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 내 건강에서 가장 걱정되는 건 무엇일까?




 별로 아프지 않고 건강한 편이다. 어릴 때는 병원에 자주 간 듯한데, 나도 생각나지 않는 어릴 때다. 아팠던 게 생각나는 건 초등학교 1학년 때. 그때 왜 아팠는지 모르겠는데, 학교를 며칠 쉬었다. 그 뒤로 크게 아픈 적 없었나 했는데 있었구나. 그건 약 먹고 다 나았다.


 지금은 딱히 아픈 데 없다. 걱정되는 건 눈 정도일까. 눈이 아주 좋은 건 아니지만, 책 읽는 데 문제는 없다. 책을 멀리 떨어뜨리고 보는 건 아니니. 눈이 죽 괜찮았으면 한다. 오래오래 책을 보고 글을 쓰고 싶으니.


 다른 거 즐거운 거 별로 없다. 거의 없나. 책은 재미있지. 앞으로도 그저 읽고 쓰는 사람이고 싶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건 우울함에 도움이 된다. 그러고 보니 그게 있었구나. 아주 심하지는 않지만, 자주 우울함에 빠지는 거. 여기에서 더 심해지지 않는 건 책을 읽고 글을 써서겠지.


 아주 심한 우울증에 걸리면 책을 보고 글을 쓰지도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병원에 가야겠구나. 가끔 나도 가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별로 가고 싶지 않다. 책이 있고 글이 있으니, 음악도 있나. 그런 게 사람 마음에 도움을 준다.


20230918








162 어린 시절, 친구 때문에 슬펐던 경험은?




 언젠가도 한번 말한 적 있는데, 어릴 때 사귄 친구 둘이 있었다. 어느 날 둘이 나를 따돌렸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그때 내가 더 나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런 일 일어나면 무척 슬퍼하고 우울해했을 거다. 예전엔 그런가 보다 했다. 왜 그런 건 더 안 좋아진 거지.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친한 아이는 아니었는데 기분 안 좋았던 적 있다. 슬펐던 것보다 기분 안 좋았던 거라니. 나하고 다른 아이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고는 찍지 않은 거다. 난 그때 바로 알았다. 그런 건 느낌이 오지 않나. 차라리 사진 찍어준다고 하지 않았다면 좋았을걸. 왜 사진 찍어준다고 하고 찍지 않은 건지. 그런 게 악의인가.


 지금까지 나한테 안 좋게 한 사람은 없지만, 어쩌다 한번 뭔가 기분이 안 좋게 한 사람을 만나기는 했다. 나도 다른 사람한테 안 좋게 보인 적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한테 피해주지 않으려 하지만, 내 마음과 다르게 받아들인 적 있겠다. 조심하려고 하지만.


 얼마전에 알게 된 일도 있구나. 그 사람은 친구도 아는 사람도 아닌데. 어떤 일을 했다는 걸 알고 좀 슬펐다. 다른 사람한테 거부 당하는 건 슬픈 일이다. 그러고 보니 그런 일 한두번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니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게 좋지만, 사람은 안 좋은 걸 더 생각하기도 한다. 나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거 잊지 않아야겠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좋아한다 해도. 이건 안 해도 될 말인가.


20230919








163 모으는 게 있다면 뭐야?




​ 모으는 거 없어. 우표를 산다고 해서 그걸 모으는 건 아니야. 난 편지 쓰려고 우표 사는 거야. 편지를 예전보다 자주 못 쓰게 됐군. 써야 할 텐데. 편지를 써도 어쩐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자주 안 쓰고 가끔 쓰려고 해. 가끔 쓰려고 하면 가끔이 좀 길어져.


 내가 모으고 싶은 건 뭘까. 이렇게 말하지만 버리지 못하기도 하는군. 모으는 것도 아닌데 버리지 못하다니. 이상해. 버려야 할 텐데. 마음에 있는 안 좋은 것도 이제 쓰지 않는 것도.


20230920








164 어떤 방법으로 두려움을 이겨내?




