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볼만한 조조해설서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ㅣ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나름 작가 본인의 생각으로 조조라는 인물에 대한 해석을 잘 내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조는 삼국시대를 거의 통일한 인물로 사실상 삼국지의 주인공이다. 소설에서 깎아내려 악인의 이미지가 생겨났지만 역서에서 보면 승자. 업적으로 봐도 삼국시대 누구보다 월등하다. 그런 조조를 역사가 아닌 소설의 이미지로 분석한 책이다.

조조란 인물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 하는 포인트에서 흥미진진했다. 사실상 조조는 실수도 많고 흠도 많은 인물이다. 소설에서는 침소봉대하게 표현이 되어 있고 그런 점을 잘 파고들어서 분석했다. 옛날처럼 악인으로만 그리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위대한 사람으로도 그리지 않았다. 적절한 수위에서 균형감 있게 조조에 대한 해석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조는 저평가된 인물이다. 몇 개의 실수만 없었다면 그는 삼국을 통일했을 인물이었다. 물론 그 당시 적대하던 인물들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도 통일하지 못한 이유가 되었지만 통일의 초석을 만들고 떠난 인물이었다. 지금으로 따지면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의 인물이라고 할까?

좀 못난 인물로 그려진 삼국지연의의 내용으로 분석을 했으나 그럼에도 매력적인 캐릭터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삼국지를 수 번 읽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책을 읽을 것 같고 역사를 안다면 더 재미있는 독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 심리학으로 들여다보기
때로는 작은 얼룩이 완벽한 장식보다 낫다. 권위자의 실수는 우리에게동질감과 친근감을 준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 증명되므로 훨씬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만든다. 그의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온전한 흰색은 작은 티끌도 돋보이게 만든다. 그만큼 부담스럽다. - P223

그래서 어쩌라고

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이제까지 봤던 그의 책 중 가장 실망스러웠다. 어떻게든 결말까지 보자 마음먹고 봤으나 이럴 줄 알았다면 굳이 찾아보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책은 결말이 그리 썩 재미있게 끝나지 않았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누구나 예상할 결말로 책을 마무리했다. 봤던 책도 재미있는 책이라면 결말을 알고 봐도 재미있다. 그것과는 다르게 처음 보는 책은 아는 결말이라도 예상하는 전개로 끝나길 원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정말 딱 예상하는 결말로 책이 끝이 났다. 그런데 그렇다고 썩 재미있지도 않았다. 뭐라 말해야 할지 애매하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책을 쓰지만 그래도 중간은 하는 기욤 뮈소에 비해 너무 책의 재미가 떨어졌다. 그렇다고 어려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책은 그의 책의 특성처럼 가볍고 쉬웠다. 그러기에 너무나 실망스럽다는 생각을 접을 수 없었다.

실망스러운 시작

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유독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이다. 개미 때부터 그러니깐 첫 작품부터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남들이 보면 자국으로 착각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이 바로 이 작가다. 그래서일까? 사실 책을 보면서 기대를 많이 했다. 원래가 터무니없는 상상력을 가지고 책을 쓰던 사람인데 이렇게 노골적으로 상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

적당히가 없었다. 고양이 머리에 USB를 꼽고 지능을 갖추는 것보다 더욱 터무니없어 보였다. 아니 지옥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일 정도였다. 최면으로 전생을 간다는 것은 그렇다 하지만 전생에 가서 역사를 바꾼다는 것은 뭐라 해야 할까? 황당무계함의 끝판왕이라 할까?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책을 보며 이토록 터무니없음을 느낀 책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체포돼 재판을 받은 살인자들은 특이한 방식의 극형에 처해졌다. 형리들은 그들의 배를 갈라 그 안에 벌집을 넣었다. - P270

추리소설 최고의 고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세계 3대 추리소설 중 하나로 손꼽을 만큼 유명한 책이다. 옛날 읽은 기억이 있는데 다시 보니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읽어 보았다. 거의 끝까지 읽어 보아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범인이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좀 재미있게 읽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다 보니 아마 범인이 누군지 알아도 재미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 사실 딱히 할 말은 없다.

이제야 읽어보는 안네의 일기

책장 뒤 비밀 공간에서 : 안네의 일기 ㅣ 아르볼 N클래식
안네 프랑크 지음, 유보라 그림, 고정아 옮김 / 아르볼 / 2019년 12월

유명한 책이라고 꼭 다 읽어보진 않는다. 안네의 일기가 대표적으로 그런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수업시간에서부터 꾸준히 듣는 책. 아마 100년이 지나도 안네의 일기는 교과서에 실릴 것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어 보지 않았다. 책을 읽지 않아도 마치 읽은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책을 읽을 때 그런 기시감에도 불구하고 너무 낯선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몰래 쓴 일기라 해서 비장한 내용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착각이라는 것을 느꼈다. 중학생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 숨어있는 도중 느끼는 감정과 사랑 갈등과 아, 화해는 없구나. 여하튼 그런 것들을 그렸다.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였다. 이런 이야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해피 엔딩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였다.

해피엔딩이 되지 못한 슬픈 이야기 그것이 안네의 일기를 보며 느낀 점이었다. 안네라는 소녀의 결말을 알기에 슬프게 보이는 것 같다. 안네는 평범한 소녀였다. 꿈과 희망 그리고 성장기의 갈등을 갖고 있는 전형적인 소녀. 그렇기에 슬펐다. 결론을 모르고 책을 봤으면 그러려니 했을 것 같았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있어선 안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