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날개? 제목에 끌려 전작 신참자에 낚였지만 설마하니 가가 형사가 이번에도 자랑질하지는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한 번 더 믿기로 하고 읽었다.결론은 전작 신참자보다는 별 반 개 정도 더 낫다. 가가 형사의 자랑질이 없어서 별 반 개를 더 주었다.신참자 후속작이라 도쿄 니혼바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시작 점은 도쿄 니혼바시 다리이다. 이 다리는 메이지 44년 1911년 세워진 중요 문화재로 다리 중간에 두 마리의 기린 조가상으로 장식된 기둥이 있다. (꼭 용같이 생김). 다리 바로 위로는 멋대가리 없는 고속도로가 지나간다. 올림픽 개최하기 위해 땅을 확보할 수 없어 다리 위로 지나가게 만들었다고 한다.여기서 기린이 상징하는 의미가 이 책의 중심 요지이다. 기린은 중국 전설에 나오는, 번영을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로 본래는 날개가 없지만 100여 년 전 니혼바시 재건 당시 날개 달린 기린 조각상을 만들어 ˝전국을 향해 날갯짓을 한다˝라는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니혼바시 다리는 일본에서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모든 도로가 시작되는 기점으로 희망을 상징하는 의미를 갖는 장소이다. 우리나라 70,80년대 때 지방에서 꿈을 않고 서울에 상경해 남산 타워를 올려다보며 새로운 삶의 희망찬 매래를 꿈꿨던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내용은 간략하다 니혼바시 다리 기린 조각상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범인을 찾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 게이고의 가족 휴먼 드라마, 도덕적 양심, 산제 은폐라는 사회적 문제가 가미되어 있다. 교훈은 도덕적 양심에 따라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 옳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살해 피해자이자 유토의 아버지 아오야기씨는 왜 아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몰래 아들 대신신사를 돌며 참배를 하는 것일까? 그 시간에 아들과 진솔한 대화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더 감동적이고 가족애를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언제부터인가 이상하다. 내가 이상한 것인가? 추리 소설이 아니라 한편의 가족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전혀 스릴, 긴박함, 추리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가가 형사의 냉철한 추리력이 빛바래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가가 시리즈는 여기서 끝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