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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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총 7개의 소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소설은 연관성이 없다. 예전 단편소설들은 각각 다른 주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 읽은 책 중에 단편소설이 모두 하나의 주제를 이루는 것이 있었다. 이 책은 전형적인 예전 방식으로 각 단편소설이 다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소설의 분위기가 밝았다 어두웠다 바뀐다. 단지, 작가가 책의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서 밝았다 어두웠다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의 말을 보니 단순히 그런 이유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작가는 2014년 이전의 소설과 이후의 소설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었다. 소설의 배열을 가볍고 어둡게 바꾼 것은 흥미를 유지하기 위함이 커 보이나, 가벼운 내용과 어두운 내용을 쓴 것은 오로지 해당 연도를 기준으로 14년도 전은 밝은 소설을 이후는 어두운 소설을 쓴 것이다. 작가는 그 시점을 기준으로 사회는 크게 바뀔 것으로 생각을 했고, 저자 역시 그것을 기준으로 어두운 작품을 쓴 것이다.

작가의 생각이 옳고 그름을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정확한 시점을 불명확하더라도 2010년 이전과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은 많은 부분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상 굵직굵직한 사건도 여럿 발생했고, 씻을 수 없는 상처도 많이 남았다. 작가의 말처럼 먼 훗날 이 시대를 일컫는 새로운 말이 나올 수 있다. 사회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 중에 있다. 이 변화가 옳은 방향인지 아닌지 현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변화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것으로 생각된다.

14년 이전의 소설은 블랙 코미디의 모습을 띄는 것도 있고, 한결 가벼운 주제의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최은지와 박인수] 같은 경우는 그냥 유쾌하기만 하다. 물론 내용이 그렇게 가벼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묵직한 주제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벼운 드라마 한 편을 본 듯이 허허 웃을 수 있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한 14년 말에 발표한 [아이를 찾습니다]는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 참 많았다.

그리고 그 책이 갖고 있는 주제는 한 없이 무거웠다. 거기서 나온 주제는 딱 하나였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이다. 회복 불가능한 일이 발생하면 그 이후는 견뎌내는 것 밖에 아무것도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회도 그 이후 많이 바뀌게 되었다. YOLO가 유행하고 소확행이 유행한다. 그리고 사회의 어두운 면에 대한 부분이 더 부각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저항도 일어나는 등 사회는 많이 변했다.

변화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변화하려는 쪽과 변하지 않으려 하는 쪽이 아직도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어느 쪽이 이길지 아직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든 한 방향으로 수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디 좋은 방향으로 대한민국이 진행되었으면 하고 생각해 본다.

인아의 죽음을 두고 이런 상상이나 하고 있는 자신이 혐오스러웠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인아는 죽었고, 그 남편도 곧 죽거나 그에 버금가는 상태가 될 것이고, 사채업자는 교도소에 가게 될 것인데, 자신만 아무 일 없이 무사하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게 문득 기가 막히게 좋았다. 행복감이 솟구쳤다. 엄청난 유혹을 이겨내고, 위기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켜냈다는 것에 자부심마저 들었다. 인생의 원점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 그런 정신적 사치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것, 그게 진짜 중요한 거야. 그는 이제야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고, 어릴 적 위인전이나 읽으며 헛된 꿈을 꾸던 감상적 어린아이와 결별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기도 했다.

- 본문 P108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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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여왕 디즈니의 악당들 1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주정자 옮김 / 라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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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어렵거나 심오하지는 않다. 그림동화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있다. 주로 그림동화가 애들의 시각에 맞춰서 각색된 것이라는 내용이고, 원작은 이런 책이다 라는 식의 줄거리로 이루어진 책이다. 그래서 잔혹동화, 숨겨진 이야기 등의 제목으로 동화의 원작을 찾아서 보여주는 형식으로 동화의 반전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충격을 받게 하는데 주력하는 내용들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이 책은 동화의 내용은 그대로 살린 채 시점을 백설공주가 아닌 왕비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주인공만 바꿨을 뿐인데 참으로 많은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주인공이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내용은 동화책에 서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왕비의 시점으로 적어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작가가 신나게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다.

