할꺼 같아요~
책 오늘 오면 읽기 시작해야 겠어요.
그러면 더 이야기가 풍성해 지겠지요?


맞아요. 파트릭 모디아노 어린이책 표지만 봤어요. 요즘 어린이책은 전혀 읽지 않아서...아이들이 크면서 어린이책은 스톱했어요.
꿈 기다리고 있어요~~~

pek0501 2014-10-17 13:02   댓글달기 | URL
세실 님의 가을은 책 이야기가 많아 풍성할 것 같군요.
저도 오늘 주문한 책을 받아서 기분 좋아요. 새 책을 받는 기분은 즐기는 자만이 알 듯...
쓸쓸하게 느껴지던 가을 날씨였는데 갑자기 기분이 퐁퐁 밝아지는 느낌이에요. ^^

세실 2014-10-17 13:54   URL
김영하의 <보다> 읽고 있는데 나름 괜찮아요~~~~
본인의 일화를 소개하고 글을 풀어냅니다. 영화, 책이야기, 사회문제도 나오네요.
저도 어제 새책 받고는 좋아서~~~ 바라만 봐도 행복합니다.

지금 도서관 창으로 보이는 학교 운동장엔 어르신들이 게이트볼을 열심히 하시네요.
노년의 아름다운 취미생활도 필요할듯요. 책만 보는건 좀 재미 없겠죠? 눈도 침침할테고......

희망찬샘 2014-10-19 22:46   댓글달기 | URL
왜 이리 많이 읽으시는 거에요~ 부러워용~~~
깊어가는 가을 책을 끼고 살아야겠어요.

세실 2014-10-21 09:56   URL
마음은 하루 한권씩 읽고 싶어요. 책 욕심..ㅎㅎ
요즘 책은 많은데 구미에 당기는 책은 없다는게 문제 입니다.
어제 가을바다 보고 왔는데 좋았어요^^ㅎ

수퍼남매맘 2014-10-21 20:39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주 공감하며 읽었던 <현시창>이 들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솔직히 시간 나도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안 드는 저는 님의 경지가 부러울 따름입니다.

세실 2014-10-22 14:53   URL
현시창은 마음 아프죠. 대학생들이 특히 안되었어요. 아무 걱정없이 즐길 나이에 등록금때문에 허덕이다니....반값 공약은 어떻게 된걸까요?
저도 요즘 쉬운 책만 읽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ㅜㅜ
 
알라딘 중고매장 청주점 오픈

 

며칠전에 아이가 "엄마 롯데시네마 건물에 알라딘 로고 보이더라. 뭐지?" 하기에 나는 "혹시 서점이 생겼나?" 하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알라딘 청주점이 오픈을 한 것이다. 가끔 서울에 가면 알라딘 중고서점을 기웃거리며 청주에도 생겼으면 했는데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요술램프의 지니처럼 그렇게 서점이 탄생했다.

 

어제, 알라딘 서점을 방문할 계획으로 집에 있는 책을 주섬주섬 가방에 넣는데 왜 그리도 설레는지....지금까지 책을 판매해본 적이 없기에 앞으로 안 볼책 위주로 정리하는데 마치 친정에 가는 것처럼 가슴이 콩닥거린다. 이른 저녁을 먹고 아이와 커다란 가방 2개를 들고 집을 나섰다. 롯데 시네마에는 아르테관이 있어 예술영화를 보러 가끔 가고는 했는데 지하에 이렇게 큰 공간이 있었다니.....지하 2층에 주차를 하고 한층 올라가니 산뜻한 요술 램프가 보인다.

