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 매뉴얼 365 -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교사와 학부모의 필독서
이순배 외 지음 / 모아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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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한민국 학교내외에서 학생 간 발생하는 학교폭력은 기성세대가 경험하거나 느끼는 것과 다르다. 사이버상에서 상상할 수 없는 방법과 괴롭힘 등의 영향으로 피해자는 학교생활을 버텨내기 힘들고 인성을 파괴하기까지 하고 있다. 출산율이 최저 수준이기에 학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때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일은 미루거나 교사 개인에게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최근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처리 지침이 학교마다 비치되어 있다. 그러나 지침은 한계를 갖는다. 처리 절차 중심으로 기술되어 다양한 학교폭력을 예방하거나 대응하기 어렵다. (모아북스에서 201512월에 내놓은) 학교폭력 예방 매뉴얼 365는 여러 장점을 가져 교사와 학부모의 필독서라 평가할 수 있다.

상담복지, 간호학, 교육학, 아동학 등 분야별 교육전문가 10명이 집필에 참여해 전문성을 확보하였다. 교사가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는 느낌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회복 프로그램 적용 사례, 특별교육 학습활동 예시, 가정, 학교, 지역사회 연계 학습활동 예시 등의 사례를 소개하여 유연한 학교폭력 대응법을 익힐 수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법적 절차, 관행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학교폭력을 예방할 구체적 방법을 매뉴얼화해 365일 다양한 학교폭력에 대응할 수 있다.

 

특히 학교폭력을 대하는 관행과 고정관념 그리고 편견을 버리기 위해 제시하는 세 가지는 학교폭력 예방 매뉴얼 365이 학교에 비치되어 교사들이 숙지해야 할 사항을 담고 있다.

첫째, 근본적 해결을 위해 대안으로 이론적 관점을 소개한다. 반복되는 청소년의 공격행동을 반복하는 까닭을 발달 심리의 측면에서 다루고 벌보다 회복을 위해 회복적 정의와 관계 회복 이론을 설명하고 회복 프로그램 적용 사례와 학교 실천 모델을 소개하여 실제적 처리를 돕는다.

둘째, 특별교육의 방향과 학습활동을 예로 보여 준다. 수업해야 하는 교사로서 특별교육이 갖는 제한점을 극복할 수 있다. 학교폭력에 통합적 개입과 회복적 서클 프로세스를 강조한다. ‘사건 공유책임 인식공동체 대화회복 계획 수립사후 모니터링의 프로세스에서 교사가 족진자의 역할을 해야 함을 강조한다.

셋째, 학교폭력 대응은 가족과 지역사회가 참여가 핵심이어야 한다. 이는 교사가 문제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려는 관행을 벗어나 편견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가진 의미를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외에도 가해 학생 케어는 변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 피해 학생 케어는 자기 신뢰와 자아효능감을 경험할 기회를 주어야 함,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력을 네트워크화해야 함도 제기한다. 디지털 시대의 학교폭력 대응과 치유는 사이버 폭력이 갖는 위험성에 대비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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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위한 마음 산책 - 삼성 장학생에게 전해 준 마음 편지
김용년 지음 / 행복에너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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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위한 마음 산책

2025. 12. 27()

 

삼성 장학회 운영을 총괄하던 김용년 님이 삼성 장학생에게 보냈던 소식지에 담아둔 마음의 편지를 모은 책이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좋은 글을 공유하고 있어 성장을 위한 마음 산책을 사 두었으나 읽을 순서에 밀리다 보니 2년이나 지났다. 책을 읽는 내내 읽기 쉽게 글을 썼다는 것과 삼성 장학생을 위한 글이나 삼성 장학생이 아니라도 도움이 될 내용이며, ‘비움의 장에 언급한 글들은 중장년에게도 필요한 글이라는 판단이다.

