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드디어 다윈 1
찰스 로버트 다윈 지음, 장대익 옮김, 최재천 감수, 다윈 포럼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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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2019.11.7.

기다려 왔고 드디어 제대로 된 번역으로 <종의 기원>을 읽는다.

19세기 말엽 중국과 조선에 소개된 서양 학문은 메이지 일본에서 번역된 책을 중역한 것이다. <천연론>을 읽으며 19세기말 중국의 지식인이 부러웠다. <천연론>은 영국에 유학했던 엄복이 토머스 헉슬리의 <진화와 윤리>를 번역해 중국에 소개한 것이다. 놀랍게도 헉슬리의 출판 이후 2년만이다.

번역 작품을 읽는 독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제대로 된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는 번역서가 귀하고, 우리도 번역청이 있어야 겠다는......)에 공감하던 차에 장대익 교수가 10여년에 걸쳐 번역한 <종의 기원>이 나와 읽는다.

 

번역자가 밝힌 <종의 기원> 10대 키워드와 내용을 옮겨 본다.

 

1. 생존 투쟁과 다윈의 정원(126p.)

식물의 경우에 상당량의 씨앗이 파괴되기는 하지만, 내가 관찰한 바로는 이미 다른 식물들로 빽빽하게 채워진 땅에서 발아하는 경우에 제일 많이 소멸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싹이 난 식물들은 다양한 적들에 의해서도 상당량이 파괴된다. 가령 나는 땅 한쪽을 길이 3피트에 폭 2피트로 깔끔하게 파서 다른 식물로부터 훼손당하지 않도록 한 후 그 안에 뿌리를 박고 있는 357개의 싹에 전부 표시를 했는데 그중 295개 이상이 주로 민달팽이와 곤충들에 의해 파괴되었다. 짐승들이 뜯어 먹은 잔디밭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오랫동안 손질해 온 잔디밭도 그냥 놔두면 원기왕성하게 잘 자라는 식물들이 자신들보다 덜 잘 자라는 식물을 차츰 죽여 버린다. 다 자란 식물인 경우에도 말이다. 가령, 작은 잔디밭(길이 3피트에 폭 4피트)에서 자라던 20종 중에서 9종이 자유롭게 자라난 다른 종들로 인해 소멸되었다.”

 

2. 인위 선택에서 자연 선택으로(144~145p.) (내용 생략)

3. 도대체 자연 선택이란 무엇인가?(198~199p.) (내용 생략)

4. 극도로 복잡한 기관과 누적적 선택(273~274p.) (내용 생략)

5. 이보디보(Evo-Devo, 진화발생 생물학)의 전조(297p.) (내용 생략)

6. 다윈의 변명(391~392p.) (내용 생략)

7. 과학 혁명은 어떻게 오는가?(640p.) (내용 생략)

8. 창조설은 끝났다!(641~642p.) (내용 생략)

9. 마음의 과학의 미래를 예견하다!(648p.) (내용 생략)


10. 장엄함(650p.)

수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자라나고 있고, 덤불에서 노래하는 새들과 여기저기를 날아다니는 곤충들 그리고 축축한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들로 가득 차 있는 뒤얽힌 둑(entangled bank)을 지긋이 관찰해 보면 참으로 흥미롭다. 또한 서로 너무나도 다르고,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얽혀 있는 정교하게 구성된 이런 형태들이 모두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법칙에 의해 탄생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법칙들은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번식을 동반한 성장, 번식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는 대물림, 외부적 생활 조건의 직간접적인 작용과 사용 및 불용에 의한 가변성, 생존 투쟁을 초래하는 높은 개체 증가율, 자연 선택의 결과로 나타난 형질 분기와 덜 개량된 형태들의 멸절을 포함한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대상인 고등 동물은 이 법칙들의 직접적 결과물로서 자연의 전쟁 및 기근과 죽음으로부터 탄생한 것들이다. 처음에 몇몇 또는 하나의 형태로 숨결이 불어넣어진 생명이 불변의 중력 법칙에 따라 이 행성이 회전하는 동안 여러 가지 힘을 통해 그토록 단순한 시작에서부터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우며 한계가 없는 형태로 전개되어 왔고 지금도 전개되고 있다는, 생명에 대한 이러한 시각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인류사에 혁명을 일으킨 책은 종의 기원, 자본론, 꿈의 해석이다. 그 가운데 <종의 기원>의 진화론이라는 생물학적 영향 못지않게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친 바가 크다. 19세기 제국주의의 대두와 나치 인종주의,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도 적자생존, 약육강식이란 가려진 프레임은 강하게 영향을 준다. 자본주의하에서 부자와 빈자의 구분이 당연한 듯하고, 사회적 불평등이나 양극화 등 어떻게 이름 짓든 당연시하는 모습을 본다. <종의 기원>은 더 이상 생물학만은 아니다.

 

다윈은 70평생 동안 2,000명의 사람과 수만 통(14,500통이 남아 있다)의 편지를 주고받았고, 배우고 가르치고, 수집했던 커뮤니케이터이자 학자다.

서울대 장대익 교수가 10여년의 시간을 쏟아 번역해 낸 일은 번역 글의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들이 고마워해야할 일이다.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종의 기원>은 사이언스북스에서 2019731일 본문 655쪽 분량으로 초판 1쇄를 내놓았고, 나는 2019815일 초판 2쇄를 읽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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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 2014-2018 황현산의 트위터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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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트위터 <내가 머르는 것이 참  많다> 를 읽으며  짧은 글쓰는 방법을 배운다.

 

복거일씨가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만 읽으면 편향된 지식을 얻을 위험이 있다고 했다는데, 별 걱정을 다 한다 싶다. 뭐는 안 그런가.

- 남의 말을 평할 때 정확한 말을 옮기고, 자신의 생각을 쓴다. 뭐는 안 그런가는 글에서 일반화하는 법이다.

