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의류 수거함 - 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0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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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자살률이 전 세계 1위를 하는 나라다. 타살은 거의 바닥이라 하는데 그거라도 꼴등이라 다행이라 해야 하는가 싶긴 하다.

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책인데 적당하게 받을만 한 책이라 생각한다.

내 마음에 의류수거함을 하나 지니겠어.
반짝반짝 빛나는 그 의류수거함에 너와 함께 호흡했던 가을밤의 공기,함께 들었던 풀벌레 소리, 함께 바라보던 밤하늘을 넣어둘 거야. 그래서아주 많이 늙었을 때, 삶이 견딜 수 없이 무료하게 여겨질 때, 기다릴 수있는 건 오직 죽음뿐일 때, 베란다에 내놓은 흔들의자에 앉아 그것들을하나씩 꺼내 음미할 거야. 달콤한 알사탕처럼.
고마워, 즐겁게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을 건네줘서.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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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
김혜정 지음 / 오리지널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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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 나온 지 모르는 이 글귀는 언제든 써도 참 어울린다. 대부분 힘들 때 쓰는 글귀긴 할 거라 현재가 힘든 사람들은 저 글귀를 보면서 견디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 저 글귀를 참 자주 많이 보는 것 같다. 멀리서 보면 참 평탄한 삶을 살고 있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굴곡진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 것 같다. 멀리서 보면 평탄하다는 것은 크게 일하는 곳을 바꾸지 않고 살고 있기에 그럴 것이고 가까이서 보면 굴곡진 것은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변동이 심해서 일 것 같다.

뭐가 어찌 되었든 무슨 일이든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니다. 지금 당장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 생각이 들지 몰라도 조금 지나고 보면 뭐 큰일은 아니네 하고 생각이 든다. 이 책에도 그런 비슷한 말이 나온다. 현재의 고통이 약해서라기보다는 지층이 쌓이듯 다른 일들이 쌓이다 보니 현재의 고통이 나중엔 잊히더라고 하는.

청소년 문학을 주로 쓰는 작가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았다. 워낙 청소년 문학에서 기반을 쌓으셔서 쉽게 성인 문학으로 다가가지 못하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분명 있었을 것이고. 작가의 말에 살짝 그런 뉘앙스를 풍겨 놓았다. 이 책은 청소년과 성인의 딱 중간에 있는 그런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성인이지만 스토리는 청소년의 이야기다. 쉽게 읽히지만 공감도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타임슬립에 대한 이야기지만 현재로 금방 돌아오고 나의 행동이 현재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특정 시점만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은 나비효과와 같다. 나비효과는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엄청난 여파로 돌아오지만 이 책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삶의 조그만 기억만 바뀌는 정도? 전체적인 큰 변화는 없지만 뭐라 할까? 한 사람의 생으로 보면 큰 변화를 만드는 그런 모습이었다.

책은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고 추천해 준 지인에 따르면 한 번 보면 다 읽을 때까지 자리를 뜰 수 없었다는 평을 했다. 그 정도로 재미는 있었다. 쉽게 술술 읽히고. 오 백 년째 열다섯도 그렇지만 작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가는 재주가 있는 듯하다.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고 가볍게 술술 풀어줬기에 한 편의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듯 책을 읽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나고 보니 별일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그 일의 크기가 작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일 위에 다른 일들이 차곡차곡지층처럼 쌓였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내 지층이 몽땅파헤쳐져 맨 아래 있는 게 드러나버렸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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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약 모르면 독 - 균형 잡힌 약 지식이 건강한 몸을 만든다
김태희 외 지음 / 생각비행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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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그거다. ˝의사와 약사의 말을 잘 들어라˝ 정말 길게 썼지만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난 이 책을 읽기 전 ˝당연한 말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맹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분야의 전문가를 믿지 못하면 누굴 믿나? 하면서 의사와 약사가 하라는 대로 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 말라 하면 안 하고.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책을 읽을 때 모두 다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적어도 이 책에선 그런 사람들이 이야기가 왕왕 적혀 있었다. 약을 받을 때 어떻게 먹는지 당연하게 들어야 하는 것이고 먹지 말라는 것은 먹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나의 상식이었다. 책에선 그러지 않은 사람들이 제법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라고 하는 것을 안 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니. 하지 말라는 것은 쉽지 않나 하고 생각했다. 작위를 부작위로 하는 것이니 안 하면 되는 거 아녀? 너무 당연하다고 했던 그 상식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꼭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실로 놀라웠다.