 

읽기 쉽다는 말은 메모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읽었다는 뜻이자, 내용이 특별히 어렵지 않아 중학생이라도 읽을 만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상에서 만나고 듣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의미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성장과 비움이란 주제로 70편의 정형화된 편지글이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받아들일 내용이 있다.

 

성장이란 은 방향성에 관한 글로 40편 실려있다. ‘성공보다 성장이 중요합니다’, ‘인생, 대추 한 알과 같습니다’, ‘자신이 설계한 인생을 사세요’, ‘자신을 관찰하며 사세요등의 소제목에서 누구나 쉽게 읽을 글을 만날 수 있다.

한 가지를 소개하면, ‘성장 14’우생마사, 소의 지혜를 배우세요에 역경의 시기에는 순리를 따라야 합니다. “소와 말은 물속에서도 헤엄을 칠 수 있는 동물입니다. 말은 수영 능력이 뛰어나 잔잔한 물속에서는 소보다도 빨리 헤엄쳐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그러나 물살이 거세지면 소가 말보다 더 빠르게 물 밖으로 탈출합니다.”(p.128) 어떤 경우에도 될 일은 됩니다. 역경의 순간에 흐름을 거스르면 힘든 인생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시기에는 흐름에 순응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끈까지 버티면서 앞으로 걸어갈 때 행운이 찾아옵니다.

비움에서 인간관계도 투자해야 좋아집니다. “나를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하는 모든 사람이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라고 여기며 배움의 자세로 살아야 합니다. 나를 기쁘게 하는 사람도 내 인생의 교과서고,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도 내 인생 교과서입니다. 교과서의 내용을 충분히 학습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듯이, 인생 교과서를 충실히 학습해야 사람에 대한 지혜가 생기고 좋아집니다.”(p. 221) 이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중고등학교 관리자가 학생을 대상으로 말할 기회(훈화 : 이제는 추억이지만)가 있다면 70편의 글 중에서 하나씩 골라보면 정말 좋을 듯하다.

 

독자에게는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와 닿는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사람들이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았고 성과를 얻었는가를 말한다. 그들의 특성은

첫째, 상품은 같은 것을 수 없이 만드는 것이고, 명품은 소수를 만든 것이며, 작품은 하나를 만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신의 유일한 작품이다. 자신을 결코 비하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안다.

둘째, 인간에게 가장 귀중한 기술은 귀인의 도움을 받는 기술이라고 한다. 스스로 귀인이 되어야 귀인을 만날 수 있다.

셋째, 전략 능력(명량 대첩을 이룬 이순신, 150cm의 키에도 중국을 통치한 덩샤오핑, 말 궁둥이에 붙어 100km를 편안하게 가는 파리)을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시골 할머니의 육아법을 예로 들면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사람들은 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이다. 도를 득하고 덕을 베풀라는 것이 도덕경에서 노자가 하려는 말이다.

 

3장엔 삼성 인재 경영 보고서를 실었다. 젊은 시절 전직을 준비하면서, 사범계 입직한 나에게는 이런 기회가 원천적으로 없다는 생각에 장학생이 될 수 있는 영역을 선택한 이들이 부러웠던 추억이 있다. 책장을 뒤져보니 삼성과 관련한 책들이 있다. 이건희, 세계의 인재를 구하다, 이건희 개혁 10, 호랑이를 끄집어 내라는 경영과 경영 철학에 관한 것이고, 삼성을 생각한다는 기업 삼성을 고발한 책이다. 다른 기업의 책은 한 권을 넘는 것이 없으니 내게 삼성에 대한 애증이 뒤섞여 있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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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교양 심리학 - 과학적이고 진보적인, 새로 쓰는 심리학 개론
김태형 지음 / 서해문집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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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교양 심리학

2025. 12. 20()

