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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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힘

2019.11.9.

강상중! 재일 한국인 2,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 비판적 지식인. 2019118일은 중앙일보, 9일은 동아일보에 그의 발언이 기사가 되었다. 요지는 한국은 역사에 구속됐고, 일본은 역사를 너무 모른다.”

 

아픔을 경험해야 이겨낼 힘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강상중의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강상중에 따르면, 과거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인생을 걸어왔고,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자기이해와 관련이 있다. 과거에서 마음을 키우고 마음의 힘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과거를 잃은 채 미래만 염려하며 현재의 순간순간을 살아간다면 마음의 힘은 사라지고 텅 빈 마음만 남을지도 모른다.

 

모태 신앙을 가진 독실한 감리교도인 친구가 언젠가 말했다. ‘형식이 정해진 가톨릭 성당에 다니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신분제 사회에서 살던 농부나 머슴, 로마 시대의 노예들은 자기 신세를 한탄했을까? 아마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면 그들의 고통은 자유를 누리는 현대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을지 모른다. 이런 생각과 강상중의 사고가 연결된 지점을 발견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과거엔 종교나 전통 관습과 규범이 사람들의 마음을 다잡고 불안함, 덧없음을 달래 줄 수 있었다. 과거에는 그런 것을 믿고 따름으로써 불운이나 재앙을 받아들이고 불행이 닥치더라도 그 속에서 어느 정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무엇을 믿고 어디에 기대어 살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현대는 마음이 없는 시대다. 집단 괴롭힘, 무차별 폭력, 자신의 울분을 표하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무차별적인 공격, 혐오발언이 난무한다. 공격으로 불안의 배출구를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마음이 없는 사람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피해자다. 여기서 마음이란 자아로 볼 수 있다.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가? 강상중은 네 가지로 원인을 분류하는데 수긍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첫째, ‘21세기는 세계화와 더불어 가치관이 획일화 되었다. 단 하나의 가치관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것이 무너졌을 때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게 무서운 거다.’ 상상력이 필요하다. 집단 괴롭힘, 히키코모리처럼 삶이 힘들 때 리셋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가치관을 버리고 떠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이런 사고를 하지 못한다. 보헤미안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이웃이 없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연대가 약해져 위기 상황에 처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이웃을 잃고 제각각 고립되어 있다.’ 고리타분한 소리라 할 수 있으나 향약의 환난상휼이나 두레, 품앗이를 살리지 못하더라도 그 정신을 구현할 공동체가 필요하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보면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이웃과 입인사만 하고 말지 않는가. 우리가 사는 세상엔 서로 서로를 지탱하는 그물망이 없다. 미국보다 의료보험 제도는 우수하지만...... 이웃이 없는 분위기는 실패하면 끝장이다고 생각하게 된다. 모험하기 어렵고 혁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셋째,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실패하면 도와줄 이가 없으니 두려움에 일단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디를 향하는지 목표를 찾을 수가 없다. 20대에게는 오직 취직이 목표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공무원이 되면 다 이룬 것으로 생각한다. 공무원이 되거나 취업을 한다는 것은 삶의 한 수단일 뿐인데......

넷째, ‘시대와 마음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인간이라면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와 사회와 무관하게 존재할 수 없다. 시대가 병들어 있는데 인간에게 건강하게 살라는 것은 잘못이다. 친일청산 실패, 남북분단, 독재, 물질만능주의, 부패, 이기적 개인주의 만연, 이웃과 소통 부재 등 이 시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은 개인으로 살아갈 뿐 아니라, 시대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시대에 모순이 있으면 개인의 정신도 그 영향을 받아 왜곡된다. 한국 사회에서 베이비부머들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고 후세대에게 한국사회를 넘겨주고 떠나는 것은 죄다. 루쉰의 말처럼 기성세대는 주검으로 젊은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맞도록 해 주어야 한다.

