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레져 >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 1

A부터 Z까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키워드로 본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 [1]

날아라! 마법의 모험담, <하울의 움직이는 성>

미야자키 하야오의 9번째 장편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18살 소녀 소피가 황무지 마녀의 저주로 90살 노파로 변하고, 젊은 마법사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청소부로 취직하면서 시작된다. 소피, 마법사 견습생 마르클과 저주에 걸린 허수아비, 불의 악마 캘시퍼로 구성된 대안가족은 괴조(怪鳥)로 변신해 전쟁터에 뛰어들어야 하는 ‘집주인’ 하울의 운명에 얽혀들고, 그 운명론적 모험 속에서 소피는 90살의 지혜를 익히며 성숙해간다. 이것은 언뜻 익숙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험담이다. 하지만 그 모험담은 예전과는 조금 다른 듯도 하다. 주인공들은 이제 종종 변덕을 부리거나 우울해하고, 마법의 힘으로 외모를 바꾸거나 세상을 움직이려 들며, 그들을 품고 가는 이야기는 가끔 엉뚱한 곳으로 새어나가버린 다음 느긋하게 한참을 머물다가 본궤도로 돌아온다. 미야자키는 이제 “살아라!”(<모노노케 히메>)라고 부르짖지도 않고 “네 이름을 소중히 여기며 살라”(<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며 교훈을 던져주지도 않는다. 대신에 “이제는 지켜야 할 것이 생겼다”라고 간접적으로, 혹은 “사랑한다”며 상대를 향해 돌진하기도 하고, “나이가 드니 영악해진다”며 슬그머니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거나 “마음은 원래 무거운 것”이라고 말해놓고도 잠시 뒤에 “원래 사람 마음은 언제나 변하니까”라며 변덕을 부린다. 미야자키의 영화들에서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는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으며, 주제의식은 조금씩 무게를 덜어가는 듯하다. <하울의…>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영감님의 베갯머리 동화처럼 편안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모든 것을 온전히 지녔으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창문 역시 조심스레 열어 보이는 <하울의…>에 담긴, A부터 Z까지 26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의 흔적들을 되살펴본다.


Alice in Wonderland(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마찬가지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한 소녀가 마법에 걸려 낯선 장소로 떨어져 내린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식 플롯 구조를 지니고 있다. 권선징악의 결말이 없이 소녀의 꿈을 꾸는 듯한 모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루이스 캐럴의 은유로 가득 찬 세계의 영향력을 읽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주변 캐릭터들에서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를 읽어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전작 <센과 치히로…>의 캐릭터들은 ‘하트의 여왕=유바바, 공작부인의 돼지로 변한 아들=돼지로 변한 유바바의 아들’로서 대구를 이루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빠져나온 듯한 개구리 시종이 등장하기도 한다.

Beldame(노파, 못된 노파, 마귀할멈, 할머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에는 아버지의 존재가 없다. <천공의 성 라퓨타>와 <하울의…>에서는 아버지가 이미 죽은 것으로 설정되어 있고, 나우시카의 아버지는 도중에 군대에 목숨을 잃게 되며, 그외의 작품들에서도 아버지의 존재 자체가 거론되지 않거나 있더라도 주인공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를 대체하는 것은 어머니상이거나 그보다도 더 빈번하게 등장하는 할머니상이다. <하울의…>에서 90살 노파로 변해버린 소피는 꼬마 견습생 마르클과 하울의 대체 어머니 역할을 수행하고, <천공의…>의 해적대장 도라나 <센과 치히로…>의 마녀 자매는 주인공을 강하게 성장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것은 페미니즘적인 의도라기보다는 미야자키가 그려내는 세계관(자연이 모성이며 여성의 근원적 힘이 세계와 남성을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Castle(성)
<하울의…>에서 가장 압도적인 스펙터클은 ‘움직이는 성’ 그 자체다. 마치 군함을 해체해 재조립한 듯한 외양에 증기를 뿜어내며 네 다리로 걸어다니는 이 괴물은 다이애나 윈 존스가 글로 이미지화했던 미끈한 유럽식 성과는 다른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사실 미야자키의 필모그래피에서 성(城)이라는 제목이 직접적으로 인용된 영화만도 본작을 포함해 <루팡 3세-카리오스트로성의 비밀> <천공의 성 라퓨타>까지 세 번째이며, 성체가 등장하는 영화들(<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모노노케 히메> 혹은 <센과 치히로…>에서 유바바의 온천여관 ‘아부라야’)을 포함한다면 전체 필모그래피의 절반을 넘어선다.

