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보름동안 총 24면 의견광고, 단독광고 참여단체는 14개에 달해

6월 보름 동안(6/2~6/14일)경향신문 독자들의 의견광고를 분석해 봤다.  총 24면(전면광고 1건)의 하단광고에 독자들의 의견이 쇄도했으며 단독으로 하단광고를 게재한 단체는 14개였으며 miclub은 두 번이나 의견광고에 참여하거나 단독으로 광고를 게재하였다. 명의는 대학동문과 다음카페, 싸이클럽,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가 주를 이뤘으나 네이버 카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향신문 2면에 마련된 '경향 독자게시판'에 크고 작은 목소리로 의견광고를 올린 것이 11일이나 되었다. 특히 6월 11일의 경우 1면 하단, 2면 독자게시판, 3면 하단, 7면 전면 등 총 4건의 의견광고가 올라가기도 했다. 경향신문에 의견광고를 게재한 현황은 아래의 표와 같다.

일자

면수

형식

명의

6/2

1

하단

소울드레서(다음카페)

-

2

-

독자게시판

-

11

-

82cook나사모, DVD Prime, miclub, ppomppu, slrclub

3

1

-

시민광장

-

2

-

독자게시판

4

1

-

miclub

-

2

-

독자게시판

5

2

-

독자게시판

6

1

-

복음주의(싸이클럽)

-

2

-

독자게시판

7

1

-

서울대학교 재학/졸업생

-

2

-

독자게시판

9

1

-

화장~발(다음카페)

-

2

-

독자게시판

10

1

-

구봉숙의 도시탈 출팬클럽

-

2

-

독자게시판

11

1

-

한류열풍사랑(다음카페)

-

2

-

독자게시판

-

3

-

KBS프로듀서협외 소속 PD들

-

7

전면

성균관대 동문/재학생

12

1

하단

한전 노동조합(민영화반대 의견광고)

-

2

-

독자게시판

13

2

-

독자게시판

14

1

-

고 이병렬 민주시민장 집행위원회

<6월 2일~14일 동안 경향신문에 의견광고를 게재한 현황>

의견광고의 수요가 넘쳐나서 그런지 경향신문은 메인에 의견광고에 대한 팝업 안내를 올려놓았다.



<경향신문은 의견광고가 봇물을 이루자 따로 안내표를 메인 팝업에 게재하였다>


독자들의 재기발랄한 의견광고 열전

경향신문의 의견광고는 양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얼굴없는 독자에서부터 실명을 게재한 독자에 이르기까지 메시지의 깊이는 물론 위트도 흘러넘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을 공개한다.

민주우산 판매업자인 옥션 아이디 'bk0649'는 "민주주의 핵우산! 경향! 아자~"라는 의견광고를 보내며 의견광고인지 그냥 광고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영리한 광고를 내보냈다. 82cook나사모, DVD Prime, miclub, ppomppu, slrclub가 공동으로 게재한 의견광고에는 "대한민국이여, 가슴에서 불을 꺼내라!"였다. 이명박 정부의 안하무인 식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촛불을 들고 직접행동에 나서라는 촉구다. 6월 3일 시민광장의 하단광고에는 "고시가 철회되지 않으면 당신이 철회됩니다"는 의견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6월 3일> 경향신문 1면 하단에 시민광장이 실은 의견광고 중 "고시가 철회되지 않으면 당신이 철회됩니다"는 카피가 돋보인다.>

"잔혹한 지성과 우아한 비폭력으로 2MB를 규탄한다"(6월6일자 독자게시판) 같은 우아한 의견도 보였다. "역사를 순식간에 20년 이상 후퇴시킨, 당신은 역시 불도저! 폐차장으로!"(6월 13일 독자게시판)는 이명박 대통령의 불도저 식 정책은 현재에는 어울리는 않는다는 강력한 뜻을 보여준다.
"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한다"(6월7일 하단1면)는 의견광고는 현재 국민들의 의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가 당국의 눈높이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것을 역설했다. 성균관대 동문ㆍ재학생의 전면광고에서는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순자 왕전편>의 문구를 인용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계속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면 자리를 보존하지 못한다는 강력한 경고다.


<"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한다"는 의견광고는 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욕구가 현 정부와 깊이 괴리돼 있음을 보여준다.>

"대통령은 당장 청계천으로 나오시오!"는 국민들의 성난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준엄한 경고로 들린다.


