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 3 - 지리는 어떻게 우주까지도 쟁탈의 대상으로 만드는가 지리의 힘 3
팀 마샬 지음, 윤영호 옮김 / 사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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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3

2025. 11. 27()

 

BBC 기자 출신 팀 마샬의 연작 지리의 힘 3은 옮긴이가 바뀌었다. 지리의 힘2016, 지리의 힘22022, 지리의 힘32025년에 읽는다. 아마도 연작이 우주에까지 영역을 확장했으니 여기서 끝날 듯하다. 10개 장으로 구성한 내용 중에서 1장은 지리학 개론 수준의 내용이며 2장부터는 냉전이 우주 경쟁을 시작하게 했고, 우주 분쟁, 각국의 우주 역량, 특히 미국, 중국, 러시아의 역량을 상술하고 유럽,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의 우주 진출 현황을 살펴본다. 마지막 장은 달에서 화성까지 가려는 인간의 노력을 정리하고 전망한다.

우주는 지정학적 격전장으로 등장한다. 통신, 경제, 군사 전략 등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미사일을 발사해 우주에 있는 자국의 인공위성을 폭파하기도 한다.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막기 위해 소행성의 경로를 이탈하도록 하는 방법도 연구하기도 한다.

 

시간을 1주일 7일로 나누게 된 것은 대체로 바빌로니아인 덕분이다. 일요일에 쉬는 것은 히브리인, 노동조합은 노동절이란 휴일을 얻어 주었다. 그리스인들은 지구가 둥글다고 믿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 둘레를 정확하게 측정했다. 프롤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에서 행성들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믿었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수학자 조충지(429~500)391년 주기로 144번의 윤달을 두면 되는 1365일에 기반한 대명력(大明曆)을 고안했다. 유럽 중세를 암흑기라는 용어로 사용한 이는 이탈리아의 페트라르카(14C)였다. 16C에 이르러 코페르니쿠스, 조르다노 브루노, 갈릴레오 갈릴레이까지 거쳐 지동설이 자리 잡는다. 갈릴레오가 죽고 1년이 지난 후에 아이작 뉴턴이 태어났다. 뉴턴의 태양, 행성, 혜성으로 이루어진 더없이 아름다운 이 체계는 오직 지적이고 강력한 그 어떤 존재의 계획과 통제가 있어야만 생겨날 수 있다.”(P.34)라는 문장은 1990년대에 들어 창조론자들이 들고 나온 지적 설계론(intelligent design theory)’을 주장하는 근거가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뉴턴의 중력과 만유인력의 법칙이 근대과학 혁명을 가져왔다. 1990년에는 12톤에 달하는 허블 우주망원경이 궤도에 진입했다. 적외선 망원경은 복사선의 빛까지 탐지할 수 있다. 20세기 양자 이론은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견해와 충돌한다. 팀 마샬은 양자역학과 시공간 이론이 우주비행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할지에 대해 미치는 영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먼 미래에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P39)라고 전망한다.

 

로켓이 지표면을 벗어나 궤도에 오르는 데 초속 7.9킬로미터, 다른 행성으로 가려면 초속 11.1킬로미터가 필요하다. 로켓의 기본적 기술은 13세기 중국의 비화창(fiying firelances)이다. 콘스탄틴 치올콥스키, 로버트 고더드, 헤르만 오베르트를 현대 로켓의 선구자로 본다. 치올콥스키는 로켓이 대기권을 돌파해 지구의 궤도를 돌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이는 우주비행의 기반이 된다. 독일은 V2 로켓을 2차대전 중 제작 사용했으나 패전 후 120명의 로켓 과학자가 비밀리에 미국으로, 2,200명이 넘는 독일의 과학자들과 실무진, 기술자 가족들은 러시아로 데려갔다. 1969720일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간 인류역사상 가장 놀라운 순간이다. 우주 경쟁은 다음과 같은 과학적 성취로 이어진다. 컴퓨터 과학, 통신, 마이크로 공학, 태양광 발전 기술, 휴대용 정수 시스템,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경량 호흡 마스크, 내열 소방복 등이 연구 개발되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가장 빠른(시속 약 1,669킬로미터) 곳은 적도에 인접한 공으로 로켓 발사의 최적 장소다. 1993년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가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협약에 합의했다. 지구를 이중으로 둘러싸고 있는 방사능대를 밴앨런복사대라 한다. 정지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은 항상 적도를 따라 돈다. 지리의 힘2에서 언급한 칭동점이 라그랑주 점(lagrange points)으로 재등장한다. 서로 공전하고 있는 두 개의 커다란 질량체, 즉 두 천체(지구와 달)의 중력이 평행을 이루는 지점으로 우주주차장으로 불린다. 이곳은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이 최소한의 연료로 머물 수 있는 지점이다.(p.93 그림) 달의 표면적은 아프리카 대륙보다 조금 더 크다. 달에는 규소, 티타늄, 알루미늄, 희토류 등이 매장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달 기지에 전력을 공급하고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 만큼의 상당한 에너지가 있을 수 있는데 가능성을 헬륨에서 찾는다. 달에는 많은 양의 물도 존재한다고 추정된다.