 

강상중은 삶에 있어 고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모라토리엄을 권함이라는 소재로 삼아, 이 기간을 마음의 성장 기간이자 충전기간으로 만들자고 한다. 나에게 필요한 조언이라 쏙 들어 온다.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다른 선택지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취약하고, 유약한 사람이라도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강하다.” 학창시절 배운 것이 사회에서 쓸모없고, 현재 직업이 2~30년 후에 사라질 것이다. 평생 두 세 개의 직업을 가져야하는 시기가 온다니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해야한다. 외골수로 직업을 선택하거나 살지 말고. 한 가지 일만 너무 깊이 파다 뚝하고 끊어지는 원리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강상중이 제안하는 두 번째 조언은 물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비판의 목소리, 반대 의견도 경청하고, 수용할 수 있으되, 자신의 의견도 견지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마음의 힘>은 사계절출판사에서 20154월 본문 204쪽 분량으로 초판을 내놓았다. 별점 5. 세종도서관에서 강상중의 <마음의 힘>을 빌려 읽었다. <고민하는 힘><살아야 하는 이유>를 먼저 읽고 <마음의 힘>을 읽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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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엘로이즈 1 루소전집 5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책세상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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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엘로이즈

2019.11. 18.

 

서양사에서 인간이 가진 이성의 힘을 믿고, 이성으로 판단하여 맞지 않는 것을 타파한다면 인류는 무한히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시기가 있었다. 몽테스키외가 <법의 정신>에서 권력분립을 주장하고, 루소는 우정과 조화가 지배하는 사회를 꿈꾸었다. 계몽사상이 프랑스 혁명으로 열매를 맺고 서양 현대사가 이어진다. 루소라면 정치 분야에서 사회계약론’, 교육에서 <에밀>만 다루기에 신엘로이즈는 생소했다. “이성에 대한 감정의 앞지름을 촉발한 획기적 작품이란 평가가 눈에 들어와 읽게 된 책이 <신엘로이즈>.

 

연애편지, 서간문으로만 구성된 책으로 분량이 1,000쪽이 넘는다.

스위스 발레 지방의 고지대 사람들의 자급자족과 이방인 환대에 대한 생각들이 순수하다. “철든 나이 든 아이들은 부모와 대등하며, 하인이 주인과 함께 앉아 식사한다. 집에도 이 공화국에도 똑같이 자유가 퍼져 있습니다. 가정은 국가를 보여주는 상()입니다.”

철학자와 현명한 사람이 삶의 아주 큰 문제들에서 일반 대중의 비상식적인 말에 따라 행동한다면 그 모든 화려한 학문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p. 219)

 

결투에 대한 쥴리의 생각 그러나 진정한 가치는 타인의 증언을 필요로하지 않으며, 그 자체에서 영광을 끌어낸다.”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사람은 타인의 부당한 경멸에는 예민하지 않고 경멸받을 인간이 되지 않는 일에만 신경 쓴다.”

1권 편지 57은 용기 있는 사람과 덕이 있는 사람들이 결투를 경멸하고 몹시 싫어한다는 논증이다. 12쪽에 걸쳐 논증한다.

 

영국인 에드워드 경의 귀족과 평민에 대한 주장은 사회 개혁의 씨앗을 담고 있다. 국민과 왕의 균형을 말한다. (p. 236)

 

사랑은 지나간다.”

신분과 재산에 의존해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폭력이다. 인간의 의무는 폭력에 대항하고 질서에 협력하는 것이다.

 

쥴리의 편지에서 : 행복의 원천은 욕망의 대상이나 그 대상을 소유하는 마음이 아니라 그 대상과 마음의 관계에 있으며, 또 우리 욕망의 대상들이 모두 기쁨을 낳기에 적합한 것은 아닌 것처럼 마음의 모든 상태가 그 기쁨을 느끼기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쥴리의 언약 : “저는 아버지 동의 없이는 당신과 절대로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당신의 동의 없이는 다른 사람하고도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고요.”(이런 말을 쉽게 이해하는 남자들은 드물다. 자기 맘대로 해석한다.)

