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뽀삐뽀 119에 가 볼래?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글.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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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에게는 이미 소방차에 관한 책이 몇 권 있다. 여자아이지만 인형보다 차를 더 좋아하고, 차 중에서도 소방차, 경찰차, 구급차를 유난히 좋아하는 탓에 그와 관련이 있는 책은 관심이 간다. 한솔이 뿐만 아니라 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 특히 소방차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끄는 매력이 있다.

 

얼마 전에 한솔이는 '소방차'에 대한 책을 보았다. 소방차에 있는 호스, 펌프, 사다리, 무전기 같은 것들을 팝업의 형태로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번에 보게 된 이 책은 소방차 뿐만 아니라 소방관 아저씨들의 일과까지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일단 아이가 소방차의 구조에 대해서는 간단하게나마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또다른 재미를 안겨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게다가, 리처드 스캐리의 책이 아닌가. 나는 리처드 스캐리의 책이 한국적상황에 맞지 않는 것들이 다수 있으므로 100% 만족하는 독자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관찰과 우리 이웃의 모습을 잘 담은 작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미덕은 소방차와 소방관의 일상을 그림으로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드리피와 스티키가 페인트칠을 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상황이 어우러져 재미와 웃음을 함께 주고 있는 점이다.

 

소방서에 페인트를 칠하러 온 드리피와 스티키를 보고 한솔이는, ‘물감 칠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아이가 아직 페인트를 모르기 때문에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대입한 것이다. 일단은 물감이든 페인트든 간에 비슷한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고쳐주지 않았는데 두세 번 읽은 후에는 페인트라고 가르쳐주었다.

 

첫 페이지는 소방서 앞의 모습을 그렸다. 소방서 앞에는 차를 세우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그림이다. 소방차는 위급한 상황에서 빨리 출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방차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드리피와 스티키에게 소방차에 페인트가 묻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이 앞으로의 사건을 예고하는듯하다.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소방관들이 기둥을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방화복과 헬멧, 장화를 신고 출동하는 모습, 교통사고가 난 곳에 출동한 소방관들, 불이 난 곳에 출동한 소방관의 모습을 차례로 보여준다. 소방서 안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불이 나면 화재경보기가 울린다는 것과 소방차에 있는 호스와 소방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소방관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그림책이다.

 

소방차와 더불어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정보, 소방차와 소방관의 공익적 역할 등을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면서도 웃음과 재미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조금 아쉽다면, 한솔이(4살이지만 29개월이다)처럼 어린 유아가 보기에는 그림이 조금 복잡한 감이 있다. 드리피와 스티키 때문에 소방서 안이 엉망이 되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와야 하는데, 어린 유아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6세 정도는 되어야 그 유머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외의 내용은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고, 혼자서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 때도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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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파업중 - 5학년 2학기 읽기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22
김희숙 지음, 박지영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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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형아지기

우리는 흔히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보거나 마주치면, 늘 그렇게 스스로 위안을 삼곤한다.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건강하게 태어난 걸 감사해야해."하고.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가?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기보다 그들을 보며 자기위안을 삼기나 하는 게 현실이다.

태영이는 늘 형을 돌보고 지켜야 하기 때문에 불평이다. 태영이 역시 형은 돌봐주고 보살펴야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터이다. 그러나 태영이는 깨닫는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갈 줄 모르는 선천증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형이지만, 입이 아닌 심장으로 말하고 있다는 것을.

 

2. 엄마는 파업중

얼마전에 끝난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엄마가 없는 자리를 직접 몸으로 느끼기 전까지는 엄마의 존재에 대해 무관심하기만 한 것을 꼬집는. 한편으로는 지나친 설정이다 싶으면서도 후련함마저 느꼈던. 아빠는 밖에서 가족을 위해 일하느라 고생하는 존재로 여기는 것에 비해 전업주부인 엄마에 대해서는 가볍게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 일침을 놓은 듯하였다.

이 글도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그리고 있다. 조금 직설적이긴 하지만 느낄 점이 많은 소설이다.

