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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3 - 지리는 어떻게 우주까지도 쟁탈의 대상으로 만드는가 ㅣ 지리의 힘 3
팀 마샬 지음, 윤영호 옮김 / 사이 / 2025년 4월
평점 :
지리의 힘3
2025. 11. 27(목)
BBC 기자 출신 팀 마샬의 연작 『지리의 힘 3』은 옮긴이가 바뀌었다. 『지리의 힘』은 2016년, 『지리의 힘2』는 2022년, 『지리의 힘3』은 2025년에 읽는다. 아마도 연작이 우주에까지 영역을 확장했으니 여기서 끝날 듯하다. 10개 장으로 구성한 내용 중에서 1장은 지리학 개론 수준의 내용이며 2장부터는 냉전이 우주 경쟁을 시작하게 했고, 우주 분쟁, 각국의 우주 역량, 특히 미국, 중국, 러시아의 역량을 상술하고 유럽,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의 우주 진출 현황을 살펴본다. 마지막 장은 달에서 화성까지 가려는 인간의 노력을 정리하고 전망한다.
우주는 지정학적 격전장으로 등장한다. 통신, 경제, 군사 전략 등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미사일을 발사해 우주에 있는 자국의 인공위성을 폭파하기도 한다.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막기 위해 소행성의 경로를 이탈하도록 하는 방법도 연구하기도 한다.
시간을 1주일 7일로 나누게 된 것은 대체로 바빌로니아인 덕분이다. 일요일에 쉬는 것은 히브리인, 노동조합은 노동절이란 휴일을 얻어 주었다. 그리스인들은 지구가 둥글다고 믿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 둘레를 정확하게 측정했다. 프롤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에서 행성들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믿었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수학자 조충지(429~500년)는 391년 주기로 144번의 윤달을 두면 되는 1년 365일에 기반한 대명력(大明曆)을 고안했다. 유럽 중세를 암흑기라는 용어로 사용한 이는 이탈리아의 페트라르카(14C)였다. 16C에 이르러 코페르니쿠스, 조르다노 브루노, 갈릴레오 갈릴레이까지 거쳐 지동설이 자리 잡는다. 갈릴레오가 죽고 1년이 지난 후에 아이작 뉴턴이 태어났다. 뉴턴의 “태양, 행성, 혜성으로 이루어진 더없이 아름다운 이 체계는 오직 지적이고 강력한 그 어떤 존재의 계획과 통제가 있어야만 생겨날 수 있다.”(P.34)라는 문장은 1990년대에 들어 창조론자들이 들고 나온 ‘지적 설계론(intelligent design theory)’을 주장하는 근거가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뉴턴의 중력과 만유인력의 법칙이 근대과학 혁명을 가져왔다. 1990년에는 12톤에 달하는 허블 우주망원경이 궤도에 진입했다. 적외선 망원경은 복사선의 빛까지 탐지할 수 있다. 20세기 양자 이론은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견해와 충돌한다. 팀 마샬은 “양자역학과 시공간 이론이 우주비행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할지에 대해 미치는 영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먼 미래에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P39)라고 전망한다.
로켓이 지표면을 벗어나 궤도에 오르는 데 초속 7.9킬로미터, 다른 행성으로 가려면 초속 11.1킬로미터가 필요하다. 로켓의 기본적 기술은 13세기 중국의 비화창(fiying firelances)이다. 콘스탄틴 치올콥스키, 로버트 고더드, 헤르만 오베르트를 현대 로켓의 선구자로 본다. 치올콥스키는 로켓이 대기권을 돌파해 지구의 궤도를 돌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이는 우주비행의 기반이 된다. 독일은 V2 로켓을 2차대전 중 제작 사용했으나 패전 후 120명의 로켓 과학자가 비밀리에 미국으로, 2,200명이 넘는 독일의 과학자들과 실무진, 기술자 가족들은 러시아로 데려갔다. 1969년 7월 20일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간 인류역사상 가장 놀라운 순간이다. 우주 경쟁은 다음과 같은 과학적 성취로 이어진다. 컴퓨터 과학, 통신, 마이크로 공학, 태양광 발전 기술, 휴대용 정수 시스템,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경량 호흡 마스크, 내열 소방복 등이 연구 개발되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가장 빠른(시속 약 1,669킬로미터) 곳은 적도에 인접한 공으로 로켓 발사의 최적 장소다. 1993년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가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협약에 합의했다. 지구를 이중으로 둘러싸고 있는 방사능대를 밴앨런복사대라 한다. 정지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은 항상 적도를 따라 돈다. 『지리의 힘2』에서 언급한 칭동점이 라그랑주 점(lagrange points)으로 재등장한다. 서로 공전하고 있는 두 개의 커다란 질량체, 즉 두 천체(지구와 달)의 중력이 평행을 이루는 지점으로 우주주차장으로 불린다. 이곳은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이 최소한의 연료로 머물 수 있는 지점이다.(p.93 그림) 달의 표면적은 아프리카 대륙보다 조금 더 크다. 달에는 규소, 티타늄, 알루미늄, 희토류 등이 매장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달 기지에 전력을 공급하고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 만큼의 상당한 에너지가 있을 수 있는데 가능성을 헬륨에서 찾는다. 달에는 많은 양의 물도 존재한다고 추정된다.