<신엘로이즈> 책세상에서 2012101548, 2509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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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밥상머리 교육 - 500년 조선의 역사를 만든 위대한 교육, 2019년 6월 국립중앙도서관사서추천도서
김미라 지음 / 보아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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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조선에서 배울 게 뭐가 있느냐!?” 말할 수 있다. 조선의 교육에서는 더욱 무얼 배운단 말인가라고 폄훼하기가 쉽다. 대한제국부터 일제 강점기, 해방과 미국식 민주주의의 도입과 독재를 거치며 우리의 전통교육은 철저하게 무시되고 무가치한 것으로 판단해버렸다. 과거로부터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제대로 구분하는 기회도 갖지 못하고 외래의 기준과 현재의 기준으로 판단해 버렸다. 오늘날 세대의 단절이 학교교육과 사회질서에 끼친 무질서와 부작용을 생각할 때 전통 교육의 장점을 이어가려는 노력은 가치를 가진다. <조선의 밥상머리 교육>은 우리가 무가치하다고 버린 것 중에서 되살려야할 전통교육의 모습을 그렸다. 물론, 구체적으로 살펴 현대의 가치와 크게 갈등을 빚을 내용이라면 공론을 거쳐 내려놓아도 늦지 않을까. 진즉에 전통교육을 망라한 책이 나왔더라면 좋았을 것을...... 낱권으로 사 읽었던 것을 총정리하는 셈이다.

 

읽어가며 메모한 내용을 기록해 둔다, 머리말에서 : 종가의 교육철학은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운다.”이며, 지식의 습득보다 인성공부(예절 있고 품위 있는 사람)를 우선시한다. 이는 선비정신과 맞닿아 있다. 선비의 가치관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에 있다. 우리의 현실은 아동학대, 가정폭력, 학교폭력, 교사폭행, 여성혐오, 자살, 갑질이 드물지 않다. 우리교육의 서구화로 민족의 정신적 가치가 사라진 탓이다. 공부의 목적을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로 보아야 한다. <조선의 밥상머리 교육>은 조선시대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나에 주목하고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1: 사람다운 사람을 만든 조선의 교육법 공부는 자기가 목적이 되고 대상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어야 한다. 교육이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선함을 끌어내는 것이다. 공자의 인간관을 논어 <양화>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成相近也(성상근야) 習相遠也(습상원야)’ 인간의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후천적인 습관(후천적 노력과 습관, 외부적 환경이나 노력의 정도)에 따라 서로 달라진다. 이런 사고가 성선설로 체계화되고 인의예지라는 마음의 요소를 수신으로 기르는 것, 기르도록 돕는 것이 교육이다. 미래는 남을 이기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경쟁력이다. <동몽선습>하늘과 땅 사이의 만물의 무리 중에서 오직 사람만이 가장 귀한데, 그 이유는 오륜이 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현대적 변용이 필요하지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2: 먼저 사람 공부를 하고 나서 글공부를 하라고 가르쳤던 전통교육

우리의 교육은 해방이후 서양에서 계발된 교육이론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의존해왔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간의 소통(교학상장)이 사라진 채 주입식, 따라가기 교육이 공교육의 전부가 되었다. <중용>학문이란 먼저 널리 배우며, 자세히 따져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며 명확하게 분별하며 독실하게 실천하는 것이다.”는 기준이 비추어 반성해야할 때다. 초등교육 수준의 단계에서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통사호에서는 어렸을 때 무엇을 읽고 배웠을까? 전통교육에서는 지식보다는 생활습관과 예절을 먼저 가르쳤다. “하학이상달(수신, 언어예절, 응대예절, 효도, 공경교육 등의 기본예절)” 아래로부터 배워 위로 통달하는 교육이다. 절대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 하학공부를 게을리하고 천리 공부를 하면 결국 성공할 수 없다고 가르쳤다. 어릴 때 가르쳐야 한다. 선인성 후지식교육이 공자가 중시한 교육철학이다. 아이의 연령에 따라 예절교육의 내용이 달랐다. <예기> ‘내칙편은 아기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 열 세 살에 이를 때까지 연령별 가르치는 내용이 달랐다. 8살부터 형식 교육을 했다. <소학> ‘입교편도 같은 내용이다.