 

 

 

 

투명한 창으로 보이는 내부가 꽤 크다. 손님도 제법 있고 입구에 책상이 있는 점도 신선하다. 마치 도서관인듯, 일반 서점인듯  쾌적하다. 카운터도 산뜻하고 가져간 책을 꼼꼼히 살피는 직원의 표정이 부드럽다. 책은 최상, 상, 중으로 나누어 분류하고 금액을 산정한다.  30권중에 조금 젖은 흔적이 있는 책이거나 파손이 된 책은 구입 불가다. 주로 아이 책이라 받은 금액은 5만원 정도 되지만 왠지 부자가 된 느낌이다. 기분 좋게 아이에게도 10%의 용돈을 줬다. 그래야 다음에 또 포터(짐꾼)를 기꺼이 하겠지? 

 

 

 

 

 

 

 

 

 

 

 

 

 

 

 

 

 

서점을 둘러보니 책이 꽤 많다. 학습만화, 그림책등 어린이 책이 특히 많이 보인다. 아이들은 역시 만화를 좋아해^^

물론 문학도서와 전문도서도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다. 웬만한 책은 다 있을듯.

 

 

 

 

 

공공도서관과 비교해서 좋은 점은 온라인처럼 책 이미지와 간단한 서지사항을 검색할 수 있는 도서검색대와 출력시 보이는 위치 안내 서비스이다. 도서관의 분류번호는 한참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F101(4번째칸)'이라는 단순한 안내는 편리하게 책을 찾을 수 있다. 서가의 칸수까지 지정해 주다니 감동이다. 

 

 

 

 

 

 

 

 

 

 

 

 

 

 

 

 

 

 

 

 

 

 

이외수, 신경숙, 박경리, 공지영 등 유명 저자의 사진과 간단한 소개가 되어 있는 계단식 의자도 마음에 든다. 주말에 가끔 이 곳에 앉아 책을 읽어도 좋을듯^^ 

 

 

아이 책과 내 책을 저렴하게 이만큼 골랐다^^ 온라인 적립금은 오프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아이는 만화 인문고전 50권을 다 살때까지, 나는 문학동네 책을 왠만큼 모을때까지 우리의 중고서점 방문기는 계속된다. 물론 그 이후에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기겠지.

 

 

 

 

 

 

 

 

 

 

 

 

 

 

 

 

 

 

 

 

 

 

알라딘은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취미 공간이다. 알라딘에 블로그를 만들어 리뷰를 쓰고, 육아일기, 사서일기를 쓰며 글쓰기에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다. 소중한 5공주 모임도 탄생했다. 나름 파워 블로거로 소소한 적립금도 쌓인다. 고수들의 블로그를 읽으며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간다. 평생을 함께 할 공간이다. 더불어 오프라인 알라딘도 주말의 나들이 일상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보너스 백점이다^^

 

여우꼬리

 

아쉬운 점은 문을 여니 오래된 책 냄새가 난다. 공기 청정기를 설치해야 할듯. 이미 설치되어 있다면 좀더 강한것으로 추가 설치를 해야 하나? 그리고 중고 책이니 입구에 책 소독기도 설치하면 어떨까?  퇴직하고 나면 서점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싶다. 매니저면 더 좋고^^



 
 
Breeze 2014-10-10 17:12   댓글달기 | URL
도서관보다 더 좋은듯 합니다. 책이 아주, 아주 많아서 방문만으로 행복하겠습니다. ^^

세실 2014-10-10 17:23   URL
그쵸? 특히 입구가 넓어 답답하지 않아서 좋아요^^
그러고보니 우리 도서관보다 열배는 더 넓은듯요. ㅎㅎ
자주 가려고 합니다. 전혀 부담이 없어요~~~

다락방 2014-10-10 17:15   댓글달기 | URL
책 소독기란 게 있나요, 세실님? 오..그런게 존재한다면 저도 집에 사두고 싶은데요!!

