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놀이 책>을 쓰기 위해서 심리학 책을 100권도 넘게 읽은 것 같다. 

심리학책을 읽어야겠다는 필요를 느낀 것은 2011년 인천 서구도서관에서 학부모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독서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접근했는데, 대부분이 엄마 아빠인 수강생들은 배우자와 다툰 이야기, 아이들 걱정을 더 많이 이야기했다. 


나는 직관적으로 이 주제가 독서보다 더 본질적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독서고 학습이고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심리학 책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고전 심리도 읽고 육아서라 부르는 심리학 책도 읽었는데, 가장 좋은 영향을 받은 것은 고전의 반열에 오른 심리학 책이었다. 




아동심리학과 육아서에 가장 큰 불만은 위에 열거한 매슬로에게 느낀 큰 만족과 같은 주제다. 

매슬로는 인본주의 심리학, 또는 제3심리학의 창시자이며 철학자이기도 하다. 

매슬로를 통해서 철학과 심리학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으면 자녀 교육은 완성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국내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육아교육 전문가, 아동 심리 전문가들의 책을 읽어보면 심리학적 지식은 얻을 수 있지만, 철학적 바탕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책의 저자들은 자식들을 잘 키웠지만, 그것은 인생을 살며 몸소 경험한 철학일 뿐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보편타당한 철학적 바탕에 심리학 지식을 올려놓아야 한다. 


이런 책을 읽어야 부모의 마음 속에 자녀에 대한 철학이 자리잡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 때 부모들이 보는 가장 큰 피해는 육아 전문가, 육아 전문서, 아동 심리학자들에게 계속 의존해야 하고, 계속 끌려다녀야 하고, 그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오랜 옛날부터 자녀에 대한 교육 철학은 '접붙이기'와 같다. 철학이 샘물과 같은 역할을 하고, 부모님들은 샘물에서 물을 떠간다. 물이 부족할 때마다 언제나 샘물에 찾아와서 물을 깃고 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오늘날의 아동심리학과 육아교육 분야는 누군가 '샘물'을 소유해 날마다 사용료를 받는 것과 같다. 이 모습, 어딘가에서 봤던 것 같지 않은가? 바로 사교육과 비슷한 틀이다. 아이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 날마다 월마다 사교육에 비용을 내야 하는부모님들의 신세를 생각해 보라. 당장 다음 달 시험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사교육이라는 몰핀을 사야 할 수밖에 없고, 몰핀을 주입할수록 아이의 영혼이 쪼그라드는 악순환. 그리고 만성적인 구조화. 게임의 딜레마에 빠져서 발을 뺄 수조차 없는 딱한 처지. 이것이 대한민국의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다. 


생각해보면 아주 거대한 주제이지만, 2005년부터 10년 가까이 매달리다 보니 조그만 구멍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공포'의 연막탄을 제거해서 가족과 아이들이 밑바닥까지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접붙이기'를 통해 저마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기 가족의 교육철학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문학과 철학과 심리학이 한순간에 섬광을 비춰야 가능했다. <책 놀이 책>은 기본 틀이 동화라는 문학으로 되어 있고, 여덟 가지 책놀이에는 심리학적 장치가 담겨 있다. 그리고 이것을 아우르는 것은 철학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어렵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재밌게'와 '쉽게'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문장을 깎고 깎아냈다. 괴로운 작업이었지만, 육아와 자녀 교육에 대한 철학을 세웠다는 데 대해서 보람을 느낀다. 


아동심리학 책과 육아서를 읽는 부모님들께 이 점을 부탁드리고 싶다. 전문가와 전문서에 의존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의존하는 순간 가족의 웃음이 줄어든다. 가족의 웃음은 아빠 자신, 엄마 자신, 아이 자신 안에서부터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만큼은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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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3-04-1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내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육아교육 전문가, 아동 심리 전문가들의 책을 읽어보면 심리학적 지식은 얻을 수 있지만, 철학적 바탕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책의 저자들은 자식들을 잘 키웠지만, 그것은 인생을 살며 몸소 경험한 철학일 뿐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보편타당한 철학적 바탕에 심리학 지식을 올려놓아야 한다. "

최근 들어 육아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철학적 바탕에 심리학 지식.. 바로 이것이었네요. 읽으면서도 저자와 공부한 내용에 따라 방향이 틀려져서요.

승주나무 2013-04-22 07:19   좋아요 0 | URL
rainaroma 님//철학적 바탕에 심리학 지식을 쌓기 위해서 저도 한참 달려야 할 것 같아요. 읽는 사람의 배경에 따라서 또 엄청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