 

3: 조선의 아이들은 무슨 책을 배웠을까? 전통교육의 순서와 방법은 <천자문>, <유합(類合)>으로 기초 문자를 익히고, <계몽편>, <동몽선습>, <격몽요결>, <명심보감(또는 효경)>을 읽게 했다. <사자소학>, <계몽편>, <동몽선습>은 교훈적 교재였다. 어린이 생활예절 교과서로 <사자소학>, 어린이에게 좋은 정서를 길러주는 <추구(推句)>는 오언절구의 시다. <계몽편>은 어린이 산문 입문서로 문장을 익히게 하는 교재였다. <동몽선습>은 박세무가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아동교과서다. 오륜과 중국, 한국의 역사를 동등하게 다룬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예의가 사라져버린 노늘날 아이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하는 인성을 기러주는 교재라고 말한다. 아동교육 지침서로 율곡이 지은 <소아수지小兒須知>164개 글자로 17개의 예절과 몸가짐에 대한 조목을 열거한다. 율곡의 아동 교육의 핵심은 기본생활습관교육이다. <격몽요결>1577년 율곡이 삶의 목표를 세우는 법과 실천을 가르쳤던 교육서다. 서문에 사람이 이 세상을 살라가면서 학문을 하지 않으면 바른 사람이 될 수 없다.”며 입지 교육을 강조한다. 이덕무가 1775년에 지은 <사소절>은 품격 있는 사람으로 길러주는 인성교육서다. 이덕무는 사람의 도리와 예절을 가르치는 방법으로 시가, 즉 시와 노래를 강조 했다. 이는 오늘날 흥미유발을 강조하는 것과 같다.

4: 떡잎부터 좋은 인성을 만들어주는 지침서1800년 사주당 이씨가 지은 <태교신기 胎敎新記>는 우리나라 최초의 태교 단행본이다. 임산부의 모든 것(보고 듣고 먹고 마시고 생각하고 느끼는)이 태아에게 크게 영향을 미침을 일깨운다. 태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해야 한다며 사람의 성품은 하늘을 근본으로 하고, 기질은 부모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기질이 치우치게 되면 점점 성품을 가리게 되니 부모가 낳고 기르는 문제를 어찌 깊이 생각하고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고 적었다.

 

5: 평생을 좌우할 바른 생활습관을 기러주는 <사자소학> <사자소학>은 조선의 아이들에게 체계적인 인성 갖추기를 가르쳤던 책이다.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아이들에게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상대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교육이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타인과의 관계를 위한 훈련이 뒷받침 돼야 한다. 조선시대에는 예절, 효도,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이란 8대 덕목을 체계적으로 가르쳤다. 예절이란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올바로 하는 것이다. 무리지어 사는 사람들이 약속해 놓은 생활 방식, 살아가면서 지켜야할 도리가 예절이다. 9용과 9사로 설명할 수 있다. 모든 교육은 효도로부터 가르쳐야한다. 생활 속에서 부모, 어른의 말에 응하고 대답하기’, ‘경청의 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바른 마음가짐은 정직에서 나온다. 분필사난忿必思難. 화가 날 때는 반드시 뒤에 어려워질 것을 생각한다. 정직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다.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려면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도록 좋은 환경을 선택해야 한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상대의 존중에서 비롯된다. 지식 교육만 받다보니 인간관계가 어려워진다.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이 존중받는 법을 안다면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이다. 내 마음을 비추어 타인을 살피는 것이 배려다. ‘기소불욕 물시어인하라. 인간관계에서 성공은 소통에 달려있다. 배려와 존중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 마음과 힘을 보태주는 것이 협동이다. 오늘날 향약과 같은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있다.

 

6: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입문서 <추구推句> 꽃은 다시 필 날이 있지만,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다네. 젊은 날을 헛되이 보내지 말게. 청춘은 다시 오지 아니한다네. 이외에도 여러 오언절구는 오늘날에도 암송하고 싶다. 7: 사물의 원리를 가르치는 아동 산문입문서 <계몽편> 8: 평생의 처세법을 가르쳤던 <동몽선습> 조선의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인간관계의 질서를 배웠다. 윗사람이 먼저 예의를 알고 지켜야 아랫사람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9: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예절 학습서 <동자례> <예기>에는 예는 사람의 근본이며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다. 조선중기 학자 김성일이 편집한 책이다. <동자례>의 내용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예절, 부모와 스승을 섬기는 예절, 서당에서 행해야 할 예절을 다룬다.