 

3. 나는 너를 사랑해

학창시절을 기억해보면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별로 없다. 무서웠거나 나를 섭섭하게 했던 일화들은 떠오르지만,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고, 나를 사랑해주었던 선생님이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12년이상을 학교에서 생활했으면서도 그런 선생님이 기억에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학교라는 공간이 지식을 배우는 곳일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면 더 아쉬울 따름이다.

 

4. 이 책에는 12개의 단편소설이 있다. 주제가 직설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이 어른인 나로서는 조금 흥미가 떨어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주제들이 우리 아이들이 한번쯤은 생각하고 고민해봤으면 하는 것들이라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 되었다. 개인적이라기보다는 이기적인 면이 많은 요즘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 주변 사람을 바라보게 하는 눈을 갖게 하는 주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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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귀, 선덕 여왕을 꿈꾸다 푸른도서관 27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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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덕여왕과 지귀(志鬼)의 이야기를 담은 ‘지귀설화’를 처음 들었던 것이 언제였나. 꽤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신라시대에 ‘지귀’라는 사람이 선덕여왕을 사모하여 몸이 여윌 정도였다. 여왕이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지귀의 이야기를 듣고 지귀를 불렀는데 여왕이 절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동안 탑 아래에서 지쳐 잠이 들었다. 지귀의 잠자는 모습을 본 여왕이 자신의 금팔찌를 뽑아서 지귀의 가슴에 놓고 갔는데 잠에서 깬 지귀는 여왕의 금팔찌를 보고 더욱 더 사모의 정이 불타올라 화귀로 변하였다고 한다. 지귀가 화귀가 되어 돌아다니자 사람들이 두려워하였는데 선덕여왕이 ‘지귀가 마음에 불이 나 몸을 태워 화귀가 되었네. 마땅히 창해 밖에 내쫓아 다시는 돌보지 않겠노라.’는 주문을 지어주고 대문에 붙이게 하니, 그 뒤로는 화재를 당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지귀설화’이다.

설화들은 그 이야기 구조나 내용이 듣는 이 혹은 읽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하다. 다양한 이야기로 변모 가능한 것이 설화의 매력이 아닐까?

2. 작가가 다시 살려낸 설화 속 인물 ‘지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선덕여왕은 어떻게 그려질 지에 대해서도 궁금하였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 중에는 분명 뛰어난 여성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여성인물들은 그 자체로서보다 그 여인의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시되는 면이 없잖아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러한 점을 탈피하고 있을까? 어쩌면, 이 책 역시 선덕여왕보다는 지귀와 그를 둘러싼 주변 남자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3. 지귀는 어떤 인물일까? 설화 속에서는 선덕여왕을 사모하다 화귀가 되고, 세상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었다가 사라지는 인물이다. 작가가 그려낸 지귀는 화랑인 ‘가진’과 ‘법민’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존재이다. 사실, 이 책 속 지귀는 선덕여왕을 꿈꾸었다기보다 화랑의 낭도로서 ‘가진’에 대한 사모가 더 크게 느껴졌다. 자신을 천하게 여기지 않고 하나의 인간으로서 대해 준 ‘가진’에 대한 마음과 자신을 추천하고 쓸모 있는 존재로 만들어 준 김유신장군, 그리고 신라와 왕에 대한 충성심 사이에서 갈등과 방황을 하는 인물인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지귀와 선덕여왕 사이의 어떤 사건은 그저 지나가는 일화에 불과하다. 선덕여왕의 당찬 행보와 정치적 역량과 더불어 한 인간(혹은 여성)으로서의 개인적인 감정 또한 이 책의 큰 줄거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이 ‘지귀’와의 관계라기보다 ‘가진’과의 관계에 더욱 무게가 쏠리므로 ‘지귀’는 그저 주변인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결국은 내게 있어서 이 책은 ‘지귀’와 ‘선덕여왕’이 아니라 ‘지귀와 가진’, 혹은 ‘선덕여왕과 가진’의 이야기로 읽혀진 셈이다.