저작권이 없는 이야기다 보니 참신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점만 바꿨는데 비어 있는 이야기가 너무 많다. 그 비어있는 틈에 오리지널 이야기를 차곡차곡 넣게 되었고 오래된 이야기지만 또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시도는 참신했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는 존재했다. 작가는 결말까지 새로운 스토리를 써야 하느냐 아니면 원작을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부족한 내용만 보충할까 이런 고민에 휩싸였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 고민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둘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게 되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원작 스토리를 충실히 마무리하고 새로운 결말을 또 만들면 된다. 전형적인 방법이긴 한데, 단점은 새로운 스토리를 계속할 것이 아니라면 찝찝한 결말이 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둘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원작을 ˝둘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그러나....˝ 이렇게 바꾼 것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2부가 나올 것이 아니라면 어쩌라고 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책은 가볍고 읽기에 편하다. 알고 있는 스토리를 각색한 것이고, 왕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니 새로운 이야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너무 잘 알고 있는 책 딱 그 정도이다. 그것을 깨부수기 위하여 원작에 없던 등장인물 몇몇을 추가시켰지만, 원작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면 메인 줄거리를 움직일만한 오리지널 등장인물은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영향력이나 매력이 크지 않다.

시리즈로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 정도의 구성이라면 2, 3 권으로 계속 읽는 건 의미가 없어 보인다. 다만, 다양한 이야기의 그림동화를 읽지 않은 독자라면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하다. 다양한 관점의 동화가 있지만 이번과 같은 관점의 동화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여왕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여왕의 집착과 미움이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어느 순간 주변의 누군가, 혹은 나 자신에게서 여왕의 일부를 발견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가 매혹적이며 동시에 인간적이길.
- 본문 P7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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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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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특히 고등학교 선생님의 별명은 늘 한결같다. 어느 학교나 같은 별명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보통 많은 게 독사, 산적, 호랑이, 진돗개 등 대부분이 무서운 동물 또는 독한 동물들이 주로 별명이 된다. 하지만 특이한 하나의 별명이 있다. 제물포, ˝제(쟤) 때문에 물리 포기했어˝ 이 별명 또한 어느 학교에나 있는 별명이다.

물리 선생님들은 특히 억울할만한 대목이다. 어떤 사람이 가르쳐도 누군가에겐 제물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물리라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수포는 거의 자조적인 말이긴 한데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보통 수포자가 된다. 물리적인 현상들을 수학으로 표현한 것이기 물리학이기 때문에, 수학을 포기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물리가 이해 갈 리가 없다. 더욱이 물리를 가르칠 때 너무 당연하게 수학 법칙은 다 안다는 듯이 설명하기 때문에 물리가 더욱 어렵고 졸리게 느껴진다.

물리를 가르칠 때 수학을 일일이 가르친다면 물리가 아니라 수학이 될 테니 물리 선생님들의 고충은 이해가 가지만, 곱하기 나누기 이외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수식을 나열해 놓고 설명을 들어야 하는 학생도 난처하긴 매한가지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제물포가 탄생하고 누가 가르쳐도 결과는 다르지 않으리라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 알쓸신잡을 보면 유려한 말솜시에 누구도 알기 쉽게 과학을 설명하지만 물리만 놓고 설명을 하게 되면, 여기는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모든 것이 벙벙한 상태가 되고 만다. 초반의 쉬운 설명이 계속 이어지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초반은 크게 어렵지 않은데 조금만 나아가면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지 않는 이야기가 계속된다.