10: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배우는 삶의 지침서 <격몽요결>1577년 율곡의 작품이다. 학문하는 이유를 사람이 살면서 학문을 하지 않으면 올바른 사람이 될 수 없다. 일상생활 속에서 일에 따라 마땅하게 해야 할 따름이다.” 평생 해야 할 공부다. 11: 사회생활을 위한 사소한 예절 지침서 <사소절>은 이덕무가 1775년 지은 것이다. 저자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미래 사회에서는 인간 고유의 인성이 경쟁력이다. 지식을 습득하기 이전에 사람이 되는 교육을 먼저 배웠던 전통 교육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한다. 어릴 때의 몸가짐이 바른 사람을 만드는 길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부모의 의무다. 시와 노래로 마음을 북돋아 예절을 익히게 하고 글을 가르칠 때 많이 읽기보다 정독하여 잘 익히게 하고 자질과 성품을 헤아려 역량에 맞게 가르쳐야하고 반복하여 학습하게 해야 한다. 학습역량보다 여유 있게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부록 : 중국 전통사회의 어린이 학습서 3종은 어린이 명상 교재인 <명심보감>, 예절교과서인 <소학>, 기본 동봉서인 <삼자경>이 있다. <삼자경>1990년 유네스코 아동 도덕 총서에 선정되었단다.

 