 

우주조약, 달 조약, 아르테미스 협정(미국 주도)에 우주에 관한 강대국들의 힘겨루기와 인류 공동의 이익이 혼재돼 있다. 우주쓰레기 때문에 밀도가 높아져 충돌의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게 된다. 그 결과 궤도 위의 우주쓰레기들로 인해 우주 탐사가 불가능해지고, 심지어 오랜 세월 동안 인공위성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하는 표현이 케슬러 증후군이다.

시속 수천 킬로미터로 떨어지는 큰 우주쓰레기는 대기권에 진입할 때 발생하는 마찰력에 의해 가열되면서 산산이 부서진다. 티타늄만 녹는점이 섭씨 1,668도 이기 때문에 소멸하지 않고 견딜 수 있다. 탄도미사일, 레이저, 고출력 마이크로파, 사이버 공격 등은 인공위성을 요격할 수 있다. 머나먼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소행성, 태양폭발이 문제다.

 

중국은 승자로 우쭐대기보다 기술적 진보에 더 관심을 둔다. 첸쒜썬(1911~2009)<중국 로켓 공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첸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맨해튼 프로젝트에도 참여했고, 중국 공산화 이후 귀국하여 중국의 핵폭탄과 둥펑 탄도미사일 시스템 개발에 이바지할 미래 과학자 세대 양성 작업을 시작했다. 자세한 일화는 김명호 교수의 중국인 이야기에 소개됐다. 2020년에는 미국 GPS에 도전할 수 있는 중국판 위성항법 네트워크를 완성하였다. 중국은 화성에 착륙해 로버(우주 차량) 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고비사막, 하이난섬, 쓰촨 시창 위성발사 센터, 닝보 발사장에서 우주 발사장을 갖고 있고, 세계 전역에 걸친 지상 관측기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미국 GPS처럼 중국은 베이더우 시스템은 이미 4억 대 이상의 휴대전화와 800만 대의 자동차에 정보를 전송하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 최소 1,000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미 자체 우주정거장인 톈궁 3호를 운영하는 유일한 국가다.

 

미국의 우주군 규모는 펜타곤 사령부, 콜로라도의 사이엔산, 로스앤젤레스 공군기지를 포함해 전국에 군인과 민간인을 합해 16,000년에 불과하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우주의 경찰이 되려 한다. 시기에 따라 우주에 대한 예산 투입은 출렁인다. 이제는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 등이 우주 상업화 시대를 열고 있다.

 

러시아는 땅에서도 우주에서도 전성기는 지났다. 러시아는 미국 GPS에 해당하는 글로나스(GLONASS)라는 위성 항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과 글로나스와 중국의 베이더우 위성항법 시스템을 호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아무르지역에 들어선다.

 

유럽우주국은 갈릴레오 위성항법 시스템(유럽판 지피에스)을 운영한다. 프랑스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으려 한다. 샤를 드골 이후 핵무기, 군용 통신위성을 독자 개발 운용하였으나 21세기 들어 미,,, , , 뉴질랜드와 우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제국으로서는 후퇴하고 있지만 미국의 도움으로 전 세계 통신 연결 체제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은 우주 분야에서 비군사적 참여가 활발하다. 일본은 2023년 달 착륙선 실패를 경험했다. 성공했더라면 일본판 지피에스 미치비키 네트워크 구축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대한민국은 2022년 달 탐사선(누리호)을 보내면서 우주국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달의 화학 성분과 자기장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쏘아 올렸다. 북한은 고체연료 ICBM 시험비행에 성공하였다. 인도는 달 표면 연착륙에 성공한 네 번째 국가이자 달의 남극에 착륙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다른 나라 위성에 기상예보도 의존한다. 이스라엘은 정찰 및 통신 군집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구 자전 방향과 반대인 서쪽으로 역방향 발사를 한다. 덕분에 인공위성을 소형화, 경량화하는 기술혁신을 촉진했다. 아랍에미리트는 2021년 우주선을 발사해 화성 궤도에 진입시켜 화성에 도착한 역사상 다섯 번째 국가가 되었다. 자체 인공위성을 제작할 수 있으며 소규모 군집위성도 개발하고 있다. 이란도 인공위성과 로켓의 제작, 발사, 운영 능력을 갖추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체적으로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있고 2022년에는 스페이스 X를 통해 자신들이 설계하고 제작한 나노 위성 세 대를 궤도에 진입시켰다. 나이지리아도 자체 인공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팀 마샬은 우주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중국과 미국 간의 경쟁으로 지정학에서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 지칭한다. 달의 낮과 밤은 각각 지구 시간으로 대략 14일 동안 지속된다. 당의 적도에서는 낮에 132, 밤에는 영하 179도까지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달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덩이가 약 200개가 있는데 대다수는 상시 온도가 영상 17도다. , 산소, 에너지원(헬륨3)이 확보되고 주거지와 경작용 온실이 지어지면 이제 관심은 최대한 빨리 풍부한 희토류를 채굴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우주에서 대규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은 이미 가능한 수준이다. 이를 통해 충분한 에너지를 집적해 지구로 보낼 수 있다. 우주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도 가능하며 소행성에서 희토류와 다른 자원들을 채굴하는 것도 가시권에 있다.