 두려움을 이겨낼 방법이 있을까요. 그런 거 없는 것 같습니다. 두려운 게 무엇인가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겠네요. 저는 비 많이 오는 거 두려워요. 이번 여름에도 많이 와서 걱정했는데, 하루는 정말 많이 와서 물이 차올랐어요. 하루에 두번이나. 큰일이 나지 않아 다행이다 여겨야 할 텐데.


 이번 여름에 실제 피해를 입은 사람도 많네요. 비 많이 안 왔으면 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일어나는가 보다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마음이 단단하지 않아요. 일이 일어나면 아무것도 못할 거예요. 하고 싶지도 않을 거고. 처음엔 그래도 시간이 가면 좀 나아지겠지만.


 이런 저 바보 같네요. 두려운 게 없는 사람 있을지. 있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많지 않겠지요. 저처럼 여러 가지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네요.


20230921








165 내 성격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




 이런 거 말하기 어렵다. 내 성격 별로 안 좋다. 어두우니. 어쩌다가 이렇게 어두워졌는지 모르겠다. 난 낙관보다 비관이다. 괜찮을 거다보다 안 좋을 거다 쪽. 이런 거 별로 안 좋은데. 아주 안 좋은 건 아니지 않을까. 걱정이 많으니 조심할 거 아닌가.


 걱정한다고 해서 안 좋은 건 아니구나. 대비하기도 할 테니. 하지만 대비 잘 못한다. 그저 걱정만 한다. 어둡다에서 걱정으로 바뀌었나. 어쩌다 보니 좋은 점이 아닌 안 좋은 점을 썼다.


 성격은 긍정스럽지 못하지만, 글을 쓸 때는 조금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건 나만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20230922






 이번 한주도 참 게으르게 지냈다. 이틀 정도는 잠을 잘 못 자서 나중에 자서 책도 하루에 한 시간 읽었던가. 한권을 여러 날 보는구나. 다음주에는 명절 연휴가 끼어서 이것도 삼일만 한단다. 세 가지만 쓰면 된다. 물음이 적다 해도 쓰기는 쉽지 않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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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3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24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은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기도 하지요

안 보여주면 좋을 텐데

보란 듯 보여주는 것도 있을 거예요


보이는 것만 보다가

안 보이는 걸 놓칠지도 몰라요


늘 잘 보기 힘들겠지만,

가끔은 보이는 것에 숨긴

안 보이는 것도 찾아봐요

거기엔 아무것도 없을까요

그럴 때도 있고

그러지 않을 때도 있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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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오지 않는 마음은

어쩔 수 없어

어떡하겠어 다른 곳으로 흐르는 걸


모두가 그러면 슬프겠지만,

잘 봐 네게 오는 마음도 있을 거야

그 마음은 놓치지 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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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찾는 아이들
시모무라 아쓰시 지음, 최재호 옮김 / 북플라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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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한 여성 여덟 사람을 죽인 아사누마 쇼고는 사형 판결을 받은 날 여덟번째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 한다. 아사누마 쇼고는 여덟번째 희생자 미즈모토 유카를 죽인 진범에서 한사람은 자신이 죽였으니 그 시체를 찾아보라고 말한다. 아사누마 쇼고는 이제 스물두살이고 잘생겼다. 그런 사람을 연쇄 살인범으로 그리다니. 사람을 죽일 얼굴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은 단정하게 생긴 사람은 그런 짓을 저지르지 않으리라고 여긴다. 이제는 이런 생각하는 사람 적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워낙 무서우니 말이다. 아니 사람이 무서운 거구나. 잘생기면 잘생긴대로 험악하게 생기면 그것을 꼬투리 잡는 사람 많겠지.