김태형의 교양 심리학은 인간 심리란 무엇인가부터 욕망, 감정, 의지, 사고와 기억, 개성과 성격, 발달과 세대 심리, 사회 심리, 심리학의 활용을 다뤄 일반인의 교양을 고양할 목적으로 내놓은 심리학 개론서다. 학부에서 교육심리학을 배울 때 재미없고 관심도 없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었던 경험에 자기 합리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보이니 기대하며 읽는다. 나만 그렇게 심리학이 재미없고 내 삶에 와닿지 않는다(솔직하게 파블로프의 개 실험과 쏜다이크의 고양이 실험에서 이런 걸 왜 배우는가라는 회의 감이 들었었다)라고 느낀 것이 아닌 이유는 첫째, 미국의 주류 심리학이 진실, 진리와는 거리가 먼 비과학적 이론이기 때문이다. 둘째, 개혁과 진보를 반대하는 친자본주의적이고 보수적인 학문이라는 것이다. 셋째, 심리학의 연구 대상에 동물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을 동물과 거기서 거기인 존재로 보고 사람이 사회적 존재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의 바탕에는 조한혜정 교수가 쓴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에서 말한 지식의 수입상혹은 중개상역할에 머무르고 있는 한국 심리학계의 수준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내가 교육심리학을 가르친 교수도 미국에서 심리학을 배웠고, 졸업 후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들었던 교수의 소회(유학후 귀국하여 교수로 지내면서도 미국 심리학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방학 때마다 미국을 방문했다는......)에서 수입상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 김태형은 미국 주류 심리학이 가진 한계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첫째, 사람은 사회적 존재인데 주류 심리학은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생물학적 존재로 본다. 주류 심리학을 열심히 공부해도 살아 숨 쉬는 현실 속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둘째, ‘의지에 대한 관심이 없어 연구하지 않는다. 겨우 자아효능감에 대한 연구와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이 말하는 그릿(grit 불굴의 정신) 뿐이다. 자기통제를 중시하나 행동주의 심리학으로 설명한다. 김태형이 보기에는 의지는 인간의 정신 활동과 심리 현상에서 욕망, 감정과 함께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인간의 삶에도 큰 의의를 가진다는 입장이다. 셋째, 사람과 동물을 질적으로 같은 존재로 간주한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사고에 대한 고려나 연구가 없었다. 다만, 컴퓨터가 나오고 인지심리학의 등장으로 인간의 사고를 설명할 때 정보, 부호화와 같은 컴퓨터 분야의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그렇다고 해도 김태형은 주류 심리학이 사람을 사회적 존재로 바라보게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넷째, 주류 심리학은 사회가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로 연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연구는 불가피하게 자본주의 제도의 모순을 비판, 폭로하게 되고, 더 나은 사회가 어떤 것인가에 관한 관심과 지향을 유발하기 마련이다.(p. 253) 그러니 친자본주의적인 주류 심리학이 사회가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지 않는 것이다. 사회가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유일한 진보 심리학자가 에리히 프롬인데 주류 심리학계가 에리히 프롬을 지독할 정도로 왕따시켰다고 알려 준다.(p. 253) 자본주의 사회와 인간 심리의 관계를 연구하고 자본주의를 비판한 소유냐 존재냐는 명저다. 다만, 육체적 발달, 지적 능력의 발달, 도덕성을 포함하는 사회성 발달 등을 연구하는 발달 심리학은 상대적으로 문제점이 덜한 분야로 평가한다.

 

심리학에서 정신건강 분야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어서다. 자본주의 모순으로 인한 불평등 심화, 특히 치열한 경쟁과 그로 인한 불평등과 불화 등으로 인간관계가 극단적으로 악화된 것에 있다. 저자는 반인간적인 사회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친자본주의적인 주류 심리학은 사람을 병들게 만드는 사회의 개혁, 특히 자본주의 제도 개혁의 문제는 한사코 회피한다. 그 대신 병든 사회가 양산하는 상처 입은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치료하는 것에 집중한다. ‘우리라는 단어로 공동체 사회를 형성해 살고 있는 한국사회에 개인주의적 성향의 주류 심리학은 한계가 명확하다. 더불어 심리학 이론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타인을 도와주는 것에도 활용해야 한다. 심리적 도움 주기는 공감과 동조를 전제로 한다.

