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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할수록 사라진다는 상상력은 장자에서 처음으로 보았는데, 마이너 필링스에서 이런 식으로 다시 만나니 신선한 충격이다

이런 종류의 서비스(네일숍) 업종에서 유능하다는 평을 들으려면 너무 능숙해서 사람의 존재가 아예 안 보일 정도여야 하는데, 이 소년은 애초에 글렀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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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드서클이라는 장르명도 처음 듣거니와 이렇게 힘이 센 에필로그는 처음이다. 장르소설은 매력적이구나!

낮밤의 구별이 없는데도 이 지하 건축물만큼 시간의 흐름이 무겁게 느껴지는 곳도 없었다. 건물 자체가 물시계 비슷한 느낌이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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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가 귀족적인 사회였다는 설명이 그대로 이해된다. 평민도 귀족적이었고 천민도 귀족적이었다.

유교는 아래로 침투하면서 평민이나 노비에 대해서도 양반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 대한 문화적 지침을 제공하였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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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작품은 마음속에 씨앗을 심는다


제주4.3 다큐멘터리 <돌들이 말할 때까지>를 보고 왔다. 좋은 영화의 첫 번째 조건은 마음속에서 계속 자라고 움직이는 것이다. 마치 마음에 씨앗을 심어 놓은 것처럼. 처음에는 심심하고 밋밋한 느낌이었다. 김경만 감독은 조사원들과 생존자 면담에 동행하면서 개입을 최소화했다. 거의 0에 수렴하는 개입이었다. 다섯 명의 할머니가 주인공이었다. 여성 영화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다큐를 보면서 생각이 계속 나아갔다. 뭔가 불필요한 것이 제거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이 글은 바로 제거된 것에 대한 이야기다.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무엇이 제거되었나?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4.3 생존자 할머니 다섯 분의 이야기를 따라서 이어진다. 전주형무소에 도착했을 때 모두들 기뻐했던 모습이 참으로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갇혀 있는 기간이 짧으면 석방 후 끌려가서 총살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안 갇힌 것보다 갇힌 것이 낫고, 짧게 갇히는 것보다 길게 갇히는 것이 낫다. 집보다 감옥이 더 안전한 역설을 제주 4.3이라는 사건이 아니라면 상상할 수도 없다.

나는 제주4.3에 대한 재현 또는 작품화에서 과잉된 감정과 목소리, 해석이 불편했다. 특히 남성 생존자의 증언을 듣다 보면 시국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학살의 불가피성 등이 개진될 때가 많다. 사건에 대한 해석은 자유이지만, 해석이 일어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이미 해석을 해버린 상황에서 제주4.3을 생각하게 된 순간은 마치 내 생각을 빼앗긴 것 같은 기분까지 든다. 그것을 요새말로 "답정너"라고 할 것이다.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답정너가 없다. 일체의 해석과 개입을 줄이고 생존자의 이야기에 충실하다. 그래서 사건이 사람을 압도하지 않는다. 이제는 사람의 이야기가 더 커져야 한다.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온전히 큰 목소리로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상황논리, 국제정세, 정치, 이념 등이 간섭했기 때문이다.

삶에 집중한다는 것은 제주4.3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국제정세나 시국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사람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하는 데 성공하면 시국도 정치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의 이야기가 튼튼한 바탕을 이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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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들의 섬>을 두 아이와 함께 극장에서 보려고 했었다니! 


형식만 애니메이션이었을 뿐 1995년 개봉작인 <세븐>과 세계관과 분위기가 거의 비슷하다.


 '정치권력'에 대한 인식이 조잡하기는 하지만 세계관과 인생관은 매우 풍부하고 깊다. 


특히 여성과 암컷 캐릭터가 빛나는 영화


개들이 소각장 입구로 들어가던 순간 울 뻔했지만, 

소각장 기계가 고장나서 살아남아서 얼마나 안도했는지. 

역시 인간은 정확하기보다는 게으른 게 좋고, 

기계는 고장이 좀 나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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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7-26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세븐>이라고...? 보고 싶네.

그곳은 어떠니?
날씨 예보를 보면 제주도가 제일 기온이 낮던데...
울나라는 아프리카보다 더 덥다고 하더군.
작년도 덥다고 했는데 작년에 비할 바가 아닌 것 같아.
건강 조심해라.^^

승주나무 2018-07-26 10:43   좋아요 0 | URL
밤에가 더 더워요~~ 세븐에 잊지 못할 대사가 있죠.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애를 낳을 수 있겠어? 암캐가 똑같은 대사를 사랑하는 개에게 하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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