 중학생 소타는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엄마가 재혼한 것과 학교에서 단 하나 있던 친구를 잃고 소타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소타는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자신도 영상을 올려본다. 그러다 인기 많은 유튜버 니시얀과 조금 친해진다. 니시얀은 소타한테 여름방학에 시체를 찾아보자고 말한다. 그걸 보고 앞에 나온 아사누마 쇼고가 숨긴 시체를 찾으려는 건가 했다. 읽다 보니 뭔가 안 맞았다. 두 이야기는 시간이 다른 거 아닐까 했다. 시체 찾는 아이들 니시얀과 소타와 세이 그리고 셋을 안내하는 카호 넷에서 누군가 아사누마 쇼고겠다고 생각했다.


 아사누마 쇼고가 사형 판결을 받는 모습을 본 형사 오리카사 노조미는 미즈모토 유카를 죽인 범인이 다른 사람이다 여겼다. 아사누마가 진범 이야기를 해서 노조미는 범인으로 여긴 사람을 찾아간다. 세 사람에서 한 사람은 아사누마가 잡히기 얼마전에 사라졌다. 노조미는 아사누마가 사라진 사람을 죽였다고 여겼다. 남은 두 사람에서 한 사람이 미즈모토 유카를 죽인 건 자기들이 아니고 남편이다 한다. 노조미는 그 말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미즈모토 유카 남편을 만나 이상한 점이 없나 살펴봤지만 그런 건 찾지 못했다. 책을 읽는 사람도 남편을 조금 의심할 거다. 나도 그랬다. 그런 말이 앞에 나온다.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이 남편이 당신을 죽여달라고 했다고 하면 그 말 믿겠지. 사람을 절망에 빠뜨리고 죽이다니.


 범죄. 그러니까 누군가 사람을 죽이면 그 사람이 왜 그런 일을 저지르게 됐는지 알아 보려 한다. 그때 나오는 건 안 좋은 가정환경일 때가 많다. 학대 받고 자란 사람이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여긴다. 그 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할 거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걸 당연하게 여기기도 하는데, 피해자가 꼭 가해자가 되지는 않겠지. 남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 범죄자 마음은 더 알기 어렵겠지. 그 사람 마음 속 어둠을 만든 건 가까운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잘 생각하면 어둠만 바라보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아니 나도 잘 모르겠다.


 미즈모토 유카를 죽인 걸로 보이는 세 사람 아버지는 다 사회 지위가 높았다. 변호사 정치가 신문기자였다. 그런 사람은 자식이 죄를 지으면 그 일 다시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힘을 쓰겠다. 그건 자식보다 자신을 위해서 그러는 거구나. 자식 잘못을 숨긴 게 그때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도 범죄자를 만드는 거기도 하겠다. 여기에서는 그런 것도 말한다. 세상에는 안 좋은 게 넘쳐난다 하고 뭐든 안 좋다고 하는 것도 문제 있다. 사람은 좋은 것만 알면 좋은 사람이 될까. 빛과 그림자에서 어느 하나만 있으면 안 되는 것처럼 사람은 좋은 것뿐 아니라 안 좋은 것도 알아야 한다. 안 좋다고 하는 게 정말 안 좋은 게 아닐 때도 많다. 만화 같은 거. 만화에도 배울 거 많은데.


 여러 사람을 죽인 아사누마 쇼고가 가장 처음 죽인 사람은 자기 엄마다. 아사누마 엄마는 여러 가지를 나쁘다고 했다. 만화도 안 좋으니 못 보게 하고 그런 걸 보는 친구도 사귀지 마라 했다. 아사누마 쇼고 엄마는 아이한테 한쪽으로 치우친 윤리 의식을 심어준 것 같다. 그런 것 때문에 아사누마 쇼고는 여러 여성을 죽였을까. 아사누마 쇼고 마음은 알기 어렵다. 깊은 어둠 같다. 사이코패스. 엄마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희선





☆―


 인간은 자신이 저지른 죄나 부당한 행위를 감추려고 필요 이상으로 ‘착한 사람’인 척하려고 한다.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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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고 서운한 일이 있으면

죽음을 생각해

죽으면 다 끝나


좋은 것도

안 좋은 것도

죽으면 쓸데없어


이런저런 감정은

살아서 느끼는 거군

안 좋은 것보다

좋은 것만 남겨둬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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