 

저자가 본 주류 심리학의 여러 가지 문제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문은 욕망, 감정, 의지, 사고와 기억, 개성과 성격, 발달과 세대 심리, 사회 심리 영역을 구분해 기존의 연구를 풀어 주기에 읽기에 쉽다. 오랜만에 교육심리학을 복습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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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 리(理)와 기(氣)로 해석한 한국 사회
오구라 기조 지음, 조성환 옮김 / 모시는사람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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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부제: 리理와 기氣로 해석한 한국 사회
2025. 12. 7.(일)
수년 전 신문광고를 보고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으나 잊고 있었다.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라는 책 제목이 끄는 힘이 있었다. 8년간 한국에서 공부한 일본인이 연구하고 경험한 한국 사회에 대한 평가다. 서구의 이론으로 한국 사회를 해석하며 연구비를 타는 방식이 아니다. 한국인에게도 쉽지 않은 리理와 기氣로 한국 사회를 분석하였다.
문고판 후기에 저자가 밝혔듯이 “단 한 권의 책으로 한국을 일격에 아웃시키고, 가능한 한 철저하게 한국을 발가벗겨 주겠다”는 각오로 쓴 글이다. 덕분에 일본에서 한국을 다시 보려는 시도를 촉발시켰다고 하나, 이 때문일지 모르나 1998년 일본에서 출간했으나 2017년에 한국어판이 나왔다. 구입한 중고판이 2019년 5쇄이므로 한국어판도 적게 읽힌 것은 아니다.
“자기를 보기보다는 남(=외국)을 보고 싶어 하는 한국인, 모든 좋은 사례는 외국에서 가져오려는 습성에 젖어든 한국인, 바깥의 틀을 빌려와서 자기를 설명하려는 한국인 등등. 이러한 자기비하, 자기무시로 점철된 비주체적 태도에 대해 오구라 기조는 애정어린 충고를 하고 있다.(p.262)”라는 문장에서 역자가 받은 느낌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리理와 기氣로 한국 사회를 해석한 본문 내용에 일정 부분은 고개를 끄덕인다. 한국은 ‘도덕 지향성 국가’이다 라는 첫 문장에 공감했다. 몇 년 전 정치인 한 사람이 언론과 사회로부터 지탄 대상이 되었을 때 페이스북에서 ‘도덕적 우위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썼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조작된 부분으로 몰아세웠던 것이어서 정치적으로 재기했지만, 아픔은 오래도록 괴롭힐 것이다.
독자가 알지 못했거나 일본인 저자의 시각이 반영된 내용을 주로 메모해 본다.
“한국은 수백 년 동안 주자학의 나라였지만, 일본은 메이지시대가 되어서야 유교적 국가의 완성을 지향했을 뿐이다.(p.15)” 메이지의 근대 일본 구축은 봉건 체제로부터의 탈피이지 유교 체제로부터의 탈피를 꾀한 것은 아니었다. 중앙집권과 국가 시험에 의한 관료 선발을 추진한 것은 국가를 전체적으로 유교체제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었다. 자유민권운동은 사대부의 권리인 ’언론의 자유‘ 등을 주장하며 일본의 유교사회화를 추진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한국인은 비뚤어진 것에는 올곧은 것으로 맞서고, 올곧은 것을 상대할 때는 올곧음을 겨룬다.“ 이는 아마도 맹자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조선 혹은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철학이란 리理를 말한다. 理란 보편적 원리다. 천天, 즉 자연의 법칙과 인간 사회의 도덕이 일치되어야 한다는 절대적 규범이다. 한국에서 도덕의 최고 형태는, 도덕이 권력 및 부와 삼위일체가 된 상태다. 도덕이 권력과 부와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손상될 수 있다. 도덕이 상처를 입으면 다른 세력이 굶주린 늑대들처럼 도덕 지향적인 공격을 해 온다. 이 때문에 한국의 도덕은 영원히 풋풋하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2025년 한국 사회의 도덕에 대한 평가는 저자가 봤던 수준에서 한참이나 하향하였다. 