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 아빠가 나 고생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 둘이 고 생하는 거야.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 혼자 이 집안 떠메고있는 것처럼 앓는 소리 좀 하지 마. 그러라고 한 사람도 없고,
 솔직히, 그러고 있지도 않잖아."
 말은 그렇게 차갑게 뱉어 놓고 어머니는 문풍지 부업을 바 로 그만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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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이제 하는 말이지만,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의 취조와 재판에얽힌 이야기를 듣고 그때 많은 것을 생각했었습니다. 33인 중에서 고문을 끝까지 꿋꿋하게 이겨내고, 재판정에서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당당하게 내세운 사람은 한용운 선생 한 분뿐이었다는 게 참 충격이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꺾였다는 것에 놀랐고,
만약 내가 그 처지였다면 어찌 되었을 것인가, 나도 두려움에 떨며 꺾였을 것인가, 아니면 한용운 선생처럼 꿋꿋했을 것인가, 많이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는 한용운 선생이 될 것 같기도 했고, 또 어느순간에는 꺾이고 말 것 같기도 했고, 영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보다는 꽤 강해진 것 같습니다만, 변절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저를 살펴보곤 하게 됩니다.」

「고형의 말이 참 솔직하고 진실한 것이오. 나도 나를 완전히 믿을 수 가 없어서 늘 고민이오. 내가 나를 자신있게 믿을 수 있게 하려고 나도나를 자꾸 단련시키고 있는 중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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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한일합방이 되자 여러 유생들의 잇따른 할복 속에 매천 황현 선생도 끼여 있었다. 그분의 할복에 대하여 아리랑>의 한 주인공인 손판석은 "왜 아까운 생목숨을 끊느냐. 그럴 강단이 있으면 그 아까운 학식 가지고 만주땅으로라도 가서 싸움에 앞장서야 할 게 아니냐"고 비판한다. 그는 농민 출신으로 의병투쟁을 하다가 사로잡혀신작로 공사판에서 강제노동을 하는 상황에서 황현의 할복 소식을들은 것이었다.

 그건 단순히 손판석의 생각이었을까? 그랬을 리가 없다. 작가로서나는 그 당시 지식인들의 잘못된 선택을 지적했던 것이고, 나아가오늘의 지식인들의 바른 삶을 예시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민족이 똑같은 불행에 처했을 때 작가인 나 자신의 진로를 확인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 확인 없이 <아리랑>이란 소설을 쓸 수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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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무슨 수를 써서든 전쟁터에 나가지 않겠다는 응답이 23%였다.뜻밖에도 그 숫자가 너무나 많은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또다른 여론조사가 보도되었다. 주로 일본에 대한 문제였다.
<과거사를 놓고 일본에 대해 반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이에 대한 응답이 21%였다.
서로 다른 그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응답 비율이 묘하게도 엇비슷한 것에 나는 관심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한반도의 인구가 2천여 만이었던 일제 말기에 친일파와 민족반역자들은 대략 1백70여 만이었다. 그 수는 전체 민족의 10%에 미치지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자들이 무력을 갖춘 일본총독부의 세력과야합함으로써 나머지 90%의 동족을 처참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가 다시 일본의 식민지가 되면 어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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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 만세에!」「대한독립 만세에에……」「대한독립 만세에에에……」종로 거리는 온통 사람들로 넘치고 있었다. 대열의 앞에서 일어난 만 세소리는 사람의 물결을 따라 파도치며 뒤로 뒤로 이어져 나가고 있었다.
 학생들이 앞장서서 대열을 이끌고 있었다. 만세소리가 뒤로 멀어져 가 면 학생들은 다시 목이 터져라 만세를 선창해댔다. 그 우렁찬 만세소리는 커다란 파도로 일어나며 뒤로 끝없이 물결을 이루었다. 그건 연습한것이 아니었다. 또한 약속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학생들의 선창을따라 긴 대열을 이룬 군중들은 복창에 복창으로 이어지는 만세의 물결을이루어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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