 

제도를 들먹이는 건 정작 중요한 문제를 가리기 위한 술책이다.

- 제도보다 사람이 문제다. 인문학의 가치가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기 수 있기 때문이다.

 

‘W이론(아마 이면우 교수인 듯, 나도 읽었다)’ 신바람 어쩌고 했는데 우리는 잘났다고 집단 최면을 걸러놓고는 정신줄을 놓고 일하라고 독려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흥분했다. 그 흥분한 머리에 IMF 가 찬물을 끼얹었다.

- 생각 없는 주장을 비판하는 방법

 

나는 가끔 박원순 시장이 대통령하기에는 좀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서울 시장직은 전문가가 할 일이지만 대통령은 바보도 하지 않는가(박근혜)

- 자기 생각으로 평가를 이렇게 재미있게 할 수 있다.

 

머리가 굳어진 순수주의자보다 더 끔찍한 것도 드물다

- 유연성과 순수, 근본에 대한 우려로 강도의 두 배 이상 키우는 문장

 

남을 할퀴고 뒤통수치는 식으로 농담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인은 재치라고 생각하겠지만, 재치 부족이고 병이다.

 

애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 한 번 일어선 아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기지 않는다. 무릎이 자주 다치긴 하지만.

- 사회의 진보를 믿는다는 희망이다. 어른에게 필요한 사고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 준다는 것은 큰 미덕이다. 충고질 하지 않고, 괜히 말했네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게 이야기를 들어주려면 끈기도 필요하고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이해도 있어야 하는 것 같다.

- 경청, 언어의 품격을 생각한다.

 

예술가의 직업은 창조이지만 창조를 입에 올리는 예술가는 드물다. 창조는 그것을 하고 나서만 그것이 창조인지 안다.

- 창조경제란 구호에 딱 맞는 멋진 어깃장이다.

 

전공자가 번역을 더 잘할 것이라는 생각도 미신에 속한다. 전공자는 전공하는 작가나 작품에 대해 지식과 정보는 많다. 그러나 번역도 글쓰기인데 전공자가 글을 더 잘 쓰는 사람은 아니다.

- 국어 선생님이 지리 선생님보다 글을 더 잘 쓰는 것은 아니다. 국어 선생님은 이걸 모르고 타 교과 선생님을 깔보더라.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인간이 마땅히 실천해야 할 의무를 귀족들이 폼 잡고 베풀어야 할 은혜로 생각하는 거다.

- 인간이 마땅히 실천해야 할 일은 평민이나 귀족이나 다르지 않다.

 

제가 상상한 작은 세계를 붙들고 그 밖의 세상을 파괴하려는 자들이 생각을 바꿀 수 없다.

- 테러리스트나, 무슨 빠들이 그렇다. 나는 지지하지만 빠는 못된다.

 

구두가 크십니다. 불판이 뜨거우십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무식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말하라고 시키고 가르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말이 어찌되건 손님만 좋아하면, 나라가 어찌되건 돈만 벌면, 결국 같은 생각이다.

- 고칠 방법을 찾기 어렵다.

 

루소는 어느 나이나 다 불행하다고 말했다. 그 나이에 채워지지 않는 욕망 때문에. 그러나 어느 나이에나 욕망이 있다는 것은 어느 나이에나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는 말. 늙어가며 제 나이의 즐거움을 발견하지 못하면 젊은 세대를 욕하게 되는 듯도.

- 욕망의 조절이 행복과 불행의 기원이다.

 

축사하는 군수가 30분을 잡아먹었다.

- 교수도 그렇더라.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거다.

 

인간에게 어려운 일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이다. 독재 권력 아래서는 선택과 결정의 고통이 면제된다. 자진해서 노예가 된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도 드물다.

- 아이히만이 그랬다. 한나 아렌트가 지적한 악의 평범성

 

번역에는 외국어 독해력, 한국어 작문력, 성실성과 책임감, 주의력이 필요하다.

- 전공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살면서 제일 황당한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결혼하고 직업을 갖고 애를 낳아 키우면서도, 옛날 보았던 어른들처럼 나는 우람하지도 단단하지도 못하고 늘 허약할 뿐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늙어버렸다. 준비만 하다가.

- 어렸을 때 어른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그렇다 해도 공감하지 못할 어른은 없다.

 

강제 질서는 부조리와 모순의 해결이 아니라 감추기일 뿐이다.

- 그렇다.

 

이 정부더러 누가 무능하다고 하는가. 담뱃세를 2000원이나 인상학고, 담배를 피우지 않을 수 없게 스트레스까지 줄 줄 아는데

- 나는 유능한 정부에 순종해 아직 담배를 피운다.

 

나는 목마와 숙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

- 모든 독자가 책을 다 이해할 수 없다.

 

애를 키울 때 기를 살린다고 애쓰는 사람이 있는데, 정직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기는 저절로 살아난다.

- 생각이 행동을, 행동이, 습관을, 습관이 인생을, 인생이 운명을 만든다.

 

종교는 근본적으로,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 세상까지 하나의 원리가 지배하고 있으며, 모든 인간이 그 원리를 숭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그 자체가 폭력이다.

- 종교 뿐만 아니라 이런 사고방식이 폭력이다.

 

백 년 전의 삶, 천 년 전의 삶을 우리 시대의 주관성으로 재단할 수 없다. 거꾸로 백 년 전, 천 년 전에 그 시대의 요구에 부응했던 어떤 사고가 우리 시대의 삶을 가로막을 수도 없다.

- 조선 유학을 바라보는 시각의 재조명이 필요하고, 역사를 바라보는 눈도

 

우리가 아랍 문화를 대면할 때, 우리의 시각이 알게 모르게 서구화 되어있다는 자의식이 우리를 주저하게 하고 당황하게 한다.