세실 2014-10-10 17:25   URL
음 책 소독기는 있는데 비싸요^^
우리 도서관에 있는 소독기도 5백만원이라는......
집에 있는 책 들고 인근 도서관에 가셔서 한번씩 소독해 오심이.....ㅎㅎ

다락방 2014-10-10 17:36   URL
아...오만원이 아니라 오백만원...짜리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감히 들여놓을 수 없는 금액이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손소독하는 세척제 `덴톨`같은건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

세실 2014-10-13 09:45   URL
그니깐요.....^^
세탁기를 생각하심 되는데 희소성이라 그런가 고가네요.
단순해서 수요가 많으면 단가는 내려가겠지만 가정에서는 뭐....ㅎㅎ
학교도서관에서도 꽤 비치하고 있어요.

hnine 2014-10-10 18:09   댓글달기 | URL
들어가는 입구는 어느 지점이든 비슷한 것 같아요. 대전의 알라딘중고서점도 비슷하거든요. 저희 집에서 교통편이 별로 좋지 않고 멀어서 아쉽지만 저는 그리 자주 방문은 못하고 있답니다. 도서관도 자주 못가고 있고요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이다보니 아직 편리 시설이 ㅠㅠ). 저희 집에서 그래도 좀 가까운 도서관에 가봤더니 어린이책 있는 곳에 저 책 소독기가 있더군요. 신기했어요. 어떤 원리로 소독이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세실 2014-10-13 09:49   URL
그쵸? 들어가는 입구는 거의 비슷. 규모가 꽤 커서 좋았어요^^
청주 시내 한가운데 이리 큰 규모의.....ㅎㅎ 역시 통 큰 알라딘이네요.
저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돌아올때의 무게를 생각하면 차 끌고 가야할듯요.
새로 생긴 아파트단지라면 단지안에 작은 도서관이 있겠죠?
책 소독기 원리는 살균력이 가장 뛰어난 자외선 램프를 이용해서..아로마향도 들어가고....
소독하고 나면 기분은 상쾌합니다.

blanca 2014-10-10 21:15   댓글달기 | URL
아옹, 너무 행복해 보여요. 저런 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몽글몽글. 저도 걸어서 운동삼아 알라딘 중고서점(왕복 두 시간)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됐지만요. 여유로운 서점 나들이를 다시 꿈꾸게 되네요. 책 소독기 정말 비싸군요!

세실 2014-10-13 09:51   URL
몽글몽글이란 표현이 딱이네요^^
걸어서 두시간...흐 좀 멀긴합니다.
주말엔 괜히 바빠서 가보지 못했어요.
조만간 평일에 혼자 여유를 만끽하러 가야겠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책 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집에 있는 책 판매는 가격이 넘 저가로 책정되어 맥이 빠져요.
옆지기님께 아이를 맡기고 잠시~~~~ ㅎㅎ

프레이야 2014-10-11 11:40   댓글달기 | URL
저 나무 계단은 똑같네요. 부산보다 깔끔해 보여요.
살기좋은 도시 청주, 울세실님이 있어서 더 좋은 도시 청주^^

pek0501 2014-10-11 16:07   URL
프레이야 님을 여기서 보다니... 반가워요.^^

세실 2014-10-13 09:53   URL
새로 생긴 서점이라 더 그렇기도 하겠죠? 공간이 넓어서 좋아요~~~
청주가 원래 교육의 도시랍니다. ㅎ
아름다운 프레이야님은 말씀도 참 곱게 하세용^^

2014-10-11 16:02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청주에도 생겨서 좋겠습니다. 반가웠겠어요.
세실 님이 함께할 공간 알라딘에 저도 끝까지 함께할 거예요. 서로 지켜 봅시다.^^

pek0501 2014-10-11 16:04   URL
아, 미안합니다. 로그인을 하지 않고 댓글을 썼지 뭐예요... ㅋㅋ

세실 2014-10-13 09:55   URL
호호호 저를 생각하는 페크님의 맘이 듬뿍 묻어나요^^
로그인도 하지 않고 바로 댓글 달아주시는 그 맘 잊지 않을게요~~~
우리 아이들 이제 딱 한달 남았어요.
아우 떨려라~~~~~

