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노동자의 치유를 위한 남자어른들의 놀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거든요.

어떤 책을 읽어보면 참고가 될까요?"




어떤 분이 내가 쓴 <책 놀이 책>을 보시고 하신 질문이다.


하지만 나는 차마 이 책을 추천드리지는 못했다.


이 책은 소통을 힘들어하는 가족들과, 독서를 어려워하는 아이를 위해서 쓰여졌기 때문이다.


질문을 하신 분에게 좀 더 도움이 되려면 구체적으로 답변을 드릴 필요가 있었다.


현장노동자의 치유를 위한 놀이라면 치유적 의미의 책과 놀이적 의미의 책이 필요하다.


치유적 의미의 책은 많이 있지만, 놀이적 의미의 책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치유'의 관점에서 책을 추천해 드렸다.























"그렇다면 세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행복한 놀이대화> 전체와 티모시 윌슨의 <스토리> 1장, <사회성 발달 보고서> chapter 6 '회복력이 뛰어난 아이' 부분을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 다음이 <책 놀이 책>이니까 네 번째로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행복한 놀이대화>는 놀이치료 전문가인 신정아 박사가 쓴 책이다. 

아이들의 마음에 접근하는 방법으로서의 '놀이'라는 언어를 처음으로 알려준 분이다. 

책의 내용도 무척 현실감 있어서 <채 놀이 책>을 쓰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외국 유학하면서 얻은 최신 정보와 전수 받은 놀이들이 많이 담겨 있다. 

질문을 하신 분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스토리>와 <사회성 발달 보고서>는 상처를 받은 사람에 대해서 접근하는 덕목을 알려주지만 그것이 책의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부분 항목을 별도로 추천을 한 것이다. 

티모시 윌슨은 사회심리학자로서 story editing이라는 요법을 개발했고 사회 문제에 대한 독특한 해법으로 많은 해결 사례를 만들어낸 분이다. 특히 9.11이 발발했을 때 '속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글로 회고하는 방식의 치료 요법을 제안했다. 미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해도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드러났던 CISD(Critical Incident Stress Debriefing, 위기 상황 스트레스 해소 활동)보다 비용도 저렴하면서 치료 효과는 훨씬 높은 방식은 현장노동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사회성 발달 보고서>에도 9.11로 부모를 잃은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나온다. 


모든 어른들은 대부분 노동자로서 살아간다. 시간도 돈도 없어서 가만히 앉아서 수행을 닦을 수 없는 속세인인 우리들은 유년시절의 특징과 성향, 심지어 결함까지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이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노동자 어른에게 접근하더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얼마 후 책을 추천받은 분으로부터 댓글을 받았다. 


"어제 댓글로 추천해주신 책 네권 모두 구입했어요. 어느 세월에 다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한거 있으면 물을께요. 일단 다리 뻗을데 찾은거 같아서 마음은 좀 편해요. 고맙습니다^^"


빠른 실행력을 보이시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런 마음이 들면서도, 내 말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무섭기도 하다. 책을 좀더 깊이 끌어안아야 제대로 된 추천을 할 수 있으니 오늘도 책을 깊이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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