- 우리 지식인들이 오리엔탈리즘에 찌든 결과다.

 

어느 친일파 시인도 일제가 그렇게 빨리 망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예측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지켜야할 도리의 문제다.

- 인간의 도리는 無變應變이 답이다.

 

좌절된 에로스는 자주 파괴의 욕망이 된다.

- 약자, 루저에게도 에로스는 있다. 사회가 이를 제도로 수용해야하지 않을까.

 

나쁜 나라에서는 젊은이들이 나쁜 일에 동원된다. 바쁜 글쟁이에게서는 우리말이 나쁜 글에 동원된다.

- 홍위병, 어용학자가 그러하다.

 

알제리 독립운동에서 탄약을 나르고 진지구축을 돕더 여자들이 불편한 히잡을 벗기 시작했다. 그걸 나무라는 무슬림은 아무도 없었다. 진정한 해방 전쟁은 인간을 해방한다.

- 전방보다 후방 내무반 생황이 고되다.

 

성차별이건 지역차별이건 비열하지 않는 차별주의자는 없다.

- 비열한 자들은 대의명분을 그럴싸하게 만든다. 대의명분에 속아 진실을 보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학교가 모든 걸 다 가르칠 수는 없는데 모든 시간을 다 뺏는 것이 문제

- 학교를 공사불문 교육기관으로 바꾸어야 맞다. 교육기관이 원한 것도 있지만, 부모의 요구도 있다. 손 안대고 코풀려는 태도가 원인이다.

 

모든 지식은 그 지식이 산출되는 과정이 중요하다. 결과로만 알려진 지식은 발전이 멈추고 교조화되기 쉽다.

- 나는 知思識見解가 지적호기심이 지혜가 되는 프로세스라고 믿는다.

 

잘 쓴 글은 취향을 넘어선다.

- 그러고 싶다. 쉬운 일이 아니기에 잘 쓴 글이 귀한 거다.

 

풍요를 감당할 수 없는 것도 슬픔이다.

- 성장만 추구하니 슬픔이 더욱 커질 수밖에. 이젠 성장보다 분배에 가치를.

 

사랑받는 나라를 만들면 사랑할 텐데......

- 시민 하나하나에게 힘이 있는데, 정치인에게만 맡겨두고 있다.

 

우리는 개항 이후 일제 시대에 들어와 습관이 된 것을 전통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 조선이 가졌던 가치 중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가 무엇이가를 성찰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일제시대, 분단, 전쟁, 독재 시대가 남긴 폐해는 상상할 수 있는 없는 분량이다.

- 지금 우리 살에 남아있는 문화적 전통이라고 해봐야 한국어와 음식 정도.

 

글을 쓰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말은 말하는 것처럼 써라일 터인데, 글을 쓰는 데 가장 해로운 것도 그 말이다. 글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말을 성찰한다는 것이다.

- 글은 퇴고하지만 말은 퇴고할 수 없다.

 

노트에 적힌 문장을 보고 이건 내 문장 아님, 난 이렇게 쓰지 않음이라 말할 수 있으면 글을 잘 쓰는 것이다.

- 한 번 그런 경험을 했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1주기다. 1년 중에 애국가를 부르지 않고 태극기를 달지 않고, 나라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날이 하루쯤 있어야 한다. 오늘을 그날로 정하는 것이 옳겠다.

-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을 배운다.

 

늙으면 모든 것이 지워지는 법이지. 이어서 치매가 오고 저 자신이 지겨운 인간이 되게 마련이지. 좀 다르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 나이가 들더라도 배우기를 그치지 말고 참신하게 생각하도록 노력하라.

 

어느 인디언 추장의 말을 흉내 내자면, 봄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어머니 아버지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천한 자본주의 시고방식이다. 돈으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죄악의 객관화에 한국보다도 오히려 일본 미래의 행불행이 달려있다.

- 위안부 일을 무마하려하는 일본에 맞장구 친 박근혜 정부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족속들이다.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알고 있다는 사람과 어떻게 토론하겠는가. 그런 사람은 유령인데, 유령과 토론이 가능하겠는가

- 어떤 정당은 유령 정당이다.

 

박완서 선생의 말 책을 안 읽고 글만 쓰는 것은 토론회에서 자기 말만 하는 것과 같다.”

- 토론에서 자기 말만 하는 사람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다. 책을 읽었어도 교조화되었거나.

 

사회적 위계에 대한 관념이 지성의 객관화를 방해한 것이다.

- 어린 사람에게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여호와의 증인들은 착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독실한 여호와의 증인이 되면 그들이 말하는 지상천국이 실현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자기와 똑같은 생각을 하면 진보가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진보주의자들은?

- 교육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념과 맞지 않으면, 그 신념 뿐만 아니라 그 신념을 믿는 사람에게 문제의 원인을 뒤집어 씌우고, 무시하고 소외시킨다.

 

또한 힘있는 자들이 빠져나갈수록 군대의 개선은 더욱 멀어진다.

- 군대를 가고 싶어 하게 만드는 방법은 국회의원 등 고위직 자녀들이 군대에 가게 만드는 것이다. 국민을 대표하거나 고위직이 되려면 군필은 필수 자격이라는 법이 필요하다.

 

예의는 굴종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예술 능력일뿐더러, 더 좋은 세계를 위한 연습일 것 같기도 하다.

- 과례는 비례더라.

 

동등함에 익숙해지는 감수성이 민주주의를 만든다.

- 빈부격차, 양극화가 심해지니 민주주의 발전이 우려되지만. 우리에겐 의병과 촛불의 역사가 있다.

 

사람들이 말하는 동서양의 차이라는 것도 양 세계의 차이라기보다 농경 사회와 산업사회의 차이일 때가 더 많다. 기껏해야 한 세기 내지 반세기 차이

- 한국은 농경사회, 산업사회, 정보사회, 동양사회, 서양사회가 뒤섞여 있는 상황이다. 온갖 문제가 다 생길 수 있는 처지다.