<조선의 밥상머리 교육>201812보아스에서 본문 298쪽 분량으로 초판을 내놓았고 김미라가 지었다. 저자의 인식과 저술 취지에 공감한다. 나는 이를 세대의 단절이라고 부른다. 이어야할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있다. 전통교육에서 되살릴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가르치는 자, 부모가 읽어 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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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 EDITOR (잡스 - 에디터) - 에디터 :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좋은 것을 골라내는 사람 잡스 시리즈 1
매거진 B 편집부 지음 / REFERENCE BY B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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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가 고른 책이다.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좋은 것을 골라내는 사람”이란 카피가 멋졌기에. ‘매거진 〈B〉’(오늘 이런 잡지가 있는 걸 알았다)에서 만든 책이다. 영국, 일본, 한국의 에디터 5명과 에디터에서 전업 작가가 된 두 명과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이런 유형의 책은 처음 읽다 보니 구성이나 내용이 낯설다. 에디터의 직업 세계를 알게 되었다.
인터뷰 내용 가운데 낯선, 새로운 직업 세계를 알게 된 이야기 몇 개를 기록한다.
나무위키는 ‘매거진 <B>’ 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2011년 11월 창간한 광고 없는 매거진이다. 매월 한 브랜드를 선정해서 그 회사의 성공비결과 그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 등을 담는다. 한글판과 영문판 두 종류로 출간되며, 영문판은 해외로 수출된다.”
‘매거진 <B>’ 는 “단행본에 가까운 잡지”, “단행본처럼 소비되는 잡지”를 표방한다. 에디터의 시각에서 단행본 시장은 ‘사람들이 어떤 대상에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는지 읽어야 하는 시장’이고, 책은 세상 사람들의 관심사가 어느 쪽으로 갈지에 대한 지표다. 종이 미디어는 바닥을 쳤다고 본다. 에디터의 세계를 삶과 일이 일치하는 직업이라 느끼는 사람에겐 좋은 직업이다. 이런 사람에게 워라벨은 필요 없다. 직업을 찾을 때, 무엇을 좋아하려고 노력해야 많이 보고 다르게 보인다. 사람은 일하고 돈을 벌어 놀고 싶어 하지만, 놀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노는 게 힘들다는 걸 느낀다. 결국 사람은 무언가를 해야만 존재할 수 있다. 에디터란 존재하는 것을 선별하고, 조합하는 일을 연속한다. 에디터와 크리에이터를 같다고 본다.
콘텐츠는 정보를 알리고(inform), 마음을 움직이고(inspire), 보는 사람을 즐겁게(entertain) 해야 한다. 호기심은 에디터의 필수 자질이다.
“시대가 크게 요동치고 변화하는 지금, 아무런 고정관념이나 편견 없는 ‘백지상태’야말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최고의 장점이다.” - 사사키 노리히코
활자는 논리적인 것을 전할 때 효율적이나 열정과 개성은 영상에 담는 게 쉽다. 에디터의 사고에는 독립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진정한 오리지널을 발견하려면 자기 생각까지도 의심하라. 에디터라면 독서를 많이 하고, 많은 사람과 술을 마실 줄 알아야(나는 글렀다) 한다. 왕성한 호기심도 필요하다.
“남이 궁금해할 것 같은 거 대신, 내가 궁금한 것을 취재하고 재미있어야 한다.(예: 창업 3년 이내 가게의 장점과 단점 극복 이야기처럼)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상황을 버티는 일이 수월하다.”
월간 잡지 에디터로 잡지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던 시기를 경험한 전업 작가 황선우는 월간잡지 만들던 시기의 240번의 마감이 근육을 만들었다고 자평한다. “좋은 매체에서 일했어도, 다양한 거절을 당해 봤기에 쓸데없이 우쭐해지지 않고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었다” 에디터십에는 글을 쓰는 기술, 분양의 전문가를 찾아내고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기술, 결과물을 매력적으로 포장하는 기술, 콘셉을 가지고 선택해서 조합하는 큐레이션의 기술이 필요하다.
에디터는 100번 듣고 한번 말해야 한다는 작가 정문성: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100쇄)의 작가다. 니체나를 죽이지 못한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잡지 에디터와 디지털 콘텐츠의 차이를 익혀가는 과정을 밝혔다. 제목은 직관적으로 와 닿아야 하고, 표지는 화사하고 강렬해야 하고, 목차는 광고 카피처럼 하고, 문장은 짧게, 분량은 축약, 프롤로그는 카드 뉴스로, 주요 검색엔진의 메인과 페이스북 피드에 노출되도록 기획하고, 브런치, ㅍㅍㅅㅅ 등 독자 충성도가 높은 미디어에 글을 연재한다.
편집자의 업무 툴은 구글 문서와 구글 스프레드시트다. 해외 저자, 번역가, 편집자의 협업이 필요하다. 문학 총서 “제안들‘을 기획하다. 편집이란 협업을 기반으로 한 혼자만의 직업이다. 과한 집착을 경계해야 한다. 편집자는 매사를 의심해야 하는 직업이다. 적절한 순간에 내려놓는 태도도 필요하다.
에디터의 일이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좋아하는 게 많은 에디터는 지루할 틈이 없다. 다양한 것을 모으고 또 모아서 그 안에서 좋은 정보를 골라 정리하고 알기 쉽게 전달하는 직업이다. 0에서 1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1에서 10을 만드는 것이 에디터다.
오스카 와일드 “ 선악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사람은 매력적이거나 지루하거나 둘 중 하나다.” 에디터의 강점은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을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JOBS-EDITOR>는 ‘매거진 <B>’에 2019년 8월 본문 271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딸에게 읽어보라 추천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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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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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중! 재일 한국인 2,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 비판적 지식인. 2019118일은 중앙일보, 9일은 동아일보에 그의 발언이 기사가 되었다. 요지는 한국은 역사에 구속됐고, 일본은 역사를 너무 모른다.”

 

아픔을 경험해야 이겨낼 힘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강상중의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강상중에 따르면, 과거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인생을 걸어왔고,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자기이해와 관련이 있다. 과거에서 마음을 키우고 마음의 힘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과거를 잃은 채 미래만 염려하며 현재의 순간순간을 살아간다면 마음의 힘은 사라지고 텅 빈 마음만 남을지도 모른다.