 

덧붙임 : 인체에서 매시간 3만 개의 작은 각질이 떨어진다.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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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아빠의 마음공부 - 아빠와 아들을 잇는 관계 인문학
김진용 지음, 정뱅 일러스트 / 파라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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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1. 22()

서툰 아빠의 마음공부는 브런치스토리에서 무당벌레로 글을 쓰는 작가가 파라북스의 기획출판으로 지난달 말에 내놓은 책이다. ‘무당벌레는 육아공동체에서 부모들끼리 부르는 이름으로 아들이 군에 갈 때(책에서 전역 여부를 알 수 없다)까지 쓰니 애착을 가진 모양이다. 육아공동체, 애착이란 단어에서 드러나듯이 작가의 육아 과정을 여덟 편 영화, 네 권의 소설, 희곡 네 편과 연결하여 풀어가는 자기 고백이자 아들과 아빠의 동반 성장 기록이다. 성장이란 키가 크고 나이를 먹는 것만 아니라, 뒤돌아보며 빈 곳을 메꾸고 상처를 달래는 일을 포함한다고 본다.

 

프롤로그에서 그래도, 아빠의 좋은 점은 어떤 게 있을까?없어란 아들의 대답을 읽는다. 독자는 내게도 벌어진() 상황이란 걸 알게 된 순간, 책이 전개할 내용에 불안하고 현실 자각과 반성을 하게 하리라 예상했다.

 

왜 말 거냐는 눈빛은 덤이었다.달리 섰으나 같은 노을에 젖어 있었다라는 감성에세이 스타일의 문장은 다르고 부족해서 충돌할 수밖에 없는 타인 간의 연결을 떠받치는 원리라는 주제와 자녀를 어떻게 키울까보다 자녀와 어떻게 만날까라는 방향성 제시가 가진 무게를 줄이려는 장치로 읽는다.

 

보편적으로 타당한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는가로 어른과 아이를 구분할 수 있으니, 타인의 괴로움을 저울이자 거울로 삼아야 함을 소설 모비딕에서 찾는다. ‘차 번호판 놀이공통점 찾기는 수리력과 창의성을 기대하며 아들을 교육하던 작가의 교육 열정은 없어라는 전면 부정에 충격을 받고, 독자마저도 아들을 밉게 여기게 한다.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했기에 20세기 민주화 과정의 고통과 상처가 있었듯이 아들과 아빠에게 둘 다 부족하다라는 냉정한 성찰은 영화 <결혼 이야기>를 보게 한다.

‘~하자는 문법에서 청유형이나 아들에겐 명령형으로 받아들여지니 자녀의 의사를 물어보는 언행도 강요로 여겨질 수 있음까지 확장한다. MBTI 유형의 다름으로 자녀의 심리상태를 짐작하는 작가와 MBTI 유행을 몰랐고 지금도 관심을 두지 않은 독자는 책에서 아빠와 아들의 격차보다 클 것이 틀림없다.

사르트르의 닫힌 방과 밀란 쿤 테라의 불멸이 말하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은 서구인들이 가진 개인주의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어 보인다. 작가는 다행히 서구의 개인주의 가치가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를 통해 만남의 소중함이란 질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타인의 시선을 염두에 두는 것은 곧은 나무는 그림자가 굽을까 걱정하지 않는다라 거나 신독을 중요하게 여기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란 동양의 가치와 결이 다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조지마 장로의 말은 위안을 주지 못한다. 작가는 조끔씩, 천천히, 그리고 여전히 사랑함을 말한다. 독자는 무신론자이기에 종교가 위안을 주지 못한다면 가치를 잃는 것은 아닐까? 라고, 멍청한 생각도 한다. 무조건, 끊임없이 사랑하라는 종교는 누군가에겐 때로는 폭력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으로부터 작가는 부모에게 감정 표현 연습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사춘기 자녀를 둔 아빠의 마음을 나인데 나 아니면서 타인인데 타인 아닌 자녀로 표현한다. 사춘기를 꿋꿋이 견디는 부모는 인어 꼬리를 잃는 듯하지만, 다리를 얻는다라며 다독인다. 스칼렛 요한슨의 달콤한 목소리로 기억하는 영화 <Her>를 외로운 어른의 로맨스 영화로 본 독자에게 인간과 AI의 사랑을 묻는 철학 영화이자 부모와 자녀의 성장 영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적었다. 굴비구이를 만들어 숟가락마다 조기 살을 올려주는 아빠의 모습에는 작가의 아들 사랑이 듬뿍 담겼고, 생선 두어 마리를 바라보셨을 아버지의 심경이 퍼뜩 스쳐 간 저녁 식탁 같은 상황을 경험하며 아빠도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 ‘양육은 부모가 밀려나는 일이란 문장은 루쉰이 말한 기성세대는 주검으로 젊은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맞도록 해주어야 한다라는 문장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자식이 부모에게 던진 그러면 뭐 하러 낳았는데!라는 투정을 담은 분노의 사춘기 잘못이 아마도 아버지만큼 인생을 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독자를 울린다.