순오기 2014-10-13 12:45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중고서점이 곳곳에 세워져 독자들은 좋지만
출판 관계자들은 싫어할 수도...
나도 광주점에서 두 번 사왔어요.^^

세실 2014-10-13 13:07   URL
어제도 친구들과 이 얘기 했는데....
출판 관계자도 그렇지만 오프라인 서점이 더 싫어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소비자 입장만 생각하자고 했어요.
자주 이용하려고 합니다^^

희망찬샘 2014-10-19 22:48   댓글달기 | URL
소비자 입장만!!! 생각하면서 저도 이곳에 가서 행복했더랬어요. 부산에는 서면 지하철역, 좋은 위치에 있더라고요.

세실 2014-10-21 09:52   URL
청주에도 시내 한가운데 있답니다.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요^^
충동구매할까봐 책 가져가서 바꿔오는걸 목표로....ㅎㅎ
한달에 두번은 가보려고 합니다.

세실 2014-10-21 09:55   댓글달기 | URL
Jacob(?)님 충고 감사합니다. 댓글은 로그인후 다는걸로......
전 정체를 밝히지 않는 사람(무슨 유령도 아니고...)을 안좋아해서 님의 글은 임의로 삭제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화 은행나무 노벨라 3
김이설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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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언니 이름은 선화다. 김이설 작가의 신간 '선화'를 보는 순간 언니가 떠올랐다. 어릴때부터 순했던 언니는 욕심 많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걸 좋아했던 나에 비해 소극적이고 조용한 아이였다. 엄마가 회초리를 들면 나는 소리 지르며 도망가는 반면에 언니는 그대로 앉아 매를 맞았다. 엄마는 가끔 '미련 곰퉁이' 라는 표현을 썼다. 언니는 대학 시험에 떨어지고는 전문대학을 가거나 재수를 하지 않고 취업을 했다. 백화점에서 전화 교환수를 하며 내가 대학에 다닐때 용돈을 주고 옷을 사주었다. 그땐 집을 떠나 언니와 자취 했는데 밥을 하고 청소를 하는건 언니 몫이었다. 아무도 내게 밥을 하거나 청소를 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언니는 결혼초에 잠시 고생을 했지만, 지금까지 전업주부로 세 아이를 키우면서 마음껏 누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만약 언니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살고 있다면 미안했을 것이다. 

 

소설 '선화'는 작가의 전작에 비해 많이 부드러웠고 많이 따뜻했다. 여전히 소외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다루었지만 극한 상황으로 치닫기 보다는 적절한 수위를 조절하며 해피앤딩의 결말을 맺었다. 화염상모반을 앓고 있는 선화는 오른쪽 얼굴이 검붉은 반점으로 뒤덮여있어 어릴때부터 숨어 지내는 아이였다. 선화가 겪었을 상처에 마음 아팠다. 내 오른쪽 다리에도 제법 큰 선홍빛 반점이 있다. 한때는 수영장 가는 것을 꺼려했고 미니 스커트를 입을때면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를 듬뿍 바르고 다녔다. 가끔 얼굴에 붉은 반점이 있는 사람을 보면서 그나마 나는 잘 보이지 않는 다리에 점이 있음을 감사했다. 혹시 유전일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태어났을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몸에 붉은 반점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선화는 학교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할머니에게도 구박받는 천덕꾸러기였다. 가족 앞에서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착하게 굴던 언니는 선화만 있는 자리에서는 이중인격자가 되어 선화를 구박하고 모질게 대한다. 선화의 가방에 책을 빼내고 화침으로 채운 날, 선화는 그 화침으로 언니 얼굴에 큰 상처를 남긴다. 그나마 선화를 보듬어주고 위로해주던 엄마는 자살을 한다. 선화는 엄마가 하던 꽃집을 운영하며 독학으로 꽃꽂이를 배우고 제법 예쁜 꽃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기쁨을 준다. 영흠에게 풋사랑을 느끼기도 하지만 선화 곁을 지키고 있는 왜소증의 병준이와 한줄기 햇살이 비친다. 불 같은 사랑은 아니지만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따뜻한 사랑이 서로에게 필요하다. 언니와의 관계도 조금씩 회복되며, 꽃을 통해서도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책이 얇아 몇시간만에 다 읽었지만 오랜 여운이 남는다. 언니, 가족, 상처에 대해 잠시 생각해본다. 아이, 신랑 등 내 가족만 챙기기보다는 주변의 소외받는 사람들을 더 따뜻하게 안아 줘야겠다는 긍정의 에너지도 생긴다. 얼마전 중앙도서관 강연회에서 들은 "남의 장점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내 장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박웅현 CD(Creative director)의 말도 떠오른다. 선화가 성형수술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현재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것이라는 믿음이, 희망이 생긴다. 