저자는 도덕 지향성을 갖게 된 까닭을 지정학적 위치에서 찾는다. ‘힘’에 대항하기보다는 도덕으로 무장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리理는 도덕성이고 기氣는 물질성이다. 리는 형이상학적 원리이고 기는 형이하학적 재료이다. 인간도 리와 기가 합쳐져서 이루어진다. 인간의 육체는 기이고 인간으로서의 도덕성은 리이다. 인간은 하늘로부터 리를 부여받아 100% 선하나 기탓에 악하기도 하다. 기는 精(순수)한 것과 粗(조잡)한 것이 있다. 정과 조에 精, 通, 偏, 塞, 美, 惡, 淸, 濁이 있어서 이들의 조합으로 만물의 다양성을 낳는다. 탁한 기가 리를 흐리게 한다. 악이란 선과 길항하는 실체가 아니라 본래의 선이 조화를 잃어버린 상태다. 탁한 기도 극기나 수양하는 노력을 하면 맑게 할 수 있다. ‘말’은 코스모스이고 ‘소리’는 카오스이다. 우리가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하지 않는가.
상승 지향성이 유교 사회에 내재하는 원동력 중 하나다. 조선시대 문과 합격자는 15,547명이다. 일본에서 이 제도를 모방하여 문관고등시험을 실시한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의 일이란다. 리의 세계와 기의 세계는 분리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붙어 있어 이분법을 극복할 수 있다. 리는 수직이고 기는 수평이다. 천부경은 9×9=81자다.
“조선 유학자는 공리공론을 일삼았다”라는 말을 유포시킨 일본인들은 유교의 본질을 몰랐던 것이다.(P. 129) 한국인은 문약文弱하다고 규정한 메이지 시대의 일본인은 문이 무엇인지를 아직 알지 못했다. 한국의 지식인은 문약하지 않고 오히려 문강文强했던 것이다.(p.130)
양반은 도덕과 권력, 부를 모두 가졌고, 사대부는 도덕과 권력을 가졌으며 선비는 도덕만 가지고 있었기에 투쟁하는 구조였다고 해석한다. 조선시대 삼품이상은 4대까지 제사를 지내지만 서민은 부모까지만 제사를 지냈고, 갑오개혁 이후 1895년부터 모든 사람이 4대까지 제사를 지낼 수 있었다. 저자는 가정을 사회의 큰 시스템(신분 질서, 정치 질서)을 유지하기 위한 완충장치로서의 작은 시스템으로 보았다. 상승 지향 사회에서 상승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효도를 강조하는 가정에서 ‘님’이 될 수 있도록 유교 사회가 배려하는 부분임과 동시에 교활한 부분이라고 해석한다.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축소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산업화에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리드하자’는 슬로건으로 이룬 정보화 사회의 형성은 한국의 ‘리’의 승리로 해석한다. 일본에서는 가해자로서 죽은 자가 아직도 소멸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의 조상을 불명예로 더럽히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일본은 과거 문제를 독일처럼 아주 단순하게 처리할 수 없다(p.243)고 말한다.
“한국을 대등한 상대로 간주하지 않는 뿌리 깊은 자세, 상상력과 포용력과 윤리가 결여된 정치가나 일부 국민의 편협한 발상, 한일의 과거와 일본인의 죄에 무지하고 무관심한 사람들... 이것들은 일본인 자신이 변혁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과거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지 않는 한, 지향해야 할 미래 같은 것은 결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p.245)
책의 구성은 낯설다. 중요도를 고려하지 않고 소제목과 내용을 나열한 방식이 일본의 책 출판 방식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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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인류학 강의 - 사피엔스의 숲을 거닐다
박한선 지음 / 해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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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인류학 강의