Disney(디즈니)
<모노노케 히메>부터 지브리는 미국 배급권을 디즈니에 이양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계약일 뿐 지브리는 여전히 ‘독립성’을 지니고 있는 상태이며 합작 애니메이션 제작의 계획은 전무하다. “디즈니는 부모가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고, 미야자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든다.”(뫼비우스, 프랑스 만화가)

Ecologism(생태주의)
“나는 생태계의 한 부분으로서 인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서는 영화를 만들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울의…>에서도 자연은 전쟁의 화염으로 가득한 문명에 대비되는 메타포를 지니지만, 생태주의라 일컬을 만한 미야자키의 목소리가 가장 두드러졌던 작품은 아마도 <모노노케 히메>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죽어버렸으면’을 외치며 파멸로 치닫는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신세기 에반게리온> <최종병기 그녀>)의 급진적 생태주의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혁명이나 문화적 패러다임 교체만이 파멸로부터 지구를 구한다고 믿는 급진적 생태주의와 달리 미야자키의 생태주의는 문명과 자연 사이에서 투쟁하는 인간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라’(生きる)는 조언을 던지기 때문이다.


 

출처 : 씨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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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12-2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검색했더니 책이 없어서..사서 볼까 생각중입니다^^;
 

 강철의 연금술사 9권;
12월 15일에 나왔다고 나오네요;;=_ =;;
왜 아무도 얘길 안해줬을까!!
흠;;뭐 그럴만도 한게 평소에 내가 다 알려줬으니;;

 

그래도 20세기 소년은 제때 알아차렸는데...얼른 주문을-_ -a;;
 
올해는 그만 지르기로 했는데;; 자꾸 에러가 나는군요.
일주일만 참고 내년에 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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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chaelpaulus.com/gallery/character-Skeletons

 









저런 뼈그림; 좋아하는;;

파워퍼프걸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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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12-22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엽기군요ㅠㅠ

stella.K 2004-12-22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바람구두 2004-12-22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어요, 흐흐

하얀마녀 2004-12-22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urblue 2004-12-22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어룸 2004-12-22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하하~~~ 퍼갑니다~~!! ^ㅂ^

▶◀소굼 2004-12-22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피카츄 꼬리는 항상 저 모양이었나요?; 뼈가 저러니;; 정말 뼛속까지 번개;

panda78 2004-12-2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카츄가 제일 놀라워요. 흐흐흐.

2005-03-1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고네요~크크~ 저도 퍼갈께요!
 

아다치 미츠루의 인기만화 '터치'가 실사영화로 만들어진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의 메이저 영화배급사인 토호영화사가 13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터치'가 영화화된다고 발표했다고 14일 일제히 보도했다.

만화 '터치'는 1981년부터 1986년까지 일본 만화잡지 소년선데이에서 연재된 아다치 미츠루의 대표작. 1985년에는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시청률 32.9%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국내에는 대원씨아이에서 발간한 26권짜리 라이선스판 만화로 소개됐다.

'터치'는 쌍둥이 형제 타츠야와 카츠야, 소꿉친구 미나미를 주인공으로 세 사람의 미묘한 삼각관계를 다룬 작품. 고교야구 선수이던 동생 카츠야가 사고로 숨진 뒤 동생과 미나미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야구를 시작하는 타츠야와 갑작스레 리듬체조 스타가 되는 미나미의 이야기가 중심 축을 이룬다.

여자 주인공에는 영화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여자주인공 아키 역을 맡았던 나가사와 마사미가 캐스팅됐으나 쌍둥이 형재 타츠야와 카츠야를 맡을 남자배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개봉돼 잔잔한 인기몰이를 했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누도 잇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roky@mtstarnews.com

http://news.empas.com/show.tsp/20041214n10215/

올해 말이면 볼 수 있으려나...만화책도 다시 봐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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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4-12-1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주인공들도 주인공이지만, 개성있는 조역들을 누가 맡을 지 궁금하네요.

▶◀소굼 2004-12-16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뭐 일본에도 멋진 조역분들이 많으니까;
 

오프에선 어제 풀렸다죠. 알라딘에서도 오늘 올라왔군요.

갑자기 표지가 환해져서 놀랐네요;








모두들 잘 계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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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1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 오랜만입니다.

너무너무 반가워요.^^

▶◀소굼 2004-12-1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이 일등;으로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로드무비 2004-12-1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바쁘셨나요?

▶◀소굼 2004-12-1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도서관에선 '10초도 자리에 앉을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할정도로...

집에선 피곤해서 일찍자거나 그랬구요. 몸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고^^; 올해 특히나 추위에 약한 모습;

로드무비 2004-12-12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저도......

얼마전 무슨 인터넷서점에서 전질 장만했어요.

그리고 소굼님, 건강 조심하세요.

맛있는 음식 챙겨 드시고요.

▶◀소굼 2004-12-12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그러는게 정신건강에 좋지요^^;

로드무비님/네;맛난 음식 있어도 별로 안땡겨서^^;;

Laika 2004-12-12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 출석률이 너무 저조해서 이젠 안놀러오려 했는데, 많이 피곤하시다니...할말이 없군요... 전 올해 살이 좀 찌니 덜 춥군요... (이 많은 살 언제 다 뺍니까? ㅠ.ㅠ)

▶◀소굼 2004-12-12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안놀러오신다고 해도 할말이 없군요;;잘못했으니;;

날풀리면 빠지지 않을까요; 오토몸매프로그램;;

panda78 2004-12-13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 저도 컴백했어요. ^ㅂ^ 반가워요-

▶◀소굼 2004-12-14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도 잘하셨어요:)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