 

작가는 꽃집을 운영하는 선화를 통해 여자의 로망인 '꽃집아가씨'의 꿈을 이룬듯하다. 하늘거리는 연분홍빛 리시안셔스, 보랏빛 수국, 노오란 프리지아, 장미를 닮은 크림색 라넌큘러스를 조합한 다발은 생각만으로도 사랑스럽다. 책을 덮고나니 꽃을 선물 받고 싶어진다. 아니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것이 좋겠다. 

 

문득 언니가 보고 싶다. 지금도 내게 한없이 베풀어주는 희생적인 언니. 내가 하나를 주면 둘, 셋을 해주는 착한 언니. 나는 지금도 언니에게 옷이나 가방을 사달라고 투정 부린다. 나보다 해외를 더 자주 나가는 언니 모습이 보기 좋다. 얼마전 터키 여행을 다녀오면서 내 선물도 챙겨왔다는데 핑계겸 이 책이랑 꽃다발 사들고 찾아 가야겠다. 언니야 사랑해! 늘 내 편으로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pek0501 2014-10-08 14:01   댓글달기 | URL
세실 님은 좋겠다.ㅋㅋ 저도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릴 땐 여동생이 있는 친구가 부럽더니 이제 나이 먹고 보니 늘 내 편이 되어 줄 것 같은
언니가 있는 친구가 부러워요. 세실 님은 그런 언니도 있고 무슨 복이래요...

저는 다리가 마르고 못 생겨서 미니스커트를 못 입으니 세실 님처럼 파우더 바르고라도 입을 수 있는 게 부럽네요.
정말이에요.

에세이를 읽느라고 소설을 못 읽었는데 저도 소설을 읽어야겠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세실 2014-10-08 16:54   URL
언니가 있는것도 참 복이죠?
울언니는 부모님께도 저에게도 참 잘해요. 정도 많고, 배려심도 깊고.....
제가 복이 참 많죠?
딸내미가 `엄마는 좋겠다. 언니 있어서....`하는데 찡하네요.

이런....파우더가 지워져서 옷에 얼룩이 묻어나고, 오후 되면 파우더도 다 지워진답니다. 사람들이 ˝어머 그거 뭐야? 멍이야?˝ 하면서 유심히 볼때 ˝아냐 점이야....˝ 하면 측은하게 바라보는 눈길도 싫었어요.

이제는 뭐 핫팬츠에 당당히 맨 다리도 드러내고 다닌답니다^^

다락방 2014-10-08 15:26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글은 평소의 페이퍼에서도 느끼는 거지만 참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쉽게 읽히는 터라 아, 역시 도서관장님은 글쓰기부터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이 책을 읽고 기본적으로 `따뜻해졌다`는 의견을 같이하지만 바깥으로 표현해내는 바는 저와 이토록 다르네요. 잘 읽었습니다, 세실님.