어느 쪽이든 부모 역할을 지탱하는 신념은 대부분 자기 기억과 상처로부터 나온다.라며 양육은 부모의 역할일 뿐만 아니라 자녀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임을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없던 일로 할 수 있는 회초리는 없다를 읽는 여러 독자가 자신의 실수가 훅 올라옴을 경험하지 않을까. 휴가 나온 아들이 들려주는 꼰대 부모의 두 가지 측면을 늘 기억하려 애써야 한다. “자기 생각과 다른 이는 일단 멍청한 꼴통이나 위험한 중독으로 몰아붙이는” ‘오만과 평등과 공정을 부르짖으며 자기 자식만은 엘리트로 키우거나 자기 재산만은 늘려야겠다는 욕심이 만든 위선을 범하지 않아야 한다. 부모가 사춘기 자녀를 걱정하듯 사춘기 자녀들도 부모가 꼰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자녀와 부모의 대화와 만남은 공진화하는 것이다.

 

작가가 아들 사랑하는 마음이 클지라도 독서에 힘을 쓰고, 영화에서조차 교육을 생각하는 자세가 없었다면, ‘아빠와 아들을 잇는 관계 인문학이란 부제를 선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작가의 육아 경험과 자기 고백은 아빠와 아들 말고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로 확장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지 걱정한다. 자녀 교육에 애쓰는 부모라면 읽어 저울과 거울로 삼을 책이다. 책의 부피가 작다고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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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간 - 제2차 대분기 경제 패권의 대이동
김태유.김연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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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간

2025. 11. 18()

 

2017패권의 비밀은 농업사회와 산업 사회를 감속 사회와 가속 사회로 비교하고, 전쟁은 기술의 혁신으로 경제발전을 추동한다는 이론으로 패권의 비밀을 풀었다. 김태유의 2021년 후속작 한국의 시간은 산업 혁명을 제1차 대분기, AI로 전개될 세상을 2차 대분기로 설정하고, 대한민국이 겪은 산업화 과정과 중진국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국가가 정책으로 새로운 산업 혁명인 2차 대분기에 앞장설 때라고 주장한다.

 

행복을 추구할 때 개인 차원에서 벗어나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며 국가의 경제 성장이 기초라는 입장은 (부정적인 의미로 국가주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나) 긍정적 방향으로 본다. 화승총과 무라다 소총을 견주어 기술의 차이로 임진왜란 당시 고통받았음을 상기시키며, 4차 산업 혁명을 먼저 달성해야 한다며 부제로 ‘FIRST MOVER TAKES ALL’로 지었다고 미루어 본다.

 

산업 혁명은 세상을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누었다라며 중국, 일본, 조선의 인식과 대처를 서술한다. 일본의 요시다 쇼인과 화혼양재, 조선의 최익현과 위정척사를 비교하며 조선은 수신을 치국으로 여겼다고 평가에 공감한다. 중국의 중체서용을 도모한 양무운동이 불완전하나마 산업 혁명의 저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는 내 기존 지식을 허문다.

 

유럽 농업사회는 수직적 신분사회를 유지하려 노동의 신성함과 청빈한 삶에 만족하라며 천국에 가야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건강 상태의 악화, 약탈로 고통받는 사회를 낳았다. 농업사회는 감속이란 보이지 않는 힘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어두운 사회였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농업 혁명을 희대의 사기극’(p.52)이라고 얘기한 까닭이다.

인간이 자본과 기술을 결합하여 창조한 산업은 천지창조에 비견할 만큼 경이로운 일이었다는 근거로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오전에 3시간 일하고 점심 먹고 한숨 자고 오후에 3시간 일해도 충분히 먹고살 것을 생산할 수 있는 사회, 시민이 각 도시의 시장을 선출, 종교의 자유, 침략전쟁을 부정하고 방어를 위한 전쟁만 용인)를 들어 설명한다. 산업 혁명은 경제 성장 동력이 토지와 노동에서 자본과 기술로 바뀐 것이고 감속하던 사회가 가속하는 사회로 바뀐 것이다.