 

인문학은 무슨 말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서는 안 될 말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 그러니 공부해도 효과가 쉽게 드러나거나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

 

순진성의 카드를 끝까지 쥐고 있는 것이 오래가는 길이다.

- 오래가지 못하는 까닭은 순진하면 당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는 바탕만 탓하다가 세월을 다 보냈다.

- 뒷 세대에게 나는 무엇을 물려 줄 수 있는가?

 

이론과 현상 사이를, 관념과 구체적 현실 사이를 재빠르게 옮겨 다닐 수 없을 때 고질이 된다.

- 多變으로 應變해야 한다.

 

좋은 곳이 있다면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 좋은 곳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

 

무서운 것은 죽으면 그만인 그런 죽음이 아니라 끝까지 견디어야 할 삶이다.

- 죽음은 삶의 과정이다. 끝에 있을 뿐이다. 삶의 과정에 죽음보다 더한 고통도 있다.

 

육체적이건 정신적이건 무엇을 익히는 일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익히기의 희열도 그 고통과 함께 온다.

- 고통을 이겨내면 이후에는 쉽다.

 

나는 수류탄이 무섭지 않고 내무반장이 무서웠다. 수류탄은 시키는 대로만 하면 터지지 않지만 내무반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 군 내무 생활의 어려움을 이보다 멋지게 표현한 글을 보지 못했다.

 

아이를 나무라면 아이의 기가 죽는다고 말하는 부모가 있다. 지속 가능한 기는 떳떳함에서 온다.

- 아무렴 그렇지요,

 

오늘이 선물인 것은 과거의 믿음을 딛고 열린 가능성이 앞에 서 있기 때문. 그 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진보라 한다.

- 오늘은 어제의 결과고 내일은 오늘의 결과다.

 

사람이 얼마나 공부를 못했으면 저런 말이 입에서 나올 수 있을까

- 내가 이런 소리를 들을까 두렵다.

 

수많은 시민에게는 헬조선인 나라가 몇몇 사람에게는 당신들의 천국이다.

- 살아서 천국에 갈수도 없거니와, 갈 수 있더라도 양보하리라.

 

말하지 않는 생각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30분만 지나면 나도 남이다.

- 메모, 아웃풋이 중요하다는 표현. “30분만 지나면 나도 남이다.”는 기가 막히는 표현이다.

 

좋은 연애 소설은 사회적 의식개혁의 시발이 된다.

- 루소의 신엘로이즈’, 적과흑, 위험한 관계, 마농레스코, 파리의 노틀담, 감정교육, 사랑의 한페이지, 무정.

 

남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사람에게, 저와 다르다는 이유로, 제 나쁜 상상력으로 만든 형이상학적 죄를 둘러씌우고 핍박하는 것보다 더한 폭력이 어디 있으며, 더한 인권 침해가 어디 있겠는가.

- 동성애자에게 측은지심을 갖는 나도 폭력일까?

 

유연성은 포즈가 아니라 자체 내의 생명력을 의미한다.

- 너무 가두고 산다. 그래서 더 빨리 늙는다.

 

<동사서독> “가질 수는 없어도 잊지는 말아야 한다.”

 

남의 불행과 고통에 반드시 공감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공감하지 않는 것과 다른 사람의 공감을 위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 공감은 상대가 왜 아프고 고통스러운가를 묻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평생교육을 빙자한 학위 장사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을 지지한다.

- 상당수의 교육대학원이 학위장사에 동참중이다. 졸업논문을 쓰지 않고 졸업하는 대학원이라니 말이 되는가?

 

원래 그런 거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다.

- 원래부터 그런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세상에는 자기와 다른 사람이 많고, 자기가 세상의 표준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도 성숙의 증표 가운데 하나다.

- 교양으로 이를 알아가는 거다. 교양 없는 사람은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고 행동한다.

 

공동체가 아이들에게 의무교육을 시키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서로 말이 되는 소리를 하고 살자는 것이다. 말이 안 되는 소리를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 불행보다 더 큰 불행도 없다.

- 요즘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들 탓에 고통 받는 교사들이 느끼는 바다.

 

게으른 낙관주의를 두 글자로 줄이면 설마가 된다. 설마는 단순한 부사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관이다.

- 내가 그랬다. 지나친 낙관주의도 문제다. 냉정한 자세가 빠진 낙관주의도 문제가 있다.

 

높은 자리에 앉아 생각이 없으면 괴물이 된다.

- 그리 높지 않은 자리에서도 괴물은 있다.

 

어떤 분야를 전공했다고 해서 그 분야에 특권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단지의무를 지닐 뿐이다.

- 특권을 누리는 사람이 많다. 나는 어떤 의무를 지녀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질릴 때까지 자기 말을 하고 나서(그것도 대개는 반복) 이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 정치인과 교수들, 오컴의 면도날을 기억하라.

 

부분과 전체를 한꺼번에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그걸 교양이라고 부른다.

- 교양을 갖기 위해서는 평생을 공부해야한다. 전문가가 교양인은 아니다.

 

교수 앞에 무슨 말이 붙으면(석좌교수 빼놓고는) 교수가 아니라 강사다.

- 명함에 강사라고 쓴 사람보다 교수라고 쓴 사람이 더 많다.

 

상상력이 부족하면 제가 당해봐야 한다. 수족이 불편한 사람들의 처지를 이제야 알겠다.

- 감기만 걸려도 생활이 불편하다. 그러나 대부분 감기가 나으면 잊는다.