거기다 복용법을 듣지 않고 임의대로 먹는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생각해 보니 그런 간단한 내용도 듣지 않고 그럴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기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을 정도라면 최소한 의사말을 잘 들고 약사말을 잘 듣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은이는 열심히 글을 썼지만 닿지 않는 메아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글을 적어 놓은 것에 놀랐고.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제법 된다는 것에 더 놀라는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먼저 아스피린이 혈전을 예방하는 것은 맞지만 백신으로 인한 혈전을 없애는 것과는 다른 원리이므로 아스피린으로는 백신의 혈전 부작용을 예방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백신 접종 전에항염증약을 먹으면 항체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고,
위장 장애는 물론 출혈 부작용도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해 구매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구매 의사가 완강할 때는 판매하면서 주의사항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약국의 이익과 상반되지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일부 의사와 약사는 오히려 전문가의 권위를 이용해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를 퍼뜨리기도 했지만, 대다수 의사와 약사는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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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미술사 도슨트 : 모더니즘 회화편 - 14명의 예술가로 읽는 근대 미술의 흐름
박신영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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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어렵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왜 이 그림이 대단한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나마 사실을 잘 묘사한 그림은 사실적으로 잘 그려 가치가 있나 보다 하겠으나 어린아이가 붓을 던져 놓은 흔적 같은 그림은 왜 위대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그 그림들이 값어치가 있는 그림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적어 놓은 책이라 생각된다.

사실주의 그림이 어떻게 점점 추상화되었는지에 대한 설명과 왜 그 화가들의 그림이 유명해졌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선이 어떻고 그림이 어떻고 시점이 어때서 이런 높은 가격을 받는다는 그런 설명은 사실 와닿지 않았다. 어떻게 이 그림이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는지에 대한 역사를 알게 되니 오히려 그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래서 이 그림은 그토록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할까?

그림을 잘 모르는 나의 관점에서 봤을 땐 모더니즘 전의 그림이라면 그림의 잘 그리고 못 그리고에 따라서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을까 하는데 모더니즘의 그림은 그런 상식이 적용되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딱 상징성! 그것 하나로 가격이 정해진 것이 아닐까? 인상주의가 시작된 작가의 작품, 추상화가 시작되는 작품 등 그런 상징성으로 인하여 발생한 값이 아닐까 한다.

해석이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면 과연 그것이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감성만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스토리와 역사를 알고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 미술관에 가도 모더니즘 시대의 그림은 어느 정도 아는 티를 낼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맞나 싶기는 하다.

르누아르는 이후에도 변함없이 밝은 그림만 그렸습니다. 누군가 르누르에게 왜 이렇게 밝은 그림만 고집하느냐고 묻자 그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그림은 뭔가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고, 아름다운 것,
그래,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네.
화가들이 굳이 불행한 것을 창조할 필요가 없는 것이,
우리네 삶에는 이미 불행한 것들이 충분하니 말이야."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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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의 세계 현대건축 여행
김종훈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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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회장의 책은 어떻게 하다 보니 제법 많이 보게 되었다.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 혹은 기업인은 아닌데 관심사의 책을 자주 내는 편이다. 사실 그의 책을 처음 봤을 때 돈 많으신 분들이 대필 작가를 고용하여 쓰는 자서전이 아닌가 생각했다. 꾸준하게 책을 내는 모습을 보고 그게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책은 볼 땐 그가 직접 쓴 책이겠구나 싶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건축물에 대한 관심을 제법 갖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여기 작가가 방문한 건축물들 몇 개 본 적 있다. 특히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는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너무 좋았다. 그렇게 몇 개의 유명한 박물관들을 두루 살펴보았다. 건축에 몇 번 참여하다 보니 건축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았다.

작은 물건은 부수고 다시 만들면 된다. 값이 싸면 또 만들면 된다. 건축물은 단독 주택 규모면 100명 미만의 사람이 건물에 참여하지만 대형 건축물이 되면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의 사람이 그 건물을 짓는데 투입이 된다. 수많은 사람이 하나의 목적을 향하여 힘을 합친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종훈 회장은 그중 대형 건축물에만 참여한다는 CM을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도입한 사람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으니 그는 아마 다른 사람보다는 훨씬 많은 것들이 보일 것이다. 나도 건축물을 볼 때 올해 다르고 내년이 달랐다.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볼 때마다 늘 신기했다. 어떻게 저렇게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 건축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건물이 달라 보일 것이다. 점차 그렇게 건축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다.

건물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난다. 나도 그런 여행을 떠나고 싶다. 딱 건축물만 보기 위한 여행. 하지만 건축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런 여행을 떠나지 못한다. 아무래도 직업적으로 연관이 있어야 그런 여행을 떠날 수 있을 텐데 아쉽게도 건축 전문이 아니라. 그렇지만 그런 여행을 떠나고 싶고,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 아닐까 한다.

모두 다 보진 못했지만 몇 개를 봤고 책에 나오는 건축물의 건축가가 지은 다른 건축물을 봤다. 위대한 건축물을 볼 때 감회가 새로웠는데 그 느낌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었다. 언젠가일지 모르겠지만 꼭 그런 날이 왔으면 한다.

뮤지엄 건물의 특징은 노출 콘크리트와 돌로 쌓은 자연 석축이다. 건물을 보고 ‘역시 안도 다다오!‘라는 생각에 슬며시 웃음이 났다. 노출 콘크리트는 그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트레이드마크다.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 역시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하고있다. 지상으로 솟은 공간에서 건물 내부로 빛이 넘칠 듯 풍성하게들어온다. 세토나이카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외부의 테라스도 실내 공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자연환경과 일체감을 강조하는 공간의 흐름에서도 안도 다다오의 생각이 느껴진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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