 

한강의 기적은 매판자본이 일으킨 기적이라며 기적의 비밀에는 첫째, 수출주도 산업화로 성공했다며 비교우위와 자유무역이 농업국에 불리하고 선진 산업국에 유리(시카고 보이즈의 칠레 수입대체 산업 문제)하다는 논지다. 수출주도 산업화와 정부 정책의 최적 조합이었다고 평가한다. 둘째, 적자 수출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다. 수출주도 산업화라는 정책을 성공시킨 것은 적자 수출이었다고 말한다. 적자 수출로 인한 기업 결손을 동일 상품의 국내 판매 이윤으로 벌충하면서 국가 경제와 수출기업의 동반 성장을 가능케 했다고 설명한다. 하나의 문장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으나 저자의 상세한 설명과 미국에 파는 현대차와 국내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의 질과 가격이 다름을 인식하는 것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최저가 낙찰제를 꼽는다. 최저가격으로 인프라를 건설해 물류비용을 낮추고, 또 거기서 절감한 비용으로 새로운 인프라를 더 많이 건설해, 경제 성장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1km 건설 비용이 일본의 칠분의 일이었으며, 20년간 유지 보수 비용을 빼고도 절감한 비용으로 고속도로 2개를 더 건설할 수 있었다는 추계 통계와 그림(p.122)을 제시한다.

한강의 기적은 확대재생산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한다. 한강의 기적을 가능케 한 원천적 경제 원리는 산업화라는 내생적 성장에 정부 주도 계획경제라는 외생적 성장을 더 해 경제 성장을 지속해 준 것이었다. 학교 교육 과정은 이를 혼합경제 체제라고 한다.

 

한강의 기적으로 달성한 압축성장은 독재와 민주화 같은 정치적 성장통, 기업윤리와 노동윤리 같은 경제적 성장통, 부정부패와 반기업 정서 같은 사회적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한국의 시간을 통해 저자는 OECD 가입을 몸에 맞지 않는 옷으로 너무 일찍 갈아 있었다고 평가한다. 선진국을 흉내 내며 준비되지 않은 세계화를 시작하면서 마치 선진국이 다 된 양 선진국 기준의 제도와 국제규범을 수용해 자본시장과 서비스 시장의 문을 개방하고 외국인 투자를 자유화하고 정부의 여러 보호장치를 없앤 결과로 IMF 사태를 불렀다고 본다. 이후로 6개 정부의 경제 성장률은 대세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N포 세대와 헬조선, 가난한 노년,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에 주목하며 경제의 본질은 성장에 있다고 힘써 말한다. 후발국의 보호무역을 금지하는 WTO의 완전 자유무역은 선진국의 절대 우위를 보호하려는 역차별이고, 선발국이 보호관세(2025년 트럼프가 좋은 예다)를 남발하고, 후발국의 기업을 겁박하여 리쇼어링을 강요하는 것 등은 적극적 진로 방해라고 말한다.

 

경제 성장 동력이 가속을 가능케 하는 힘의 원천이라며 방법론을 찾는다. 선승독식이라 표현한다. 미래는 산업과 기술에 달렸다며 2차 대전에서 패전한 독일과 일본이 과학기술이 있었기에 재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불사조 효과라 이름 지었다. 부익부는 있어도 빈익빈은 없다는 논지를 통계와 그래프(레퍼 곡선 P.241)로 제시하며 기업을 키우고 고용을 늘리는 것이 중진국의 함정에서 탈출하는 방법이라 주장한다. 빈부 격차의 주범은 기업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 금융투기 같은 불로소득이다. 낙수효과가 없다는 것은 불로소득에만 해당한다. 세금을 많이 걷는 방법은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는 기업과 고소득층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산업 사회의 확대재생산이고 가속하는 경제 성장이며 국가 발전의 기본원리다.

 

한강의 기적에 3가지 비밀이 있었다면 4차 산업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한 3가지 비책을 제시한다. 규제 완화를 위한 정부혁신, 인재 확보를 위한 사회혁신, 활로 개척을 위한 대외 혁신으로 설명한다. 정부혁신과 사회혁신은 컨트롤 타워가 기득권을 빼앗아(?) 체계적으로 진행할 일이지 저자의 아이디어와 제한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도입부에서 밝혔다. 북극항로를 선점하고 러시아에 진출해야 한다는 대외 혁신 영역은 귀담아들을 일이다. 규제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로 공무원의 순화 보직에 따른 전문성 부족의 결과로 분석한다. 생태환경에 따라 비단잉어의 크기가 달라지는 코이의 법칙을 염두에 두고 관료 사회의 혁신이 필요하다. 결정 지능과 유동 지능에 기초해 청년층과 노년층이 종사할 직업을 구분해 보는 시도는 흥미 있으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있다. 지능을 기초로 국가 경제 이모작 시대를 열자는 주장의 논거인 지능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듯하다. ‘북극항로를 열어야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거라는 주장은 2025년 정부에서 수용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는 마지막 장의 시작에 에드워드 기번의 바람과 파도는 항상 가장 유능한 항해자의 편에 선다라는 문장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패권의 비밀에서 감속 사회와 가속 사회, 경제와 전쟁의 순환을 배우고 한국의 시간이 밝힌 한강의 기적의 비밀 3가지를 처음 알게 됐다. 경제 성장에 관한 상식의 재구성을 경험한다. 2차 대분기, 4차 산업혁명의 길에 앞서야 선승독식할 수 있다는 주장에 공감하나 구체적인 방법론은 중지를 모으고 숙의해야 할 일이다. 2025 APEC을 계기로 정부와 대기업, 젠슨 황이 주기로 한 GPU 26만 장이 효과를 내도록 전력의 안정적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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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비밀
김태유.김대륜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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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비밀 The Secrets of Hegemony