부제 : 사피엔스의 숲을 거닐다

2025. 12. 6.()

돌아보니 스티븐 핑거가 지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와 데이비드 버스가 지은 진화심리학을 읽은 2016년 메모에 우생학이 겉모습을 바꾸었구나 판단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6만 원이란 거금을 주고 샀다. 1980년대 중반 진화의 산물인 인간 본성을 규명하려는 연구인 진화심리학이 탄생한다. 진화심리학은 우생학이라는 비난을 피하려는 사회생물학의 다른 이름이다. 과학과 사회 운동 사이에서에서도 인종 간 우열을 나치가 오용했다는 상식의 오류를 확인한다. 진화심리학이나 스티븐 핑거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란 꽤 많은 분량(본문 1180)의 연구도 사회생물학에서 유래한 것이고, 뿌리가 우생학에 있다. 나치가 악용한 우생학은 미국 과학자들의 연구에서 시작된 것이다. 진화심리학과 스티븐 핑거의 노력도 주의 깊게 살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 대표 교양과목으로 신입생에게 알맞은 책이라는 까닭으로 진화 인류학 강의를 공부하듯 읽는다. 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읽으며 메모한 몇 가지를 남긴다.

 

이븐 바투타 여행기를 남긴 14세기 모로코 탐험가이자 상인을 지리학에서 언급하듯이 저자는 이븐 바투타를 최초의 인류학자로 본다. 헤로도투스를 지리학이나 역사학에서 학문의 시조로 보듯이 분화하지 않은 시기 학문의 포괄성을 때문이다.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자연의 사다리(그림)’ 세계관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로 여겨졌다. 15세기 중반 이후 대항해 시대를 거치며 인류학은 기독교 세계관을 넘어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새로운 사고와 관점을 제시하며 발전하기 시작했다. 분류학을 창시한 린네는 종이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고, 호모 사피엔스를 분류하며 황인종은 정직하지 않고, 흑인은 게으르며, 백인은 문화적이고 문명적이라는 실수를 남겼다. 종의 변화에 관하여 박물학 발전 덕분에 자연선택 이론이 나왔고, 격변설, 라마르크의 점진적 변화 이론등을 주장하였다. 이 과정에서 윌리스와 다윈의 연구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다. 생물학적 진화론과 진화인류학이 가져온 우생학은 가장 부정적 영향이다. 육종학을 인간에게 적용하려던 것도 문화적 편견을 남긴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진화인류학은 인간을 우열로 나누려는 어두운 본성을 깨트릴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논지를 펴고 있다.

 

지질시대 타임라인에서 고생대 말기인 페름기와 중생대 시작인 트라이아스기에 원인을 모르는 대멸종이 있었고 해수면 상승과 하강, 판 구조의 변화가 있었다. 중생대 말기인 백악기에 소행성 충돌에 따른 핵겨울로 75%의 생물종이 사라졌다. 이 시기 데칸의 화산활동도 멸종에 기여했다는 설도 있다. 전공에서 배운 밀란코비치 주기를 언급하며 지질시대를 설명한다. 지구의 궤도는 타원형으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궤도의 이심률이 변하고, 지구의 자전축 기울기가 바뀌고, 지구 자전축이 세차운동을 하는 세 가지 변화에 따라 주기적으로 지구 기후가 바뀐다는 이론이다.