나름 과학을 좋아하고 인내심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물리 앞에선 한 없이 작아진다. 그것도 천체물리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더더욱 멍해지고, 수식으로 설명하기 시작하면 책을 덮고 싶어 진다. 그런데 여기 철학까지 가미하게 되면, 이게 과학책인지 철학책인지 아니면 수학책인지 정체가 불분명하게 느껴지면서 오늘 저녁은 무얼 먹는 게 합리적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일반인을 위한 교양서적은 맞다. 결코 어려운 이론서적은 아니다. 하지만 교양서적 수준이라도 물리는 어렵다. 그리고 쉽게 읽히지 않는다. 저자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책에 대한 셈이라고 할까? 어떻게든 독자로 하여금 책에 빠져들게 하고 물리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큰 점수를 주지 않는다. 교양서적이라면 좀 더 흡입력 있는 책으로 다가왔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과학은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태도다. 충분한 물질적 증거가없을 때, 불확실한 전망을 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과학의 진정한 힘은 결과의 정확한 예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불확실성을 인정할 수 있는 데에서 온다. 결국, 과학이란 논리라기보다 경험이며, 이론이라기보다 실험이며, 확신하기보다 의심하는 것이며, 권위적이기보다 민주적인 것이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우리 사회를 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드는 기초가 되길 기원한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니까.

- 본문 P269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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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사이언스 스토리 사이언스 1
정창훈.이정모 지음, 윤상석 그림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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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기 좋은 책이다. 보면 좋은 연령대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고, 딱 그정도 수준의 내용으로 지면을 채웠다. 사실 많은 내용을 기대하고 보면 안 되는 책이긴 했다. 제목만 보고 덥석 가지고 왔는데, 내용을 한번 읽어 보았으면 좋았을 듯싶다. 책의 내용을 비난하거나 책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책은 딱히 나쁘지 않았다. 다만, 내가 잘못 골랐을 뿐이다.

책은 가볍게 시작한다. 설정도 해리포터를 그대로 차용했다. 하늘을 나는 법에 대해서 라던지 식인 식물이라던지 타임머신 등 해리포터에 나오는 설정들을 과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머글들이 하늘을 날기 위해 저렇게 했다는 식으로 말해준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리포터의 책이나 영화 정도는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소리야? 이런 생각을 가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것은 해리포터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저학년 독자들의 부푼 상상력을 과학으로 틀어막아야 하나?라는 것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독자 포인트를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본다.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라고 하기엔 높아요˝라고 이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초등학교 수준으로 보는 것에는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중학교 이상의 수준으로 보기에는 다소 깊이가 낮다. 높게 생각해 봐야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으로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초등학교까지는 굳이 애들을 과학의 틀에 묶어 둘 필요가 없지 않을까? 좀 더 꿈을 꿔도 되는 나이인 것 같은데 현실로 붙잡아 두려는 것 같았다.

중학교 이상으로 그리고 성인이 되어 보아도 추억과 함께 과학의 재미를 동시에 알 수 있게 만들었다면 더욱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책 구성은 나쁘지 않다. 소재로 삼은 내용들도 모두들 궁금하고 정말 저런 게 있으면 좋겠다 싶은 내용들이다. 다만, 약간은 더 자세히 들어가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본다. 과학 관련 서적은 저런 난이도 조절이 어려운 것 같다. 살짝만 깊게 들어가도 천지분간을 못할 정도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너무 가볍게 들어가면 발을 담갔는지 알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이미 나온 결과물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이 책은 초등학교 저~고학년 사이의 애들이 읽기에 적당한 것 같다. 물론, 그래서 아쉽다는 생각을 또 해본다.

실제 역사상의 플라멜은 (믿어지지 않지만) 연금술에 성공하여금을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자신이 주장하듯 연금술로 만든 금을 자기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 또 《해리포터》에서는 665세가 훨씬 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88세정도로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가 실제로 ‘지혜의 돌’을 발견하여 연금술에 성공하였는지도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과부와 고아같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썼고 많은 병원과 교회를 세워 세상 사람들과 나누었다. 그래서 그가 가장 훌륭한 연금술사로 역사에 기록되었는지도 모르겠다.