2025. 11. 8

역사에서 어떤 나라가 강한 나라였는가? 어떻게 강한 나라가 되었는가? 그 나라는 왜 망했는가? 이런 의문은 중등 교육과정에서 핵심 내용으로 다루고 암기한다. 우리는 왜 그렇지 못했는가를 자문하면, 성리학이나 신분사회 등으로 답을 내고 답답함을 느끼며, 조상들의 못남을 탓하기 쉽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기존 사회가 형성한 지식이고, 지식의 대부분은 서양 학문으로부터 받아들였다. 이 과정은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에서 서구의 입장을 받아들이다 보니 우리의 모습은 왜곡되었고 왜소해졌다.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은 산업화를 이루기 전 유럽에서 어떤 나라가 강대국이었는가를 서술한다. 팀 마샬은 지리의 힘연작을 통해 지정학의 관점에서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다룬다. 자크 아탈리는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로 유럽은 죽지 않았음을 주장하고, 카렌 암스트롱은 축의 시대로 현재는 과거 축의 시대의 통찰을 뛰어넘지 못했다고 한다. 토인비와 슈펭글러, 새뮤얼 헌팅턴도 자신의 관점에서 세계적 강대국, 문명의 흥망성쇠를 논한다.

 

패권의 비밀은 앞에 언급한 석학들과 다른 관점에서 헤게모니를 연구한 역작으로 서울대 명예교수 김태유의 연구 결과로 유튜브에서 강좌로도 만날 수 있다. 많다고 할 수 없어도 적지 않은 책을 읽었기에, 패권의 비밀이 가진 관점은 신선함 이상의 통찰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패권을 정의하며 마르크스와 그람시, 아리스테이데스, 클라우제비츠 등을 언급하면서 패권국이 국제관계에서 경제적 부국인 동시에 정치 사회 문화 영역에서도 강대국임을 전제로 하여 한 나라의 패권을 가능케 하는 경제적 조건의 문제인 경제적 잉여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수단, 그 방식으로서의 경제 체제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부각하여 다룬다.

 

김태유의 통찰이 보여주는 핵심 가치는

첫째, 농업사회는 감속 사회이고 산업 사회는 가속 사회라는 점이다. 감속 사회란 토지에 최대의 노동력을 투입해도 생산량의 증대는 한계가 있으므로 농업사회가 생산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농민을 착취하거나 대외 정복이 필요했다. 산업 사회는 공급 부문의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글로벌 확대재생산 체제를 구축해 강대국으로 성장 유지 발전한다는 것이다.

둘째, 농업사회는 사회의 유지를 위해 신분제, 계급과 같은 엄격한 구조를 갖고 농민을 착취하기 위해 인간의 수양을 강조했다. 우리가 고전이라 말하는 동양의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이 그렇다. 산업 사회는 개인의 역량, 자율성, 과학, 기술혁신, 창의성을 강조해 사회의 잠재력과 생산력을 키우려 한다.

셋째, 경제와 전쟁은 순환한다는 것이다. 전쟁은 파괴적인 일이지만, 새로운 기술혁신으로 경제 성장을 이끄는 계기였음을 밝힌다. 전쟁을 경제발전의 수단으로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경제 성장에 군산복합체가 이바지한 점이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넷째, 위와 같은 핵심 내용은 농업제국 스페인의 몰락, 상업제국 네덜란드의 흥망, 산업화를 이끈 영국, 2차 산업화를 이끈 미국에서 찾아내 농업사회의 강대국들은 역사 속에서 사라졌고 산업 사회의 강대국이 세상을 이끌어 가고 있음을 설명한다.

 

결국, 패권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저자는 패권의 비밀에 다양하고 수많은 통계치를 활용하는 경제학자로 역사학을 따로 배웠다)가 경제와 전쟁의 선순환이며, 그러한 비밀은 간명한 이론(김태유의 이론)과 역사 속에서 수없이 많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과 내용을 토대로 역사를 가르쳐왔던 타성을 반성하고, 독서로 교양을 쌓는 일이야말로 가르치는 사람이 평생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할 일임을 생각한다. 김태유 교수의 말에 따르면, 패권의 비밀주요 내용은 서울대 박사과정에서 한 해 동안 가르치는 내용이란다.

첫째, 책이 가진 핵심 내용은 서구 지식인이 동양 유학생에게 주입한 오리엔탈리즘이 아니란 것이 기쁜 일이다.