 

겨우 알게 된 것들 : 서양 고전에 여자 구타의 장면이 없는 것은 윤리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미학적으로 흉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19C’‘19th c.’로 써야할 것이다. 배동바지는 , 보리 따위의 이삭이 나오려고 대가 불룩해질 무렵이다. 한국에서 시인이란 이름으로 면허장을 받은 사람은 5만 명 정도가 된다고 한다.

 

뉴스, 청문회를 보면서 드는 생각 : 국회의원이 국민의 뜻이라고 말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자기 지역구 일이라면 몰라도, 그 법의 이름이 무엇이든

 

황현산의 트위터 <내가 머르는 것이 많다> 는 난다에서 20198월 본문 666쪽 분량으로 11쇄를 내놓았고, 나는 같은 달에 나온 12쇄를 읽고 배웠다. 불문학자의 의식 속에서 이틀을 살았던 거다.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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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띠쿠치나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 혀끝이 아닌 삶으로 느끼는 맛
이현미 지음 / 모아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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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이 행복한 순간을 누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뚜띠쿠치나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목차에서 볼 수 있다. 행복의 요건이 거창하거나 먼 곳에 있지 않다. 소소하며 내 안에 있다는 이야기다.

외적인 실패와 성공을 경험한 뚜띠쿠치나 CEO가 내적인 성장을 경험한 계기를 금산에서의 며칠에서 소개한다.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었던 계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금산에서의 며칠은 특정 종교단체나 시설을 홍보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할 수 있다. 3, 4, 5장을 읽으면 기우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저자가 인문학 공부라고 말한 독서를 통해 변화시킨 삶을 풀어 놓는다. 보통 사람에게 독서를 즐기면 이렇게 내적으로 성숙할 수 있답니다.’를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이현미의 인생에서, 그녀는 금산에서의 경험을 삶으로 변화시킨 계기로 만들었다.

 

3뚜띠쿠치나는 인문학이다’, 4인문학, 끝이 없는 인생 공부’, 5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로 장 제목을 달았다.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소중한 사람은 톨스토이의 단편 <세 가지 질문>을 통해 현재’, ‘함께 있는 사람’,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소중함을 전한다.

삶의 핵심은 넘어가는<반야심경><도덕경>을 들어가며 깨달아가는 것의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변화와 혁신은 일신우일신하는 것에서 온고지신을 풀어가며, 서양 영화도 오디세이를 재해석한 것이라는 신화학자의 평가를 소개한다.

진정성은 말보다 실천을 앞세우는 것에서는 논어와 도덕경 몇 개 구절을 인용하며 풀어본다.

생각이 깨어야 태도가 나아간다라는 반야심경과 시인의 말로.

꿈을 이루기 위한 작심삼일은 맹자와 작가 은유 등의 말로 풀어 소개한다.

 

이외에도 삶은 경험해야 할 신비’, ‘길이 안으로도 난 줄은 모른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 ‘질문의 힘과 학생의 태도’, ‘자리를 탐하지 않는 삶’, ‘믿음과 배려로 싹트는 행복’, ‘말에 베인 상처는 아물지도 않는다’, ‘발꿈치로는 오래 서 있을 수 없다’,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낼 뿐’, ‘행하는 자라야 진정 뜻이 있다’, ‘스스로 높이면 오히려 낮아질 뿐’, ‘남의 아픔을 나의 이익으로 삼지 마라’, ‘세상 만물에는 원래 주인이 없다’, ‘나의 희망이 모두 내게 달려 있다’, ‘잘 듣지 않으면 잘 말할 수 없다’, ‘내게 남아있는 것을 먼저 생각하기’, ‘지금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고난을 함께 나눌 친구, 누구인가’, ‘멈춰 서서 인생의 숲을 돌아보는 여유’, ‘바보들은 항상 안 된다고만 한다’, ‘작은 성공에 도취하면 크게 망한다’,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은 자신이란 소제목을 달아 놓고 독서의 결과와 생활을 연결해 놓았다.

 

<뚜띠쿠치나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는 자살하지 마라, 남을 탓하지 마라, 삶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기, 과욕은 화를 부른다, 말은 품격이다, 일체유심조, 지행합일,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인다, 정당한 이익을 취하는 법, 소유에 대한 생각, 인생의 주인은 자신, 경청의 의미, 욕심을 내지 마라, 현재에 충실하라, 진정한 우정의 의미, 성찰할 시기, 긍정적 사고, 소년등과의 불행 등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누구나, 늘 듣는 이야기다. 독서를 통해 얻은 선현들의 말과 자신의 관점을 잘 버무려 풀어 놓은 거다.

 

쉬운 글이라서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분량도 200여 쪽이라서 겨울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라면, 아침밥을 먹기 전에라도 읽어낼 수 있으리라. 실행은 제외하고 읽는 것만 생각하였다면 그렇다. 꼭 한 번은 이탈이안 화덕피자 레스토랑 뚜띠쿠치나에 가보고 싶다.

 

<뚜띠쿠치나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는 모아북스에서 201910월 본문 210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뚜띠쿠치나는 함께하는 요리란 뜻이다.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19년 텍스트형 전자책 제작지원 선정작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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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밑줄 - 김경집의 인문 아포리즘
김경집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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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밥이다>로 만난 김경집 님의 <인생의 밑줄>을 읽는다. 아직은 에세이를 읽을 나이가 아니라 믿고 산다. ‘김경집의 인문 아포리즘이란 글이기에 선택했다. ‘지적 산만함의 완성은 아무나 지니는 게 아니라는 작은누나의 말에 공감하며 읽는다.

나에게 남겨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가 만든 잠언을 눈감고 읽어본다.

나머지는 잊더라도 기억할 여섯 가지다.

굴욕은 견뎌내면 디딤돌이 되지만 굴복하고 타협하면 끝내 부끄러운 비문(碑文)이 된다.

나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깨뜨리는 것, 두렵기는 하지만 못할 것도 없다. 끝내 포기하지 않는 꿈이 갖는 것이 삶에 대한 예의다.

