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이제 하는 말이지만,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의 취조와 재판에얽힌 이야기를 듣고 그때 많은 것을 생각했었습니다. 33인 중에서 고문을 끝까지 꿋꿋하게 이겨내고, 재판정에서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당당하게 내세운 사람은 한용운 선생 한 분뿐이었다는 게 참 충격이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꺾였다는 것에 놀랐고,
만약 내가 그 처지였다면 어찌 되었을 것인가, 나도 두려움에 떨며 꺾였을 것인가, 아니면 한용운 선생처럼 꿋꿋했을 것인가, 많이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는 한용운 선생이 될 것 같기도 했고, 또 어느순간에는 꺾이고 말 것 같기도 했고, 영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보다는 꽤 강해진 것 같습니다만, 변절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저를 살펴보곤 하게 됩니다.」

「고형의 말이 참 솔직하고 진실한 것이오. 나도 나를 완전히 믿을 수 가 없어서 늘 고민이오. 내가 나를 자신있게 믿을 수 있게 하려고 나도나를 자꾸 단련시키고 있는 중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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