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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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걷는 것을 좋아한다.

전에 마포에서 살 때 신촌에서 집까지 걸어가 본 적도 있고,

사당에서 살 때는, 양재에서 집까지 걸어가 보기도 하고,

교대에 일 있어 갔다가 집에까지 걸어가 본 적도 있다.

특히 여름밤, 더위가 한 풀 꺾일 새벽 2~3시경 사람들이 다 잠든 거리를 좋아하는 사람과 걷는 것은 더 좋아하고. ^^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었을 때 심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24시간 끊임없이 걷는다니. 그것도 한창 예민한 고등학생들이.. 대체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지

심히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그런데 책 사는 일은 어쩐지 망설여져서 몇 달을 고민한 끝에

결국 사버렸는데.. 정작 사 놓고는 생각보다 두꺼운 두께에 압도되어 이리저리 밀쳐 두었다.

그리고 왠지 무서운 내용이 있을 것만 같아 두려운 생각도 들었고. -_-;;;;

일단 책을 손에 잡으니 술술 읽혔고, 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작가의 치밀한 계산 하에 각기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해내는 덕분에 마침내 주인공은 자신이 보행제 동안 마음 속으로 몰래 걸었던

'내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치밀한 구성도 구성이지만, 일상의 느낌, 감정을 너무나도 예리하게 집어서 표현해낸

작가의 실력에 감탄하게 된다. 글 솜씨는 없지만 나도 이런 소설을 하나 쓸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한 가지 더 나도 언젠가 도보 여행을 해봐야겠다는 마음의 결심을 하게 되었다.

미리 계획하고 꾸준히 훈련해서 우리 나라 여기 저기를 걸어서 돌아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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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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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없이 이 소설의 리뷰를 쓰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끝까지 읽고 난 자만이 수많은 리뷰들에서 대체 뭐에 속았다는 건지 알 자격을 갖게 된다.

중간에 조금 지루해지는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왜 작가가 그렇게 일견 지루해 보이는 부분들을

작품 속에 집어 넣어야 했는지 그 때는 알 수 있다.

방금 500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을 독파한 신선한 기분으로,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벚꽃지는...'을 읽은 사람과 안 읽은 사람.

주인공 토라짱이 참으로 멋있다. 나름 하드보일드 탐정 흉내도 실컷 내는 것이 귀엽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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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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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은 의외로 세세한 스케줄로 구분되어 있어 잡념이 끼어들지 않도록 되어 있다. 벨이 울리고 이동한다. 버스를 타고 내린다. 이를 닦는다. 식사를 한다. 어느 것이나 익숙해져 버리면 깊이 생각할 것 없이 반사적으로 할 수 있다.
오히려 장시간 연속하여 사고를 계속할 기회를 의식적으로 배제하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의 생활에 의문을 느끼게 되며, 일단 의문을 느끼면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을 촘촘히 구분하여 다양한 의식을 채워 넣는 것이다. 그러면 의식은 언제나 자주 바뀌어가며 쓸데없는 사고가 들어갈 여지가 없어진다.-60쪽

우리의 '인생'은 아직 멀었다. 적어도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우리의 '인생'은 시작되지 않는다. 암묵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다. 진학 고교라는 꼬리표가 붙은 상자에 들어가 있는 지금은 모든 점에서 대학 준비가 기본이 되며, '인생'이라고 부를 만한 것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조금밖에 없다. 기껏해야 그 궁핍한 빈 시간을 변통하여 '인생'의 일부인 '청춘'인지 뭔지를 맛보자고 생각하는 것이 고작이다.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인생'을 그 얼마 안 되는 빈 시간의 메인으로 삼아버린다는 것이,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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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중학생 34명 지음, 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 장현실 그림 / 보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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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이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썼다.

그런데 읽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또 마음이 아파온다.

그리고 용기가 생긴다.

선생님들, 중학생들, 모두에게 완전 추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한 권 사서 들고 다니면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졸려할 때 조금씩 읽어줄까 생각중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싶다.

그 전에.. 나부터 이런 솔직하고 감동적인 글을 쓸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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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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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하루키 문학 세계의 변주.

비교적 최근에 나왔던 어둠의 저편보다 훨씬 하루키스럽다.

아직 안 읽은 분들을 위하여 하나 밝혀 두고 싶은 것은, 표지나 속지의 그림 분위기에 속지 말라는 것.

그림만 보면 마치 이마 이치코의 만화 백귀 야행처럼 기괴하고 무서운 느낌이 나지만 -

그래서 처음엔 밤엔 펼치지도 못했더라는.. -_- - -

사실은 전혀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

하루키의 짧은 글 '도넛화'랑 전반적으로 닿아 있는 작품들.

우리 삶에서 반드시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또 잃고 사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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