그저 줄인다고 단순해지는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걸 알아야 쓸데없는 걸 버릴 수 있다.

나이 드는 게 아니라, 생각이 낡아지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싱싱한 생각으로 진화하면 그깟 나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논리와 근거가 확보되었을 때까지 말을 아끼는 것, 그것이 철학적 태도의 핵심이다.

몸은 노쇠할 수밖에 없다. 정신은 시대정신과 미래 의제를 고민하며 열려있는 한 녹슬지 않는다. 신체의 늙어감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정신이 낡고 퇴행하는 걸 두려워해야 한다.

 

프롤로그

, , 앎의 너비와 깊이는 다소 다를지라도 산다는 건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자연에 순응하고 조화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낭만적인 삶일 거라는 문장에서 량수밍을 문화의 적응을 떠올린다. 젊음은 의무의 삶이고 중년은 권리의 삶을 산다. 지혜를 누릴 시간이라 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I am not what I was)

 

1부 깨뜨려서 지키는 삶

내 안에 뿌리박힌 두려움이야말로 가장 조심해야 할 적이다. 상처를 받기도 전에 상처를 입을 것 같은 생각이 들면 미리 물러설 마음의 통로를 찾는다. 그게 인생 비극의 시작이라면 결국 그 비극은 내가 만드는 셈이다. 멈춰 있지 않으면 새로운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말 잘 듣고 안전하게 사는 법을 배워 산다면 표절의 삶이다. 그런 삶을 비난할 일은 아니다. 자랑스러운 것도 아니다. 혁명은 기존의 낡은 질서와 제도, 방법을 깨뜨리는 것(나이팅게일과 샤넬의 삶). 내가 혁명의 삶을 살지 않았다고 남의 삶의 혁명을 가로막는 건 월권이다.

도전은 청춘만의 몫은 아니다. 중년은 은퇴라는 저격수의 매복을 피해 삶을 대전환해야 할 도전과 맞서야 한다. 도전 성공 확률이 1%라도 로또 당첨 확률보다는 높다.

열정은 언젠가는 식고 사윈다. 그러나 사라지는 게 아니라 깊어지고 길어진다.

부러워하기만 하면 끝내 못한다. 이제 저지르는 일이 두려운 것도 없지 않은가(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두려운 것은 늦은 나이가 아니라 그것을 잘 해내지 못할 것 같은 자기비하 때문이다. 석 달만 참으면 어느 정도 수준에 달한다. (저자의 수영)

삶이란 눈길을 걷는 것이다. 또렷한 흔적이 남기에 함부로 밟을 수 없는 길.

스콧 니어링 : <전쟁: 계획된 파괴와 대량 살상>으로 전쟁이 그들에게 명성과 권력과 부로 통하는 명예롭고 신속한 길이자 대내외 정책을 결정하는 데 사용하는 주 무기라는 점을 찾아내기까지 끊임없이 물었다. 이는 <전쟁은 사기다>를 쓴 스메들리 버틀러와 같은 생각이다.

플라톤도 공자도 내가 아니다. 철학자를 먼저 찾기보다 내 문제를 먼저 던져야 한다. 질문하는 나 자신이 먼저다. 결국 내가 묻는행위가 바로 철학이다.

흔들리지 않는 삶은 없다. 어른의 삶이라고 어찌 방황하지 않겠는가. 흔들려도 불안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힘이 후반부 삶의 방황을 버텨내고 이겨내게 할 것이다. 오늘은 살아온 삶에서 가장 늙은 시간이지만 살아갈 삶에서 가장 젊은 시간이다. 어찌 평탄한 길만 있을까. 오르막 내리막 곧은 길 굽은 길 가는 거다. 가다 보면 그곳에 다다를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가치 있는 것을 향한 태도내가 나에게 굴복하지 않는 힘을 키워야 부당한 외부의 강요에도 저항하고 맞서 싸울 수 있다.

솎아내야 할 것을 때맞춰 제거하지 않으면 전체를 버려야 할 시간이 온다.

배움의 시작은 타인으로부터, 배움의 완성은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진다. 배움의 가장 큰 또 다른 기쁨은 독립이다. 무지하면 어쩔 수 없이 남의 말을 따른다.

고독은 쓰리고 아프고, 외롭고 쓸쓸한 게 아니다. 온전히 나에게 몰입하고 내면에 말을 거는 완벽한 충실함이다. 고독은 내가 온전히 나의 주인이 되는 조건이다.

 

2부 오름 같은 사람이라면

말에는 논리적이고 이성적 근거인 로고스, 정서적 호소와 공감인 파토스, 화자의 신뢰성인 에토스가 필요하다.

지금 내가 누리는 권리는 언제 어디선가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얻은 선물이다. (여성참정권: 에밀리 데이비슨, 에멀린 팽크허스트) 우리는 다음 세대에 무엇을 마련해 줄 것인가.

누구나 힘겨운 이를 겪는다. 그러나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끝내 자신의 가치를 지켜낼 때 그의 삶에 향기가 담긴다.

자식이 내게 준 기쁨과 환희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살아온 세상에 맞춰 아이를 재단하지 말 일이다.

아침의 햇살과 저녁의 햇살이 다르듯 사람도 그렇다. 늘 일관적이라고 자랑할 것도 아니다(無變應變) 나중에 시니어 독서 클럽을 만들자.

남이 알아주는 것으로 내 삶이 좌우될 수 없다.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으로 충분하다. 서슬 퍼런 칼은 단칼에 자르는 매력이 있지만, 그 날에 제 살도 벨 수 있다.

끈 떨어진 추사에게 변함없이 존경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상적. 셈이 앞서 사람을 잃는 것보다 안타까운 건 없다. 때로는 내 삶의 가치가 그런 사람의 존재 유무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러나 모든 죽음의 가치가 동등한 것은 아니다.