둘째, 한국에서도 서구 석학의 연구물에 뒤지지 않는 통찰로 농업사회와 산업 사회를 비교하고 경제 잉여의 관점에서 경제와 전쟁의 순환이라는 이론을 구성하니 반갑다.

셋째, 인구수, 군사력, 경제력, 영토 등의 변수와 지정학 말고도 강대국의 흥망을 경제적 잉여, 경제와 전쟁이란 주제로 설명할 수 있음이 즐겁다.

 

개인적으로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큰 인사이트를 준 책은 패권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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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 진실보다 강한 탈진실의 힘
제임스 볼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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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진실보다 강한 탈진실의 힘-

2025. 10. 31()

 

개소리란 새빨간 거짓말을 말한다. 거짓에서 더 나아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만들어 낼 때 붙일 수 있다. 개소리는 계속 언론에 노출되기 위해, 많은 댓글을 유지하기 위해,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소리를 이어가는 사람도 많다. 왜 이런 개소리가 계속되는 걸까? 과거 언론 보도를 찾아보거나, 현장에 가보기만 해도 답이 있는데. 이는 한국의 경우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출입기자 시스템의 문제가 아닐까? 탐사보도 기자만이 제 몫을 하는 기자라는 판단한다.

(meme)은 허위 정보로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하는가의 저자 제임스 볼은 밈에 대해 매우 위험한 사건을 낳지 않더라도 이런 종류의 메시지는 개소리를 실어나르는 완벽한 매체라고 본다. 이런 정보는 선뜻 믿고 공유하면서도 이와 다른 정보를 주는 주류 언론은 믿지 않으려는 대중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개소리는 적절한 순간에 등장하는데 개소리가 만드는 말도 안되는 프레임을 걷어내는 일은 프레임을 씌우는 일보다 훨씬 더 많은 설명과 시간이 필요하다.

 

책에서 제임스 볼은 개소리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을 여러 사례를 들어 다각도로 보여준다. 본문의 내용은 1누가 어떻게 우리를 조종하는가’ 2탈진실의 시대 개소리가 진실을 압도한다’ 3우리는 왜 개소리의 유혹에 넘어가는가’ 4진실을 수호하는 가장 현명한 대처법으로 구성돼 있는데 1, 2, 3부에는 주로 미국과 영국 매체를 중심으로 사례를 살펴보고 있어 내용이 지루하기도 하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 서로 치고받고 싸우게 내버려두는 미디어의 오랜 관행은 거짓말을 하는 쪽에 유리했다. 온라인의 가짜 뉴스도 마찬가지다. 영국 언론인 존 다이아몬드는 1995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인터넷의 진짜 문제는 그곳에 쓰인 모든 내용이 진실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삶과 거짓을 분간할 실질적인 방법이 없다최근 챗Gpt로 쓰는 글도 모두 진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는 사람 하나는 챗Gpt로 글을 내고 책도 낸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모든 정보가 똑같이 신뢰받는 현상이 필터 버블(인터넷 이용자가 선별된 정보만 접하면서 고정관념과 편견이 강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효과로 더욱 극심해졌다.

왜 이렇게 개소리가 기승을 부리는 걸까?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기사들의 홍수 속에서 방문자를 최대한 확보하려면 어떤 논란이든 과장 모드로 당파적인 독자들을 대거 끌어모아야 한다. 이 특별한 비지니스 모델은 결국 가짜 뉴스 사이트를 만난다.

우리가 개소리에 제대로 맞서려면 적당히 대처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진실을 인지하는 능력 없이는 절대로 정치적 성향을 넘어서 토론할 수 없고 그저 상반된 담론을 향해 고함치는 데 그치고 만다. 이는 장기적으로 민주주의의 건전성과 안전성을 해친다. 따라서 이 책의 존재 이유는 건전한 민주주의와 민주주의의 안전성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확대해석할 수 있다.

 

1: 누가 어떻게 우리를 조종하는가?

오늘날 소셜 미디어는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다. 소셜 미디어의 공유 기능은 개소리를 유포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책은 Facebook을 사례로 들고 있다. 페이스북은 매일 12억 명(2017년 기준)이 이용하는데 CNN이나 기타 뉴스 채널에 비하여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어 영향력으로 대적할 상대가 없다. “대다수 가짜 뉴스와 개소리가 Facebook을 이용한다.”라는 문장은 출간된 2017년 미국의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2025년에는 Facebook보다는 YouTube의 알고리즘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고 보인다.

개소리가 퍼지는 상황에서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가 하는 일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주목해야 할 흐름은 매스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책이 제시한 영국사례를 보면, 1983년 이후 영국인 4명 중 1명만 기자를 믿는다고 한다. 기자에 대한 신뢰도가 부동산 중개인이나 은행업자에 대한 신뢰도보다 낮고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보다 훨씬 낮다. 수 세기 동안 미디어는 정부와 정치인에게 책임을 묻는 역할을 했기에 19세기 들어 미디어를 일컬어 4 계급이라는 별칭이 있었다. 미디어가 영향력과 신뢰를 잃으면 권력의 책임을 묻는 능력도 약해진다.