- 본문 P252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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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가 사랑한 순간들 - 헤세가 본 삶, 사람 그리고 그가 스쳐 지나간 곳들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엮음.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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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가 직접 엮어 만든 책은 아니다. 헤세의 수필들 그리고 소설 중 엮은이가 선정하여 내놓은 책이다. 제목처럼 사랑한 순간들에 대해서만 적은 책은 아니고, 나름의 주제에 맞춰서 정리된 내용으로 만들었다. 헤세는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이야기를 적어나갔을까? 그는 책을 쓰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는 책이다.

근데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헤세의 책을 좀 읽어야 할 것 같다. 기본적인 생각을 알지 못한다면 책을 읽으면서 문체에 당황을 할 것이다. 내가 딱 그랬다. 사실 헤세의 책을 몇 권 읽지 않았다. 심지어 헤밍웨이와 헷갈리는 누를 범했다. 헤밍웨이의 느낌이 아닌데, 에세이는 느낌이 다른가 보다고 생각을 했다. 이상하다 싶어 다시 확인해보니 착각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헤밍웨이의 책과 헤세의 책을 헷갈리다니, 지금 생각하면 말이 안 된다 생각하지만 이 책을 처음 읽는 당시는 너무 당연한 듯 헤세의 책은 [노인과 바다]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세계 문학 같은 느낌으로 쓰여있다. 철학적이고 한 문장 문장이 길고 긴 전형적인 문학 소설과 같은 느낌이다. 내면의 표현과 정신적인 표현을 상세하게 하는 그런 고전 문학의 향기가 물씬 나고 있었다. 에세이는 보통 개인적인 생각이나 주제가 많기 때문에 한 없이 가벼울 텐데, 가벼운 주제에서도 깊은 사상을 표현했다.

다양한 소재의 글을 선보였는데, 특히 여행과 관련된 챕터가 흥미로웠다. 시대상이 물씬 풍겨 한눈에 시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땐 어떤 여행이 유행이었는지, 헤세는 어떤 여행을 좋아했는지 알 수 있었다. 헤세는 자연 풍광을 좋아했다. 그리고 집단 여행 지금으로 말하면 패키지여행을 싫어했다. 1900년대도 패키지여행이 있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자연을 찬미하고 여행을 노래했다. 여행은 휴식을 취하기만 하는 것도 우연한 만남과 교제도 아니라고 했다. 풍경이나 호기심을 만족하기 위함에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라 했다. 이러한 헤세의 생각에 동의했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에 반가워했다.

헤세는 처음에 여행을 이야기했고 다음은 사랑, 사람, 생각을 이야기했다. 물론 헤세가 엮은 것은 아니니 그런 생각을 하고 쓴 글들은 아니다. 엮은이가 정리를 한 것인데, 나름 괜찮은 정리라 생각했다. 단, 생각은 빼고 그 이전까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생각은 다른 책에서 인용하거나 편지를 인용하는 등 엮은이가 맘에 드는 이야기들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내용이 헤세의 생각인데 굳이 저런 챕터가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사실상 마지막 챕터가 가장 재미는 없었다. 그 외에는 구성이 훌륭하고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20년 전에 읽었던 그의 책들을 언젠가 다시 한번 꺼내봐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여행의 서정은 일상의 단조로움, 일과 스 트레스를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데 있지 않다. 다른 사람들과의 우연한 만남과 교제에있지 않으며, 색다른 풍경을 감상하는 데 있지 않다. 그렇다고 호기심의 충족에 있는것도 아니다. 여행의 서정은 경험에 있다.
그것은 더욱 풍요로워 지는 것, 새로운 획득물을 내 안에 유기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다양성 속의 조화를 이해하고 대지와 인류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해하는 것, 옛 진리 와 법칙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 안에서 재발견하는 데 있다.

- 본문 P61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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