<"대통령은 청계천으로 당장 나오시오!"라는 의견광고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현 정부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6월 11일자 1면의 하단광고에서는 미국쇠고기 협상무효,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한반대대운하 반대, 공권력남용 반대, GMO식품 반대 등 포괄적인 분야에 대한 의견을 망라했다.>



<6월 5일 '사진을 사랑해서 모인 평범한 소시민 70명의 외침'이라는 제목으로 작은광고주들의 진심어린 목소리들이 빼곡이 올라와 있다>


먹거리와 관련된 재미난 의견광고도 인상적이었다.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거신을 섬기는 시흥 걸신들, 6월 12일 독자게시판)과 "우리 소중한 고객님들의 입에 미친소 한점이라도 들어가면 가만 안두겠소"(ACO, 6월 12일 독자게시판), "소고기 넣은 미역국... 생일날 먹고 죽을 걱정해야 하나요?"(영화동 수정이네, 6월 5일 독자게시판), "고기 한번 먹고 10년 사형선고 받고 싶지 않습니다"(상경 5년 권지혜, 6월 5일 독자게시판), "미친소 먹구 미치라는 겁니까?"(효경아빠 삐돌군, 6월 5일 독자게시판)이 그것이다.


분야별 맞춤 광고 열전

의견광고 중 일정한 공통점이 있는 내용도 있었다. 광우병이 가족, 특히 아들딸의 미래와 관련된 공포이기 때문에 가족 단위의 의견광고가 많았다. 그 외에도 언론에 대한 의견광고나 종교에 대한 의견광고도 적지 않았다. 이번 사안이 단순히 광우병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언론, 종교, 교육, 정치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와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분류별로 모아 봤다.


- 가족 단위의 의견광고
 
"엄마 아빠는 민아랑 윤아를 사랑해"(촛불을 지지하는 조병구ㆍ윤희영, 6월3일)
"우리의 딸 리수가 안전한 쇠고기를 먹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리수 엄마 아빠 현정 종무,6월3일)
"뿡뿡이네 가족도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합니다" (우영ㆍ윤주ㆍ서준, 6월3일)
"대통령 할아버지! 광우병 쇠고기 진짜 싫어요. 우리 엄마 아빠도 먹기 싫데요. 그래서 엄마 아빠랑 도 촛불하러 나갈꺼에요."(6월 5일자 독자게시판)
"사랑하는 두 딸 정아ㆍ정연이의 미래를 위해 이명박 정권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합니다."(송용주ㆍ전은숙, 6월11일)
사랑하는 부모님 주변에는 건강한 쇠고기만 유통되기를(노총각 막내 재훈, 6월5일)
어머님~ 광우병 문제 해결되면 장가갈께요. (노총각 정우씨, 6월5일)


-주언론에 대한 의견광고

"민주언론 없이 민주정부 없다. 사이비신문 끊고 정론지를 읽읍시다!"(6월4일자 독자게시판)
"진실을 지키는 바른 언론 경향, 한겨레, MBC, 다음(아고라),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시사IN을 응원합니다. 국민의 촛불은 공정한 KBS, MBC와 늘 함께 하겠습니다"(6월13일 독자게시판)
"시대의 나침반 희망언론 경향신문"(6월7일자 독자게시판)
"경향에 미래를 맡긴다"(6월9일자 독자게시판)
"올바른 언론이 세상을 바꿉니다!"(이중권/송난호, 6월10일 독자게시판)
"조중동 거부하는 우리 국민이 자랑스럽습니다."(englishmania.net 지사 일동, 6월 11일)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Florence Jieun, 6월 12일)


- 종교 관련 의견광고들

"그가 믿는 예수님은 수구기득권들을 질책하시고, 가난한 자와 함께 하셨습니다."(6월2일 독자게시판)
"이명박 정권은 '여로보암'의 길에서 돌이켜 '다윗'의 길로 행해야 합니다."(부천예인교회 이진오 전도사, 6월3일)
그가 믿는 예수는 사람들에게 참 생명을 주시러 오셨습니다.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현 장로 대통령의 오만한 정책에 반대합니다. (모리 씨, 6월 3일)
"김 목사님, 추 목사님, 그리고 이 장로님 촛불 모임에 초대합니다."(목사 박원홍, 6월 10일자 독자게시판)


- 교육관련 의견광고들
"0교시 우열반 편성 반대!! 어둠 밝힌 어린 촛불들과 함께 행복한 교실을 만들어 가겠습니다"(참여소통교육모임, 6월10일자 독자게시판)
"미친소! 미친교육! 국민이 싫다잖아! 쩐다 쩔어!"(꽃망치와 아가씨들(高3-6), 6월11일자 독자게시판)
광우병 미친소 안돼! 경쟁교육, 미친교육 절대 안돼!"(전교조 충남지부 온양중학교분회, 6월 11일)


★ 이밖에 경향신문의 의견광고에 대한 다양한 내용은 http://jagong.sisain.co.kr/119 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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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6-1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구 하나 만들어보시죠. 큭큭.

순오기 2008-06-15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이디어가 반짝입니다~ 이런 국민을 상대하는 2MG 이래저래 딸릴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