 

모태 신앙을 가진 독실한 감리교도인 친구가 언젠가 말했다. ‘형식이 정해진 가톨릭 성당에 다니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신분제 사회에서 살던 농부나 머슴, 로마 시대의 노예들은 자기 신세를 한탄했을까? 아마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면 그들의 고통은 자유를 누리는 현대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을지 모른다. 이런 생각과 강상중의 사고가 연결된 지점을 발견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과거엔 종교나 전통 관습과 규범이 사람들의 마음을 다잡고 불안함, 덧없음을 달래 줄 수 있었다. 과거에는 그런 것을 믿고 따름으로써 불운이나 재앙을 받아들이고 불행이 닥치더라도 그 속에서 어느 정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무엇을 믿고 어디에 기대어 살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현대는 마음이 없는 시대다. 집단 괴롭힘, 무차별 폭력, 자신의 울분을 표하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무차별적인 공격, 혐오발언이 난무한다. 공격으로 불안의 배출구를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마음이 없는 사람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피해자다. 여기서 마음이란 자아로 볼 수 있다.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가? 강상중은 네 가지로 원인을 분류하는데 수긍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첫째, ‘21세기는 세계화와 더불어 가치관이 획일화 되었다. 단 하나의 가치관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것이 무너졌을 때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게 무서운 거다.’ 상상력이 필요하다. 집단 괴롭힘, 히키코모리처럼 삶이 힘들 때 리셋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가치관을 버리고 떠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이런 사고를 하지 못한다. 보헤미안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이웃이 없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연대가 약해져 위기 상황에 처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이웃을 잃고 제각각 고립되어 있다.’ 고리타분한 소리라 할 수 있으나 향약의 환난상휼이나 두레, 품앗이를 살리지 못하더라도 그 정신을 구현할 공동체가 필요하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보면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이웃과 입인사만 하고 말지 않는가. 우리가 사는 세상엔 서로 서로를 지탱하는 그물망이 없다. 미국보다 의료보험 제도는 우수하지만...... 이웃이 없는 분위기는 실패하면 끝장이다고 생각하게 된다. 모험하기 어렵고 혁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셋째,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실패하면 도와줄 이가 없으니 두려움에 일단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디를 향하는지 목표를 찾을 수가 없다. 20대에게는 오직 취직이 목표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공무원이 되면 다 이룬 것으로 생각한다. 공무원이 되거나 취업을 한다는 것은 삶의 한 수단일 뿐인데......

넷째, ‘시대와 마음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인간이라면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와 사회와 무관하게 존재할 수 없다. 시대가 병들어 있는데 인간에게 건강하게 살라는 것은 잘못이다. 친일청산 실패, 남북분단, 독재, 물질만능주의, 부패, 이기적 개인주의 만연, 이웃과 소통 부재 등 이 시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은 개인으로 살아갈 뿐 아니라, 시대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시대에 모순이 있으면 개인의 정신도 그 영향을 받아 왜곡된다. 한국 사회에서 베이비부머들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고 후세대에게 한국사회를 넘겨주고 떠나는 것은 죄다. 루쉰의 말처럼 기성세대는 주검으로 젊은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맞도록 해 주어야 한다.

 

강상중은 삶에 있어 고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모라토리엄을 권함이라는 소재로 삼아, 이 기간을 마음의 성장 기간이자 충전기간으로 만들자고 한다. 나에게 필요한 조언이라 쏙 들어 온다.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다른 선택지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취약하고, 유약한 사람이라도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강하다.” 학창시절 배운 것이 사회에서 쓸모없고, 현재 직업이 2~30년 후에 사라질 것이다. 평생 두 세 개의 직업을 가져야하는 시기가 온다니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해야한다. 외골수로 직업을 선택하거나 살지 말고. 한 가지 일만 너무 깊이 파다 뚝하고 끊어지는 원리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강상중이 제안하는 두 번째 조언은 물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비판의 목소리, 반대 의견도 경청하고, 수용할 수 있으되, 자신의 의견도 견지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마음의 힘>은 사계절출판사에서 20154월 본문 204쪽 분량으로 초판을 내놓았다. 별점 5. 세종도서관에서 강상중의 <마음의 힘>을 빌려 읽었다. <고민하는 힘><살아야 하는 이유>를 먼저 읽고 <마음의 힘>을 읽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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