세실 2014-10-08 16:57   URL
어머 감사합니다^^
요즘 서평쓰기에 한계를 느꼈거든요. 매일 똑같은 스타일도 식상했구요.
나름 쉽게 쓰려고는 노력했답니다. 난해한 단어를 싫어해요.
전 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맛깔스럽게, 감정도 풍부하게 잘 쓰시는구나 부러웠답니다. 가끔 욕이 튀어나올땐 웃기도 하면서....그만큼 솔직하신거죠.
우리 서로 윈윈하는 사이? 아 힘나라~~~~

수퍼남매맘 2014-10-08 18:25   댓글달기 | URL
제 이름이 책 제목이라니... 꼭 봐야겠는 걸요.
세실 님 언니 이름과도 같다니 반갑네요.
이름 때문에 제 별명이 선화공주잖아요. ㅎㅎㅎ

세실 2014-10-10 09:51   URL
동명이면 더 와 닿으실듯요^^
언니 이름도 선화, 제게 붉은 반점이 있어서인지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어요.
울 언니 별명도 선화공주^^ 지금은 아닌듯요 ㅋㅋ

2014-10-08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0-10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4-10-09 12:39   댓글달기 | URL
코끝이 찡해져요. 저도 연년생의 여동생이 있는데 저는 관계가 역전되서 여동생이 저한테 양보도 많이 하고 베풀기도 많이 하고... 그런 언니가 있는 세실님이 한없이 부럽기도 하고 저도 그런 존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고 갑니다.

세실 2014-10-10 09:56   URL
그쵸? 저도 몸에 점이 있어서인지 얼굴에 상처 있는 사람 보면 유독 마음이 쓰여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울 언니는 정말 천사예요. ㅜㅜ
그래서 더 복을 받는다는 생각도 합니다. 전 좀 이기적이거든요.
블랑카님은 말씀만 그렇지 동생한테 잘하실듯요. 따뜻하시잖아요~~~

hnine 2014-10-09 12:48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소설이 나왔네요 ^^ 사러가야지~
가족. 모든 문제와 상처의 근원이자 치유의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 수위가 좀 부드러워졌다는 말씀에 휴, 안도의 숨도 내쉬면서, 또 한편 그녀만의 개성이 어떤모습으로 달라져있을까 궁금증도 생겨요.

세실 2014-10-10 09:57   URL
이 책은 전작보다 훨씬 부드럽고 따뜻해서 좋아요.
나이가 들어가며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는 여유도 생기죠. 나이 먹는 기쁨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외계층의 아픔을 포장하지 않고 민낯으로 드러내요^^

순오기 2014-10-10 06:06   댓글달기 | URL
세실님과 작가님 만나기 전에 이 책을 읽고 가야겠네요.
작년에 사인본 받은 <환영>도 몇 달이 지난 후 읽었는데...

세실 2014-10-10 09:58   URL
제가 그 날 사드릴까 했는데 미리 읽고 오시면 더 좋을듯요.
그날 이 책으로 토론해도 좋겠어요^^
이 책은 얇아 마음만 먹으면 금방 읽어요.
아 바람직한 5공주 모임. ㅎㅎ

프레이야 2014-10-11 11:35   댓글달기 | URL
ㅎㅎ 바람직한 선 자매
저도 읽고 갈게요. 언니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해요. 난 맏이라..
그나저나 언니분 터키 잘 다녀오셨네요. 터키 요즘 급감이래요, 위험해서.
12월초 예정하고 있는데, 어째야될지... 그땐 나아지려나..

세실 2014-10-13 09:58   URL
그쵸? 여동생도 좋지만 언니가 있으면...막 투정도 부리고, 의지가 되요^^
받아도 덜 미안하고. ㅎㅎ
그렇구나. 울 언니는 성격이 굉장히 낙천적이랍니다. 그런거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ㅎ
고 2 딸내미 두고 형부랑 같이 9박 10일로 다녀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