 

자연선택과 성선택의 상호작용은 생물 다양성(생물체의 진화)의 근원이다. 남성과 여성의 최대 자녀 수 기록을 보며 웃기만 할 수 없다. 오스만투르크의 이스마일 1세는 600명이 넘는 자녀를 두었고, 러시아의 피요르드 바실리에프 부인은 69명을 낳았다고 한다.(p 74)

멘델은 7년간 28천 그루의 완두콩을 재배하며 잡종 연구에 몰두해 유전의 법칙을 발견했다. 멘델과 다윈은 동시대 인물로 다윈의 서재에 멘델의 논문이 발견되고 멘델의 소장품 중엔 종의 기원초판이 있었다. 1942년에 헉슬리가 진화: 현대적 종합이란 책에서 진화의 여러 현상을 유전적으로 설명하고, 유전적 변화의 기전(메카니즘)이 주로 자연선택이란 점을 확인했다. 여기까지가 진화인류학의 숲에 들어서기 전에라는 이름의 1부 내용이다. 2부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까지 발견, 해석해 온 과정을 안내한다. 3부는 두발걷기와 짝 동맹, 도구를 사용하고 말하는 인간의 뇌가 커 온 과정을 설명한다. 4부는 인간의 사랑, 결혼, 가족, 문화, 도덕과 종교에 관한 진화인류학적 관점을 소개한다. 4부의 내용은 스티븐 핑거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에서도 언급하는 내용이다.

 

본문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호미닌사람족이다.

두발걷기를 시작하면서 인류는 전신 골격 및 감각 운동에 관련한 신경계가 광범위하게 진화했다. 숨 쉬기에도 영향을 주어 호흡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고, 입으로 여러 소리를 낼 수 있다.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조산과 난산을 겪고 이러한 어려움이 남성과 여성의 오랜 기간에 걸친 양육 동맹으로 이어졌다고 기술한다. 두발걷기로 가족이 탄생한 것이란다.

올도완 석기와 아슐리안 석기를 설명하고, 시상릉(정수리에 턱 근육이 붙는 곳)이란 다어를 배운다. 화식은 40~50만 년 전부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과거에 서구에서 하느님이 언어를 주었고, 인간이 교만해지자 수많은 언어를 만들었다고 믿었다. 이집트 파라오 프삼티크 1, 독일의 프리드리히 2, 스크틀랜드의 제임스 4세는 갓난아기를 외딴 곳에 가두고 이른바 최초의 말을 찾으려 시도했다. 언어의 다양성과 보편성을 둘러싸고 언어의 원형이 있다는 주장과 적당한 환경만 만들어주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주장이 경쟁해 왔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언어는 자연선택 혹은 성선택의 결과다. 뇌는 언어 이해를 담당하는 좌반구 측두엽과 발화를 담당하는 좌반구 전두엽이 확실하게 구분된다. 큰 뇌가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기에 진화해 왔다. 뇌는 체중의 2%에 불과하나 에너지 소모량의 20%를 차지한다. 뇌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빠른 속도로 발달하므로 출생 후 수년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모든 문화권에서 남성은 자신보다 나이가 작은 파트너를 선호하는 경향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난다. 좋은 배우자의 조건은 친절함, 배려, 지능, 성격, 건강, 융통성, 창조성, 학력 등과 같이 비슷하다. 이런 현상은 인간사회의 일부일처제와 부모의 협력적 양육 투자에 따른 것이다. 건강한 사람에게 끌리며, 환경에 따라 매력이 달라진다. 돈과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 봉건 사회의 여성은 한 사람당 약 12명 아기를 낳았다.(p.209) 미국 기혼남의 3분의 1이 재혼남이다. 애착이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낸다. 애크먼의 21개국에 걸친 연구에 따르면 모든 문화에서 기쁨, 경악, 분노, 슬픔, 공포, 혐오라는 기본 감정이 공통으로 나타난다. 동양에서는 이미 사단칠정이란 개념으로 알고 있다. 보편적이란 의미다.

협력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은 재회의 가능성이다. 게임이론의 대표 사례가 죄수의 딜레마. (한 명이 자백하고 다른 한 명은 입을 다물었을 때, 자백한 사람은 풀려나고 입을 다문 사람은 3년 형, 둘 다 자백하면 2년 형, 아무도 자백하지 않으면 각각 6개월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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