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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마비쉬 룩사나 칸 지음, 이원 옮김 / 바오밥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인권과 도덕적 가치 회복을 위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얘기한 오바마
그러나 미국 상원은 압도적인 표차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예산안을 부결시키다.
이른 바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미국내로 옮길 때는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우려된다는 것.
그렇다면 고명하신 미국의 상원의원들이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며 걱정할만큼 위험한 테러리스트들이 있는 관타나모로 가볼까?
쿠바의 남쪽 끄트머리, 스페인에서 쿠바가 독립할 때 미국이 영구 임대, 그러나 쿠바의 혁명이후 쿠바 정부가 강력히 반환을 요구했으나 오히려 주변에 지뢰밭을 만들며 버티기 작전을 벌인 곳.
지금은 클린턴정부때 지뢰를 모션센스로 대체했다고 하나 여전히 미국이 불법점유지인 곳.
적성국가 쿠바를 코앞에서 위협하면서 동시에 미국 내에 들이기 싫은 또는 껄끄러운 이들을 모든 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구속 수감할 수 있는 곳.
미국 영토가 아니면서 미국 영토로 만들어놓고 또 그러면서 미국내의 법률적용시에는 적용이 안되는.... 도대체가 관타나모라는 곳 자체가 말이 안되는 곳이란 말이다.
이곳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9.11테러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세계의 보스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나선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초토화시킨다.
그리고 그 이후... 테러 용의자를 잡기 위해 뿌려진 현상금 전단
"상상 못할 부와 권력을 잡으시오"
누구라도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조직원을 신고하면 5,000달러에서 25,000달러를 준다는 것
아프가니스탄의 연간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천문학적인 금액.
이런 전단이 어떤 역할을 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아프가니스탄의 군벌들과 지역민들이 이 돈을 위해 사람들을 신고하기 시작했고,
더욱 더 크게는 바로 옆의 나라 파키스탄에서 현상금 사냥이 시작됐다.
파키스탄의 비밀 정보국은 미국의 공습이래 파키스탄으로 피난을 간 수천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을 미군에 고발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잡혀갔다.
아프가니스탄의 소아과 의사 무소비씨는 탈레반을 피해 12년간이나 망명생활을 하다가 탈레반 몰락 직후 조국의 재건에 기여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병원을 개원하기 위해 알아보던 중 갑자기 체포된다. 그는 자신이 왜 미군에게 체포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70이 넘은듯한 노인 누스랏 칸씨도 자신이 왜 관타나모로 왔는지 모른다.
15년 전 뇌졸중으로 몸이 마비된 이 노인은 단지 미군에게 체포된 아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러 미군정 당국을 다녀왔다가 역시 테러리스트라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이 정도의 노인이면 설사 평생을 테러리스트로 살았다 하더라도 인도주의에 의하면 석방되어야 할 노인을 말이다.
이렇게 끌려간 이들은 누구도 재판을 받지 못했다.
그저 미군에 의해 체포되었고 미군기지로 끌려갔으며 근처의 수용소에서 갇혀 구타, 모욕, 성폭력 등의 고문를 고스란히 당해야 했다.
그들의 입으로 듣는 고문의 기억은 저절로 이라크에서 미군 병사들이 저질렀던 고문과 성적인 모욕과 폭력을 떠올린다.
미국인이 아니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지지 못하는, 그저 짓밟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도록 해야할 벌레 또는 그 비슷한 것으로 인간을 취급하는 미국
끊임없이 계속되는 성적인 학대(성기를 끊임없이 면도칼로 그어대는...)에
"대체 이짓을 하는 이유가 뭡니까?"라는 질문에
미군은 " 내가 아는 한, 그건 단지 너에게 모멸감을 주려는 거야. 네가 여기를 떠나도 흉터는 남을테니 결코 잊지 못하겠지. 그래야 미국이 원하지 않는 짓을 한다는 것에 항상 두려움을 가질테니 말야."
아 고문을 하는 미군은 이렇게 자신을 합리화하는구나....
미국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는 저항하는 것들은 다시는 그런 생각 자체를 못하게 두려움을 가지도록 할 것이라니....
누구나가 이렇게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고문을 하고 모욕을 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의 심층에는 아마도 모두가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으리라.....
이정도 되면 절대선 미국앞에 나머지 모든 기타 등등은 절대악이리라...
이렇게 고문과 모멸로 인간의 영혼을 짓밟으면 이제 관타나모행이다.
구속영장도 아무것도 필요없는 수용소.
부당한 구금에 반대하는 어떤 행위도 인정되지 않는 곳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는 강제 음식투여로 답하는 곳.
자살했다고 발표한 이들의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하면서 사인파악에 유용한 일부 신체 장기를 없애고 인도하는 곳.
변호사와 만날 때 조차도 쇠사슬로 그들을 묶어두는 곳.
설사 테러리스트라 하더라도 이런 대우는 부당하다.
적어도 미국이든 이 나라든 헌법에는 그렇게 되어 있다.
미국땅이 아니면서 미국땅이라고 우기는 곳, 그러면서도 미국 국내의 기본법조차 지키지 않아도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신경도 쓰지 않는 곳 그곳 관타나모에 인간임을 거부당한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형제가 있다.
이 모든 것들은 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 여성, 법률가 지방생인 한 여학생으로부터 나온 기록이다.
불평한 하지 말고 진짜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부당한 것을 위해 어떻게든 싸우고자 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들을 위해 작은 무엇이라도 해보겠다고 나선 이 당찬 여성덕분에 관타나모의 오늘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형제인 관타나모 수감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녀의 용기에 감사를... 그리고 제발 관타나모의 억울한 이들에게 자유를, 또한 미국의 제대로 된 사과를... 그리고 관타나모 기지의 폐쇄와 함께 나아가 관타나모 땅이 쿠바에 돌려지기를....
돌려받아야 할것은 많고 갈길도 멀다.
그 머나먼 길을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미국은 이제 거꾸로 돌아가던 길에서 제대로 방향을 틀었을까? 두고볼 일이다.
뱀꼬리 - 저자의 행동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신뢰에는 우려가 먼저 든다.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그녀의 집안을 생각하면 그녀가 미국사회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환상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하지만 환상은 언젠가 깨질터이다. 부디 그 때 그녀가 너무 충격받지 않기를... 관타나모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닐 수도 있음을... 미국 내 수많은 빈민들과 이민자들, 불법체류자들, 유색인종들의 문제에 대해 미국이 과연 민주적일까? 부디 그녀의 눈이 관타나모에 머물지 않고 더 나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