 

3부 기계의 시간에서 자연의 시간으로

마르틴 하이데거 :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어휘 하나가 삶의 질을 결정하기도 한다. 나잇값을 하려면 그에 걸맞은 언어의 품위를 지녀야 한다. 말이 예의를 벗으면 그 인격이 발가벗는 것과 다르지 않다.

본질은 잊고 거죽만 보는 일에 나를 몰아넣는 건 매우 느린 속도의 자살이다. 삶이건 일이건 어떻게를 묻기 전에 를 먼저 물어야 한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계속 유보한다면 행복은 영원히 접근 불가의 영토로 고립된다.

큰 욕심 내지 않는다면 사는 데 크게 지장 없을 수 있다. 위축될 까닭이 없다.

인심은 지갑에서 나오지 않는다. 배움의 창고가 넉넉해도 저절로 나온다. 그게 인격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피해를 답보한 탐욕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돈에 굴복하는 법을 먼저 배우기 때문이다. 지혜와 여유는 같은 집에 사는 가족이다.

상대가 만만하게 들어오지 못하게 빈틈없이 보이는 건 내가 나갈 출구도 함께 틀어막는 것이다.

명료한 게 최상은 아니다. 때로는 어중간도 있다.

모질게 살 것 없다. 균형만 잃지 않으면 된다.

설렘이 없으면 삶은 단순히 의무가 된다.

 

조지프 코클린 교수의 말은 다른 관점이 갖는 통찰이다. : ‘장수 경제개념 창시자. “인류 역사에서 이렇게 많은 고학력의 자본력을 갖춘 노인이 출현한 적이 있는가?”

 