우리를 조종하는 정치인의 사례로 트럼프를 들어 설명한다. 트럼프 특유의 미디어 전략은 나중에 뉴스를 주겠다는 언질로 뉴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이는 메카시의 경험을 따라 하는 것이다. 메카시는 기저에 깔린 사실을 흥미롭고 모호하게 재구성해서 신문에 보도될 만한 사건으로 만드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다라고 평가받는다. 상원의원 메카시의 정치 생명을 키운 것은 그를 적대시한 기자들이었다. 트럼프의 호전성과 개소리 미디어 폭격은 흔히 미디어가 곧장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현상으로 대처법을 알아두어야 할 매우 새로운 현상으로 언급한다. 그런데 상황에서 왜 이준석이 떠오르는 것일까? 재판정에서 특전 사령관을 대상으로 개소리를 하는 윤은 원래가 그렇다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수준에 맞는 미디어를 얻는다. 소셜 네트워크는 우리가 서로 교류하게 해줄 뿐이다. 제도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는 현실에서 개소리를 막기 위한 노력 중 하나는 우리의 현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2: 탈진실의 시대 개소리가 진실을 압도한다.

트럼프는 어떻게 미국을 장악했는가? 도널드 트럼프는 터무니없는 사실들로 이루어진 수많은 집속탄과 증명하기 어려운 의혹들을 만들었다. 적을 계속 바꾸면서 극렬한 경쟁자들조차 그의 연설 중 어떤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어떤 것을 무시해야 하는지를 놓고 얼얼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시대에 미국 사회에서 음모론은 정치 담론의 주류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다. 트럼프는 미디어를 적으로 보는 대통령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3: 우리는 왜 개소리의 유혹에 넘어가는가

우리가 왜 개소리에 끌려다니는지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인간의 심리 구조는 유혹에 취약하다’,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받아들인다’, ‘생각을 바꾸는 것에 대하여 반발심을 드러낸다’, ‘우리는 숫자 놀음에 속고 있다’, ‘집단에 동조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공통의 적은 소속감을 만들어낸다등의 소주제로 설명하고 있다. 개소리가 돈이 되기에 개소리는 언론 매체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고, 뉴스를 광고로 사용하는 대행사와 홍보회사도 유혹에 힘을 보탠다. 미국과 영국에서 제대로 된 기사를 보려면 기사를 71번이나 클릭해야 볼 수 있다고 제임스 볼은 지적한다. 또한 소셜 플랫폼이 가진 콘텐츠 노출 결정권도 유혹에 넘어가게 한다.

 

4: 진실을 수호하는 가장 현명한 대처법

최근 팩트 체크를 중시하는 언론과 미디어의 노력이 있다. 전부 거짓은 아니기에 더 위험한 나쁜 뉴스가 가지는 문제에 주목하자고 한다.

개소리에 맞서는 가장 현명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를 정리하면,

정치인에게는 설명하지 말라, 불평하지 말라, 가짜 뉴스에만 주목하지 말라, 학교에서 미디어 문해력을 길러주자, 내가 속한 체계를 무너뜨리지 말자, 표적광고를 대중의 감시 아래 두자, 굳이 기성 권력의 일부처럼 보일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다.

미디어는 제목에 유의하자, 복잡함은 미덕이 아니다. 허공의 관점을 다시 고민해 보자. 기자들의 내부 사정을 설명하자. 독자가 필터 버블에서 빠져나오도록 돕자. 사실 검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 신뢰받고 싶다면 신뢰를 주는 매체가 되자. 오보만큼 정정기사를 널리 알릴 방법을 찾아 내가 얻은 콘텐츠의 출처를 떠올려보자. 가짜 뉴스 매체에 자금을 대지 말자. 과학 전문 기자에게 조언을 얻자. 새로운 공공매체를 만들자. 일부 독자가 떠나는 일을 살펴보자 등의 내용으로 구성하고 있다.

독자와 유권자라면, 나의 필터 버블을 터뜨리자. 통계를 어느 정도 알아두자. 음모론에 굴복하지 말자. 내가 믿는 담론을 믿지 않는 담론만큼 의심해 보자고 제안한다.

 

현실은 음모론보다 복잡하다. 개소리를 구별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노력과 신중함이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은 세계를 뒤덮고 있는 정치와 언론의 개소리에 관하여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고 있는데 제임스 볼은 당신이 오늘 보고 들은 것은 진심입니까?라고 묻고 있다. 결론적으로 개소리란 아무렇게나 짓거리는 조리없고 당치 않은 말, 진실이나 거짓 어느 쪽으로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허구의 담론이다.

읽는데 쏟은 시간만큼 건져낼 것은 많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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