4. 우리의 역사를 배우면서 왜 신라에만 여왕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엄격한 신분제도인 골품제도는 역량과 능력이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회를 박탈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덕에 여성이 왕이 될 수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선덕여왕이 제도의 덕을 보았기는 하나 그녀 자신이 왕의 자질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역사 속에서 잊혀진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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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독서 -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의 하루 15분 책읽기
김선욱 지음 / 북포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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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독서에 관한 책일까? 시간 관리에 대한 책일까? 나는 이 책을 통해 독서와 시간 관리 두 가지를 모두 읽었다. 평소 책 읽기를 게을리 한 사람들에게는 독서를 장려하는 책이 될 터이고, 책 읽기를 나름대로 해 온 사람들에게는 시간 관리의 노하우를 알게 해 주는 책이 될 수 있다. 책은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한다는 사람은, 책읽기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똑같은 이유로 할 수 없는 사람이다.

2. 책 내용을 보았을 때 전반적으로 중복되는 점이 많다는 것은 이 책의 단점이다. 그래서 어느 부분까지 읽은 후에는 책을 설렁설렁 넘기게 된다. 그것은 아마도 저자가 15분이라는 시간, 틈새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으로서의 독서를 강조하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일 터이다. 자기계발서의 성격을 가진 책들을 읽을 때 우리는 자기가 처한 환경이나 상태와 비교하여 감정이입이 가능할 때 더 큰 울림을 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 책은 독서와는 담쌓고 살던 사람, 독서는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 사람,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되어줄 터이다.

3.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은 ‘3장 틈새독서의 기술’을 읽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독서계획을 세워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지금처럼 되는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목적과 지향점을 갖고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것이 단순히 리스트를 늘리는 게 목적이 아닌 이상 내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독서를 하고 싶다. 3장에서 직장인이나 비즈니스맨, 학생을 위한 틈새독서기술을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특히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부분이므로 도움이 되는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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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 까마득한 이야기 1
편해문 글, 노은정 그림 / 소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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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기를 점지하여주고, 출산을 도와주고, 지켜주는 삼신할머니이야기이다. 삼신할머니에 대한 옛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으로, 이승삼신과 저승삼신, 마마대별상의 이야기까지 한 권에 만날 수 있다. 옛이야기는 오랜 시간을 통해 전해진 만큼 존재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혜를 전달하고, 생활 속의 현상을 자연스럽게 이해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2. 크게 나누자면, 동해용왕의 딸이 저승삼신이 된 이야기, 명긴국 아기씨가 이승삼신이 된 이야기, 그리고 마마대별상이 삼신에게 혼이 나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마마대별상의 이야기 속에는 이승삼신은 물론 저승삼신도 함께 등장하여 이야기 구조를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낯선 존재일수도 있지만, 우리 세대만 해도 이런 이야기들을 자주 접해왔었다. 옛 이야기의 전달자인 윗세대가 그 역할을 충분히 했기 때문이리라.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문자나 영상과 같은 매체가 더욱 익숙하기에 이런 옛이야기책의 존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3. 삼신할머니는 아기를 점지해주시고, 그 아기가 무사히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산파역할로만 인식되기 마련인데, 마마대별상의 이야기를 통해 성장과정에도 그 힘이 미치는 존재임을 알 수 있었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의 금기는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분명 임신과 출산을 통한 한 인간의 탄생에 대한 경이로움과, 무사히 성장해서 무병장수하기를 꿈꾸는 인간의 보편적인 인식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 설명된 교과서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명 탄생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저학년보다는 고학년 정도의 아이들에게 적당하다고 생각되지만 아이가 생명 탄생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면 저학년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임신 출산과 관계있는 다양한 어휘들을 쉽게 풀어놓았으니 그 어휘들의 유래를 알고 의미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들에게도 좋은 공부가 될 듯하다.

 

4. 한가지 아쉬운 점은 그림보다는 글에 많이 치중되어 있어서 그림만으로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림의 역할이 좀 더 분명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삼신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책이나 그림책이 의외로 많이 나와 있었다. 같은 소재이더라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그림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제주의 민요와 신화에서 이야기를 차용했음에도 제주 특유의 느낌을 살리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왕이면 지역의 특색을 조금 더 살려주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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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12-30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책표지가 강렬한데요.^^
요즘 아이들은 삼신할머니에 별로 관심이 없던데,,, 요 책은 좀 흥미를 끌만한가요?
물감님~~ 그 동안 잘 지내셨나요?
연말연시 잘 보내시라고 인사하러 들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