<인생의 밑줄>은 한겨레 출판에서 20199월에 본문 303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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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지적 전투력을 높이는 독학의 기술
야마구치 슈 지음, 김지영 옮김 / 앳워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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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읽으며 내 생각과 저자의 생각이 같을 때 반갑고, 아쉽다. 내 생각을 잘 정리해 저자보다 먼저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했는데 늦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야마구치 슈의 두 번째 책이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읽는다. 먼저 읽은 그의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책에 대한 평가는 독자의 몫이다. 나는 철학도 삶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에 따라 유용한 책으로 생각했고, 슈의 두 번째 책을 읽었다. 출판계나 독서 인구를 생각하면 일본에 뒤지고 있는 게 현실이고, 공산품에서 성과를 낸 것처럼 몇 년 안에 따라잡을 수도 없는 일이기에 안타깝다. 일본의 폭넓은 독서 문화가 있기에 야마구치 슈류의 책이 번역되어 나오는 것이다. 불매 운동과는 다른 각도에서 일본의 출판계와 작가들을 보아야 한다.
부제인 ‘지적 전투력을 높이는 독학의 기술’이 어색하다. 철학과 독학이 삶의 무기가 된다는 슈의 판단에 공감한다. 독학이라면, 형편이 좋지 못해 정규 학교에 다니지 못한 사람이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는 통념을 벗어나 있다.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를 바라며 지은 책이다. 더불어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퇴직 후 30년가량을 살아가야 한다면, ‘독학’을 실행하는 것이 의미가 클 듯하다.
야마구치 슈는 인간에게 인풋 된 정보의 90퍼센트 이상을 망각한다는 전제와 지식의 감가상각이 급속한 시기에 독학을 시스템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략, 인풋, 추상화 및 구조화, 축적’이란 네 가지 모듈로 이루어진 시스템으로 본다. 추상화 및 구조화는 ‘융합’으로, 축적은 ‘활용이나 문제의 해결’로 바꾼다면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독학’이 필요한 까닭으로 네 가지를 열거한다. 첫째,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급속히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 (그러니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주입해야 한다) 둘째, 지금의 구조를 근본부터 뒤집는 혁신의 시대가 도래했다. (혁신의 시대에는 자신의 전문 영역이나 커리어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예로 스마트폰의 출현을 들어준다) 셋째, 노동 기간은 길어지고 기업의 전성기는 짧아진다.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퇴직 시기의 늦춤, 기술 혁신 등이 원인이다. 물마루를 잘 갈아탈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두 개의 영역을 아우르고 결합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한 시대다. (신은 새로운 결합에 의해 이룩된다는 슘페터의 견해, 교양 교육을 중시하는 하버드나 스탠퍼드의 경향) 독학으로 전문 지식과 견문을 얻어야 한다. 경계를 크로스오버할 때 자유롭고 유연한 정신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게 교양이다. 전문화가 진행 될수록 전문성의 경계를 넘어 움직일 수 있는 정신 능력이 중요해진다.
지적 생산을 최대화하는 독학의 메커니즘 :
독학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네 개의 모듈을 정의하면, 전략이란 ‘어떤 테마에 대해 지적 전투력을 높이고 싶은지 그 방향성을 생각하는 것’이다. ‘테마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첫 번째란 거다. 인풋은 전략의 방향성에 근거해 책과 기타 정보 소스로부터 정보를 획득하는 것. 추상화 및 구조화는 인풋한 지식을 추상화하고 다른 것들과 연결 짓는 것으로 나름의 독특한 시사점, 통찰력, 깨달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축적이란 획득한 지식과 추상화 및 구조화로 얻은 시사점과 통찰력을 묶어 세트로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꺼내 쓸 수 있도록 정리해 두는 것으로 본다. 내 나름대로 정리하고 이름 붙인 ‘지사식견해’라는 지식이 지혜로 변해가는 프로세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추상화 및 구조화를 思와 見으로 본다. 슈의 ‘축적’은 내게 解와 같다. 사와 견을 독서노트로 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은 슈의 방법론에 등장한다. 슈도 論語의 思而不學則殆를 인용한다.
“바보는 경험에서 내우고 현자는 역사에서 배운다.” (비스마르크)
전략을 세울 때 ‘무엇을 인풋하지 않을 것인가’를 명확히 함을 기억해야 한다. 전략은 타인과의 차별화를 요구한다. 자신이 몰랐던 논리로, 자신이 한 일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고 헤아리며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성장’이다.
광범위한 소스(책과 미디어, 인터넷)로부터 오감을 통해 정보를 얻고 통찰을 얻어내야 한다. 복제품의 인풋은 쓸모없다.
“왜 당신은 타인의 보고를 믿기만 하고 자신의 눈으로 관찰하거나 살펴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인가?” (갈릴레오 갈릴레이)
추상화 구조화는 정보에서 시사와 통찰을 끌어내야 한다. 효율적으로 지식을 끌어낼 수 있는 시스템(축적)을 구축하라. (디지털과 태그에 주목한다. 유득공의 글 상자, 나의 독서노트가 축적이다)
전략 : 한정된 시간에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무기를 모으는 법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을 할지를 정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스티브 잡스)
다섯 권의 입문서와 다섯 권의 전문서를 읽으면 일정 수준에 이른다. (슈는 보통 책 한 권 읽는 데 대여섯 시간, 정보 파일링에 한 시간으로 계산한다. 하루 한 시간 독서는 일주일에 한 권, 연간 50권 정도의 인풋이 최선이다.) 독학의 전략은 ‘1년간 50권을 어디에 분배할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말이다. 독학의 목표는 장르가 아니라 테마여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새로운 조합에 의해 생겨난다. 독학의 전략에서 기억할 일이다. 장르의 선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크로스오버를 통해야 자신만의 독특한 포지션을 만들기 쉽다. 독학의 전략을 세우면 안테나의 감도가 올라간다. 지식은 정리되지 않으면 쓸모없다. 테마에 맞게 축적하라.
인풋 : 쓰레기를 삼키지 않으면서 아웃풋을 극대화하는 방법
지식의 업데이트에 실패하면 꼰대의 해약을 일으킨다. 교양을 위한 독서 시간은 수십 년 단위가 되고, 장르도 다양하다. 교양서를 읽으면 반드시 독서노트를 남겨라. 인풋은 단기적 시각으로 족하다. 지식의 창조나 혁신은 예정조화하지 않는다. (비행기와 축음기의 발명을 보라. 어디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것에 대한 직감 : 레비스트로스의 ‘브리콜라주’) 독서에 야성적인 감각이 필요하다. 목적 없는 공부가 나중에 빛이 된다. (닥치는 대로 읽는 시기가 없는 사람은 대성할 수 없다) 너무 마음에 맞는 인풋에 조심한다. “동질성이 높은 의견과 논고만 접한다면 지식 축적이 극단으로 치우쳐 독선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예, 피그만 침공 사건)” = “아무리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라도 비슷한 의견이나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지적 퀄리티는 낮아진다.” "garbage in = garbage out" 깊고 충실히 읽을 만한 책을 찾아 되풀이해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명저나 고전이다. 깊고 넓게 읽는다는 것은 일종의 모순이다.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고전을 읽어라. 역량에 맞게 인풋하라. 관련 분야를 묶어서 읽어라. 누적된 독서량이 어느 단계를 넘어 책과 책의 관계성이 보이기 시작하면 독서에 가속이 붙는다. 천 권이다. 일은 잘하지만, 교양이 없거나(바빠서 고전 읽을 시간 없단다), 교양은 있지만, 일을 못 하는 사람(쓸데없이 머리만 채워 인생이 변변치 않다)이 되는 걸 경계해라. 정보는 양보다 밀도가 가치 있다. 질문이 없으면 배움이 없다. 자신다운 질문을 가져라. 축적된 질문은 가치를 만든다.
추상화 및 구조화 : 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바꾸는 방법
개미집에는 일정한 비율로 놀고 있는 개미가 없으면, 긴급사태에 대응할 수 없어서 전멸할 리스크가 높아진다. (진학 지도할 때 학생에게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몇 퍼센트나 쓰며 공부했는가를 물어 진학할 학교를 선택하게 했다.)
추상화는 통찰을 추출하는 거다. 진정한 지성은 유연한 것이어야만 한다. 추상화는 경험으로 쌓는다.
축적 : 창조성을 높이는 지적 생산 시스템
지식 축적은 통찰 속도와 정확도를 높인다. 현실 문제를 해결할 때 통찰을 주는 것이 지식 축적의 가장 큰 효과다. (예: 권력의 폭주 견제 - 관료와 환관, 교황과 황제, 천황과 쇼군 vs 히틀러와 스탈린의 몰락) 지식 축적으로 상식을 상대화하고 의심해야 혁신이 일어난다. 축적량에 따라 창조성이 높아진다. (당근이지. 예: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비행기 정비 시간과 인디500의 정비작업, 회전초밥과 컨베이어 벨트) 아이디어의 질은 아이디어의 양에 의존한다. (예 : 피카소 2만 점, 바흐는 매주 칸타타 작곡, 에디슨의 1,000건 특허) 책을 노트라고 생각하라. 밑줄 긋고, 뽑아내고, 옮겨 적어 태그 만들기. (책에서 아홉 군데 옮겨 적기 - 평가) 지적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언런(unlearn)도 필요하다.
5장은 지적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야마구치 슈가 추천하는 11개 장르, 99권의 책이다. 읽어 본 것은 15권뿐. 사볼 책을 몇 권 골랐다.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앳워크에서 본문 266쪽 분량으로 2019년 7월 초판을 내놓았다. 더 학교에 다니지 않는 사람, 이미 전문분야에 성과를 낸 사람, 퇴직 후 무얼 해야 할 지 망설이는 사람에게 방향을 알려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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