우주조약, 달 조약, 아르테미스 협정(미국 주도)에 우주에 관한 강대국들의 힘겨루기와 인류 공동의 이익이 혼재돼 있다. 우주쓰레기 때문에 밀도가 높아져 충돌의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게 된다. 그 결과 궤도 위의 우주쓰레기들로 인해 우주 탐사가 불가능해지고, 심지어 오랜 세월 동안 인공위성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하는 표현이 ‘케슬러 증후군’이다.
시속 수천 킬로미터로 떨어지는 큰 우주쓰레기는 대기권에 진입할 때 발생하는 마찰력에 의해 가열되면서 산산이 부서진다. 티타늄만 녹는점이 섭씨 1,668도 이기 때문에 소멸하지 않고 견딜 수 있다. 탄도미사일, 레이저, 고출력 마이크로파, 사이버 공격 등은 인공위성을 요격할 수 있다. 머나먼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소행성, 태양폭발이 문제다.
중국은 승자로 우쭐대기보다 기술적 진보에 더 관심을 둔다. 첸쒜썬(1911~2009년)은 <중국 로켓 공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첸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맨해튼 프로젝트에도 참여했고, 중국 공산화 이후 귀국하여 중국의 핵폭탄과 둥펑 탄도미사일 시스템 개발에 이바지할 미래 과학자 세대 양성 작업을 시작했다. 자세한 일화는 김명호 교수의 『중국인 이야기』에 소개됐다. 2020년에는 미국 GPS에 도전할 수 있는 중국판 위성항법 네트워크를 완성하였다. 중국은 화성에 착륙해 로버(우주 차량) 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고비사막, 하이난섬, 쓰촨 시창 위성발사 센터, 닝보 발사장에서 우주 발사장을 갖고 있고, 세계 전역에 걸친 지상 관측기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미국 GPS처럼 중국은 베이더우 시스템은 이미 4억 대 이상의 휴대전화와 800만 대의 자동차에 정보를 전송하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 최소 1,000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미 자체 우주정거장인 톈궁 3호를 운영하는 유일한 국가다.
미국의 우주군 규모는 펜타곤 사령부, 콜로라도의 사이엔산, 로스앤젤레스 공군기지를 포함해 전국에 군인과 민간인을 합해 1만 6,000년에 불과하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우주의 경찰이 되려 한다. 시기에 따라 우주에 대한 예산 투입은 출렁인다. 이제는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 등이 우주 상업화 시대를 열고 있다.
러시아는 땅에서도 우주에서도 전성기는 지났다. 러시아는 미국 GPS에 해당하는 글로나스(GLONASS)라는 위성 항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과 글로나스와 중국의 베이더우 위성항법 시스템을 호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아무르지역에 들어선다.
유럽우주국은 갈릴레오 위성항법 시스템(유럽판 지피에스)을 운영한다. 프랑스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으려 한다. 샤를 드골 이후 핵무기, 군용 통신위성을 독자 개발 운용하였으나 21세기 들어 미,영,독, 캐, 오, 뉴질랜드와 우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제국으로서는 후퇴하고 있지만 미국의 도움으로 전 세계 통신 연결 체제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은 우주 분야에서 비군사적 참여가 활발하다. 일본은 2023년 달 착륙선 실패를 경험했다. 성공했더라면 일본판 지피에스 미치비키 네트워크 구축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대한민국은 2022년 달 탐사선(누리호)을 보내면서 우주국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달의 화학 성분과 자기장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쏘아 올렸다. 북한은 고체연료 ICBM 시험비행에 성공하였다. 인도는 달 표면 연착륙에 성공한 네 번째 국가이자 달의 남극에 착륙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다른 나라 위성에 기상예보도 의존한다. 이스라엘은 정찰 및 통신 군집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구 자전 방향과 반대인 서쪽으로 역방향 발사를 한다. 덕분에 인공위성을 소형화, 경량화하는 기술혁신을 촉진했다. 아랍에미리트는 2021년 우주선을 발사해 화성 궤도에 진입시켜 화성에 도착한 역사상 다섯 번째 국가가 되었다. 자체 인공위성을 제작할 수 있으며 소규모 군집위성도 개발하고 있다. 이란도 인공위성과 로켓의 제작, 발사, 운영 능력을 갖추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체적으로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있고 2022년에는 스페이스 X를 통해 자신들이 설계하고 제작한 나노 위성 세 대를 궤도에 진입시켰다. 나이지리아도 자체 인공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팀 마샬은 우주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중국과 미국 간의 경쟁으로 지정학에서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 지칭한다. 달의 낮과 밤은 각각 지구 시간으로 대략 14일 동안 지속된다. 당의 적도에서는 낮에 132도, 밤에는 영하 179도까지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달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덩이가 약 200개가 있는데 대다수는 상시 온도가 영상 17도다. 물, 산소, 에너지원(헬륨3)이 확보되고 주거지와 경작용 온실이 지어지면 이제 관심은 최대한 빨리 풍부한 희토류를 채굴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우주에서 대규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은 이미 가능한 수준이다. 이를 통해 충분한 에너지를 집적해 지구로 보낼 수 있다. 우주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도 가능하며 소행성에서 희토류와 다른 자원들을 채굴하는 것도 가시권에 있다.
덧붙임 : 인체에서 매시간 3만 개의 작은 각질이 떨어진다. (P.251)